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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법인·유한책임회사 전환, 차은우 ‘200억원 추징’으로 본 절세와 탈세의 경계선

강화도 법인·유한책임회사 전환, 차은우 ‘200억원 추징’으로 본 절세와 탈세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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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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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당국 ‘중대·고의성’ 여부 판단
과밀억제권역 이탈, 세금 축소 의도
감시 회피 논란에 관리 강화 가능성 
차은우/사진=판타지오

그룹 아스트로 출신의 가수이자 배우인 차은우를 둘러싼 200억원대 소득세 추징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세무 당국은 개인 소득을 가족 명의 법인을 통해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용역 제공이 없었다고 보고, 소득 귀속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개인 소득세와 법인세 간 세율 차이를 활용한 이번 시도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페이퍼 컴퍼니’가 동원됐다는 지적이다. 과밀억제권역을 벗어난 법인 설립과 유한책임회사 형태가 문제로 거론되면서 논의는 특정인의 탈세 여부를 넘어 관련 제도 전반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세무 저승사자’ 조사 착수로 눈길

26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말 차은우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200억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했다. 국세청은 차은우가 어머니 최모씨의 명의로 설립한 A 법인을 통해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봤다. 해당 법인이 차은우의 연예 활동과 관련해 실제로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속여 대금을 지급받고, 이 같은 소득 분산 방식으로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았다는 지적이다. 개인 소득세는 10억원 초과 소득에 대해 최고 45% 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법인세는 가장 높은 구간에서도 24%에 그쳐 20%(p)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업계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나 단순 신고 검증과 달리 조사4국이 직접 나선 배경에 주목했다. 해당 부서가 고액·상습 탈세, 차명 거래, 위장 법인 활용 등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정평이 나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세무업계에서는 이번 추징이 납세 의무자의 단순 착오나 제도 해석의 차이를 넘어 A 법인의 실체와 거래 구조 전반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으로 관측했다. 의도적 소득 은닉 또는 가장 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다. 

추징 금액 200억원이라는 숫자 역시 성격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김명규 변호사 겸 회계사는 전날 소셜미디어(SNS) 스레드를 통해 “200억원이 모두 원래 내야 할 세금(본세)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국세청이 부당 과소 신고나 거짓 신고로 판단할 경우, 본세에 더해 본세의 40%에 달하는 가산세와 납부 지연에 따른 이자가 함께 부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억원 가운데 최대 100억원 정도는 ‘거짓 신고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다”면서 추징 규모가 신고 행위의 성격과 고의성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조사4국이 투입된 점을 두고 “고의적 탈세 혐의를 짙게 본다는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조사 결과가 항상 과세 당국의 판단대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과거 조사4국의 착수 후에도 탈세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로 종결된 사례가 일부 존재한다”면서 “차은우 사례 역시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단순 추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세청이 고강도 조사 조직을 투입하고 대규모 추징을 통보했다는 사실은 사안의 중대성을 높게 보는 데 대한 방증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차은우 측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A 법인은 자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정식 등록된 업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존 소속사 체계에서 연예 활동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컸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모친이 직접 매니지먼트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금 탈루의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했다는 데 대한 반론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존 소속사인 판타지오는 “이번 사안은 차은우의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법 해석 및 적용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가족 법인 실체 입증이 관건

세무업계에서는 1인 기획사 설립 자체가 곧바로 위법은 아니라는 평이 우세하다. 연예인의 소득 구조상 개인사업자 대신 법인을 세워 계약 주체로 활용하는 방식은 업계 전반에서 관행적으로 활용됐고, 법률상으로도 허용된 선택지라는 해석이다. 유튜브 채널 ‘세보라TV’에서 문보라 세무사는 “차씨 소속사는 A 법인과 용역 계약을 맺고 자사 5, A 법인 3, 차은우 2의 비율로 수익을 나눴다”면서 “A 법인이 실제로 사업장과 인력을 갖추고 매니지먼트 지원 용역을 제공했다면, 절세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해당 법인이 어디에 설립되고 어떤 구조로 운영됐는지 등 ‘실질’이다. 문 세무사는 “조사관들이 세무조사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사업자의 실체”라며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연예기획사가 강화도 장어집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면, 용역 제공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21일 한 매체는 A 법인의 주소지가 차은우 부모님이 운영한 강화도 장어집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A 법인이 소득 발생 시점에 강화도로 이전한 만큼 과밀억제권역을 벗어나 세 부담을 줄이려 했단 지적이다. 

과밀억제권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인구와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됐거나 집중될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지정된 구역을 의미한다. 이 권역 안에서 법인을 설립하거나 본점·주사무소를 이전할 경우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가 3배 중과되고, 부동산을 취득할 때도 취득세가 중과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대부분 지역이 여기에 포함되지만, 강화군과 옹진군 등은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일부 고소득 개인이나 법인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주소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수도권 집중을 억제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이 뒤따르기도 했다. 

국내에선 과거에도 연예인·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유사한 방식으로 법인 주소지를 이전했다가 실질 부인으로 추징을 받은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번 사안은 이 같은 권역 회피 관행이 고소득 연예인 1인 기획사 구조와 결합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례에서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 세무사는 “국세청은 A 법인을 ‘도관’, 즉 중간에서 단순히 통로 역할만 하는 존재로 판단했다”면서 “실제 소득의 귀속 주체는 차은우 개인이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유한책임회사 3년 새 55%↑

법인의 형태 역시 논쟁의 대상이다. A 법인은 강화도로 이전하기 전까지 김포에 주소지를 두고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됐으나, 소득이 발생한 시점과 맞물려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고 사업 소재지를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우연적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과세 부담과 공시 의무를 동시에 낮추기 위한 의도적 전환이었는지를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유한책임회사 전환이 소수의 선택에만 그치지 않는 만큼 관련 제도가 국내 세제 환경에서 활용되는 방식 전반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거세다. 유한책임회사는 국내 벤처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회사 형태로, 주식회사나 일반적인 유한회사와는 다른 운영 구조를 갖는다. 가장 큰 차이는 지배구조와 공시·감사 절차다. 유한책임회사는 이사회를 두지 않고, 정기 주주총회나 재무제표 승인 절차도 요구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재무제표를 제출할 때 외부감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며, 감사보고서 역시 특수관계인 거래 여부와 금액 정도만 기재하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이는 곧 회사의 실제 수익 구조를 비롯해 내부 거래 내역, 비용 처리 방식 등을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같은 특성은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 법인을 운영할 때 유한책임회사의 형태를 선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이 조세심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국내 외국인 투자회사 가운데 유한책임회사 수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231개로 2022년(149개) 대비 55%가량 급증했다. 박 의원은 “과세 당국의 관리·감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조를 택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하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유한책임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기업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MBK파트너스 계열사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코리아, 구찌코리아,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 등이 유한책임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모두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회사 형태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두루 선택된다는 점은 유한책임회사가 공시·감사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법적 형식은 유지할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국회에는 유한책임회사에도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해당 개정안은 재계의 반발에 부딪혀 계류 중이지만, 유한책임회사가 세무·회계 감시의 사각지대라는 문제의식이 커짐에 따라 정책 논의의 중심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은 특정 연예인의 세금 탈루 의혹에서 출발해 페이퍼컴퍼니의 실질성 판단, 유한책임회사 제도가 한국 세제 환경에서 어떻게 관리·통제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다시 촉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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