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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디트로이트 소멸” 혁신 없는 지원의 역설, 흔들리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중국의 공습

“2050년 디트로이트 소멸” 혁신 없는 지원의 역설, 흔들리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중국의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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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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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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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중심 전략 한계에 혁신 지연
보조금 절벽에 판매 급락, 금융 부실까지
中, 전략적 포위망 좁히며 美 시장 문턱 목전

미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부문에서 일제히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정부의 정책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속도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축소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자동차 금융 부실 위험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산업 불안 요인은 갈수록 증가하는 실정이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며 경쟁 환경 변화가 가속하는 분위기다.

생산 기지 위축, 산업 쇠락 조짐

26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업체 3사는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개발·생산 부문에서만 총 500억 달러(약 71조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장부에 반영했다. 이 가운데 포드는 올해 전기차 부문에서 최대 45억 달러(약 6조4,300억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과 같은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이들 3사가 일제히 대규모 적자를 겪으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 역시 본격적인 쇠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정책 환경이 산업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직접 디트로이트 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와 내연기관 규제 완화를 강조했고, 25% 수입 자동차 관세와 환경 규제 완화를 산업 부흥 수단으로 제시했다. 시장 역시 이에 반응했다. 지난 1년 동안 GM 주가는 약 75%, 포드는 약 50%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가 상승 흐름과 달리 기업 내부에서는 전동화 투자 부담이 누적되며 수익 구조 불안이 심화하는 흐름이 동시에 전개됐다. 

산업 경쟁력 약화 배경에는 제품 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일례로 포드의 미국 내 판매량 가운데 일반 승용차 비중은 2%에 불과한데, 나머지는 모두 고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며 중산층 수요 기반이 축소됐고, 결과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차량 중심 구조가 오히려 시장 공백을 키웠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연구가 글렌 머서는 “디트로이트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0년 29%에서 현재 13%까지 하락했다”며 “현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이전 미국 자동차 산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다 근본 원인으로는 기술 전환 대응 실패가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을 충분한 기술 내재화 없이 추진하면서 투자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전기차 세금 공제 축소 이후 GM 전기차 판매가 43% 감소하는 등 정책 의존도가 높은 시장 구조를 보였다. 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 2,070만 대 규모로 확대됐고, 국가별 판매 비중에서도 △중국 50% △한국 20% △노르웨이 96%와 비교해 미국은 10% 미만에 그쳤다. 이러한 환경에서 정책 지원만으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금융 리스크 확산, 경기 변수로 부상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구매에 지급되던 보조금마저 중단되면서 업계의 위기는 갈수록 심화하는 실정이다. S&P글로벌모빌리티에 의하면 미국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약 127만 대로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가 2.2%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특히 보조금 혜택이 사실상 사라진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가팔라졌고, 12월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급감했다. 이전까지의 전기차 전환 속도는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의존한 구조였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대목이다. 

판매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금융 부문의 불안도 증폭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프리마렌드캐피털은 지난해 10월 텍사스 북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고금리 자동차 할부금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급등했고, 종국에는 금융회사 부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의 연구에서도 올해 1월 기준 자동차대출 60일 이상 연체 비율은 6.56%로 1994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치레이팅스는 “차량과 대출을 동시에 제공하는 ‘BHPH(Buy Here, Pay Here)’ 방식의 판매 구조가 금융 위험을 확대시켰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금융 부실은 전체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는 프리마렌드 파산 직전 또 다른 BHPH 업체 트라이컬러가 챕터11을 신청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트라이컬러에 자금을 공급했던 JP모간은 1억7,000만 달러(약 2,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중앙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는 트라이컬러 사태를 두고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더 큰 금융 위험의 전조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동차 판매 둔화와 대출 부실이 결합될 경우, 소비는 물론 금융과 실물 경제로도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처럼 판매 변동성과 금융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경기 선행지표 성격을 띠는 모습도 관측된다. 자동차는 고가 내구재 특성상 금리와 소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금융 레버리지 비중이 높아 경기 충격이 빠르게 반영되는 산업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보조금 축소 이후 나타난 판매 급락과 대출 연체 증가 흐름은 소비 여력 약화와 신용 환경 악화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작금의 전기차 시장 부진이 개별 산업 문제를 넘어 미국 경제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BYD의 차량 운송용 선박/사진=BYD

중국 분전에 경쟁 구도 재편 압력

그러는 사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중국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강화됐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서 지난해 유럽연합(EU)·유럽자유무역연합(EFTA)·영국 시장에서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상하이자동차(SAIC)와 비야디(BYD) 판매량은 각각 30만6,000대, 18만8,000대로 집계됐다. 특히 SAIC는 지난해 미국 업체 테슬라 판매량 23만9,000대를 넘어서는 규모를 기록하며 경쟁 구도 변화를 보여줬다. 유럽 전기차 시장만 기준으로 보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약 13%까지 확대됐다. 

나아가 중국 업체들은 미국 시장 진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북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멕시코 통계지리청(INEGI)에 의하면 지난해 멕시코에서 판매된 중국산 차량은 30만6,351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162만5,722대) 가운데 18.8%를 차지했다. 불과 5년 전 점유율이 1% 미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매우 급격한 확장이다. 캐나다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캐나다 정부가 중국 전기차 관세를 기존 100%에서 6.1%로 인하하고, 연간 4만9,000대 수입을 허용하면서 체리자동차 등 일부 업체는 토론토 인근 사무소 개설과 유통망 구축을 추진하고 나섰다. 

남미 시장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앞서 BYD는 완성차 수출을 위한 자체 선박을 운영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다. 대표 선박 ‘BYD 선전’은 9,200대 적재가 가능하고, 다른 수출선들도 7,000대 수준 적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활용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공략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브라질 전기차 판매량 7만9,400대 중 약 72%가 BYD 차량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점유율 상승은 자체 물류망 구축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전략이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전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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