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2nm 개발 순조롭다" 자신감 드러낸 TSMC,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도 '수율 지옥'

"2nm 개발 순조롭다" 자신감 드러낸 TSMC,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도 '수율 지옥'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예정대로 2025년 양산" TSMC의 2nm 질주
큰손 고객 '애플' 등에 업고 순조롭게 시장 개척
겨우 3nm 도전장 내민 삼성전자, 수율 문제 어쩌나
tsmc_chip_20240528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시장에 확산한 '양산 연기설'을 전면적으로 부정함과 동시에 2nm 공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TSMC가 애플 등 든든한 협력사를 등에 업고 파운드리 시장을 질주하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부문 '수율'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TSMC 2nm 개발 상황은?

27일 공상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장샤오강 TSMC 공정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한 포럼에서 "2nm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2025년께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 내에서 확산한 TSMC의 2nm 공정 양산 시점 연기설을 정면에서 반박한 것이다.

TSMC의 2nm 공정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배경으로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지목된다. 삼성전자가 2022년 6월 3nm 공정에 도입한 GAA는 반도체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누설 전류를 줄여 칩의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장 부사장은 "GAA를 적용했을 때 수율(전체 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은 목표치의 90%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도 "2nm 공정에 대한 수요는 3nm, 5nm를 넘어설 것"이라며 제품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2nm 공정이 TSMC의 주력인 3nm 공정 이상의 수요를 끌어모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TSMC 전체 매출 중 3nm 공정 매출 비중은 6% 수준이다.

apple_tsmc_20240528

애플과의 탄탄한 협력 관계

시장에서는 TSMC의 '2nm 자신감'이 대형 고객사 애플과의 탄탄한 협력 관계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실제 지난 4월 11일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는 TSMC의 2nm 칩 연구·개발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했으며, 추후 2025년 출시될 아이폰17 프로와 아이폰17 프로 맥스용 칩으로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COO)가 대만을 극비 방문, 웨이 CEO와 2nm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대만 경제일보가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양측은 애플이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TSMC의 2nm 또는 차후에 상용화할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로 제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TSMC의 2nm 프로세스가 애플의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될 자체 AI 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 칩 프로젝트인 'ACDC'(Apple Chips in Data Center)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각생' 삼성전자 어쩌나

TSMC가 애플을 등에 업고 약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야 첫 3nm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미 3nm 공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TSMC에 뒤늦게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작동을 위해 다양한 고급 연산을 담당한다.

양사 경쟁의 관건은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 안정화다. 중국 EET-CHINA, 대만 자유시보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nm 공정 수율은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하는 칩 10개 중 8개에는 결함이 있는 셈이다. 반면 TSMC의 3nm 공정 'N3B'의 수율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진출 시점, 기술력 등 다방면에서 TSCM에 선두를 빼앗겼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되는 '파운드리·SAFE 포럼'에서 2027년으로 설정한 1nm대 공정 양산 일정을 2026년으로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점차 격화하는 파운드리 시장 내 '나노 경쟁'을 의식해 본격적으로 TSMC에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3nm 기술력조차 입증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1nm 양산 소식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HBM4에 메모리 컨트롤러 탑재" HBM 독주 이어가는 SK하이닉스

"HBM4에 메모리 컨트롤러 탑재" HBM 독주 이어가는 SK하이닉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SK하이닉스, HBM 경쟁력 제고에 총력
HBM 질주 속 실적 개선세, 주가도 고공행진
TSMC와 차세대 HBM 제품 준비, 삼성은 영향력 약화
sk_hynix_hbm_20240528

SK하이닉스가 연산, 통신 기능 등을 추가한 신개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존 AI 반도체 칩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어 추가적인 성능 개선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의 '혁신'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제품에 △컴퓨팅 △캐시 △네트워크 메모리 등 새로운 기능을 대거 추가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본격적인 반도체 설계자산(IP) 확보에 돌입했다. IP는 반도체 칩 내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필수 회로 단위(블록)으로, 다양한 IP가 합쳐져 하나의 칩이 구현된다.

지금까지 AI 반도체 칩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프로세서를 중앙에 두고 주변에 HBM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제조됐다. 메모리 컨트롤러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등이 하나의 패키지를 구성,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신기능 추가는 이 같은 기존 AI 반도체 칩의 '구조' 자체를 뒤집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우선 2025년 개발 예정인 6세대 HBM(HBM4) '베이스 다이(Die)'에 시스템 반도체인 메모리 컨트롤러 IP를 탑재할 계획이다. 메모리 컨트롤러는 HBM 기능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나아가 HBM 제품에 컴퓨팅, 캐시 및 네트워크 기능 등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외부 부품을 통해 구현하던 기능을 HBM 내에 직접 탑재, 기술적으로 AI 반도체 칩 성능·전력·크기(PPA) 등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필요에 따라 GPU나 CPU(중앙처리장치) 등 프로세서 기능 일부를 HBM에서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HBM 시장 영향력 확대 기대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내 입지는 한층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적과 주가가 나란히 '탄탄대로'를 걷는 이상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조4,296억원으로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조8,860억원(영업이익률 23%)으로 1분기 기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다.

