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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권 지지”만 반복한 중국, 군사적 지원 질문엔 무응답으로 ‘선 긋기’

“이란 주권 지지”만 반복한 중국, 군사적 지원 질문엔 무응답으로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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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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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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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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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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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원 여부 두고 원론적 견해 되풀이
에너지 안정·외교 균형 우선하는 전략
미국도 전면전 부담, 제한적 충돌 가능성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대응 방식이 국제 정치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공식 입장에서 '주권 지지'라는 외교적 표현을 반복하면서도 군사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러한 태도는 중국과 이란의 동맹 구조가 실용주의에 기반한 무역 파트너에 불과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한편, 미국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전면전 확산 가능성을 낮추는 메시지를 내놔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확인된 실제 지원 사례 전무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지원 여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마오 대변인은 “중동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직접적 지원 계획을 묻는 말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는 이란의 주권을 외교적으로 지지하되, 군사적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은 의도적으로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이란과의 경제적 관계를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구매해 온 최대 수요처다. 이는 곧 이란 경제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의 에너지 거래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적 연결과 달리 군사적 차원의 지원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외교계에선 “중국이 이란과의 에너지 협력은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직접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적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방향으로 외교 전략을 조정하려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최근 공개된 사례들은 중국의 이중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보도에서 “이란 국영 해운사(IRISL) 소속 화물선 ‘샤브디스(Shabdis)’호와 ‘바르진(Barzin)’호가 중국 광둥성 주하이 가오란 항을 떠나 이란으로 향했다”고 전하며 “위성 이미지와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두 선박은 항구에 입항했을 때보다 출항 시 선체가 더 깊이 잠긴 상태였다”고 짚었다. IRISL이 가오란 항에서 고체 로켓 연료 전구체인 과염소산나트륨을 선적했고, 중국이 이를 묵인함으로써 이란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다만 이런 간접 지원 역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군사 지원으로 이어지는 형태는 아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그랜트 럼리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이란을 노골적으로 군사 지원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의 경제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공산이 크다”면서 “중국으로서는 특정 국가 편에 서는 군사적 개입이 에너지 공급망과 중동 외교 전략 전반에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이란에 직접적인 무기 지원이나 군사 동맹 형태의 개입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외교계의 중론이다. 

‘지원 의혹’에도 소극적 태도 일관

이런 맥락에서 이란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는 ‘전략적 거리두기’로 요약된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사 장비와 재정 지원을 대규모로 제공하며 전쟁 수행 능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한 방식과 대비된다. NATO 회원국들은 전차와 장거리 미사일, 방공 체계 등 핵심 무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했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까지 동원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다. 반면 중국의 대응은 정치적 메시지와 외교적 입장 표명에 그치고, 전쟁 수행 능력을 직접적으로 바꿀 형태의 지원 체계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러시아 역시 유사한 방식의 제한적 관여 전략을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초 보도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미군 병력과 함정, 항공기 위치 및 이동 경로와 관련된 정보를 이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해당 정보는 러시아 군사 위성망을 통해 확보된 영상 자료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정보가 실제 공격에 활용됐는지는 미지수다. 최근 쿠웨이트의 미군 임시 숙소가 드론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미군 6명이 사망하면서 관련 의혹이 확대되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이란 관계의 비대칭적 경제 구조 역시 중국의 선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의하면 이란에 중국은 전체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반면 중국의 무역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그친다. 에너지 거래에서도 이란의 중국 의존도는 80%에 달하지만, 중국의 이란 의존도는 13% 수준에 머문다. 이를 두고 CSIS는 “양국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비대칭적이며, 실용주의에 기반한 무역 파트너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군사 협력의 역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에 항공기와 미사일, 포병 장비 등을 공급했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모든 무기 판매를 공식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동 전쟁을 계기로 중국산 방공 시스템이나 미사일 기술 지원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전장에서 중국산 무기가 확인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 셰강정은 “군사적 지원은 중국이 중동에서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이란과의 관계 역시 군사적 연루와는 다른 경로를 통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 시 美 군사·재정 부담↑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델라웨어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매우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을 위한 조건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나아가 미국이 군사 충돌을 이어가면서도 전면적인 지상전에 들어가는 상황은 매우 신중하게 계산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향방에 대해서도 확정적인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묻는 말에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답하면서 “확실한 건 우리가 전쟁에서 크게 이기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군사 작전의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지상군 투입 여부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현재 전황과 실제 확전 가능성 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논의하기에 이르다”며 “추후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상군 투입이 갖는 군사적·정치적 부담 역시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된 쿠르드 세력의 전쟁 개입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그들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쿠르드 측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맞으나, 전쟁을 지금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다치거나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전쟁 범위가 확대될 경우 중동 지역의 여러 세력이 동시에 충돌하는 복합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란 역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언론 NBC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측에 휴전을 요청한 바 없다”고 일축하며 “(미국과) 협상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상 침공을 비롯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그들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분쟁의 성격이 지금과 같은 제한적 충돌 단계를 넘어 장기적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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