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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직격탄 맞은 LG에너지솔루션, 美 3공장 용도 전환할까

전기차 캐즘 직격탄 맞은 LG에너지솔루션, 美 3공장 용도 전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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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감소에 완성차 업계 생산 목표 하향
전방산업 배터리 업계 기존 공장 가동률도 줄어
얼티엄셀즈 완공 후 일부 라인 ESS 전용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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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3공장 전경/사진=얼티엄셀즈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건설 중인 북미 합작 3공장이 예정대로 건설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 판매 부진으로 인해 기존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기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엔솔이 공장 완공 후 일부 라인을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엔솔·GM 합작사 '얼티엄셀즈' 3공장 속도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엔솔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3공장의 공정률은 40% 안팎으로 확인됐다. 굴토공사와 지하골조 공사 등을 마무리하고 지상의 철골이나 골조 공사 등으로 건물을 올리는 단계다. 현재 LG엔솔은 GM과 합작해 북미 지역 내 얼티엄셀즈라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운영·건설 중이다. 얼티엄셀즈의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2022년 11월과 지난 2일 정식 가동을 시작하면서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마지막 제3 합작공장으로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다.

2022년 6월 착공에 들어간 얼티엄셀즈 제3공장의 투자액은 약 26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완공 후에는 총 50GWh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약 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생산되는 배터리는 캐딜락, 쉐보레, GMC 등 GM 산하 브랜드의 신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계획이다.

양사는 3공장에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생산 효율화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동화된 제조 공정과 설비로 생산 속도를 높이고, 최첨단 오류 검증 방법과 품질 검사 등으로 배터리 제조 프로세스 각 단계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혁신의 상징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얼티엄셀즈의 연이은 가동 성공과 건설 추진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얼티엄셀즈 3개 공장의 투자액은 당시 발표 기준 약 8조4,000억원이며 생산능력은 약 145GWh에 달한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200만 대 분량인 데다 수천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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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출처=LG에너지솔루션

공장 가동률 절반으로 축소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위축 영향으로 LG엔솔의 판매 실적이 급감하면서 3공장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LG엔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조1,287억원, 영업이익은 1,5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9%, 75.2% 감소한 것이다.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규모도 1,889억원으로, 직전 분기(2,501억원) 대비 612억원 줄었다.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LG엔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국내외 사업장의 지난 1분기 평균 가동률은 54.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77.7%) 대비 23.0%P 감소한 수치다.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20년 3분기(54.7%) 이후 처음이다.

전기차 수요 위축에 배터리 업계 '몸 사리기' 돌입

여기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하향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로 전방산업인 배터리 업계도 ‘몸 사리기’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포드의 경우 전기차 대당 손실액이 올 1분기 10만 달러(약 1억3,700만원)를 넘어서면서 전기차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했고, 배터리 주문량도 대폭 줄였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도 하향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글로벌 전기차(BEV+PHEV) 성장률은 109%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56.9%, 지난해에는 33.5%로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0.4%에 그쳤다.

문제는 낮은 공장 가동률이 장기화하면 배터리 업계의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원재료비 절감, 인원투입 효율화 등을 통해 변동비 조절은 가능하지만 공장 설비 감가상각과 이자,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LG엔솔은 지난달 25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현재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상반기까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엔솔이 3공장 일부 라인을 ESS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이 경우 최근 태양광 확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북미 지역 ESS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난징 공장 라인 일부를 ESS 전용으로 전환했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지난달에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원통형 전지 및 ESS(연산 17GWh) 전용 생산 공장 공사를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 LG엔솔은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다수의 기업과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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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인공지능=터미네이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문학의 힘 필요해

[해외 DS] ‘인공지능=터미네이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문학의 힘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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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인공지능하면 '터미네이터'라는 인식 강해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인문학'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fiction could help AI
사진=Scientific American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깊게 박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설'이 선입견을 들어내기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인문학자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있으며 소설은 그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무자비한 로봇이다?

삶의 미래 연구소(FLI)는 핵무기, 기후 변화, 인공지능 등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FLI는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 기술이 비관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기술 발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뿌리 박힌 ‘터미네이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FLI의 미래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밀리아 자보르스키는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터미네이터가 등장했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언급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떠올릴 때 ‘마키아벨리적인 영혼’을 가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수행하는 로봇을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인공지능 시스템은 악의나 의도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강하게 자리 잡은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 대중적인 이야기는 인식을 바꾸는 데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소설을 이용해 인공지능에 관한 편견을 제거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예술과 인문학이 힘을 발휘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UC 버클리의 인공지능 연구자인 니나 베구스는 ‘인공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공 인문학이란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여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탐구하는 데 소설과 철학을 활용하는 학문을 말한다. 또한 베구스는 “인공지능처럼 최첨단 기술을 기술자 혼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인문학이 인공지능에 도움을 줄 차례가 됐음을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해