탄탄한 실적은 주가 성장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46%(2,900원) 오른 2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주가가 20만9,000원, 시가총액은 152조1,525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2011년 12월 국내 상장사 최초로 시가총액 150조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이후 13년 만에 ‘몸값 150조원’ 괴물 기업이 배출된 것이다.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고공행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설정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이날보다 56.0%(약 81조원) 늘어난 225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samsung_sk_hbm_20240528

TSMC와의 기술적 협력

SK하이닉스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다양한 '입지 강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기술적 협력 관계 구축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부터 로직다이(HBM을 컨트롤하는 부품) 제조를 TSMC에 맡길 예정이다. 미세 공정이 적용되는 첨단 로직다이를 수급하기 위한 '길'을 개척한 것이다.

TSMC는 HBM4 로직다이 제조에 12나노와 함께 첨단 공정인 5나노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협력을 통해 SK하이닉스 HBM 제품의 성능 전반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실제 김귀욱 SK하이닉스 HBM첨단 기술팀장은 지난 13일 국제메모리워크숍(IMW) 2024에 참가, “HBM4의 전력 효율은 전작 HBM3E와 비교해 30% 개선될 것”이라며 “대역폭은 1.4배, 집적도는 1.3배 증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HBM 최강자인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 최강자인 TSMC가 기술 연합 관계를 구축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대표적 경쟁사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입지는 점차 좁아져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에, 3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서는 TSMC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약화했다는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쿠팡, '전국 100% 쿠세권' 위한 물류센터 조성 본격화

쿠팡, '전국 100% 쿠세권' 위한 물류센터 조성 본격화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3조원 투자 계획' 외에 분당에 물류센터 신규 임차 추진
광주·제천·김천·대전 등 비수도권에도 물류 인프라 확대
쿠팡·알리 간 물류 경쟁, 수요층 달라 영향 미미할 수도
coupang_20240527-1
‘전국 100% 로켓배송’ 소개 동영상/사진=쿠팡 뉴스룸 유튜브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 속에 쿠팡이 물류 인프라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오는 2027년까지 전국을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해당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도 물류센터 확보를 추진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제천물류센터 착공과 광주 물류센터 준공 일정도 줄줄이 앞두고 있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물류 투자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쿠팡, '2027년 전국 로켓배송' 목표로 3조원 투입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성남 분당에 위치한 저온물류센터를 임차하기 위해 사업주인 페블스톤자산운용과 임차 조건 등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해당 물류센터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403번지에 위치하며 연면적 6만8,069㎡(2만591평)에 지하 3층~지상 5층 1개 동 규모다. 당초 전층 저온센터로 지어졌지만, 최근 상온으로 용도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해당 물류 센터는 지난 3월 쿠팡이 '전국 100% 로켓배송'을 선언했을 당시 발표했던 8곳의 물류 인프라 확대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쿠팡이 이를 변경한 것은 기존 계획에 더해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함으로써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와 온라인 배송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월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확장,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 지난 10년간 물류망 구축에 투자한 금액은 6조2,000억원으로 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3년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쿠세권'이 확대되면 오는 2027년부터는 230여 개 시·군·구(전체 시·군·구의 88% 이상)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구수 기준으로는 전 국민 5,130만 명 가운데 5,000만 명 이상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한반도 최남단 남해군을 포함해 전국에서 주문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배송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coupang_20240526
지난 5월 17일 쿠팡이 게시한 '미래 물류 혁신 대공개' 동영상/사진=쿠팡 뉴스룸 유튜브

광주 물류센터 3분기 준공 예정, 제천은 하반기 착공

쿠팡은 당시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보 지역으로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남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전국 8곳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호남권 최대 물류센터인 광주 물류센터가 오는 3분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3차 산업단지에 연면적 17만㎡(5만1,425평) 규모로 들어서는 첨단물류센터로 쿠팡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첨단설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충북 제천에 조성 중인 물류센터는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쿠팡은 연면적 8만6,891㎡(2만6,284평)에 건축물 2개 동을 짓고 기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제천 물류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 상태가 지속돼 자금 조달이 여의찮아지면서 완공 시점이 1년 이상 지연됐다. 내부적으로 제천 물류센터의 운영 방식을 놓고 의사결정이 미뤄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 쿠팡은 제천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해 용지 매입, 건축 허가 등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착공 일정을 확정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향후 충북·수도권 물류 중개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천시는 통상 2년이 걸리는 물류센터 건립이 끝나면 지역에 500명의 신규 고용을 유발하고 지역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리 vs 쿠팡, 물류 인프라 투자 경쟁 본격화

쿠팡이 물류센터 조성을 본격화함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와의 물류 인프라 투자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1,421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19억원으로 6분기 만에 적자 전환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침투로 인한 위기를 실감했다"며 "쿠팡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물류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센터 등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 알리바바는 지난 3월 한국 현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연내 18만㎡(약 5만4,000평)의 물류센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물류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두 회사가 향후 3년간 투자할 물류센터는 약 50개로 추정된다. 이는 수도권 물류센터 재고의 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주도권은 쿠팡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7조원 이상을 물류센터 투자에 집중한 쿠팡과의 직접 경쟁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B2C 중심의 빠른 배송 속도로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쿠팡과는 수요층이 달라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알리익스프레스가 회사 차원에서는 B2B에 주력하고 B2C 배송은 국내 셀러에게 맡기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바이오 큐라클·HLB 폭락에 흔들리는 국장, 허위 정보 유포에 금융당국 책임론도

바이오 큐라클·HLB 폭락에 흔들리는 국장, 허위 정보 유포에 금융당국 책임론도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수출 물질 반환에 주가 폭락한 큐라클, HLB도 FDA 승인 실패 악재
성과 부풀리기 등 '꼼수'에 얼룩진 바이오주, "투심 위축 당연한 수순"
시장선 금융당국 책임론도, "제재 회피 및 관리 부실 원죄 드러난 꼴"
BIO_down_stock_TE_20240527

