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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산업계 뒤흔든 중국發 희토류 리스크, 각국 공급망 재편 전략 '속도'

"공급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산업계 뒤흔든 중국發 희토류 리스크, 각국 공급망 재편 전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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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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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수출 통제 속 美 항공우주·반도체 산업 '직격탄'
희토류 공급망 재구성 나선 美, 무역 블록 구축·자원 비축 착수
국제 사회 곳곳에서 '희토류 탈중국' 움직임 두드러져

미국의 항공우주·반도체 업체들이 희토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며 이트륨·스칸듐 등의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행보로 인해 산업계 곳곳에서 혼란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희토류 공급망 재편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美 산업계, 中 자원 무기화에 '휘청'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 기업들은 최근 부품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엔진 제조 업체들이 이트륨 부족으로 인해 항공사들의 수요와 보잉 및 에어버스의 생산 확대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트륨은 고온에서 엔진과 터빈이 녹는 것을 방지해 주는 광물로, 이트륨 코팅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엔진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의 한 코팅 업체는 로이터에 "이트륨이 부족해 소규모 및 해외 고객들을 돌려보내고 대형 고객의 물량만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산화 이트륨이 포함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는 스칸듐 부족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스칸듐은 전 세계 생산량이 연간 수십 톤에 불과한 희귀 금속으로, 첨단 반도체 제조 및 패키징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반도체 전문 분석 업체인 세미애널리시스의 창립자인 딜런 파텔은 "미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사실상 5G 스마트폰과 기지국에 들어가는 모든 반도체 부품을 만들기 위해 스칸듐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국내에서 스칸듐이 전혀 생산되지 않고, 중국 외에 대체 공급원도 없다"며 "비축 물량은 수년이 아니라 수개월 수준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이트륨과 스칸듐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수출이 재개되기는 했으나, 이트륨과 스칸듐 수출량은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후 8개월간 대미 이트륨 수출량은 17톤(t)으로, 통제 이전 8개월간 수출량(333톤) 대비 눈에 띄게 급감했다.

美의 공급망 안정화 노력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 전반을 좌우할 수 있게 된 것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 덕분이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제련/분리(산화물 생산) 시장은 90%, 희토류 가치사슬의 최종 제품인 영구자석 제조 시장은 93%가 중국 산하에 있다. 중국 밖에서 채굴된 희토류조차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이동해 정련·가공된 뒤 다시 세계로 공급되는 실정이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통제하고 무기화하면 전 세계 산업계가 들썩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미국은 중국 중심으로 움직이는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동맹국 중심의 핵심 광물 ‘무역 블록’ 구축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달 초 버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국가 클럽(club of nations)'을 만드는 중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버검 장관은 클럽에 참가하려는 국가들과 5건의 양자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으며, 향후 최대 11건의 양자 합의가 추가로 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무역 블록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도 20여 개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프로젝트 볼트'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볼트는 희토류·리튬·코발트 등 50여 종의 핵심 광물을 비축하는 민관 합동 공급망 안정화 프로젝트다. 미국 정부 산하 수출입은행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원) 규모 대출을 제공할 방침이며, 민간도 16억7,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를 출자할 예정이다. 참여를 선언한 기업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제너럴모터스(GM), 보잉, 코닝 등 10여 개다. 비축한 자원은 향후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자동차, 전자제품 등 제조업체들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쓰이게 된다.

'탈중국 전략' 힘 싣는 국제 사회

미국 외에도 다수의 국가가 희토류 '탈중국'을 위해 움직이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 호주 희토류 생산 업체 라이너스로부터 일부 희토류를 공급받고 있으며, 최근 일본 열도 남동쪽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인근 심해에서 희토류가 함유된 진흙을 시험 채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올해 여름부터는 폐기 모터 등에서 희토류를 다시 추출해 쓰기 위한 실증 사업도 개시할 계획이다. 일본 환경성은 희토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폐기 모터·전자기판 등의 운송 및 보관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설비 도입도 지원한다. 사업비 60억 엔(약 560억원)은 이미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국제 사회의 희토류 협력 전선도 속속 구축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미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을 통해 미국 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핵심 광물 및 기타 산업용 원자재의 대미 수출 제한을 철폐하기로 했다. 핵심 광물 수출 제한 해제는 상당한 희토류 공급 잠재력을 품고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블록 결성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19%로 유지하되, 팜유 등 일부 품목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호주도 지난해 10월 미국과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문에 따르면 양국은 향후 6개월 동안 각각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를 광산 채굴 및 정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핵심 광물의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기로 했다. 핵심 광물 주요 생산국인 호주가 미국의 공급망 재편 파트너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호주의 희토류 매장량은 약 1억420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8.1%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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