텍사스 대학교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능 프로그램은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강력하게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공지능을 묘사하는 방식은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최악의 두려움을 묘사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기계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반면, 소설은 기계의 지능과 창의성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평가다. 또한 소설은 실제 기술을 반영할 의무가 없으므로 실험과 성찰을 위한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공지능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은 그저 인상으로 끝나지 않고 기술에 영향을 미친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 연구에 따르면 챗봇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은 악순환을 통해 부정적인 선입견이 반영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훈련시키면 실제로 최악의 상황이 벌여질 여지가 있다. 반대로 인공지능 모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인공지능은 그에 상응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실제로 클라크는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생성형 AI가 인간 수준의 산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연구했다. 이들은 생성형 AI에게 이야기의 시작 부분을 제공하고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요구했다. 조잡한 프롬프트를 가진 생성형 AI는 평이한 이야기를 만든 반면, 창의적으로 설계한 프롬프트를 가진 생성형 AI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따라서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인공지능에게 주는 것이 곧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이다.

FLI, 인공지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만들기 위해 노력 기울여

FLI는 소설가와 사상가들이 인공지능 인식에 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소설가와 기술자를 연결하는 여러 작업에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보르스키는 “상상할 수 없는 위험은 완화할 수 없다”며 소설을 통해 인공지능을 올바른 방향으로 상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FLI는 소설가 양성을 위해 할리우드, 건강과 사회(HH&S, Hollywood, Health and Society)와 협력하여 블루 스카이 대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경진대회는 인공지능의 올바른 적용을 가장 잘 묘사한 작가에게 상을 수여한다.

이처럼 FLI는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에 관한 ‘파멸’이 아닌 ‘희망’을 훈련하는 세계 만들기 과정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보르스키는 일단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면 그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다. FLI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나리오 맵을 개발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이들이 시나리오를 구체화하여 기술과 창의성 간의 상호작용을 추구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 개발자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터미네이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과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과 인문학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하며 이제는 디스토피아적인 공상 과학에서 벗어나 인간에게 희망을 주는 공상 과학을 상상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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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기업 환경이 벤처기업들의 무덤인 이유

[기자수첩] 한국 기업 환경이 벤처기업들의 무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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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Chasm) 극복 난제,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한국은 대기업들을 설득하기 위한 장벽이 타국보다 더 높은 것이 단점
글로벌 시장 진출이 더 빠르게 캐즘을 극복하는 도전이라는 시장 진단도

금융시장 경색이 장기화하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폐업 절차를 밟는 중이다. 시리즈 B까지 투자를 받았던 서울 강남 일대의 한 스타트업도 지난 3월에 폐업 절차를 마무리했다. 회사 대표는 약 3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고, 투자사 여러 곳은 더 도전하지 않고 포기를 선택한 대표와 경영진들에게 불만이 많은 상태다. 해당 기업은 지난해 6월부터 회생절차를 알아보는가 하면 다양한 곳에서 자금 마련을 시도했으나, 자금난에 결국 직원들을 내보냈고 마지막에는 최초 창업진들마저 회사를 떠났다.

이는 흔히보는 스타트업의 폐업 수순이지만, 한때 연 매출액을 10억원 넘게 찍으면서 승승장구했던 스타트업이기에 더 아쉬운 점이 많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시리즈 B 투자를 받았으나, 투자처에서 요구하는 사안들을 따라가기에 회사 인력은 너무나도 부족했고, 전문성이 뛰어난 인력을 뽑기도 쉽지 않았다. 창업진이 밤을 새어가며 노력했지만, 새로운 매출처를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해당 스타트업은 업계에서 일컫는 '캐즘(Chasm)'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표는 좀 더 시간이 있었으면 캐즘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당장은 3억원의 빚부터 해결했으면 좋겠단다. 6년간 사업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대표의 지친 얼굴을 보면서, 투자금을 더 끌어와 주지도 못하면서 정작 회사를 접는다고 불평불만이 가득한 벤처투자사(VC)에 대한 다른 폐업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표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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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Chasm)을 넘지 못하는 스타트업

창업의 요람으로 알려진 실리콘밸리에서도 초기 성공을 계속 이어가는 스타트업은 드물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B2C)이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B2B)이건, 초기에는 창업자 및 초기 경영진이 내놓는 상품이 시장에 없었던 제품이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매출액을 한번 내긴 어렵지만, 시장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매출액 0달러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초기 상품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시장의 주류가 아니다. 신기술 산업의 고객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에 호의적인 고객들로 구성된 초기 시장과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까다로운 고객들로 구성된 주류 시장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즘이란 바로 이런 신산업 분야에서 도전하는 벤처기업들이 주류 시장으로 진출할 때 겪게 되는 난관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초기 시장은 신제품에 호의적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따르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이다. 속칭 '이노베이터', '얼리어답터'로 불리는 고객군은 뛰어난 기술 자체에 감동하며, 높은 성과를 얻기 위해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실수들은 관대하게 용서한다.