투자자들 사이 코스닥 바이오주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표적인 제약바이오 업체 HLB의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지 못한 데 이어 큐라클까지 수출 물질 반환 통보를 받으면서다. 특히 두 업체 모두 성과 부풀리기와 허위 공시 등 논란에 휩싸인 이력이 있는 데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제대로 된 사후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크다. HLB 사태가 장기화할 시 코스닥 시장 전반에 패닉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금융당국의 보다 확실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속속 드러나는 바이오주 '꼼수', 큐라클도 '성과 뻥튀기'

최근 국장이 흔들리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허위·과장 정보 유통, 공시 지연 등 각종 꼼수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탓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큐라클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큐라클은 지난 24일 전장 대비 7.85%(560원) 하락한 6,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2일엔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하기도 했다. 3년 전 유럽 안과 치료제 전문 제약사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에 기술이전했던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CU06)을 떼아 측이 반환하기로 한 사실을 21일 공시한 영향이다.

당초 큐라클은 지난 2021년 10월 27일 기술이전 사실을 전하면서 유럽 1위 안과 전문 기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그 규모가 2조3,000억원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문제는 당시 회사가 낸 공시에 적힌 기술수출 규모는 선급금(계약금) 600만 달러(약 81억원)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억5,750만 달러(약 2,150억원)가 전부였단 점이다. 나머지 2조원은 제품 출시 후 판매액에 대한 로열티(순매출액의 8%)까지 고려한 금액이었다는 게 큐라클 측의 설명이지만, 임상 1상도 마치지 않은 후보 물질을 수출하면서 마일스톤에 로열티까지 성과로 포함하는 건 노골적인 '성과 뻥튀기'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Jinyanggon_HLB_youtube_20240527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17일 자사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신약허가 신청한 것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사진=HLB 유튜브 캡처

주가 폭락한 HLB, '성과 부풀리기' 원죄도 고개

HLB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지난 17일 미 FDA 신약 승인 실패 소식을 전하면서다. 당초 HLB는 자체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함께 사용하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 FDA 승인을 받을 수만 있다면 기업가치 제고는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FDA가 승인 대신 보완을 요구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신약 승인 불발 직전인 16일 종가 기준 9만5,800원이던 HLB는 17일 6만7,100원까지 하락했고, 24일엔 5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27일 마감 시 5만6,200원으로 다소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승인 불발 이전까지 회복하는 건 아직 요원하단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에 진양곤 HLB 회장은 "이른 시일 내 문제점을 보완해 재도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겠단 취지지만, 막상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선 "제발 성과로 증명하라"는 식의 글이 다수 눈에 띈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소적인 건 HLB가 과거 섣부른 낙관론과 자의적 해석으로 금융당국·검찰 조사까지 받은 전례가 있어서다.

HLB는 지난 2019년 6월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FDA 승인 신청이 힘들 것 같다고 언급했다가 불과 3개월 후인 9월 임상 3상에 성공했다고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HLB가 실패에 가까운 임상 결과를 성공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했다고 판단,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이 혐의없음 결정을 내리긴 했으나, HLB의 성과 부풀리기 의혹은 투자자들 사이 여전히 응어리로 남아 있단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주 투심 위축에 '금융당국 책임론' 대두되기도

큐라클·HLB가 연달아 주가 급락 사태를 겪자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마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실제 HLB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국내 대표 제약 바이오 73종목을 담고 있는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9.2%(3,017.54→2,740.71) 떨어졌다. HLB그룹주의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에선 '제약'(9,564.54→8,373.17)과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3,770.84→3,338.08)가 각각 -12.4%, -11.5%로 모두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오주에 대한 신뢰도 하락 문제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유독 바이오주만 투자 과정에서 리스크가 크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HLB 쇼크가 이어질 경우 바이오 업종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패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우량주이자 바이오 대장주로 불렸던 HLB가 신약 개발에 실패한 만큼 동종 업계에 불확실성 리스크를 안겨주는 등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처도 덩달아 도마에 오른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파급이 커졌단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 측은 나름대로 노력을 다했단 입장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바이오주의 허위사실 유포 및 주가 띄우기 사례를 확인하고 계도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모니터링에 착수한 바 있다. 2018년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력해 신약 개발 관련 허위·과장 정보의 유통을 막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기업들의 행태에 대한 제대로 된 사후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단 점이다. 실제로 2019년 당시 금융당국은 바이오주의 주가 띄우기 사례를 모니터링하겠다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제재 계획은 언급하지 않고 투자 '주의령'을 발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바이오 기업 펩트론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음에도 반년 넘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펩트론은 2022년 12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뇨병 치료제 PT403에 대해 제형 확정과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2020년 11월 글로벌(PCT)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고 명시했으나, 실제론 2020년 11월 당시 출원한 특허는 취하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펩트론은 잘못된 내용을 기재한 점을 인정했으나 정정 자료 배포 등 시정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고, 금융당국도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관리 부실'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로기 상태에 빠졌던 두산의 승부수 통했다, 50조 규모 美 SMR 수주 잭팟

