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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제친 중국의 교육 굴기” 中 대학들, 세계 연구성과 순위 ‘싹쓸이’

“미국도 제친 중국의 교육 굴기” 中 대학들, 세계 연구성과 순위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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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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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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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덴 랭킹 톱10’ 중 중국 대학만 7곳, 1위는 저장대
‘네이처 인덱스’ 순위도 2년 연속 중국이 1위
미국 대학은 재정 한파에 연구 엔진 멈춰

세계 주요 대학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산정되는 국제 평가에서 중국 대학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미국 대학들이 상위권을 사실상 독점하는 구도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중국 대학들이 상위 순위를 잇따라 점유하며 미국 대학들을 밀어내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연구비 투자 축소와 인재 유입 둔화가 겹친 미국과, 국가 주도의 대규모 연구 투자와 인재 육성 전략을 밀어붙인 중국 간 격차가 대학 순위를 넘어 글로벌 과학 패권의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대학 국제랭킹 급부상, 미국은 하버드만 상위권 유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과학기술연구센터(CWTS)가 공개한 ‘2025 라이덴 랭킹’에 따르면 중국 저장대가 1위를 차지했고, 하버드대는 3위로 밀려났다. 2위와 4~9위 역시 중국 대학이 차지했으며, 상위 10위권에서 비(非)중국 대학은 하버드대와 캐나다 토론토대가 유일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상위 10위권에 미국 대학이 7곳이나 포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당시 중국 대학은 저장대 한 곳만이 25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중국 대학의 상승세는 다른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튀르키예 중동기술대(METU) 정보학연구소가 집계한 학술 성과 기반 세계 대학 순위에서는 하버드대가 1위를 유지했지만,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미국 대학은 스탠퍼드대 단 한 곳이었다. 반면 중국 대학은 4곳이 10위권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라파엘 레이프(Rafael Reif) MIT 전 총장은 “중국에서 발표되는 논문의 규모와 질은 매우 인상적이며, 미국의 연구 성과를 압도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과학 연구 역량을 평가하는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 2025’ 순위에서도 중국 대학과 연구 기관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연구 기관별 순위에서 중국과학원(CAS)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도 하버드대(2위)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이 밖에 중국과학기술대(3위), 저장대(4위), 베이징대(5위)를 비롯해 중국 대학과 연구 기관 8곳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과학 논문 성과가 향후 산업화될 기술 경쟁력의 선행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글로벌 산업 장악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국가별 종합 순위에서도 2년 연속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분야별 순위에선 미국이 생명과학과 보건의학에서 1위를 지켰지만, 물리·화학·지구환경과학에서는 중국이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해 종합 순위에서 앞섰다. 종합 순위 집계의 기준이 되는 총점에서 중국과 미국의 차이가 작년보다 더 커진 것이다.

예산 삭감이 부른 美 ‘연구 가뭄’

그간 세계 과학계가 변방국으로 여겼던 중국은 이제 글로벌 선도국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에는 논문 출간 편수만 많고 수준은 떨어졌는데, 몇 년 새 최상위 논문 출간이 급증하면서 명실공히 과학 강국으로 성장했다. 실제 2000년을 예로 들면 당시 상위 10위 안에는 미국 대학 8곳이 포함됐고, 하버드대가 수년째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024년부터 왕좌를 내주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학들이 중국과의 연구 경쟁에서 뒤처진 원인을 단순한 퇴보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시간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존스홉킨스대, 워싱턴대 시애틀 캠퍼스, 펜실베이니아대, 스탠퍼드대 등 주요 대학들은 20년 전보다 훨씬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국 대학들의 약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 같은 기간 중국 대학들의 논문 생산량은 미국을 훨씬 웃도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엔 미국 정부의 연구 예산 삭감이 자리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 7,800건이 넘는 연구 보조금을 중단하거나 취소했다. 미 교육부는 지난해 3월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 달러(약 3,680억원) 규모의 계약을 취소했고, 4월에는 컬럼비아대를 상대로 4억 달러(약 5,760억원) 규모의 연방계약 및 보조금을 철회했다. 펜실베이니아대에는 트랜스젠더 스포츠 정책을 문제 삼아 1억7,500만 달러(약 2,520억원) 규모의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연방 연구 자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미국 대학에 치명타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예산을 기존의 절반 이상 삭감하는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으며, 미 국무부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채용 관행을 이유로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포함한 38개 대학을 향후 연방 연구 파트너십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기조는 유학생과 해외 연구자 유입에도 제동을 걸었다. 미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에 입국한 외국 학생 수는 전년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中 정부의 압도적 자본 투입과 치밀한 인재 유치 로드맵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연구 투자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중국은 2024년 기준 5,600억 달러(약 806조원)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미국(6,560억 달러·약 945조원)을 조만간 따라잡을 기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한 연설에서 "과학기술 혁명은 강대국 간 경쟁과 맞물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과학 분야에서의 우위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도 경쟁력 강화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중국이 첨단과학 인재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1980년대부터다. 그간 중국은 인재 단층 현상을 해결하고 젊은 인재가 국가 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국과학원을 중심으로 인재 유치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신진 연구자의 급격한 확대에도 중견 학자가 부족해 전반적인 연구 역량이 강화되지 못하자, 1994년 ‘백인계획(百人計劃)’을 실시해 선발된 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집중 지원했다.

1998년엔 해외 유학 학자들이 귀국하도록 장려하는 ‘장강학자계획(長江學者計劃)’을 세웠고, 뒤이어 2008년에는 중국 첨단기술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시행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 1,000명을 중국에 유치하는 것이 골자였다. 아울러 중국은 1991년 ‘211공정(21세기 100대 명문대학 육성 계획)’을 시작으로 1998년의 ‘985공정(세계 수준 일류 대학 육성 위해 9개 대학에 재정 수입 1% 투자)’ 그리고 2017년의 ‘쌍일류(세계 일류대학+세계 일류학과 정책)’ 정책을 통해 총 3,000여 개의 대학 중에서 40개 안팎을 선발해 연구중심 대학으로 집중 육성했다.

중국은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외국 연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외국의 과학기술 분야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전용 비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 내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학 영재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때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선발된 영재들은 어린 나이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대학에서도 일찍이 연구 과제에 참여한다.

전문가들은 대학 연구 경쟁력의 변화가 순위 싸움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본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중국의 글로벌 과학연구 주도권 확보 수준은 미국에 바짝 따라붙었으며 2028년쯤에는 동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비 투자와 인재 유치 정책에서 미·중 간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경우, 글로벌 학문 생태계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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