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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조금] "내연기관차도 전기차도 무너졌다" 중국식 보조금 정책의 덫, 지방정부 재정도 '비상'

[중국 보조금] "내연기관차도 전기차도 무너졌다" 중국식 보조금 정책의 덫, 지방정부 재정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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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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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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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육성에 편중된 中 정부 지원, 갈 곳 잃은 가솔린차 '수출 폭탄'
과잉 보조금에 中 전기차 산업 병들어, 공급 과잉·출혈 경쟁 지속
좀비 기업 품으며 시장 왜곡 키운 中 지방정부, 부채 압박에 신음

올해 막대한 양의 중국산 가솔린 차량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해 전기차 산업에 공격적 지원을 단행한 가운데, 현지 시장의 격변으로 갈 곳을 잃은 중국산 내연기관차들이 줄줄이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양상이다. 시장의 새로운 주축으로 떠오른 중국산 전기차 역시 공급 과잉·출혈 경쟁 등 과도한 보조금 정책의 '역풍'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中 내연기관차, 전기차 급성장에 입지 상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올해 650만 대를 넘어설 수 있으며, 전기차를 제외한 가솔린 차량이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자동차 시장의 지형 변화 속 '애물단지'로 전락한 내연기관차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수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수년 사이 순식간에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심으로 재편됐고, 연간 3,00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기존 내연기관차 조립 라인들은 줄줄이 멈춰 섰다. 현재 중국 내 가솔린차 유휴 생산 능력은 연간 2,00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흐름을 견인한 것은 다름 아닌 중국 정부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2018년 ‘자동차 산업투자 관리 규정’을 발표하고, 화석연료 엔진이 탑재된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의 내수용 신규 공장 건설을 사실상 금지했다. 기존 완성차 업체가 내연기관차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제한됐다. 이는 자동차 시장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정부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었다. 2024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과 주요국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2009~2023년에 걸쳐 자국 전기차 산업에 투입한 지원금은 2,309억 달러(약 320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저리 대출, 저가 토지 제공, 지방정부 협력 등 정량화가 불가능한 지원까지 포함하면 실제 지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강경한 정책 기조 아래 내연기관차가 설 자리를 잃어버린 셈이다.

전기차 지원 정책의 이면

문제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공격적 지원이 전기차 업체의 난립을 촉발했다는 점이다. 중국 산업정보망에 따르면 2016~2022년 사이 중국 내 전기차 관련 신규 등록 기업은 3만 개 이상이었으며, 실제 완성차 제조 허가를 받은 업체도 500여 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뚜렷한 기술력이나 생산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자본과 마케팅만으로 시장에 진입한 ‘가짜 유니콘’이었고, 연구개발(R&D)보다는 보조금 수령을 목적으로 빠르게 시제품을 내놓은 기업도 다수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판매 후 A/S조차 불가능한 ‘고스트 브랜드’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차를 만드는 기업이 아닌 보조금을 파는 기업이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외형적인 성장세에 도취한 전기차 기업들은 우려 속에서도 무분별한 생산 확대에 나섰고, 이는 곧 과잉 공급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펴낸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설, 내권(內卷)'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완성차 생산 능력은 연간 5,507만 대로 내수 판매량(2,690만 대)의 두 배에 달했다. 일정 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중국 자동차 산업 평균 가동률은 2024년 기준 72.2%로 나타났으나, 조사 대상을 전체 등록 제조사로 확대하면 실질 가동률은 50% 내외로 추산됐다.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75% 이하로 떨어지면 해당 산업계의 설비가 과잉 상태라고 간주한다.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지며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는 무차별적인 할인 전쟁이 벌어졌고, 기업들의 수익성은 줄줄이 악화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으로 인해 망가진 산업은 비단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공급 과잉 업종인 태양광업계와 철강업계의 경우, 작년 각각 12조원, 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지방정부가 퇴출당해야 할 좀비 기업에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공급 과잉을 부추긴 결과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넘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를 걸러내는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중국 지방정부들은 지역 경제 위축과 실업률 증가 등을 우려해 보조금으로 좀비 기업의 도산을 막아 왔다"며 "좀비 기업들이 계속해서 소화되지도 못할 물량을 쏟아내며 출혈 경쟁이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한 기업들의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한층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중국 제조업계가 빠르게 병들었다"고 지적했다.

中 지방정부 재정 위기도 가중

핵심 지원 주체 중 하나인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 역시 눈에 띄게 악화한 상태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방정부 부채 잔액은 53조7,000억 위안(약 1경1,160조원)에 달한다. 공격적인 지원 정책으로 자금 지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토지 출양금(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이 급감하면서 재정 상황이 위태로워진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조 위안(약 1,93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단순 대규모 자금 투입만으로 관련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LGFV) 부채까지 더하면 위기는 한층 더 가중된다. LGFV는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 법인으로, 공식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에 포함되지 않아 그림자 부채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지방정부 LGFV 부채는 8조4,000억 달러(1경 2,1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앙정부는 LGFV를 경제 뇌관이라고 판단해 최근 각 지방정부에 LGFV 채무를 해소하라고 지시했으며, 지방정부들은 대규모 지방채 발행을 통해 부랴부랴 상환 자금을 조달 중이다.

향후 지방정부가 부채 청산에 주력하게 되면 과잉 보조금을 발판 삼아 성장한 산업들이 붕괴 위기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의료, 사회복지, 실질적 인프라 투자 능력도 확연히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를 두고 무분별한 보조금 정책이 낳은 역설이라고 지적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마구잡이로 산업 보조금을 지급하면 당장은 생산이 늘어나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기업을 비롯한 모두가 가난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며 "인위적으로 쌓아 올린 성장세가 붕괴하면 결국 보조금을 댔던 정부가 모든 부담을 고스란히 감당하며 버텨야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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