그로기 상태에 빠졌던 두산의 승부수 통했다, 50조 규모 美 SMR 수주 잭팟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2조원 규모 SMR 소재 납품
투자로 독점 공급권 따내 "SMR 파운드리 장악할 것"
탈원전 위기에도 SMR로 눈 돌렸던 두산의 7년 결실
global_SMR_TE_20240527_001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최대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 설계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가 주도하는 50조원 규모 프로젝트에 주기기를 납품한다. 뉴스케일파워가 스타트업에 지나지 않았던 5년 전 SMR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적극 투자한 결실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형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글로벌 트렌드가 맞물린 가운데, SMR 시장이 본격 확대되면서 국내 원자력발전 기업이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 美 SMR 설비 수주 "제2의 르네상스 맞이하나"

27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최대 SMR 설계기업 뉴스케일파워가 짓는 37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SMR 건설 프로젝트에 SMR 24기와 증기발생기튜브 등 주기기를 납품하기로 하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공급 물량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같은 대규모 물량을 수주한 배경에는 뉴스케일파워에 대한 초기 투자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가 스타트업이던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400만 달러(약 1,420억원)를 투자하면서 뉴스케일파워가 수주하는 프로젝트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두산은 특히 SMR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7년 전부터 준비에 착수했다. 세계 최초로 SMR 전용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도 확보했다.

지난 3월 뉴스케일파워와 77㎿(메가와트) 원자로 모듈 6기 설치를 위한 소재 제작 계약 체결도 그 일환으로, 제작되는 소재는 미국 유타주 발전사업자 'UAMPS'의 카본 프리(CFPP) 발전소에 사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과의 계약으로 원자로 모듈 6대 제작에 필요한 대형 단조품과 증기발생기 튜브 등 주요 소재 및 원자로 제작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외에도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던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등과도 SMR 주기기 제작 참여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발전사업자 3곳과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1일에는 민간발전사인 엔지(Engie) 칠레법인이 발주한 칠레 화력발전소 연료전환사업도 수주했다. 칠레 사업은 칠레 375㎿ 규모 발전소의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1분기 수주 잔고는 14조9,839억원이며 1분기 수주액은 6,336억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체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25년 1기, 2026년 1~2기를 추가 수주해 중장기적으로 수주액 10조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global_SMR_TE_20240527

SMR 분야 선두 기업 두산에너빌리티, 연평균 1조원대 수주 전망

사실 2019년까지만 해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침몰하는 항공모함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40여 년간 대형 원자로를 34기나 제작한 원전 강자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인해 신규 수주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는 위기의 결정타가 됐다.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건설이 무산되는 데 이어 수출길마저 막히면서 2017년 100%던 공장 가동률은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2011~2020년 사이 4개년을 제외하고 모두 당기순손실을, 2020년에는 이 기간 중 가장 큰 8,3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두산은 악화된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한솥밥 먹던 식구 수백 명을 명예퇴직으로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두산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탈원전이란 풍파를 이겨낼 미래 먹거리로 SMR을 낙점하고 글로벌 선두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다. 이번 뉴스케일파워 프로젝트의 핵심 공급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다.

실제 SMR은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통한다. 전기 출력량 300㎿급 이하인 SMR은 1,000㎿급이 넘는 대형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바로 근처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여기에 탄소중립(Net Zero)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Terrapower) 등 원자력 발전 분야의 글로벌 트렌드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작은 공간에 필요한 부품을 제작 및 조립해야 하는 만큼 원전 주기기 설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물론, 차별화된 소재·용접·제작 기술이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같은 기술력을 보유한 SMR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기자재 시장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조2,000억원대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33년 724억 달러(약 99조원)로 성장한 뒤 2043년에는 2,950억 달러(약 40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기자재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확보하고, 반도체 산업에서 위탁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와 같은 ‘SMR 파운드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doosanenerbility_TE_003_20240527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공장의 뉴스케일파워 전용 원자로 주조 설비에서 작업자들이 소형모듈원전(SMR) 주단 소재를 제조하는 모습/사진=두산에너빌리티

SMR 효용성에 대한 시각차

다만 SMR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갈린다. 방사선 유출 가능성이라는 원자력의 근본적인 문제를 SMR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5월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SMR 설계 방식이 기존 원자로에 비해 고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뉴스케일파워를 비롯해 일본 도시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에서 개발한 세 가지 유형의 SMR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SMR이 기존 발전소보다 최소 9배 많은 중성자 방사화 스틸(Neutron-activated steel)을 생성하며, 관리·처분이 필요한 폐기물량도 2~3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그린피스의 수석 과학자인 더그 파(Doug Parr)도 “SMR 개발자들은 소형 원전의 광범위한 배치를 원하고 있다"며 "이는 방사성폐기물의 위험성 또한 넓은 지역에 분산된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높은 비용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물리학 교수인 MV 라바나(MV Ramana)는 “SMR은 규모의 경제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 기준으로 볼 때 대형 원자로보다 발전 비용이 훨씬 비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 전력 시스템(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의 SMR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된 바 있는데, 그 이유 또한 전력 단위당 비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라마나 교수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의 KW(킬로와트)당 발전 비용은 2만 달러(약 2,700만원)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산정한 2022년 북미 육상 풍력 1KW 발전 평균 비용 1,285달러(약 175만원)의 10배가 넘는다.