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류 시장은 초기 시장과 전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주류 시장의 고객들은 의심이 많고 보수적이다. 이들은 신기술이나 신제품 자체에 감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기술과 신제품이 자신의 사업 성과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조심스럽게 탐색한다. 때문에 이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선뜻 도입하거나 구매하려 하지 않고, 신기술을 도입해 성과를 향상시켰다는 확실한 증거나 사례를 요구한다. 실수나 오류에도 관대하지 않다.

따라서 첨단기술 산업의 벤처 경영자들은 초기 시장의 성공에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 많은 경우 벤처 기업들은 자신만의 최신 기술과 뛰어난 성능의 제품으로 첨단 기술에 호의적인 초기 시장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 때문에 사업이 성공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다.

궁극적인 목표이자 규모가 큰 주류 시장의 고객들은 최신 제품보다는 시장에서 표준을 장악한 제품, 뛰어난 성능보다는 안정적인 애프터서비스를 선호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렇다 보니 초기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했던 마케팅 전략이 주류 시장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다. 뛰어난 성능의 신제품을 생산해 초기에 반짝 성장했던 많은 벤처기업들이 주류 시장 공략에 실패해서 파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캐즘(Chasm)을 넘을 수 없는 한국의 B2B 시장

벤처 기업들이 캐즘을 극복하고 주류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벤처 경영학에서는 무엇보다 주류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충고한다. 초기 시장에서 쌓은 명성과 업적은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류 시장의 고객들은 자신과 비슷한 위상의 기업들을 비교 대상으로 규정하지, 초기 시장 고객들을 참조 집단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초기 시장에서 아무리 성공 사례가 많아도 주류 시장에서 실적이 없으면 고객을 설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벤처 기업들은 주류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방위적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역량이 없는 만큼, 세분화된 목표 시장을 정하고 이를 집중 공략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성공 전략이 될 수 있다. 비록 소규모의 틈새시장이어도 일단 주류 시장에서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면 그 후 시장을 넓히는 데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류 시장을 공략할 때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고객들이 단순히 하나의 제품보다는 제품과 관련된 부가 서비스, 예컨대 △설치 △시스템 통합 △교육 및 지원 △하드웨어 관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한 완전완비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이 고객에게 한 약속과 실제 제품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려면 그 제품은 반드시 다양한 서비스와 보조 제품이 결합된 완벽한 제품이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벤처 기업들은 특정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완전완비제품 수준까지 투자할 의지나 능력이 없어 캐즘에서 오랜 기간 정체하다가 시장에서 도태되기도 한다. 스스로 책임지기 어려운 부분들은 협력사나 전략적 파트너들과 제휴해 고객에게 완전완비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벤처 기업들이 캐즘을 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국가적 자원이 대부분 대기업과 정부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벤처 기업들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고, 계속된 투자로 상품의 품질을 끌어올려도 대기업은 소비 패턴을 바꾸지 않는다. 완전완비제품을 만들어 공급해도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대폭 바뀌는 가능성은 낮다.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국내 투자사들의 투자금이 아니라, 해외 투자사들로부터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돼 체급이 대기업 수준으로 올라섰던 곳들로 한정돼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쿠팡, 토스 등의 주요 스타트업들은 해외에서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투자금을 연달아 끌어오며 대기업들을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금력을 확보했다. 대기업들이 거꾸로 필요에 의해서 고개를 숙이고 찾아오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런 벽을 넘지 못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폐업 절차를 밟는 것을 보면서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을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면 한국 시장에서 힘을 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는 궁금증 아니, 확신은 국내 벤처 업계 관계자들이 내리는 공통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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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가 성장 자극제 됐나” 中 반도체기업 나우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서 약진

“美 제재가 성장 자극제 됐나” 中 반도체기업 나우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서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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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나우라,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 상위 10위 안에 진입
2022년 대비 매출 50.3% 늘어난 220억7,945만 위안 기록
AMEC 작년 매출액도 전년 대비 32.1% 증가, 미국 제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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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우라

중국 반도체기업 나우라가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규제 속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성장한 결과다. 미국 규제가 풍선효과로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을 촉진시키는 모습이다.

나우라, 매출 50% 급증 '역대 최고치 달성'

