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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까지 날아든 전쟁의 그림자, 걸프 부국 ‘안전지대’ 신화 균열

두바이까지 날아든 전쟁의 그림자, 걸프 부국 ‘안전지대’ 신화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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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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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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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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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랜드마크 화재, 인근 파편 낙하
방어 강화 흐름→중동 무기 시장 ‘꿈틀’
두바이 유입된 글로벌 자금 이동 가능성
1일(현지시각) 두바이 주메이라에 위치한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에 드론 파편 충돌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사진=X 캡처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의 영향이 걸프 지역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요격된 드론과 미사일 파편이 도심에 떨어진 사례가 확인되면서 걸프 부국들도 전쟁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관광·금융 중심지로 성장한 두바이에서도 피해가 발생하는 등 해당 지역의 ‘안전지대’ 인식에도 위협을 가하는 형국이다. 이는 다시 글로벌 금융 허브 경쟁에서 자금 이동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요격된 드론 파편에 피해

4일(이하 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두바이 정부 공보국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요격된 드론 1대의 파편이 부르즈 알 아랍 외벽에 부딪혀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며 “소방당국이 신속히 진압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 연안 고급 리조트가 밀집한 인공섬 주메이라에 위치한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은 두바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힌다. 공보국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이 호텔 외벽에 충돌하며 불이 났다”면서 “공습 대응 과정에서 두바이국제공항 터미널 홀 일부에도 경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동 지역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하면서 벌어졌다. 이란은 사우디,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 국가들을 향해 1,0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UAE에서는 수도 아부다비에서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면서 1명이 숨졌고, 두바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로 공항 직원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 낙하 피해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확인됐다. 두바이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팜 주메이라 일대에서는 요격된 미사일 잔해가 낙하하며 건물 외벽과 차량이 파손되는 피해가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가 취재를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한 4일에도 일대 건물 외벽에는 충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건물 주변 바닥의 유리 파편 역시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조금만 다른 방향으로 떨어졌을 경우, 건물 내부에 있던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설명도 뒤따랐다. 

주민들의 생활 공간을 비롯한 민간 시설이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의 영향권에 들어간 사례가 확인되면서 걸프 지역에선 전쟁의 간접 피해 가능성이 현실적 위험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특히 지금까지 지역 안정에 기반해 관광·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두바이도 분쟁의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근 지역의 안전지대 인식에도 균열이 나타났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페르시아만 전문가 신치아 비앙코는 “두바이 자체가 불안정한 지역 속에서 ‘안전한 오아시스’라는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번 피해 사례는 최악의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방어체계 및 무기 도입 확대 조짐

이런 가운데 걸프 각국에서는 미사일 방어 체계와 도시 기반시설 보호 능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군 기지뿐 아니라 걸프 지역 국가들의 공항과 호텔, 정유시설까지 반격 대상으로 넓히면서 지역 안보 환경이 급격히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 동부 해안 라스타누라에서는 중동 최대 규모 정유시설인 아람코 시설을 겨냥한 이란 드론이 격추됐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봉쇄를 선언한 이후 민간 상선 여러 척이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UAE와 바레인, 사우디,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외교장관은 지난 1일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6개국 외교장관은 이란의 공습을 “배신적 공격”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간 걸프 국가들은 종파적으로 이란과 대립 관계에 있으면서도 원유 수출과 지역 안정 유지를 고려해 비교적 온건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격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공항과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기존의 안보 균형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무기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중동 지역 전략 자산의 상당 부분이 노후화된 상태라는 점은 이러한 움직임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최근 UAE는 한국과 총 650억 달러(약 95조원) 규모의 사업 협력에 합의했는데, 이 가운데 방산 분야 협력 규모만 350억 달러(약 51조원)에 달한다. 이라크 역시 65억 달러(약 9조5,000억원) 상당 규모의 노후 기갑 차량 교체 사업의 일환으로 최대 250대의 전차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무기 공급 체계에서도 긴장이 드러났다. 미국은 대이란 군사작전 여파로 무기 재고 확보 압박이 커지면서 방산업체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6일 백악관에서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모회사 RTX 등 주요 방산업체 경영진을 소집해 무기 생산 가속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가자지구 군사작전, 대이란 군사작전까지 이어지며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탄약과 미사일 비축분을 사용한 상태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걸프 국가들의 무기 확보 경쟁과 맞물려 국제 무기 시장의 수요 확대 흐름 또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안전한 자산 보관처’ 이미지 약화 

다른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허브’를 자처했던 두바이의 위상에 위협이 감지된다. 2010년대 이후 두바이는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국제 자본이 모이는 금융 중심지 경쟁 구도 속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특히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를 중심으로 금융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3,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흡수했다. 이는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금융 거점으로 거듭나는 토대가 됐고, 두바이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제도 및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금융 허브 경쟁에 열을 올렸다. 

파격적인 세제 구조는 자본 유입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두바이 금융 자유 지역에서는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0%이며, 배당금과 이자, 로열티에 대한 원천징수세도 없다. 또 외국인의 100% 지분 소유가 허용되는 것은 물론 자본 이동에 대한 통제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은 개인 자산가는 물론 패밀리오피스 유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의 조사에서 지난해 두바이의 고액 자산가 수는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1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싱가포르의 증가율인 62%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중동 군사 충돌로 두바이가 공들여 구축한 ‘안정적인 자산 보관지’ 이미지에도 균열이 생겼다. 국제 자산가들이 자금을 이동할 때 세제 만큼이나 중요한 기준으로 꼽는 요소는 정치·군사적 안정성이다. 특히 패밀리오피스나 초고액 자산가 자산은 자산 보관의 안전성과 자본 이동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적 긴장이 높아질 때 자산의 일부를 이동시키거나 신규 투자 자금을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는 방식의 리스크 관리 전략이 활용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 긴장이 두바이와 싱가포르·홍콩 사이의 금융 허브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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