유럽연합(EU)이 EU 외 국가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 보조금을 받은 경우 SMR 수출 계약 입찰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유럽 수출길에 빨간불이 켜진 점도 악재다. EU 규정에 따르면 기업이 지난 3년간 5,000만 유로(약 740억원) 이상의 비EU 국가 재정 기여금을 받은 경우 수출 계약이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의 대상은 정부의 직접지원금뿐 아니라 저리 대출과 세제 혜택까지 포괄한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제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기고] 테크 기업 고용 시장 양극화와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구분

[기고] 테크 기업 고용 시장 양극화와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구분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수정

WSJ, 미국 테크 기업들 AI 인재 채용 줄여, A급 인재만 채용
단순 지식 뿐만 아니라 응용력, 협업 능력까지, 팔방미인 따져가며 채용
국내도 늦었지만 개발자와 AI전문가 구분하기 시작해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테크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예전처럼 AI개발자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일부 A급 인재를 제외하면 해고 압박이 심하고, 재교육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부터 줄기차게 주장했던대로, 진작부터 이렇게 됐었어야 했는데, 투자금과 정부 지원금이 넘쳐났던 덕분에 시장의 교정 작업이 좀 늦어졌다고 본다. IT업계의 개발자라는 직군과 데이터 과학자, 혹은 AI 연구자(Researcher)로 불리는 직군 사이에는 아이돌과 판소리 급의 격차가 있다는 것이 조금씩 시장에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Quantum Computers Run AI ScientificAmerican 20240424

테크 혹한기, 개발 의존도 낮추는 기업들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개발 인원을 계속 축소하고 있는 덕분인지 요즘은 더 이상 개발자들이 뻣뻣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고, 실제로 개발자 중에서도 구직자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회사 내 마지막 개발자를 내보내고 1년 사이에 회사 내의 서비스는 완전히 개발 의존도를 0으로 낮췄고, 다른 스타트업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끔 인도 개발팀을 외주로 채용해서 업무를 맡기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로 개발자 의존도를 완전히 0으로 만들었다.

당시 회사에 데리고 있던 개발자들은 코딩을 모르는데 어떻게 데이터 과학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들을 하곤 했는데, 학자들이 쓰는 LaTeX 플랫폼이 수학적인 문서 작업을 모조리 코딩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과, 연구자들이 데이터의 구조에 맞게 수식을 뜯어고쳐서 해결하는 것을 보고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코딩과 데이터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코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감을 잡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인원 자체도 크게 감소했고, 개발자와 데이터 과학자가 완전히 다른 직군이라는 것을 모르면 오히려 놀림감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전해듣는다. 기업들도 데이터 과학자 선발 방식을 변경했고, '코딩 테스트'라고 불리던 기계적인 코드 작업 대신 통계학 지식을 코딩 작업으로 검증하는 것으로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

글로벌 수준에 걸맞는 AI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수요만 증가세

쿠팡처럼 글로벌 수준의 고급 인재들을 채용하는 기업들은 쿠팡이츠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기업들과 배달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격 책정 시스템 구축을 위해 미국 모 대학의 IS(정보 시스템) 전공 교수를 데리고 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개발자들을 데리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쿠팡은 이 분야에서도 미국 아마존을 따라 고급 수학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당장은 담당자 몇 명이 교체된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수학적 역량 차이는 1~2년 안에 시스템의 차이로 나타나고, 결국 쿠팡이츠가 배달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크게 유리한 고지를 조성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이 그렇게 미국 주요 도시 배달 서비스를 장악하기도 했다.

WSJ의 최근 보도가 없더라도 주변에서 A급 인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데이터 과학 및 AI업계 인력들이 대규모 해고(Layoff)되는 사례는 심심찮게 들린다. 모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에 있던 가까운 지인은 자율주행 팀이 해체되고 난 다음에 센서 데이터 처리 대신 공장 자동화 시스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으로 이직했다. 급여는 절반으로 깎였지만, 일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변했었고, 단체 채팅방의 다른 지인들도 '겨울이 왔다(Winter has come)'면서 지금은 타협해야하는 시기라는 평을 쓰기도 했다. 다들 지난 몇 년간이 지나치게 높은 급여를 줬던 시기라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미국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Nvidia)의 주요 AI칩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채용에는 매우 인색한 모습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금도 줄었고, 넘쳐나던 벤처 투자금도 잘 보이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AI 기술직군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크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어느 수준 이상이면 일단은 뽑는다는 철학으로 채용에 임했으나, 금융 경색 등으로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조건을 다 갖추지 않은 인재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면접장에서 요구하는 수학적 이해도의 깊이도 깊어졌고, '대화되는 기술자'에 대한 요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도 자주 나온다.

지식은 기본, 응용력도 따지는 시대

WSJ에 따르면 “개발자 고용 시장은 불균형 상태로, 생성형 AI 관련 지식이나 대규모언어모델(LLM)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특정 유형의 1급 AI 인재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정작 이 같은 기술을 가진 직원은 충분하지 않다”며 “지난 몇 년간 해고된 수천 명의 다른 직원들은 AI 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이력서에 ‘AI’ 유행어를 추가하며 점점 혼잡해지는 고용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은 지난해 12월 기준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관련 직무 기술을 추가하는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42배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링크드인 채용 게시글에서 AI를 언급하는 경우 AI와 관련되지 않은 채용 공고에 비해 17%나 더 많은 입사 지원서를 받는다는 조사도 함께 공개됐다.

그러나 그간 개발자, AI전문가를 채용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을 넘어서 문제 해결 능력, 혹은 민첩한 학습능력이 없으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때문인지 글로벌 기업들 채용 과정을 보면 예전보다 질문-답변(Q&A)을 통해 검증 가능한 사고 속도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기술적인 한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극복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이야기도 늘었다.

