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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중간선거 큰 도박’ 트럼프, 강경파 집권 저지 통할까

[미국-이란] ‘중간선거 큰 도박’ 트럼프, 강경파 집권 저지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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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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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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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사망에도 이란 반격 지속
“시간 제한 안 둔다” 메시지 동시 발신
외교·안보 이슈 통한 美 정치 지형 재편 시도
미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함재기/사진=미 중부사령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이란 공격의 장기화를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동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란이 대내외적으로 약해진 틈을 타 친미 정권 수립을 목표로 주사위를 던진 셈이다. 이는 중남미에 이어 중동에서 미국의 패권을 재정립하고 부진한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승부수로 분석된다.

트럼프, 장기전 불사 의지 피력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전쟁과 관련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것”이라며 “4~5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군이 이스라엘군과 함께 대이란 공격에 착수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란 공격 기간을 “4주 내지 5주간 수행할 계획이었다”고 언급했다. 전황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하더라도 이를 감내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필요한 비용과 부담을 수반하더라도 군사적 목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도 공격을 이끄는 미국 중부사령부에 추가 병력 투입과 보급물자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정밀하고 압도적이며 당당한 방식으로 그들을 타격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케인 의장은 “중부사령부와 합동군에 부여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며, 일부는 어렵고 고된 작업이 될 것”이라며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우리 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현재까지 수천 명의 병력과 수백 대의 전투기, 2개 항공모함 전단을 중심으로 전력을 투입해 수만 발의 폭탄을 투하하고 1,000곳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작전 개시 이틀 만에 이란 상공에서 ‘국지적 공중 우세’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미 본토에서 출격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에 이어 전날 밤에는 B-1 전폭기도 가세했다. 미군은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지휘통제 인프라, 해군 전력, 탄도미사일 기지, 정보 인프라가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틀 전만 해도 이란 정권은 오만만에 1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단 한 척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종이 호랑이’ 무너뜨릴 기회, 중간 선거 승리 승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의 주요 목적이 이란 국민의 자유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그 이면에 지지층 결집과 리더십 과시 효과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NYT와 인터뷰에서 "완곡하게 표현해도 이란은 상당히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란의 취약한 상황을 전략적 기회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발언으로 읽힌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 장기화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그 여파로 역대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현 체제의 균열이 표면화된 상태다.

더구나 이란은 지난해 미국의 ‘미드나잇해머(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과 이스라엘과의 충돌 국면에서도 이렇다 할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들이 이스라엘과의 교전 과정에서 상당한 전력 소모를 겪었고, 이는 곧 이란의 지역 내 영향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화당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정부가 역대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에 성공해 한껏 자신감에 차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정치 환경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은 상당히 부진하다. 지난달 4일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이슈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약화된 지지 기반을 재결집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정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란을 친미 성향의 민주 정권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협상 레버리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 권력 구조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란 역시 미국의 공세 속에서도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군 4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에서도 최소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동 내 다른 지역에서도 인명 피해가 잇따르는 중이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일축하며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군에 의해 폭사된 이후 이란 군사·안보 총괄권을 갖게 된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일 소셜미디어(SNS) X에 ‘이란이 오만의 중재로 미국과 협상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WSJ 보도를 게시한 후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짧게 올렸다. 이어 다른 게시글에서는 “트럼프의 망상적 환상이 이 지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사실상 마비, 국제 유가 상승 압력

게다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주 금요일 종가 대비 0.4% 하락한 1.1769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스위스프랑 대비 유로화 환율은 0.90391스위스프랑으로 0.6% 떨어지며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도 급등세를 보였다. 1일 장외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주 금요일 종가보다 8~10% 상승하며 배럴당 73달러(약 10만7,00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이미 20% 넘게 상승한 상태로, 시장에서는 배럴당 5~10달러(약 7,200원~1만4,400원)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전 세계 원유·가스 해상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2일 이란이 인접 국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통항이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여파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해협 입구 인근에서 선박 2척이 피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1척은 이란의 이른바 ‘그림자 선단’ 소속으로 파악됐고, 다른 1척은 유럽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휘발유 약 50만 배럴을 수송 중이던 유조선으로 알려졌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 OPEC+가 지난해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이 차질을 빚을 경우, 이 정도 증산 규모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중동 전역으로 긴장이 확산되고, 유가 급등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역풍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물가를 끌어올리면 이란 군사작전의 동력도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장기전으로 전환해 이란 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고, 2~3일 후 공격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발언 역시 이러한 전략적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이란·베네수엘라 특사를 지낸 엘리엇 에이브럼스(Elliott Abrams)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역사적 인물로 기억되기를 원한다”며 “1979년 이후 유지돼 온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종결된다면 중동 질서는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당분간 강공 지속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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