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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한계에 정계 압박까지" 신음하는 美 AI 인프라 시장, 스타게이트 텍사스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도 취소

"전력 한계에 정계 압박까지" 신음하는 美 AI 인프라 시장, 스타게이트 텍사스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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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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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게이트 핵심 거점 애빌린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 제동
전력망 부족·정부 제재 등 악재 쌓이며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오픈AI, 자체 인프라 구축 대신 외부 컴퓨팅 자원 조달 늘려

미국에서 진행되는 5,000억 달러(약 743조원) 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시설 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참여 기업들 간의 파트너십이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는 가운데, 전력망 한계·정계 압박 등 악재가 누적되며 투자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참여사이자 관련 업계 선두 주자인 오픈AI는 자체 인프라 강화보다는 외부 자본·인프라를 활용한 컴퓨팅 자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삐걱거리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오라클과 오픈AI가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 데이터센터의 용량 확장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애빌린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초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이 백악관에서 발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양 사는 지난해 중반부터 AI 전용 클라우드 기업인 크루소와 함께 기존 1.2기가와트(GW) 규모였던 애빌린 데이터센터 시설을 2.0GW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확장 계획이 백지화된 원인으로는 사업 참여사들의 불안정한 파트너십이 꼽힌다. 오라클·오픈AI·크루소는 천문학적인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비용 분담과 관련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오픈AI가 필요 컴퓨팅 자원 규모를 수시로 변경하며 파트너사의 신뢰를 훼손한 점도 문제가 됐다. 오라클과 크루소는 표면적으로 "파트너십이 견고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계획 철회를 통해 내부 갈등이 상당했음이 사실상 입증된 셈이다.

부족한 전력 인프라 역시 장애물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미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부하는 지난 10년 사이 대폭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23년 176테라와트시(TWh)에서 2028년 325~580TWh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전력망은 송전 용량 부족으로 인해 이 같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2,300GW 규모의 전력 용량이 전력망 연결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실정이다.

이 같은 한계로 인해 데이터센터 시장 전반의 투자 열기도 주춤한 분위기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그룹이 공개한 '2025 미국 데이터센터 연간 시장 보고서'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미국 내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총용량은 5.99GW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6.35GW) 대비 약 5.7% 줄어든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던 2020년 이후 처음 나타난 감소세다. 해당 기간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메카로 꼽히는 노던버지니아에서는 착공 물량이 29%나 급감했으며, 오레곤주 힐스보로(-15%), 실리콘밸리(-14%)에서도 관련 투자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美 정계, 데이터센터·빅테크에 '눈총'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장벽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관련 시장에 대한 정계의 압박이 점진적으로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민주당·공화당은 나란히 데이터센터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 중이다. 민주당 진영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전국 단위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주장했고,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역시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요금 인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주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지아주·버몬트주·버지니아주 등이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뉴욕주 의원들도 데이터센터 신축·운영과 관련한 신규 허가를 최소 3년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일리노이주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전기 요금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부여하던 인센티브의 철회를 추진하고 있으며, 뉴멕시코주에서는 환경 오염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이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공사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노던버지니아에서는 소음과 경관 훼손을 참지 못한 주민들이 아예 지역을 떠나 이사를 가는 '데이터센터 난민' 현상까지 발생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력망 과부하의 주요 원인인 빅테크 기업들에 직접적인 책임을 부과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빅테크 기업 경영진이 지난 4일 서명한 '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에 따르면, 향후 각 기업은 신규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마다 자체 전력 공급 시설을 건설하거나 임대, 구매해야 한다. 가급적 자체 발전소를 갖추는 것이 권장되며, 정부는 이 경우 인허가에 걸리는 기간을 2~4주로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기존의 송·배전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드는 비용도 자체적으로 납부하게 된다.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담이 대폭 가중된 셈이다. 서명에 참여한 기업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아마존, 오라클, xAI 등이다.

오픈AI의 임시방편

이처럼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력망과 규제 문제에 가로막히자, 오픈AI는 최근 외부 인프라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갑작스러운 대응이라기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우회 조달' 전략의 연장선에 가깝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3월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와 119억 달러(약 17조6,830억원) 규모의 5년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5월에는 40억 달러(약 5조9,440억원) 상당의 추가 용량 확보 계약도 맺었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380억 달러(약 56조4,680억원) 규모의 7년 계약을 확정지으며 외부 GPU 인프라 조달처를 한층 확대했다.

아울러 오픈AI는 직접 소유·건설을 전제로 한 인프라 전략을 뒤로하고 보다 현실적인 절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당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출범 초기부터 참여 기업들 간 리더십 및 조정 기능 부재로 상당한 혼선을 겪었다. 이에 오픈AI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직접 임차하거나 일부 소유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때 복잡한 스타게이트 합작 구조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오픈AI를 중심에 둔 양자 계약이다. 오픈AI와 오라클은 지난해 7월 미국 내 복수 부지에서 총 4.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공사 지연이나 비용 초과 시 손실을 나누고, 비용 절감 시 이익을 배분해 경제적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는 구조다.

소프트뱅크도 오픈AI와 양자 협력 구도를 구축했다. 텍사스 밀럼 카운티의 1GW 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는 당초 오픈AI가 첫 자체 건설 데이터센터로 낙점했던 사업이지만, 개발과 소유권을 둘러싸고 소프트뱅크 측과 이견이 생겼다. 이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협상을 거쳐 올해 1월 오픈AI가 장기 임차인으로서 설계 통제권을 갖고, 소프트뱅크 측이 개발과 소유를 맡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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