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흔들리는 언론 신뢰, 검증 가능한 정보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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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신뢰 하락, 주류 매체 권위 약화 중요해진 검증 과정과 신뢰 구축 플랫폼·AI 시대, 투명한 정보 유통 체계 부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는 전통 미디어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인 가운데 언론이 뉴스를 완전하고 정확하며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평가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48개국 온라인 뉴스 이용자의 58%는 온라인에서 사실과 허위정보를 구분하는 데 우려를 느낀다고 답했다. 정보 생산과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사실 판단의 기준을 둘러싼 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달라진 정보 신뢰의 기준
정보 소비 환경이 변화하면서 언론의 규모나 인지도만으로 신뢰를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영향력 있는 언론사가 사실 판단의 기준 역할을 수행했지만, 정보 환경이 변화하면서 같은 언론사라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신뢰 여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 CNN 역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진영에 따라 평가가 크게 나뉘는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허위정보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언론의 설명이 사실 확인의 주요 수단으로 기능했지만, 최근에는 정보 제공 주체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면서 설득력이 약해졌다. 관련 통계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뉴스 신뢰도는 4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국가별 편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스와 헝가리는 각각 22% 수준에 그쳤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집계한 언론 신뢰도는 28%로, 관련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미국 성인의 57%가 언론인이 공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신뢰 형성의 선행 조건
언론의 신뢰 기반이 약화된 환경에서는 허위정보를 사후적으로 바로잡는 방식만으로 한계가 있다. 허위정보는 사실 정보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며, 그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의 공유 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위터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허위정보는 일반 이용자들의 자발적 공유를 통해 더 넓은 범위로 퍼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흥미를 느끼거나 중요하다고 판단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는 셈이다.
이와 같은 허위정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을 강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신뢰는 논란이 발생한 뒤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출처 공개와 오류 수정, 기사와 해설의 구분, 정보의 한계에 대한 설명 등 일관된 정보 제공 과정을 통해 축적되기 때문이다. 정보 제공 방식의 변화도 허위정보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실험에서는 이용자에게 정보의 정확성을 한 번 더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안내 문구를 제시한 결과 허위정보 공유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검증된 사실 정보를 함께 제공할 경우 효과는 더 뚜렷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AI 확산과 검증 역량의 중요성
플랫폼 중심의 정보 환경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서 검증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는 과거 대비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정교한 허위정보를 생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작된 음성·영상과 허위 이미지, 사실과 다른 정보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범유럽 조사에서는 AI가 생성한 뉴스 관련 답변의 45%에서 중대한 오류가 확인됐으며 전체의 81%는 사실관계나 표현상 문제를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보 제공 주체의 책임성 강화 역시 불가피하다. 플랫폼 기업에는 특정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노출을 제한하는 기준, 알고리즘 운영 방식 등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정치 인플루언서와 유료 홍보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AI 요약 서비스가 정보 유통에 미치는 영향 역시 검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정보 이용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 이용자들이 정보를 접했을 때는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출처의 정보를 비교·검토하고 원자료를 확인하는 습관 역시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최근 나타나는 언론의 신뢰 위기는 정보 유통 구조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디어 정책의 핵심 과제도 정보의 생산부터 유통, 검증에 이르는 전 과정의 투명성 강화로 수렴된다. 결국 AI 시대 정보 경쟁의 승패는 진실 여부를 가장 쉽게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rusted Information Is the New Mainstream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