19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나우라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8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4위에서 무려 6단계나 상승한 것이다. 나우라는 지난해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2년 대비 50.3% 늘어난 220억7,945만 위안(약 4조1,372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65.7% 급증한 38억9,906만 위안(약 7,306억원)으로 집계됐다. 나우라는 지난달 낸 사업보고서를 통해 “300억 위안(약 5조6,214억원) 이상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건수가 증가한 반면에 비용은 절감하고 효율성을 향상시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미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했다.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같은 해 12월에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에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선단 공정 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범용(레거시) 장비를 입도선매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는데, 그 반사이익이 나우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우라는 유도결합플라즈마(ICP), 축전결합플라즈마(CCP) 식각장비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사용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장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물리기상증착(PVD), 화학기상증착(CVD), 에피택셜(EPI), 원자층박막증착(ALD), 저압화학증착(LPCVD), 배치·매엽 세정장비 등도 판매 중이다. 자국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 국산화를 적극 추진한 효과로, 나우라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98.1%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나우라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협력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MIC가 생산한 7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나우라와 협업했을 때 구형 장비들을 가지고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SMIC는 지난해 9월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모바일용 7나노 반도체를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반사이익 얻은 中 기업들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제재에 반사 이익을 얻은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는 나우라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식각 공정용 장비 회사인 AMEC도 수혜를 입었다. AMEC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1% 증가한 약 63억 위안(약 1조1,600억원), 순이익은 45.3~58.2% 늘어난 17억~18억5,000만 위안(약 3,140억~3,4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AMEC의 신규 수주 금액도 32.3% 늘어난 83억6,000만 위안(약 1조5,500억원)에 달했다. 노광공정(Photolithography)을 지원하는 코터(coater), 디벨로퍼(developer)를 생산하는 ACM리서치도 지난해 매출액이 37억~43억 위안(약 6 840억~7 960억원)으로 27.0~47.9%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장비 업체들은 현지 낸드 대표 회사인 YMTC, D램 제조사 CXMT 등 중국 대표 칩 제조 회사에 장비 영업을 속개하면서 기술 협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 생산라인 한편에는 다수 중국 장비로 꾸려진 라인을 가동하는 등 장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광 장비의 내재화도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중국 화웨이는 7㎚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EUV 노광 기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고, 화웨이는 물론 중국 명문 칭화대 연구소, 중국과학기술원 등 각지에서 EU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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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7년 中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 39%로 확대 전망, 과잉 공급 우려도

이에 시장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레거시 분야에서 31%였던 중국의 세계 점유율이 2027년 39%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4%에서 40%로 줄어들고 한국도 6%에서 4%까지 낮아지는 등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과잉 생산 이슈가 기존 태양광·2차전지·전기차 등에서 범용 반도체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실제로 중국은 레거시 반도체 공정에서 쌓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역량을 키워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노하우가 쌓이고 수익이 불어나면서 대대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첨단 공정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수순이다. 7나노 이하 공정에 EUV 장비가 필수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구형 장비인 DUV로 7나노 칩 개발에 성공해 신형 스마트폰에 장착한 것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중국은 기술장벽이 높은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에서도 해외 라이선스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투자를 대거 늘리며 반도체 생태계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중국은 2014년 1,390억 위안(약 26조4,460억원), 2019년 2,000억 위안(약 38조520억원)에 이어 올해 3차로 이전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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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레딧 데이터로 들여다본 온라인 허위 정보의 위험성, 소셜 미디어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

[해외 DS] 레딧 데이터로 들여다본 온라인 허위 정보의 위험성, 소셜 미디어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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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허위 정보,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
레딧 데이터 활용한 최신 연구, 온라인 언어 사용 패턴과 실제 행동 간의 상관관계 밝혀내
하지만 인과관계가 복잡하거나 명확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 예측력이 떨어질 수 있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Predicts Whether Online Health Misinformation Will Cause Real Harm ScientificAmerican 20240520
사진=Scientific American

온라인 허위 정보 확산은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사망 증가 사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 이버멕틴(구충제)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나 백신 음모론 등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했지만, 이러한 인과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었다.

레딧을 통한 연구 활성화, 허위 정보의 부정적 영향 분석

온라인 허위 정보가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를 입증하는 것은 공중 보건 시스템의 복잡성과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데이터 접근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재는 레딧이 연구 목적의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면서 이 분야에서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레딧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 심리학적 요소와 대규모언어모델(이하 LLM)을 결합한 혁신적인 분석 프레임워크가 개발됐다. 이 프레임워크는 온라인 언어 사용이 실제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가능성을 제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으며, 하와이에서 개최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의 ACM CHI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교의 컴퓨터 과학자 유지니아 로(Eugenia Rho) 박사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레딧을 통해 언어 사용 패턴과 실제 행동 간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백신 및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반대하는 레딧 내 검열된 포럼의 수천 개 게시물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LLM을 활용하여 각 게시글에서 문자 그대로의 단어가 아닌, 그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의 '요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인과적 요점'의 힘, 온라인 게시물의 심층 분석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미국 코넬대학교 심리학자 발레리 레이나(Valerie Reyna)는 게시물의 요점을 파악하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레이나 박사는 1990년대에 '퍼지 트레이스 이론'을 개척한 인물로,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보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함축된 의미에 더욱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왜 사람들이 범죄율에 대한 건조한 통계보다 누군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더 잘 기억하는지, 또는 도박꾼들이 포커 게임에서 '폴드'를 손실을 막는 선택이 아닌, 베팅한 돈을 잃을 가능성으로 생각할 때 베팅을 더 많이 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이나 박사는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더욱 감동한다"고 말하며,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온라인 언어 사용과 실제 행동 간의 연결고리를 밝히는 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하는 것은 설득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로 박사는 "수많은 연구에서 요점 형태의 언어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는 두 사건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암시하는 인과적 요점 정보가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 레딧 사용자가 "지난 수요일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는데 그 이후로 죽을 것 같았다"라는 게시물을 올린 경우, 이는 백신 접종과 건강 악화 사이의 인과 관계를 암시하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해당 레딧 포럼들이 검열된 후에도 코로나19 관련 게시물의 인과적 요점이 강해질 때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입원 및 사망률이 증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20개의 주제별로 세분화된 토론방 '서브레딧'에서 약 8만 개의 게시물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

