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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채 수익률 2% 돌파 시나리오 부상, 디플레 전제 깨지고 금리 재평가 시작

中 국채 수익률 2% 돌파 시나리오 부상, 디플레 전제 깨지고 금리 재평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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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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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 정책 기조 속 시장금리 상승’ 괴리 발생
부동산 부양 시도에도 침체 장기화 불가피
저금리 성장 논쟁 재점화, 글로벌 시장 촉각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중국 국채 시장의 흐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간 물가 하락을 전제로 유지되던 저금리 환경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시장에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2%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소비자물가와 생산 관련 지표가 동시에 움직이자, 시장은 일찌감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금리 향방에 변화가 예상되며 부동산 시장의 회복 흐름 또한 차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중국의 저물가 수출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물가 반등에 국채 금리 상승 조짐

8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전제로 전개되던 중국 국채 시장에 최근 균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등 지표가 연이어 강세를 보이는 등 채권 강세장이 무너질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현재 10년물 기준 중국 국채 금리는 연 1.8%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집계한 지난해 중국 채권 발행 규모는 전년 대비 18.2% 증가했는데, 대규모 발행에도 금리는 되레 내려앉는 이례적 흐름도 올해 3월 이후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내 박스권을 돌파해 2%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린 송 ING은행 그레이터차이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0년간 연 4% 안팎의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경제에서 10년물 금리가 2%를 밑도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짚었다. 중국 카이위안증권 역시 “올해 하반기 금리가 2~3% 범위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금리를 얼마나 더 낮춰야 하는지 논의되던 환경과 비교하면, 시장의 기준 자체가 급격히 이동한 셈이다. 

물가 흐름 역시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국 내 제조원가 부담이 상승했고, 화학업체에서 중국 최대 백주 업체에 이르기까지 가격 인상 사례가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30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 격차는 약 4년 만에 가장 넓어졌으며, 이 격차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골드만삭스와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올해 인민은행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하거나 대폭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당국이 불과 몇 달 전까지 유지해 온 정책 방향과 대비된다. 지난 1월 인민은행은 ‘적절히 완화적’을 기조로 삼고 물가 회복 촉진과 유동성 공급 확대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대출우대금리(LPR)는 2024년 10월 3.35%에서 3.10%로, 지난해 5월 3.0%까지 낮춘 뒤 7개월째 동결 상태였다. 당시 인민은행은 “자금 조달 여건을 완화적인 상태로 유지해 총신용의 합리적 증가와 균형 잡힌 대출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전쟁발 유가 상승과 물가 반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 대응을 전제로 설계된 정책 환경 자체가 빠르게 흔들리는 형국이다.

금융 완화 정책 조정 국면

시장은 이러한 흐름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에 주목했다. 중동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포함한 금융 완화 정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핵심 대안으로는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주택공적금 활용 확대가 거론됐다. 이 가운데 주택공적금은 직장인이 매달 적립하는 장기 적금 형태로 주택 구매 시 대출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그간 대출 지원 수준에 머물던 해당 제도를 관리비 지불이나 주택 개조 등 주거 소비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제시되며 정책 수단 자체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정책 완화는 주요 도시 전반으로 확산됐다. 베이징은 자녀 두 명 이상 가구에 대해 5환(5순환도로) 이내 상업용 주택 추가 구매를 허용했고, 외지인의 주택 구매 요건도 사회보험료·소득세 납부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상하이는 외지 출신이라도 사회보험료·소득세를 1년 이상 납부하면 외환선 바깥 지역에서 주택을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그 결과 베이징 주택 거래량은 2024년 12월 24일부터 이듬해 1월 25일까지 한 달간 이전 한 달 대비 33% 증가했고, 상하이 중고 주택 거래량도 15% 증가했다. 또 다롄(1.84%), 우한(0.74%), 칭다오(0.51%)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사례도 포착됐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분위기는 이러한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3월 말 기준 건설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우정저축은행·교통은행 등 6대 국유 은행의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24조4,800억 위안(약 5,368조7,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7,100억 위안(약 155조6,8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2022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감소 흐름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단순 금리 요인보다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가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수요 구조 또한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가 약화되며 집값 상승 기대도 동시에 낮아졌고, 이에 따라 2022년 말부터 ‘조기 상환’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금리 하락으로 조기 상환 열기는 다소 완화됐지만, 대출을 줄이려는 경향은 계속됐다. 충칭의 한 주택 구매자는 “대출 이자가 투자 수익을 웃돈다”며 예금 만기 시 대출 상환을 우선하겠다는 판단을 밝혔다. 중국 내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 매출 역시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23% 감소하는 등 신규 시장으로 확산하지 못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의 ‘저금리 성장’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양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공식 발표했다. 1991년 이후 35년 만의 최저 목표치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시장은 이 수치조차 정치적으로 설계된 결과물인지 따져 물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경제 전문가 리헝칭은 중국 지방정부 재정의 핵심인 토지 매각 수입이 지난해 14.7% 급락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표면상 4.5~5% 성장 목표와 재정·세수 지표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중국식 저금리 체제가 성장 둔화를 가리는 장치였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국의 민간 수요 부진과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의 지속적 하락을 근거로 경제 활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리커창 지수’라 불리는 △전력 소비 증가율 △철도 화물 운송량 △은행 대출 증가율이 일제히 공식 GDP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평가다. 여기에 부동산 산업 위축이 겹친다. 중국 경제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은 지난해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17.2% 감소했고, 신규 착공 면적도 20.4% 줄었다. 시장 침체가 은행의 부실채권, 그림자금융 부문으로 충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다만 일부 낙관론도 존재한다. 지난 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중동 전쟁 여파로 미국과 유럽에서 국채 매도세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국채가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81%로 2월 말 이후 소폭 하락한 반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38%p 올라 4.34%까지 치솟았고 영국 길트 금리도 0.7%p 급등했다. 이를 두고 T.로프라이스의 빈센트 청은 “(중국은) 수요가 묶여 있는 자본이기 때문에 충격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JP모건자산운용의 제이슨 팡은 “매우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장기간 세계 시장에 공급해 온 ‘저물가 수출’ 효과가 약해질 것이란 관측에는 이견을 찾기 어렵다. 과잉 설비와 보조금에 기대 저가 물량을 대규모로 밀어내던 중국 특유의 수출 전략이 흔들리면,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0개월 넘게 이어 온 하락 흐름도 방향 전환 압력을 받게 된다. 애덤 마든 T.로프라이스 매니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짓누르던 중국발 디스인플레이션 효과가 약해지는 추세”라면서 “전 세계가 물가 상방 압력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저금리·저물가 조합이 느슨해질수록 그 여파는 글로벌 금리와 가격 체계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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