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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AI 성과는 현장에서 좌우된다

[딥테크] AI 성과는 현장에서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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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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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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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 격차의 본질은 현장 활용 부족
정책·준비도보다 노동자 사용이 생산성 좌우
실행 중심 전환 없으면 AI 성과 확산 한계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유럽연합(EU)에서 종사자 10명 이상인 기업 가운데 일상 업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8%에 그쳤다. AI에 대한 논의와 정책적 관심이 확대되는 흐름과 달리, 직장 현장에서의 활용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이 수치는 유럽의 AI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배경을 규제나 기술 논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수의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 흐름에 결합하지 못한 채 전략과 관리 차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AI의 효과는 현장에서 확인된다. AI를 일상 업무에 적용한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임금 여력을 확보하며, 신사업과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한다. 반면 준비도 평가와 플랫폼 선정에 그칠 경우 업무 변화는 제한된다. 성과의 출발점은 노동자의 활용이다. 업무 과정에서 AI를 사용하고, 이를 전제로 업무 구조를 조정하며, 적용 사례를 축적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때 생산성 개선이 현실로 이어진다.

현장 활용 중심 전환

이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AI 준비도 평가 방식은 한계를 드러낸다. 국가와 기업의 평가는 데이터 관리 체계, 정부 정책, 클라우드 환경, 연구 예산 등 제도적 요소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기본 조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관리 체계와 전담 조직, 인프라 계획을 갖췄다는 이유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경우 AI는 업무 혁신 수단이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 인식되며, 현장 적용은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제도 정비와 활용 확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AI가 반복적으로 사용될수록 업무 경험이 축적되고 작업 방식이 바뀌며 생산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관리 체계가 앞서고 활용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과는 제한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EU 기업이 AI를 도입할 경우 단기적으로 노동 생산성이 약 4%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효과는 AI가 실제 업무에 적용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투자와 교육이 병행될 때 나타난다.

평가 항목의 확대만으로는 변화의 실체를 포착하기 어렵다. 실제 사용 수준을 함께 보지 않으면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도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정책의 기준 역시 이에 맞춰 조정될 필요가 있다. 대규모 계획 수립이나 기준 마련에 치중하기보다, 단기 적용 사례와 역할별 교육, 업무 재편을 지원하고 그 결과를 점검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실질적인 진전은 핵심 업무에서 AI를 활용하는 노동자의 규모로 판단할 수 있다.

주: 정책 여건과 달리 EU 기업의 AI·빅데이터 활용은 미국보다 낮아, 준비와 실행의 차이가 확인된다.

AI 활용에 따른 생산성 격차

AI 도구가 업무에 정착하면 일의 구조부터 달라진다. 반복적 작업은 자동화되고,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 선명해진다. 이에 맞춰 기업은 업무 흐름을 재편하고 시간당 산출을 높인다.

문제는 효과가 고르게 확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디지털 투자가 앞선 기업이 성과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 총량 지표만으로는 이 격차가 드러나지 않는다. 일부 기업에만 도입될 경우 임금과 기회의 차이는 더욱 확대된다. 유럽 내부에서도 지역과 산업에 따라 성과가 갈라지고, 생산성 증가는 제한된 영역에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국가와 산업별 편차도 컸다. 활용 사례는 공정 자동화, 문서 처리와 분석, 예측용 머신러닝 등 업무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 집중돼 있다. 이는 노동자의 숙련과 현장 프로세스 조정이 함께 이뤄질 때 성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적용 사례 확대와 일상적 활용을 뒷받침하고, 관리자가 업무 재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생산성 잠재력을 키우는 핵심 조건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와 제도는 형식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주: 유럽의 AI 준비는 제도와 규제에 집중된 반면, 현장 활용의 핵심인 혁신·통합·인적 자본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현장 확산을 막는 요인

현장 활용이 더디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정책과 기업 전략의 방향성이 자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AI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기술을 자국에 두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핵심 인프라와 데이터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앞설수록, 현장에서 AI 활용을 넓히는 과제는 뒤로 밀리는 경향을 보인다. 인프라 구축과 기술 조달, 국내 산업 육성에 정책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리자 교육과 직무 조정, 실제 적용은 후순위로 내려간다. 준비 과정이 길어질수록 현장 경험은 축적되지 않는다.

보안과 신뢰를 이유로 공공 클라우드나 관리형 AI 서비스를 기피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는 기술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업무 방식 변화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새로운 도구를 도입하면 절차와 책임 구조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안정성을 우선하는 조직일수록 활용 속도는 느려지고, 시험 적용도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결국 관건은 실행 역량이다. 안전장치는 유지하되,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활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과 지원이 설계돼야 한다. 기업 간 사례 공유를 확대하고, 제한된 범위의 적용에 대한 부담을 낮추며, 정부 조달에서도 문서 요건보다 실제 활용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관리자와 노동자의 실행 역량이 함께 높아지지 않으면 성과는 일부 기업에 집중되고, 격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실행 중심 전환 전략

실질적인 생산성 개선은 현장에서 AI 활용이 얼마나 확산됐는지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일상 업무에서의 사용이 늘지 않으면 성과 역시 제한된다. 정부는 산업 전반에서 단기 적용 사업을 폭넓게 추진하고, 처리 시간 단축이나 재작업 감소, 산출 증가처럼 결과가 확인되는 성과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는 기술 활용 방식과 함께 주당 사용자 규모를 보고하도록 해 정책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공공 자금의 운용 방향도 조정이 요구된다. 국내 기술 개발에 집중된 일부 재원을 중소기업의 현장 적용 지원으로 전환해, 외부 전문가 활용과 실제 적용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자격 체계 역시 역할 단위로 단순화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문서 처리, 고객 응대 초안 작성, 품질 점검, 수요 예측 등 구체 업무 수행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단기 인증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은 채용과 정부 조달 과정에서도 참고 지표로 기능할 수 있다.

제도 정비는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위험이 낮은 적용 사례에는 한시적 완화 조치를 두고, 일정 기간 뒤 재검토하는 방식이 현장 활용을 촉진한다. 아울러 적용 사례와 시행 과정에서의 문제를 공유하는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공통된 실무 기준이 축적될수록 현장 학습 속도는 빨라진다. 이러한 접근은 정책과 인프라를 실제 업무 역량으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행이 앞서는 기준

생산성은 도구가 일상 업무에 자리 잡을 때 개선된다. AI도 마찬가지다. 유럽이 추진해 온 준비와 기술 독립 중심 접근은 장기 과제로 의미가 있다. 다만 단기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은 현장 활용에 있다. 정책과 경영의 초점은 핵심 업무에서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노동자의 규모에 맞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활용 수준과 업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단기 적용 사업을 확대하고, 과업 중심 교육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성과 판단의 출발점은 결과다. 일상 업무에서 AI 활용으로 처리 방식이 달라졌는지, 생산 과정에 변화가 나타났는지가 핵심이다. 활용을 측정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체계가 자리 잡을 때 유럽의 경쟁력도 현장에서 축적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ands-On AI Adoption: How Europe Must Move from Policy-Boxes to Practic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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