인과관계의 복잡성, 예측 구조의 적용 한계

그러나 해당 분석 구조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예측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오하이오 마이애미대학교의 인지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울프(Christopher Wolfe)는 "명확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에는 이 접근 방식의 예측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방암과 같은 일반적인 질병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행동 분석이나 오로라와 같은 일시적인 현상 관찰에는 이 분석 방법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 접근 방식은 특정 유형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미 뉴욕주립대 폴리테크닉 연구소의 인지 심리학자 레베카 웰던(Rebecca Weldon)은 "소셜 미디어의 핵심 메시지가 건강 결정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소셜 미디어 언어와 실제 행동 사이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피드백 루프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변수가 실제로는 결과일 수 있고, 결과라고 생각했던 변수가 원인일 수 있는 인과관계의 동시성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인-결과가 중첩되는 복합적인 인과관계를 발라낼 수 있는 적절한 데이터 전처리 작업이 없으면 분석 대상의 효과를 과대/과소 계산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울프와 웰던 교수는 분석 구조의 한계점을 지적했지만, 동시에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울프 교수는 이 프레임워크가 온라인 정보 생태계 분석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프레임워크가 소셜 미디어 기업 및 공중 보건 관계자들의 콘텐츠 관리 전략 개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궁극적으로는 허위 정보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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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에 총력 다하는 넷마블, 하이브 지분까지 매각했지만 "실적 부진에 내부 불안 여전"

유동성 확보에 총력 다하는 넷마블, 하이브 지분까지 매각했지만 "실적 부진에 내부 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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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주식 매각에 4,000억원 회사채 발행까지, 유동성 확보에 전력
매출 성장세에도 손실액 여전히 커, 단기차입금 규모도 조 단위
실적 부진·불안 가중에 노조 출범도, "경영위기 책임, 직원에 전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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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하이브 주식을 절반가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발행했다.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채무를 감당하기 위해 급하게 자금을 확보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하이브 지분 매각한 넷마블, 유동성 확보 위함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미래에셋증권과 보유 중인 하이브 지분 110만 주에 대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했다. PRS는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을 경우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방식이다. 즉 하이브 주가가 계약 당시보다 높아지면 넷마블이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을 가져가고, 반대로 주가가 기준가보다 하락하면 손실금을 미래에셋증권에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9일 하이브 종가인 주당 19만9,900원에 처분해 매각 금액은 총 2,19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넷마블의 하이브 잔여 주식은 393만813주(9.44%)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에도 하이브 주식 250만 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당시에는 주당 20만9,400원에 판매해 5,235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넷마블이 급하게 하이브 지분을 매각하고 나선 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649억원과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604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및 1,95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9월 출시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전 분기(6,306억원) 대비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손실액이 큰 점은 부담으로 남아 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간 기준으론 오히려 매출이 하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3년 연간 기준 매출은 2조5,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하락한 수준을 보였으며, 누적 EBITDA는 1,158억원, 누적 영업손실 696억원, 당기순손실은 3,133억원으로 적자 집계됐다.

단기차입금 규모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넷마블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3,114억원 수준이다. 이는 1년 전 1조5,070억원 대비 약 2,000억원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1조원을 웃도는 만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자비용도 1,467억원에 달했다. 2022년의 1,128억원에서 약 339억원(30%) 늘어난 셈이다. 넷마블이 자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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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광고 페이지/사진=넷마블

3년 만에 회사채도 발행했지만, "근본적으론 게임 실적 높여야"

넷마블은 보유 자산 매각 외에도 공모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월 넷마블은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2년물과 3년물 모두 1,000억원 규모로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2년물과 3년물 각각 2,500억원, 1,500억원 등 총 4,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넷마블이 회사채를 발행한 건 2020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의 일이다.

문제는 게임 실적이다. 실질적으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가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의 사업 영위가 무난히 이뤄질 필요가 있는데, 넷마블의 사업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궤도에 오르고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잠시 일약한 바 있긴 하나, 시장에선 지속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이미 흥행력이 상당 부분 상실된 상태인 데다, '나혼렙'은 웹툰 IP 게임 장르 특성상 장기 흥행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우리란 시선에서다. 결국 넷마블 특유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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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지회 창립총회 모습/사진=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넷마블 내부 불안 가중, 노조 '넷마블지회' 출범하기도

