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대 안착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치솟는 이자 부담에 부동산 양극화 심화
연 6%대 안착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치솟는 이자 부담에 부동산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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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상단 6% 안착, 월 상환액 급증에 따른 차주 이자 부담 가중 고환율 공포에 시장 자체 긴축 돌입, 한은 동결 기조에도 시장금리 상승하는 디커플링 한강벨트 50% 급등 vs 서울외곽 5년 전 가격 회귀, 지역별 가격 격차 확대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에 안착하며 연내 7%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불구하고, 1,400원대를 상회하는 환율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거시적 요인이 겹치며 시장 금리가 먼저 반응하는 긴축 흐름이 나타난 탓이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장기화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자금 조달 능력에 따라 분위기가 갈리는 양극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이자 부담 가중으로 시세가 꺾인 외곽 지역과, 현금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보이는 한강변이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6%대 굳어진 주담대 금리,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환 부담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대에 굳어진 가운데, 연내 7%대 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94~6.24%로 집계됐다. 변동금리 또한 기준 지표인 코픽스(COFIX)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영향으로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금리는 연 3.77~5.87%를 기록했는데, 특히 금리 하단이 반년 전보다 0.44%포인트나 상승해 대출자(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금리 급등세는 갱신 주기를 맞은 차주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였던 2020~2021년 당시 2%대 금리로 혼합형 대출(5년 주기 변동)을 받은 차주들은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최대 100만 원 이상 늘어날 처지에 놓였다. 가령 2021년에 5억원을 연 2.3% 금리, 30년 만기로 빌린 차주의 월 원리금은 약 192만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 하단인 3.9%만 적용해도 상환액은 236만원으로 44만원 증가한다. 만약 상단 금리인 6.2%가 적용될 경우 월 상환액은 306만원까지 치솟는다. 5년 전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매달 114만원, 연간으로는 1,365만원 늘어난 셈이다.
상환 여력이 한계에 부딪히자 부실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 10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보다 0.03%포인트 상승했고, 주담대 연체율 역시 0.29%로 0.02%포인트 올랐다. 고금리 장기화와 총량 관리 압박에 대출 수요 자체도 위축됐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6,781억원으로 전월 대비 4,563억원 줄어들며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 기대 꺾였다, 환율 공포에 시장금리 먼저 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했음에도 주담대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고환율'이라는 거시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금융정보 단말기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의 연평균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21.97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간 기준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 수준이 통화 정책의 향방을 가를 임계점이라고 진단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 압력이 완화되려면 환율이 1,300원대로 안정돼야 한다”며 “만약 환율이 연평균 1,450원 선을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기준금리 인상까지 검토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봤다. 즉 시장은 이러한 고환율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레벨을 높여 비용에 반영하는, 이른바 '자체 긴축'에 돌입한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신년사를 통해 고환율 지속 시 물가 상승 압력의 재확대 가능성을 경고한 점도 시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고환율 상황을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한은 목표치(2%)를 웃도는 2.1%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결국 한은은 금리를 올리자니 내수 위축과 연체율 급등이, 동결하거나 내리자니 환율과 물가가 발목을 잡는 딜레마에 갇혔지만, 시장 금리는 이미 인상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심리 변화는 대외 변수 및 수급 요인과 맞물려 금리 상승을 가속화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미국 국채 금리가 뛰자, 국내 채권 시장에는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환율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번졌다. 여기에 은행채 대량 발행이라는 수급 악재까지 겹치며 시장 금리는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실제 주담대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반년 전 2.86%에서 이달 2일 3.49%로 0.63%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정책 금리의 향방과 무관하게, 시장 스스로가 고환율과 수급 불안을 이유로 금리의 하단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또한 은행권의 금리 인상 명분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자본 적립 부담이 커진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15일 열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중 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묶어두더라도, 시장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높이는 일종의 '긴축 발작'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대출 금리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구조적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규제의 역설, 한강벨트 50% 뛸 때 외곽은 살얼음판
이처럼 지속되는 고금리 환경과 강화된 대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자산 규모에 따라 재편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서울 평균 상승률 이면에 지역별 편차가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는 강남권과 '한강벨트'의 강세가 전체 지수를 견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노원·도봉 등 12곳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다. 특히 도봉구의 매매가격지수는 81.9로 5년 전인 2020년 11월(82.0) 수준으로 회귀했고, 금천구 역시 1년 새 지수가 소폭 하락하며 서울 평균 상승세와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시장의 상승세는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일부 선호 지역이 주도했다. 송파구의 매매가격지수는 1년 새 24포인트 상승했고, 성동구와 강남구가 그 뒤를 이었다. 송파구 '리센츠'와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59㎡는 1년 만에 가격이 50% 가까이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6.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동성 규제와 고금리 압박이 자산 여력에 따른 시장 재편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6·27 및 10·15 대책을 통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대출 의존도가 높은 외곽 지역은 매수세가 끊기며 시세가 조정을 받은 반면, 현금 동원력을 갖춘 수요층은 불확실성을 피해 핵심지로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단순한 '서울 집값 평균'으로는 착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축 공급 부족에 따른 상승세 확산을 점치지만, 현재의 고금리 환경을 고려할 때 이는 섣부른 낙관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오히려 시장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현금 매수 비중이 높은 일부 핵심지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은 하방 압력을 견디기 어려운 약세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서울 내 일부 지역은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1% 미만이었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자산가치로서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며 “과거 집값 급등기엔 모든 지역에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지만, 금리가 오르며 투자자들이 신중해지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을 비롯해 금과 원자재, 미국 주식 등 다른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높아지며 부동산 투자는 더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부동산 양극화가 심해지며 어디에 사는지를 기준으로 계급이 나뉘는 현 상황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