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AI Memo
  • [AI MEMO] AI 격차의 본질은 정치 성향 아닌 산업 구조

[AI MEMO] AI 격차의 본질은 정치 성향 아닌 산업 구조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美 AI 노출 지도 정치 아닌 산업 구조가 결정 
대도시·전문직 중심 AI 확산 지역 간 역량 격차 심화 
기술 보급 넘어 활용 기반 확충 정책 과제로 부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평가되는 100개 카운티 가운데 62곳이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해당 집단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표면적으로는 정치 성향과 AI 노출 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실질적인 설명 요인은 산업 구조다. 해당 지역에는 정보기술(IT)과 금융, 연구개발(R&D), 전문 서비스업이 밀집해 있으며 대학과 연구 기관, 초고속 인터넷망, 원격근무 기반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정작 주목해야 할 지점은 지역 간 격차다. AI가 창출하는 경제적 성과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 경우 기존 격차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회·정치적 갈등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격차의 본질은 산업 구조

AI 확산을 둘러싼 논의에서 자주 나타나는 오해는 기술 노출도와 정치적 성향을 같은 선상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특정 지역의 AI 노출 수준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주민들의 기술 수용 태도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이는 해당 지역에 AI의 영향을 크게 받을 산업과 직무가 집중된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뉴욕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덴버, 워싱턴 등이 AI 집약 지역으로 꼽히는 배경도 산업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기 쉬운 지식산업 비중이 높다. 선거 지도에서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나타나지만, 경제 지도에서는 첨단 산업과 전문 인력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읽는 편이 더 적절하다.

조사 결과도 같은 결론을 뒷받침한다. 미국경제연구국(NBER)이 갤럽 노동시장 패널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직장에서 AI를 더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했지만 교육 수준과 직업, 산업 특성을 반영하면 이러한 차이는 대부분 사라졌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AI에 대해 우려를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공화당 지지자 50%, 민주당 지지자 5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 민주당 강세 지역에 AI 노출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이는 정당 성향보다 지식산업과 전문직이 집중된 산업 구조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역량 격차

각종 통계는 AI 확산의 속도와 범위가 지역과 조직이 보유한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소득 국가의 관련 직무 비중은 11% 수준인 반면 고소득 국가는 34%에 달한다. 고소득 국가에 전문직과 사무직 등 AI 적용이 가능한 지식 노동이 집중된 결과다. 이 같은 차이는 국가 내부에서도 확인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자료에 따르면 대도시 카운티의 평균 AI 활용률은 32.9%를 기록한 반면 농촌 지역은 16.2%에 머물렀다. 같은 기술을 접할 수 있더라도 디지털 인프라와 자본, 전문 인력, 산업 기반에 따라 활용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업 현장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88%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업무 기능에서 AI를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를 조직 전반으로 확대해 운영하는 기업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업무 과정을 재설계하며 임직원 교육과 내부 통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관리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 경쟁력은 기술 접근 여부보다 이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조직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

주: 대도시와 청년층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AI 활용률이 높게 나타나며, 기술 확산은 디지털 인프라와 전문 인력, 산업 기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원격근무와 AI가 바꾸는 지역 경제

AI가 가져올 변화는 노동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원격근무 확산과 맞물리면서 지역 간 경제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에서는 재택근무가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근로자의 평균 통근 거리가 늘어나고 직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자리와 거주지가 분리되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학도시나 중소 도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소비와 세수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주거비 상승과 자산·소득 격차 확대, 기존 주민과 신규 유입 인구 간 갈등 등 새로운 사회적 비용도 커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모든 지역이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지역은 전문 인력과 디지털 인프라,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수혜를 흡수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은 산업 자동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물류와 농업, 제조업, 의료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가 확산되고 있으나 이를 생산성 제고로 이어갈 여건은 지역마다 차이를 보인다.

역량 격차에 맞춘 정책 전환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 격차 관리에 있다. 이에 따라 정책 방향도 단순한 기술 보급에서 벗어나 지역과 산업의 수용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세계은행이 미국 구인 광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 등장 이후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무의 채용 수요는 감소한 반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업무 내용과 직무 구조를 먼저 변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정책 당국도 실업률뿐 아니라 업무별 AI 노출 수준과 산업별 도입 현황, 기업 규모별 격차, 임금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

노동시장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AI 도입 초기에는 대규모 실업보다 신입 채용 감소와 중간 단계 업무 축소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와 경력 형성 과정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지역 정책 역시 기술 보급을 넘어 활용 여건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광대역 인터넷망 구축과 함께 지방정부와 중소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확보와 기술 지원 체계, 공공 조달 역량 강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

AI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낮아지고 활용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후발 지역과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술 접근성만으로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관리 체계와 보안 역량, 전문 인력, 교육 기반 등 실제 활용을 뒷받침하는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창출하는 성과가 일부 선도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지역과 산업 전반의 수용 역량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될 때 AI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Exposure Geography Is a Capacity Problem, Not a Red-Blue Problem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