이렇다 보니 넷마블 내부 직원들의 불안도 높아지는 추세다. 넷마블 노조 출범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앞서 지난 7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넷마블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넷마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당시 넷마블지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넷마블은 지금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 중"이라며 "2년 사이 감소한 직원 수는 수백 명이 넘고, 자회사 폐업과 권고사직 속에서 위로금 1개월 따위로 퇴사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넷마블지회 측은 이어 "회사는 경영 위기라고 주장하면서 그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 왔다"며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 대비 직원 복지는 소홀히 다뤄지고 있고, 장기간 근무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 뭐든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히 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넷마블 내부 분위기가 다소 험악한 상황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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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사태' 속 소프트뱅크-SBVA 관계성 주목, 업계 내 경영 간섭 우려 확산

'라인 사태' 속 소프트뱅크-SBVA 관계성 주목, 업계 내 경영 간섭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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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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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투자 첨병 SBVA, 손태장 회장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했지만
라인 사태 반발 여론에 SBVA에도 '눈총', 소프트뱅크의 그림자 여전한가
경영 간섭 불만 표출하는 업계, 경영권 탈취 가시화에 막연한 불안도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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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지분 강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IT 시장의 물주 역할을 해온 소프트뱅크의 국내 포트폴리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첨병 역할을 하는 건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BVA)로, 당초 SBVA는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않았으나, 라인 사태 이후 운용상 특징이 소프트뱅크가 내비친 면모와 비슷하다는 점이 조명되며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손정의 동생 손태장 회장, 2023년 6월 SBVA 인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계약 전문기업 모두싸인은 177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도하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참여했다. SBVA는 앞서 2023년에도 모두싸인에 11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투자를 주도한 SBVA는 국내 대표 VC 중 하나로, 지난 2001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이홍선 당시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설립 당시엔 소프트뱅크의 한국 법인인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했으나 지난해 6월 손정의 회장의 동생 손태장 회장이 설립한 싱가포르 국적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라인 사태에 관심↑, 운용 방식 소프트뱅크와 유사

이런 SBVA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소프트뱅크의 라인 경영권 탈취 시도 이후부터다. SBVA는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독립적인 투자법인이다. 그러나 라인 사태 이후 현재 기업을 이끌고 있는 손태장 회장이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이라는 점과 야후재팬 설립에 참여했고 1998년 소프트뱅크 자회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겅호) 창업을 주도한 점 등이 알려지면서 SBVA에 소프트뱅크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물론 지분상 개별 법인이라는 점에서 소프트뱅크와 SBVA를 같은 회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프트뱅크의 라인 지분 인수에 대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국내에선 소프트뱅크의 한국지사로 출발한 SBVA가 한 묶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SBVA가 추구하는 국내 ICT 분야 투자 확대가 손정의 회장이 언급한 이자나기 프로젝트, 즉 AI 투자 계획과 맞물린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손 회장의 AI 계획에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집중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실제 지난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AI 사업에 대해 최대 10조 엔(약 87조원)의 투자를 시사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반도체설계 기업 ARM을 통해 AI 전용 반도체의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내년 2분기 시제품을 시작으로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서히 경영권을 앗아가던 SBVA의 운용 방식이 라인 사태에서 그대로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시장에선 SBVA의 가장 큰 운용상 특징으로 '아직 기업 면모를 갖추지 못한 기업에 소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장기간 투자한다는 점'을 꼽는다. 해당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회사 경영에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놓는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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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던 경영 간섭 불만, 라인 사태 아래 '구체화' 수순

업계 내 경영 간섭에 대한 불만은 이전부터 꾸준히 표출돼 온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요 '아기상어'로 붐을 일으킨 스마트스터디다. 스마트스터디는 2017년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부터 외부 투자를 아예 받지 않았다. 기존 투자금을 최대한 아껴 쓰고 추가 투자 유치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투자에 나서는 목적도 추가 투자를 희망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얼굴을 세워주고 전략적 파트너와 손을 잡는 성격이 커졌다.

창업자 지분을 일찍 기관에 넘기면 경영권을 지키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여기는 스타트업들도 부쩍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업계에 제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스타트업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의 시효가 제한돼 있는 데다 해당 제도 도입으로 오히려 국회 통과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족쇄’가 더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업계를 중심으로 막연하게 퍼져 있던 경영 간섭 및 탈취에 대한 불안이 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강탈 과정을 목도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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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여도 투자는 해야지" 차입금 늘리는 한화솔루션, 위기 타파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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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총차입금 10조원대 최초 돌파
1분기 영업손실 1,871억원, 유동성 줄어든다
美의 중국산 태양광 규제가 실적 개선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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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CP)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지출 부담이 급증한 와중에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며 자본금이 부족해진 결과다. 차입금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의 재무 부담이 점차 가중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가 재무 위기를 해소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화솔루션 재무 부담 가중

20일 한화솔루션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의 단기차입금은 5조5,29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3조7,882억원 대비 45.7% 급증한 수준이다. 총차입금은 1분기 말 기준 11조7,989억원으로 전년 말(9조3,499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의 총차입금이 1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단기차입금이 늘면서 한화솔루션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지난해 말 4조1,06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5조8,407억원으로 42.2% 늘었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02%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70.1% △2020년 말 153.7% △2021년 말 144.0% △2022년 말 140.85 △2023년 말 171.8% 등 100% 중후반대 수준을 유지해 온 바 있다.

