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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유화 vs 관망" 정상회담 앞두고 엇갈린 美·中 셈법, 전략 경쟁 축은 무역 넘어 '북한 변수'로

[미·중 정상회담] "유화 vs 관망" 정상회담 앞두고 엇갈린 美·中 셈법, 전략 경쟁 축은 무역 넘어 '북한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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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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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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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정상회담 앞서 中에 유화적 메시지 보내
관망세 유지하는 中, 무역 갈등보다 北 중심 동북아 안보에 초점
"동북아 영향력 강화 명분" 北, 美의 대중 견제 카드로 떠올라

미국이 오는 5월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유화적 발언을 내놓으며 중국과의 충돌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반면 이란 전쟁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관세 부담까지 일부분 해소된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신호에 호응하는 대신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양국의 셈법이 엇갈리는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향후 정상회담에서 기존 갈등의 핵심 축이었던 무역 문제보다 북한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정세 관련 사안이 핵심 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변화 국면 접어든 美·中 관계

8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워싱턴 D.C의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대규모 대결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특히 첨단 제품과 제조업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했다"며 "이는 중국과 다시 싸우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경제·외교적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관리 차원의 발언으로 읽힌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미·중 관계까지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세계 경제의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미국이 전략적 안정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중국은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분석한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존 친 연구원은 미국 ABC방송을 통해 이란 전쟁이 중국에 장기적으로 중요한 이점을 제공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친 연구원은 "중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국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라며 "미국이 중동에 몰두하는 현 상황은 중국에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군사 자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대거 이동한 상태다.

아울러 친 연구원은 시 주석이 이란 전쟁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는 것이 굳이 전쟁에 대해 언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중국 등을 거론하며 "해협 폐쇄의 영향을 받는 나라들이 이곳을 지나는 선박을 호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은 소비하는 에너지 대부분을 국내 석탄을 통해 조달하고 있으며, 일부 에너지는 러시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도 중국에 돌아오는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中 외교부장, 이달 중 방북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무역 관련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 중 다수가 무효화된 지금 미국이 관세 문제에서 중국에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며 "아마도 관세를 다시 인상하지 않겠다는 약속 정도일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최근 미국 대법원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임시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에 적용된 실제 관세율은 대폭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이었던 관세 논쟁이 힘을 잃은 것이다.

무역 대신 동북아 지역의 안보 문제가 주요 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방북 일정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8일 북한 국영 조선중앙통신은 왕 부장이 이달 9~10일 외무성 초청에 따라 방북한다고 밝혔다. 당초 왕 부장은 북한의 9차 당대회 직후이자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전인 지난달 초 평양 방문을 추진했으나, 해당 계획은 이란 전쟁 개전 여파로 무산됐다. 방북 이후 왕 부장은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북이 단순한 우호 제스처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북한이 러시아, 이란 등과 밀착 관계를 유지하면 미국의 한반도 군사 개입 명분이 커지게 되고, 그 부담은 결국 중국으로 돌아온다"며 "중국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감싸기보다, 자국의 전략 환경을 해치는 행동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접촉은 북한에 자제와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관리 차원의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북 대응 노선 선회한 美

외교가는 왕 부장의 방북이 미·중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진행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간에 한반도 문제를 두고 사전 의제 조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 도중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방한 당시 김 위원장을 향해 대화의 신호를 거듭 보냈으나, 김 위원장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이처럼 북한이 양국 관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미국의 대북 대응 전략 변경이 있다. 과거 미국은 북한을 ‘핵 문제 해결 대상’으로 인식해 왔다. 1994년 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핵 개발 동결을 조건으로 경수로 지원과 관계 정상화를 약속한 협상이었고, 2000년대 6자 회담 역시 북핵 폐기를 중심 의제로 진행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북·미 정상회담 또한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전략 문서 등에서 비핵화 및 북한과 관련한 언급 비중이 줄어들고 미·중 경쟁 구도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단순한 비핵화 대상이 아닌 대중 견제를 위한 전략적 변수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향후 미국은 북한발(發) 변수를 활용해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자체 군사력과 동맹 공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중국을 압박할 명분과 수단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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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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