항상 시험 문제를 만들 때마다 배운 내용을 응용해서 풀 수 있는 구조를 교묘하게 숨겨놓고, 그걸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내서 작은 단계들을 하나하나 극복하도록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을 쓰는데, 기업들의 채용이 점점 더 내가 지향하는 교육 방식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서 이쪽 시장도 이제 꽤나 성숙한 시장이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시장이 또 어떻게 진화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큰 틀에서 A급 인재가 아니면 퇴출되는 경쟁적인 시장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산업도 고급화 됐고, 원하는 인재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져 버렸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해외 DS] 허위 정보, 팩트체크 넘어 인간 본성 이해해야

[해외 DS] 허위 정보, 팩트체크 넘어 인간 본성 이해해야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현행 허위 정보 대책은 인간을 지나치게 이성적인 존재로 가정해
허위 정보 확산은 정보 부족이 아닌, 인간의 직감·소속감·적대감 등 본성과 관련 깊어
인간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융합해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Missing Human in Misinformation Fixes ScientificAmerican 20240528
사진=Scientific American

소셜 미디어를 둘러보다 보면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글도 있지만, 때로는 화가 나는 글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본인도 모르게 그 글을 공유하고 생각을 덧붙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의도치 않게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람들은 정보의 진위를 따지기보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존의 허위 정보 대책들은 사람들이 항상 이성적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사람들은 직감, 소속감, 심지어 적대감에 따라 움직인다. 허위 정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감정적이고 편파적이며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는 인간의 실제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재고, 허위 정보 확산 방지의 시작

기존의 허위 정보 대책 모델은 인간을 지나치게 이성적인 존재로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정보를 믿는 이유를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 생기는 실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결과 팩트체크가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올랐고, 관련 기관들도 많이 생겨났다. 실제로 60개국에서 200개의 팩트체크 이니셔티브가 확산됐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람들이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 더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성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과거 계몽주의 시대의 핵심 가치였던 객관적인 진실, 사회적 발전, 보편적인 가치는 그 힘을 잃었다. 사람들은 이제 자기만의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옳다고 할 순 없지만, 사람들이 이성적인 판단에 회의적인 건 분명하다.

또한 지금까지의 접근 방식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착하고 윤리적이라고 가정한다. 항상 남을 배려하고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며, 온라인에서도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가짜 뉴스는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속이려고 쓰는 악의적인 기술이라고 여겨졌고, 착한 사람들은 실수를 깨달으면 행동을 바로잡고 건설적인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믿음과 달리, 허위 정보 확산은 악의적인 소수가 아닌 평범한 다수에 의해 이루어졌다. 줌 테러, 악플, 가짜 뉴스 유포 등 인간은 호기심, 사회적 지위 추구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장난스럽고, 때로는 적대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간의 복잡한 면을 간과한 채, 가짜 뉴스를 찾아내는 데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대책은 문제 해결에 한계를 들어냈다.

감정과 집단 정체성이 지배하는 정보 판단

더욱이 사람은 생각보다 감정적인 동물이다. 특히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머리보다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즉 감정이나 습관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연구에서도 감정이 이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온라인 환경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증폭시키고,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감정과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이와 함께 사람은 무리 짓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는 우호적이지만, 외부 집단은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향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영향을 주는데,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생각을 더 믿게 된다. 즉 집단 소속감이 정확한 판단보다 우선시되어, 진실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정보는 객관적인 개인이 아닌, 특정 가치관과 배경을 가진 사람에 의해 평가되기 때문이다. 같은 정보라도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적 소속에 따라 '진짜 뉴스' 또는 '가짜 뉴스'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허위 정보가 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믿게 만드는지 이해하려면, 논리적인 판단보다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사람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모두가 악의적인 차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은 차이에 민감하고 은연중에 편견을 가진다. 이러한 문제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때문에 더욱 심각해졌다. 예를 들어 '정체성 정치'는 미디어를 통해 외부 집단을 배척하거나 비인간화하는 서사를 만들어 내부 집단의 결속을 강화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불행히도 인간의 감정적, 파벌적, 차별적 성향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정보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현실적인 인간상 중심의 허위 정보 연구, 다양한 학문 분야의 협력 강조

허위 정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간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사상가나 악의적인 정보에 속는 수동적인 대중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 집단 정체성, 심지어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주체로서 정보에 반응하는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허위 정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백신을 안 맞는다거나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건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는 더 깊고 복잡한 사회적 감정들이 얽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생각보다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비로소 겸손한 자세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허위 정보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고 가짜 뉴스가 왜 특정 집단에 더 매력적인지, 여러 분야의 지식을 동원해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거짓 정보 문제에 접근하면, 허위 정보가 퍼지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자율주행 축소·전기차 확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전략

자율주행 축소·전기차 확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전략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전기차 부품 투자 늘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정조준, 자율주행 투자는 축소
"기술력이 이끌었다" 해외 완성차 기업 대상 수주 급증
hyundai_mobis_20240527

현대모비스가 올해 전기차 부품과 차량용 칩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비용의 한계로 자율주행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과감하게 자율주행 관련 투자를 줄이고 전기차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투자 확대하는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설명회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를 개최했다.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는 현대모비스의 기술 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을 현지 기업들과 공유하고, 미래 투자 계획을 설명하는 행사다.

미첼 윤 모비스 실리콘밸리 벤처스(MVSV) 디렉터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부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투자 비중을 기존 절반에서 70%까지 늘리고 파트너십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디렉터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수요 둔화를 겪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친환경 차량의 시대는 도래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과 청정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용 반도체 투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윤 디렉터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차량 내 소프트웨어의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하려면 고사양 칩이 필수적”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안정적인 칩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간 큰 비중을 차지하던 자율주행 관련 투자는 축소하기로 했다. 사실상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현실화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고, 개발 비용 부담 역시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포드와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는 지난 2022년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애플 역시 최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포기한 바 있다.