CP 발행 금액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화솔루션의 CP 발행 금액은 2021년까지만 해도 1,7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1조2,00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뒤 지난해 1조9,80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 CP 발행액은 5,900억원에 달했다. CP의 이자율은 평균적으로 4% 후반대 수준이며, 1분기 미상환 CP는 총 6,400억원이다.

지출은 늘고 수익은 줄었다

한화솔루션의 차입 확대 배경으로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지목된다. 지난 2월 한화솔루션 측은 올해 설비 투자에 지난해(2조4,230억원) 대비 32% 증가한 3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태양광에는 미국 설비 투자 2조원을 포함해 총 2조6,000억원을 집행한다. 이는 전년 투자액(1조6,000억원) 대비 62.5% 확대된 수준이다.

문제는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한화솔루션은 1,8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판매 가격까지 미끄러지며 수익성 전반이 악화한 결과다. 1분기 태양광 사업의 핵심인 설계·시공·조달(EPC) 프로젝트의 비용 지출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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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인해 주요 지표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2년 1조1,572억원에서 2023년 5,18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5,246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1조원을 웃돌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적자 전환했다(-2,166억원).

美 '대중국 규제'에 기대 실려

실적 악화 기조 속 지출이 불어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화솔루션에 조만간 '봄바람'이 불어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연이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 현지 태양광 시장 내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점한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형 전력 사업 등에 사용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수출하는 태양전지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한 데 이어 재차 강경책을 발표한 것이다. 중국산 저가 양면형 패널이 전 세계에 과잉 공급되며 가격이 폭락하자, 그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양면형 패널에도 본격적인 규제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동남아시아로 판매처를 우회하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음 달 6일부터 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 4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태양광 설비에 대한 관세 유예를 종료하는 것이 골자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는 국내 태양광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은 그동안의 투자를 발판 삼아 점유율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화큐셀은 지난달부터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생산라인 건설을 모두 완료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잉곳·웨이퍼·셀 생산 라인을 통해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을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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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에 부동산 매각까지 찬바람 부는 엔씨소프트, 신용등급전망도 '부정적'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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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신평, 엔씨 장기신용등급은 'AA', 등급전망은 하향조정
감원부터 사옥 매각까지, 정상화 위한 엔씨의 '분골쇄신'
비용 절감만으론 장기 생존 '적신호', 본업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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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사진=엔씨소프트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연내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나이스신용평가, 엔씨소프트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엔씨의 장기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엔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9%, 50% 감소한 3,979억원, 571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 등 기존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나신평은 올해 엔씨의 현금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신사옥 'RDI센터' 때문이다. 김나연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2021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토지 매입에 약 4,200억원을 사용했다"며 "올해 RDI센터를 착공함에 따라 토지매입비 외 추가적인 건물 건설 비용으로 약 5,8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단기적으로 자본적지출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할 예정"이라며 "수익성 저하로 약화된 영업활동 현금 흐름과 향후 RDI센터 건설 비용을 고려하면 잉여현금 창출 규모는 과거 대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엔씨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핵심 IP(지식재산권)인 리니지 시리즈가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는 등 영업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전망 햐향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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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사진=엔씨소프트

실적 악화 직면한 엔씨, 권고사직 및 사옥 매각 단행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엔씨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는 등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월 자회사 엔트리브의 권고사직을 단행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엔씨 노조 등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비개발·지원 부서에 소속된 직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인원 감축 규모에 따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전체 인력의 5% 이상이 감축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엔씨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엔씨의 총 직원 수는 5,023명이다. 직군별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직이 3,5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경영관리직 1,107명, IT·플랫폼 직군 325명 등이다.

