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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개입 수위 높아졌다" 국제사회 비판 받는 美 베네수엘라 침공, 中 대만 개입 부추길 위험

"군사 개입 수위 높아졌다" 국제사회 비판 받는 美 베네수엘라 침공, 中 대만 개입 부추길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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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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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엘라 침공·마두로 강제 이송, 국제사회 '위험한 선례' 경고
현 사태와 中-대만 관계 비교 여론 확산, 개입 명분 한층 뚜렷해져
"빈 라덴 작전보다 공개적" 강경 노선 채택한 美, 양안 충돌 시 개입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강제 이송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우려가 눈에 띄게 가중되고 있다. 현 사태가 대만에 대한 군사적 개입 기회를 엿보는 중국 등에 일종의 '빌미'를 제공하며 부적절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행보가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 당시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띠며, 이 같은 노선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中-대만 갈등 격화 가능성 대두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두로 체포 작전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웨이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안이 주말 사이 웨이보 실시간 화제 순위 상위에 올랐고,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4억4,000만 회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대만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외국 정상을 체포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도 대만 문제에서 더 강경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직접 개입 대상이 된 만큼,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 역시 언제든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중국 SNS에서 대만을 연상시키는 반응이 대규모로 확산했다는 점 자체가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주요 외신들 역시 유사한 전망을 속속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으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분쟁 억제 규범'이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공격적 군사 개입이 용인된다면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개입이 더욱 쉽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중국이 그간 베네수엘라 석유, 페루 항만, 볼리비아 리튬, 브라질 대두, 칠레 구리 등 남미의 전략 자원·자산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서반구에서 새롭게 패권을 주장하는 이면에 숨겨진 더 큰 지정학적 긴장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영국 소재 로펌 도티 스트리트 챔버스의 창립 대표이자 전 시에라리온 유엔(UN) 전쟁범죄재판소 소장 제프리 로버트슨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베네수엘라 침공의 선례가 다른 국가들이 국제법에 위배되는 작전을 감행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버트슨은 "이번 침공의 가장 명백한 결과는 중국이 대만 침공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침공,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유화 정책이라는 선례가 있는 지금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짚었다.

美 선택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

국제사회에서도 이번 사태가 전 세계적 안보 혼란을 가중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UN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의식해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서서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지지한다"며 "어떤 해법이든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의 공습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영토 폭격과 대통령 생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이런 행위는 베네수엘라 주권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 국제사회에 극히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고 적었다. 오랜 기간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카리브해 평화 지대가 잔혹하게 침략당했다”며 “범죄나 다름없는 미국의 공격은 용감한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주 대륙에 대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베네수엘라와 우호적 관계를 맺었던 러시아와 중국, 이란 역시 미국을 직접적으로 규탄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서슴없이 무력을 사용하고 일국의 대통령에게 손을 쓴 것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에 타국 주권·안보 침해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란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지적했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보도가 나온 뒤 성명을 통해 “이런 행위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이는 독립 국가의 주권을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주권 존중은 국제법의 핵심 원칙”이라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 ‘팀6(네이비실 6팀)’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재현한 영화 ‘제로 다크 서티’의 한 장면/사진=소니픽처스

美, 군사적 개입 노선 변화

일각에서는 지난 2011년 벌어졌던 오사마 빈 라덴 공격 작전 때보다 미국의 군사 행동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상대할 때조차도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하던 미국이 공식적 절차를 밟고 선출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체포하며 보다 강경한 노선을 택했다는 것이다. 빈 라덴은 9·11테러의 주범이자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의 일인자였던 인물이다.

미 정보당국은 빈 라덴 공격 작전을 위한 단서를 2010년 8월에 확보했으며, 이후 9개월간 비밀리에 정보 확인을 비롯한 작전 수립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실제 공격은 2011년 5월 이뤄졌다. 작전에는 미국의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씰) 최정예 ‘팀6’와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을 이끈 미 육군 최정예 대테러 부대인 델타포스가 투입됐고, 지상 총격전 끝에 빈 라덴과 그의 아들을 포함한 20여 명이 사살되거나 체포됐다. 미군은 빈 라덴의 시신을 확보했고, DNA 조사를 거쳐 시신이 빈 라덴 본인임을 확인했다.

향후 국제사회의 우려대로 중국의 대만 개입이 본격화할 경우, 팀6를 비롯한 미군 특수부대가 재차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4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팀6는 미국 버지니아 비치의 담 넥 기지에서 대만 분쟁에 대비해 1년 이상 비밀리에 작전을 짜고 훈련을 실시해 왔다. 이와 관련해 안보 전문매체 더 하이 사이드를 운영하는 션 네일러는 "네이비씰 팀6이 대만 관련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며 "지난 수년간 국방부가 강대국 간 경쟁에 집중하는 쪽으로 재편됨에 따라 미국의 최정예 대테러 부대도 각축전이 벌어지는 그 무대에서 역할을 찾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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