차량 성능 제고에도 '주목'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관련 투자를 전반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주행 시 공기 저항을 줄이는 전기차용 '프론트 페이스 통합 모듈'을 공개, 차량 주행 성능 향상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프론트 페이스(Front Face)는 램프, 그릴, 후드 등이 위치한 차량 전면부를 의미한다.

현대모비스의 새 통합 모듈에는 그릴과 후드 등의 일부가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회사 측은 외부 공기를 유입시키고 열 교환을 거친 공기 배출을 유도하는 등의 융복합 공력 시스템만으로 전기차의 항속 거리가 약 20㎞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항속거리는 연료나 배터리를 가득 채우고 최대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뜻한다.

front_face_hyndai_20240527
프론트페이스 통합 모듈/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디자인과 센서 보호를 위해 주행 중에만 외부로 돌출돼 작동하는 라이다, 충전 시작 단계에서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충전 완료 후 자동으로 충전기를 회수해 주는 등의 신기술도 모듈에 함께 적용했다. 운전자가 직접 충전을 마무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며 편의성을 개선한 셈이다.

탄탄한 전기차 부문 실적

현대모비스의 공격적인 전기차 투자는 탄탄한 전기차 부문 실적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유럽·북미 등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전년보다 98% 늘어난 92억1,600만 달러(약 12조5,326억원)에 이르는 물량을 수주했다. 이는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기업에서 수주한 물량만 집계한 액수다.

해외 수주 호조를 견인한 것은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시스템(BSA)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독일 폭스바겐에서 수조원대 BSA를 수주한 바 있다. BSA는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터리팩과 배터리 관리 장치 등을 합친 모듈로, 전기차 주행거리 등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BSA는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이 실적 성장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현대차그룹이 경쟁사 대비 전기차 전환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기술력 역시 눈에 띄게 강화됐다는 시각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2022년 모듈 제조사 '모트라스', 부품 제조사 '유니투스' 등을 출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주요 부품 공급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방사성 폐기물 줄인다" 핵변환 기술, 스위스에서 최초 승인 떨어져

"방사성 폐기물 줄인다" 핵변환 기술, 스위스에서 최초 승인 떨어져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핵변환 기술, 스위스 국영 기관에 인정받았다
현실화 위해선 ADS 가속기 등 추가 연구 필요
핵폐기물 부담 경감 기대, 높은 초기 비용은 걸림돌
switzerland-nuclear_20240527

스위스 당국이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핵변환' 기술을 승인했다. 장기간 연구 단계에서 횡보하던 기술이 최초로 정부 차원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스위스 나그라, 핵변환 기술 승인

25일(현지시간) 방사성 폐기물을 관리하는 스위스 국영 기관 나그라(Nagra)는 "핵변환 기술을 통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트랜스뮤텍스가 개발한 핵변환 기술을 수 개월간 검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핵변환은 한 원소를 다른 형태의 동위 원소나 다른 원소로 변환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트랜스뮤텍스는 입자 가속기와 반응기로 플루토늄이나 기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남기지 않는 금속인 토륨과 중성자 입자를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우라늄 동위 원소가 생성되고, 해당 동위 원소가 핵분열을 일으켜 에너지를 방출하게 만들었다. 나그라는 트렌스뮤텍스의 핵변환 기술이 방사성 폐기물의 방사능 지속 기간을 500년 미만으로 줄일 뿐만 아니라 폐기물의 부피도 크게 감축시킨다고 판단했다. 

트랜스뮤텍스의 프랭클린 세르반-슈라이버 최고경영자(CEO)는 “핵변환은 핵폐기물 처리 기관이 폐기물량을 줄이고자 진지하게 받아들인 최초의 기술”이라며 “이 기술은 전 세계 핵폐기물 99%에 사용될 수 있고, 방사능이 남아있는 시간을 500년 미만으로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핵변환) 기술은 1,000년 동안 폐기물의 방수 보관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 과정에서 폐기물량도 80%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nuclear_20240527
사진=pixabay

핵변환의 중심축 'ADS'

핵변환 기술은 사용 후 연료의 재처리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HLW, High Level Waste)에 함유돼 있는 마이너 악티니드(MA, Minor Actinide)와 장수명 핵분열생성물을 분리, 단수명 또는 안정적인 핵종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핵변환 기술의 중심축은 핵변환 전용 시스템인 ADS(Accelerator Driven Systems)다.

ADS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가속기가 필요하다. 가속기를 이용해 빠르게 가속된 양성자를 납 등 특정한 물질에 충돌시켜 원소의 원자핵을 깨뜨리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중성자를 활용해 미임계 노심에서 핵분열의 연쇄 반응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ADS용 가속기를 위한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Oak Ridge 연구소 핵파쇄중성자원시설(SNA)의 초전도선형가속기 △일본원자력개발기구(JAEA) J–PARC의 3GeV 싱크로트론 △스위스의 SINQ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30MW급의 대출력 양성자가속기는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후 가속기의 출력을 1 자릿수 이상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비용'

핵변환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고준위 폐기물의 양을 크게 줄이고 저장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경수로 사용 후 연료 재처리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이 자연의 천연 우라늄과 동일한 '잠재적 위해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약 1만 년의 저장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핵변환을 통해 MA를 1/10로 줄이면 저장에 필요한 기간은 수천 년까지 단축될 수 있다. MA가 1/100까지 감소한다면 필요 기간은 수백 년으로 감소한다.

