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총부채 GDP 3배" 지방채·디플레이션이 끌어올린 부채비율, 정부 부양책에도 구조적 부담 장기화 전망
"中, 총부채 GDP 3배" 지방채·디플레이션이 끌어올린 부채비율, 정부 부양책에도 구조적 부담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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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9월 말 부채비율 302.3%로 상승, 채무 잔고만 400조 위안 지방채 급증·디플레이션發 명목 성장 둔화 흐름이 채무 비율 밀어 올려 부채 대환·내수 부양 나선 당정, 구조적 부담에 단기 정책 효용성 '의문'

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을 훌쩍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정부가 당정의 ‘그림자 부채’ 해소 지시에 맞춰 대규모 지방채를 발행한 가운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 속 명목 성장률 둔화 흐름이 본격화하며 부채 비율이 뛰어오르는 양상이다. 당정이 지방정부 부채 대환과 내수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에 나섰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각종 구조적 요인을 고려하면 중국의 위기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부채에 짓눌리는 中 경제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관영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을 인용, 9월 말 기준 금융기관을 제외한 중국 기업, 가계, 정부의 GDP 대비 채무 잔고 비율이 302.3%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6월 말 처음 300%를 넘긴 이후 재차 1.9%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채무 잔고는 400조 위안(약 8경2,5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중국의 부채가 급격히 불어난 핵심 원인으로는 지방채 발행 증가가 꼽힌다.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소위 그림자 부채로 불리는 융자 플랫폼(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LGFV) 채무를 해소하라고 지시하자, 지방정부들이 대규모 지방채 발행을 통해 부랴부랴 상환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LGFV는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 법인으로, 공식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에 포함되지 않아 그림자 부채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디플레이션 위기 속 명목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점도 부채 비율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중국 경제는 강력한 물가 하방 압력에 짓눌리는 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10월(0.2%)보다 큰 증가 폭이지만, 시장 예상치(0.8%)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장 출고가를 의미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2.2% 하락하며 전월(-2.1%)보다 하락 폭을 확대, 3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디플레이션 장기화에 소비·투자 '냉각'
이 같은 장기적 저물가 흐름은 명목 GDP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명목 GDP 증가율은 3.9%에 그쳤다. 실질 GDP에 물가 변동을 투영한 명목 GDP엔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명목 GDP에서 실질 GDP를 뺀 수치인 'GDP 디플레이터'가 커질수록 실질 GDP 성장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가 어려워진다. 중국의 2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1.3%로, 2023년 2분기 이후 아홉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거시 지표와 미시 체감 간 온도 차가 커져 가는 가운데, 가계와 기업은 신규 차입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저물가가 가계 소득 감소와 자산 가치 하락을 야기하고, 기업의 생산 증대가 수입·이익 확대로 이뤄지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시 '부채 디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되며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부채 디플레이션이란 1930년대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대공황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개념으로, 경제 주체가 부채 상환을 위해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며 경제 전체가 침체하는 현상이다.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경제 주체들은 가중된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 중인 자산을 처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뜩이나 미끄러진 자산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고, 소비가 줄며 경기 침체는 한층 가속화한다. 실제 최근 중국인들은 신규 대출을 받아 소비하기보다 주택이나 투자용 부동산을 팔아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등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건설 등 기업들의 고정 자산 투자 역시 올해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자금 투입에도 위기 고착화 우려 여전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이 같은 위기 해소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모건스탠리 로빈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2년에 걸쳐 10조 위안(약 2,045조8,000억원)규모의 경기 부양 기금을 동원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7조 위안(약 1,430조원)은 농민공 등에 대한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3조 위안(약 610조원)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국이 재정적자를 GDP의 11%에서 14%까지 매년 늘려야 한다는 게 싱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지난 8월에는 홍콩 투자분석업체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중국 연구 부국장인 크리스토퍼 베드도르가 “(중국이) 2015년 플레이북을 단순히 다시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가계 수요 약화와 같은 광범위하고 거시경제적인 것으로, 일부 산업에서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일련의 무분별한 정부 개입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디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공급 과잉 억제 정책과 9,000억 달러(약 1,260조원) 규모 주택 투자 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질적인 경기 부양책을 논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 중이다. 지난달 쉬훙차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은 제14기 전인대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 기자회견에서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를 대환하기 위해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6조 위안(약 1,160조원) 증액하는 안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올해 말 29조5,200억 위안(약 5,715조원)에서 3년 안에 35조5,200억 위안(약 6,880조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더해 중국은 올해부터 5년간 매년 새로 추가되는 지방정부 특별채권 중 8,000억 위안(약 154조9,000억원)을 부채 해결에 배정하기로 했다. 총 10조 위안이 지방정부의 부채 해결에 투입되는 셈이다.
당정의 내수 부양 의지도 한층 굳건해졌다. 당정은 지난 10~11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경제정책방향회의)에서 내년 최우선 과제로 ‘내수 주도의 강대한 국내 시장 건설’을 제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내수 주도 경제 실현을 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보조금 지급 등 소비 활성화 대책과 도농 주민 소득 증대 계획도 시행되며, 중앙정부 예산 내 투자 증대, 정책 금융 활용 등으로 움츠러든 소비 심리를 살리는 데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아울러 내수 확대를 위해 최저임금과 기업 임금을 인상하고, 교육과 복지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위기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종 구조적 요인을 고려하면 단기 정책 대응만으로는 디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부채 조정은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동안 중국의 경기 반등에는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인구 감소·고령화와 제조업 과잉 공급이 맞물리면서 낮은 물가와 약한 수요가 서로를 강화하는 국면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의 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