"젠슨 황도 언급" AI 열풍 속 장기화하는 메모리 공급난, 거품론發 불안은 여전
"젠슨 황도 언급" AI 열풍 속 장기화하는 메모리 공급난, 거품론發 불안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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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CEO, AI 메모리 공급난 직접적으로 언급 "공급 절벽 최소 수년 지속" 시장 혼란 장기화 전망 쏟아져 공격적 AI 인프라 투자 흐름 속 꺾이지 않는 AI 거품론

'메모리 큰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메모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자, 시장 전반에 맴도는 긴장감이 눈에 띄게 고조되는 양상이다. 공급난의 실질적 원인인 기술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관련 사업의 성과를 둘러싼 시장의 의문 역시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젠슨 황 "메모리 공급망 어려운 상황"
2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황 CEO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공급망 기업 경영자들과의 미팅 이후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AI는 메모리를 갖춰야 하고, 올해 메모리 반도체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며 "성능을 위해선 고대역폭메모리(HBM), 저전력메모리는 LPDDR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메모리 수요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메모리 공급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지난달 초에도 유사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지난달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 미국 매체는 황 CEO를 향해 “AI 확산의 부작용 중 하나가 메모리 부족 문제”라고 지적하며 엔비디아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황 CEO는 “우리는 당분간 전 세계 HBM4(6세대 HBM)를 가장 먼저, 대량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고객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능력을 신뢰하기에 메모리 공급 부족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AI 공장 수요가 폭증하며 세계는 더 많은 메모리 팹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황 CEO가 반복해서 메모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최근 AI 열풍으로 인해 메모리 공급난이 눈에 띄게 심화했기 때문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빠른 연산 능력에 걸맞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속도)을 확보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이에 엔비디아·AMD·구글 등은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를 '싹쓸이'하기 시작했고, 메모리 기업들은 첨단 공정 노드와 신규 생산 설비를 서버용 및 HBM 제품 생산에 우선 배치했다. 이에 HBM에 밀려 생산 역량이 축소된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업계의 고객사 대상 D램 수요 충족률은 약 60%에 그치며, 특히 서버 D램 충족률은 50% 미만이다.
메모리 공급 절벽 장기화 가능성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 시놉시스의 사신 가지(Sassine Ghazi) CEO는 지난달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2026년과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요 업체들이 만든 메모리 대부분이 AI 인프라로 곧장 투입되고 있다”며 “메모리가 필요한 다른 많은 제품들은 (AI 시장에 밀려)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는 "현재 반도체 공급 여력이 부족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지연 및 일정 재조정이 예상되며, 이는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 같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환경은 D램 공급 업체에 유리하며, 수년 간의 마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글로벌 IB 모건스탠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극심한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핵심 메모리 제조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론 역시 지난달 모바일·클라이언트 사업부 고위 임원의 발언을 통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고객 인증, 수율 안정화까지 고려하면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8년 이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AI 고객이 요구하는 고사양 메모리의 인증 절차 및 다양한 용량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생산 구조가 공급망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수의 용량 구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고객이 늘어나면 메모리 기업의 공정 전환 부담이 커지며 전체 생산성이 낮아지게 된다.

엔비디아, 오픈AI 투자 망설였다?
AI발(發) 투자 과열 흐름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지만, AI 산업에 대한 전망이 마냥 낙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요 AI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AI 수익 모델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시장 투자 심리를 일부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각종 잡음을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 내부에서 오픈AI의 사업 운영 방식과 경쟁 구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오픈AI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황 CEO는 다음 날인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픈AI의 작업은 놀랍고, 그들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하나”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일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황 CEO는 “우리는 오픈AI에 엄청난 투자를 할 것”이라며 “아마 우리가 지금껏 했던 투자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최근 투자 라운드에 투입한 금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원)에 육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투자액 공개 요청에 대해선 “샘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답을 피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주가 되고, 오픈AI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전 10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신설한다는 내용의 거래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사실상 황 CEO가 직접 기존 계획 대비 투자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