추후 관건은 '비용'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핵변환 기술의 높은 초기 비용이 잠재적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스위스 당국의 인정은 핵변환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할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트랜스뮤텍스가 개발한 기술의 근간이 된 유럽 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 한 대의 건설 비용은 47억5,000만 달러(약 6조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입자 가속기와 결합된 반응기를 구축하는 비용이 명확하게 책정되지는 않았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해외 DS] 챗봇 심리 분석부터 뇌과학 기술까지, AI 블랙박스를 열기 위한 연구 경쟁 활발

[해외 DS] 챗봇 심리 분석부터 뇌과학 기술까지, AI 블랙박스를 열기 위한 연구 경쟁 활발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LLM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는 XAI 기술 연구의 필요성 대두
심리학적·신경과학적 기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LLM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자 노력해
그러나 기업의 AI 모델 설명을 의무화하는 법적 규제는 아직 미흡한 상황, 공개된 정보 또한 제한적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How Does Chatgpt Think ScientificAmerican 20240524
사진=Scientific American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AI의 복잡한 학습 과정은 마치 '블랙박스'처럼 베일에 싸여 있어 그 원리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이하 XAI)'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XAI는 AI가 특정 결론에 도달한 이유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AI가 특정 이미지를 고양이로 분류한 이유를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복잡한 LLM, XAI로 설명 가능해질까?

아울러 XAI는 단순히 AI의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AI 시스템의 안전성, 효율성, 정확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아가 규제 당국의 AI 관리를 돕고, 인간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XAI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특히 수백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의 복잡성은 XAI의 설명력을 더욱 제한한다.

LLM은 압도적인 편의성과 자연스러움으로 이미 의료 상담, 컴퓨터 코드 작성, 뉴스 요약, 학술 논문 작성 등 다양한 분야에 깊숙이 통합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잘못된 정보 생성, 사회적 편견 강화,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일으켜, LLM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XAI의 개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LLM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 확률적 앵무새 vs 사고하는 존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LLM을 '확률적 앵무새'라고 부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LLM이 이전에 본 텍스트의 패턴을 결합하여 글을 생성할 뿐, 그 내용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러한 모델은 종종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이는데, AI 기업들이 안전장치를 강화하려 노력하지만, '환각'이나 '탈옥' 현상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연구자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클로드(Claude)' 모델을 개발한 AI 회사 앤스로픽(Anthropic)의 연구팀은 LLM이 특정 발언을 하는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인간과 유사한 논리적 사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52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LLM에 관한 연구를 통해 모델이 질문에 답할 때 사용하는 학습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델의 최종 발언이 특정 시퀀스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시퀀스에 걸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모델이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고와 추론을 통해 일반적인 답변을 생성한다고 해석했다.

심리학적 접근을 통한 챗봇 작동 원리 분석

LLM은 단순히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확률적 앵무새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인간과 유사한 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챗봇의 작동 원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챗봇이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인간 심리학에서 적용되는 방식과 유사하게 챗봇에 직접 질문하고 그 답변을 분석함으로써 챗봇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의 컴퓨터 과학자인 틸로 하겐도르프(Thilo Hagendorff)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기계 심리학’이라고 부르고,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복잡한 학습 과정을 밝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2022년 구글의 연구팀은 ‘연쇄적 사고 프롬프트'(Chain of Thoughts, 이하 CoT)라는 기법을 통해 LLM의 ‘사고’를 이해하고 더 정확한 답변을 도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사용자가 예시 질문과 단계별 답변 과정을 보여준 후 실제 질문을 하면, 모델이 이를 따라 사고 흐름을 출력하여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챗봇이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할 경우 엉뚱한 논리를 정당화하는 환각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챗봇의 심리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

신경과학 기법 활용한 새로운 접근

결국 인공지능 모델의 내부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각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수적이다. 즉 LLM이 생성하는 거짓 정보를 탐지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거짓말 탐지기 설계에도 활용되는 신경과학의 뇌 영상 스캔 기술을 응용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앤디 저우(Andy Zou)와 그의 연구팀은 챗봇에 거짓말과 진실을 번갈아 말하게 하면서 ‘뉴런' 활동 패턴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진실성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새로운 질문에 대한 챗봇 답변의 진실성을 90% 이상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특정 패턴을 활성화시켜 챗봇의 정직성을 높이는 성과도 거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인과 관계 추적' 기술을 통해 AI 모델이 특정 답변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신경망 영역을 식별하고, 해당 매개변수를 조정하여 모델의 지식을 수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모델 전체를 재학습시키지 않고도 부정확하거나 오래된 정보를 수정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인과 관계 추적 기술은 신경과학 기반의 거짓말 탐지 기술과 함께 AI 환각 현상을 제어하고 LLM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모델 설명의 중요성과 규제 필요성

AI 연구자들이 모델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기업 역시 모델에 대한 설명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연합은 AI 법안을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설명 가능성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LLM은 아직 고위험 시스템으로 분류되지 않아 법적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자연어 연구의 전문가인 샘 보우먼(Sam Bowman) 뉴욕대 교수는 오픈AI와 같은 일부 기업이 자사 모델의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픈AI는 안전상의 이유로 모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AI 기술 발전과 신뢰 구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우먼 교수는 지적했다.

이렇듯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명확한 규제 마련을 통해 AI 기술의 건강한 발전을 이끌어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2 weeks
Real name
이시호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