아울러 엔씨는 이달 중 권고사직 작업을 마무리하고 서울 삼성동의 옛 사옥을 매각할 방침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이달 1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삼성동 엔씨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판교 R&D 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거쳐 부동산 자산이 더는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와 관련해 “신사옥은 토지 매입가격이 4,300억원 정도고, 2027년 완공 목표”라며 “이와 별개로 공사비는 5,800억원이 추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동 건물과 판교 R&D센터의 합산 장부가는 2,300억원이지만 시가는 1조원 정도로 생각한다. 자원 효율화를 통해 신규 공사비를 상쇄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내 실적 회복 어려워,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내 엔씨의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주요 신작들의 출시 시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예정돼 있어 올해 안에 매출 증가에 기반한 수익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리니지 시리즈에 집중된 사업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엔씨도 이를 인지하고 올해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기존 IP 기반의 새로운 장르 게임 등 신작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서비스 지역도 확장한다. 대표적으로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글로벌 서비스, '블레이드&소울 2'의 중국, '리니지2M' 동남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아이온2', '프로젝트G' 등 신규 대작 3종과 레거시 IP 기반 게임 2종 등을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지속 성장 의지도 내비쳤다. 박 공동대표는 "여러 가지 게임을 개발 중이나, 이것만으로는 지속적인 매출과 성장 사이에 갭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를 메우기 위해 신규 투자 및 IP 확보를 통한 퍼블리싱을 전개하고 M&A도 적극 추진, 상당수에 달하는 기존 IP 라이선스 등을 통해 갭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엔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회사를 M&A 대상으로 검토한 끝에 현재 한두 곳의 기업과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더불어 박 대표는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 회사와의 협업으로 기존 IP를 콘솔로 개발하는 작업 등도 추진 중"이라며 "M&A 시너지는 지금까지 엔씨가 못했던 글로벌 진출이나 콘솔 등을 포괄할 수 있는, 우리를 보완할 수 있는 회사들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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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화장품, 中 시장 회복세 속에 수출국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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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중국 화장품 수출 감소세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 등 '빅3' 中 수익성 개선
美·日 비중 증가, 인도·튀르키예·멕시코 등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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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화장품 업계가 올해 1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이뤄냈다. 대중국 수출 회복세,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 등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다. 팬데믹 이후 중국 시장의 수요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화장품 산업은 최근 미국, 일본을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화장품 업계, 中 시장 회복하며 '실적 호조세'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1조7,2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 오른 1,510억원으로 10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특히 뷰티 부문 매출이 7,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며 반등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3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온라인 매출이 한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고 주력 브랜드인 '더후'가 리뉴얼 효과로 북미 시장 등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실현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애경산업도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7.7% 증가한 1,691억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165억을 기록했다. 1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7.6% 증가한 631억원,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99억원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순항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용 제품 출시, 현지 모델 발탁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중국에서는 에이지투웨니스(AGE20'S)가 럭셔리 라인을 선보이는 제품군을 확대했고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 9,115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9% 증가하면서 컨센서스인 510억원을 43% 웃돌았다. 중국법인의 적자 축소와 더불어 방한 외국인 증가로 국내 면세 채널 매출이 40%가량 성장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중국에서의 영업손익도 당초 시장 전망치인 200억원 적자보다 절반 이상 개선한 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빅3' 외에 중소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의 회복세에 힙입어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였다. 클리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30억원으로 23.9% 성장했다. 1분기 글로벌 매출액도 지난해 대비 48%나 증가했다. 중국에 소재한 클리오 화장품 유한회사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20억원으로 지난해 누적 매출 57억원의 3분의 1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역시 9,836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美·日 호조에 화장품 수출, 반등에 성공

그동안 국내 화장품 수출은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팬데믹 직후인 2022년부터 중국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화장품 수출이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미국, 일본 등 비중국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화장품 수출은 비중국 지역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6.4% 증가한 85.9억 달러(약 11조7,1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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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수출액과 비중/출처=한국무역협회

지난해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산업은 선전했다. 수치로 보면 2023년 수출은 7.4% 감소했지만 화장품 수출은 6.2% 증가했다. 올해도 1분기 실적이 21.3%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총수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0.23%에서 2023년 1.36%로 10년 새 6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20.8%로 전체 수출 증가율 1.2%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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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국가별 수출비중 추이, 단위: %/출처=한국무역협회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을 보면 대중국 수출액 2021년까지는 2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22년부터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3%라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5%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중국 수입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 점유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은 2018년 24.3%에서 2021년 13.1%로 하락했고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낮아졌다. 2023년 기준 1위는 프랑스, 2위는 일본으로 두 나라가 한국을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대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2억3,000만 달러(약 1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2024년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58.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화장품 수출 비중도 2021년 9.2%에서 2022년 10.8%, 2023년 14.3%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수입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2012년부터 상승해 2023년에는 중국을 제치고 5위로 부상했다.

대일본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일본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8억2,000만 달러(약 1조1,2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한국의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은 21.6%로 2위 프랑스와의 격차를 벌리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초화장품의 비중이 큰 여타 시장과 달리 일본은 색조화장품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망시장으로 인도·튀르키예·멕시코·태국 꼽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위상도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14.0%를 기록한 프랑스로 나타났다. 이어 2위 미국(8.3%), 3위 독일(7.5%), 4위 싱가포르(5.7%), 5위 한국(5.5%) 순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이후 프랑스, 미국, 독일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한국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5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대상국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발간한 'K뷰티 수출 현황 및 신규 유망 시장' 보고서에서는 화장품 수출 유망시장으로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을 선정했다.

세계 인구 1위국인 인도는 화장품 소매시장의 규모가 157억 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도 내 연 소득 1만 달러 이상 중산층이 2023년 6,000만 명에서 2027년 1억 명을 상회하며 화장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튀르키예에서도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입 점유율 순위가 2019년 8위에서 2023년 3위로 높아졌다.

멕시코 또한 인구 1억2,000만 명으로 특히 젊은 인구가 많아 높은 구매력과 두터운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다.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 동호회 회원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한국 화장품의 수입 점유율은 3%로 9위에 머물러 있으나 최근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도 한류 동호회 회원 수가 2,000만 명으로 특히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영향력이 높은 국가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상승해 2022년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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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