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이언 빔' 실전 투입 가능성, 드론전 시대 방공 패러다임 바뀌나
이스라엘 '아이언 빔' 실전 투입 가능성, 드론전 시대 방공 패러다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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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아이언 빔' 실전 활용 정황 포착 "비싼 요격 미사일 필요 없다" 경제적 소모전의 시대 저물까 드론 중심으로 변화한 현대 전쟁 환경에 '지각변동' 발생 전망

이스라엘이 차세대 레이저 방공 체계 ‘아이언 빔(Iron Beam)’을 실제 전투에서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 지역 내 분쟁 상황이 격화하는 가운데, 수년간 실험적인 수준에서 쓰이는 데 그쳤던 아이언 빔이 전장에 투입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의 아이언 빔 활용이 본격화할 경우 향후 글로벌 방공망 전반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의 레이저 방공 체계
5일(현지시각) 학술 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레바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발사한 로켓이 별다른 요격 미사일 발사 흔적 없이 공중에서 순식간에 파괴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장면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DEW), 즉 고출력 레이저 무기의 작동 방식과 유사하다고 본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빔 체계가 실전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아이언 빔은 이스라엘 국방부와 현지 방산 기업 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스(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가 공동 개발한 고에너지 레이저 방공 체계다. 기존 방공 시스템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 근처에서 폭발시키는 방식이라면, 아이언 빔은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드론, 포탄, 단거리 로켓 등의 외피를 태워 파괴한다. 시스템은 100㎾(킬로와트)급 고체 레이저를 이동식 트레일러 플랫폼에 탑재한 형태로 운용된다.
아이언 빔이 이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은 레이저 무기의 기존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아이언 빔은 CBC(Coherent Beam Combination)와 적응형 광학 기술이 적용돼 먼지나 습도, 대기 산란 등 장거리 요격의 난제를 상쇄할 수 있다. CBC는 여러 개의 레이저 빔을 결합해 하나의 큰 빔으로 만드는 기술로, 대기 간섭을 뚫고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효과를 낸다. 적응형 광학 기술은 대기 난류 및 굴절 변화로 인한 레이저 빔의 왜곡 상황을 1초에 수백 번 분석해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요격 미사일 대비 경제성 뛰어나
이스라엘은 수년 전부터 아이언 빔을 실험적으로 활용해 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5월 "저(低)출력 레이저를 활용해 2024년 가을에 레바논의 무장 정파(政派)인 헤즈볼라의 드론 수십 기를 요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즈볼라가 발사한 드론 4대를 아이언 빔의 축소형인 30㎾ 버전을 사용해 요격했고, 이후 수십 대를 추가로 격추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언 빔을 실전 배치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기존 다층 미사일 방공 체계인 △아이언 돔(Iron Dome)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 △애로우(Arrow)에 아이언 빔을 추가해 성능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하마스,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역내 친이란 무장 단체들의 로켓 집중 공격과 탄도미사일, 드론 등을 동시에 동원하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이스라엘의 아이언 빔 활용이 본격화할 시 수십만 원짜리 드론이나 로켓을 막기 위해 수천만 원짜리 요격 미사일을 사용해야 했던 기존의 ‘경제적 소모전’ 구조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아이언 빔이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방공 체계인 아이언 돔은 타미르(Tamir)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데, 이 미사일의 발사 비용은 한 발당 5만 달러(약 7,0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아이언 빔의 발사 가격은 고작해야 수 달러에 그친다. 앞서 2022년 나프탈리 베넷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아이언 빔 발사 비용이 약 3.5달러(약 5,170원)라고 밝힌 바 있다.

'드론 중심' 현대전 판도 변화 가능성
아이언 빔이 이스라엘을 넘어 글로벌 방공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탱크·전투기 중심이었던 전장 구조가 최근 들어 드론 중심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냉전 시대까지만 해도 드론은 상대 진영을 정찰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통신 및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고 탑재 능력이 향상된 21세기 드론은 폭탄과 같은 소형 무기를 싣고 지상군 대신 적을 공격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진화한 드론은 2010~2020년대 중동과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서 주로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내 전쟁은 게릴라 활동, 테러, 비밀 작전 위주의 비정규 전쟁이었다. 전투 드론은 은신한 요원을 찾고 죽이는 역할을 맡았다. 2022년 7월 31일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암살하는 데에도 드론이 사용됐다. 알자와히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한 뒤 후계자로서 알카에다를 이끈 인물로, 과거 빈 라덴과 9.11 테러를 모의했다.
이후 드론은 21세기 유럽 최대 전면전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재차 진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대당 수백 달러 수준의 FPV(일인칭 시점) 드론이 사실상 소형 미사일처럼 활용돼 왔다. 최근 들어서는 이란 역시 중동 지역에서 수백 대의 자폭 드론을 동시 투입하는 형태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드론이 단순 표적 공격 수단을 넘어 무인 폭격 무기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드론이 전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데는 가격 대비 효율성 영향이 크다. 소형 드론은 적은 비용으로 제작·개조가 가능한 무기임에도 불구, 적군의 핵심 군사 장비에 유의미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정찰·타격의 동시 수행 및 원격 조종이 가능해 병력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도 드론 활용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도입 및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탱크, 전투기 등에 비해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무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