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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갈등 끝에 독일이 들여다본 GCAP, 유럽 방산 판 흔들린다

프랑스와 갈등 끝에 독일이 들여다본 GCAP, 유럽 방산 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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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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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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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불만 누적→대안 시나리오 검토
프랑스는 UAE 접촉, 지분 요구가 변수
일·영 중심 GCAP 영향력 확대 조짐

독일이 프랑스와 공동 추진하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 벗어나 영국·일본·이탈리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 합류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프랑스와의 협업에서 오랜 주도권 갈등과 사업 불확실성을 경험한 만큼 안정적인 다국적 협력 구도에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의 자금 문제와 외부 파트너 모색, 나아가 유럽 안보 지형 변화 가능성까지 함께 논의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 또한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개발 주도권 둘러싼 선택지 재정비

8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유력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영국과 일본, 이탈리아 3국이 추진 중인 GCAP 합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간 독일은 프랑스와 손잡고 6세대 전투기(FCAS)를 공동 개발한다는 구상 아래 움직여 왔으나, 오랜 주도권 다툼 끝에 결국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FAZ는 “유럽 방산의 ‘큰손’인 독일이 GCAP에 합류할 경우, 세계 전투기 개발 경쟁 또한 거대 다국적 연합군과 미국의 대결 구도로 압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기류는 프랑스를 향한 독일의 불신이 누적된 결과로 읽힌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이 참여한 FCAS는 2040년까지 프랑스의 라팔과 독일·스페인의 유로파이터를 대체할 6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충돌을 노출해 왔다. 특히 전투기 개발의 핵심 주체인 다쏘항공과 에어버스 간의 작업 분담, 기술 통제권, 지식재산권(IP) 귀속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프로젝트는 수년간 사실상 정체 국면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FCAS 좌초 가능성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과 프랑스가 전투기 기체 개발 대신 ‘전투 클라우드’로 불리는 지휘통제 체계, 즉 전투기와 조종사, 드론, 지상·해상 지휘시스템을 인공지능(AI) 기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영역에 한정해 협력을 이어가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FT는 독일 뮌헨 연방군 대학 카를로 마살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혼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이들이 집을 떠난 후에야 헤어지기로 한 부부와 같다”고 표현하며 양국 간 신뢰가 더는 남아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GCAP를 대안으로 검토하는 흐름은 전략적 선택지 재편이라는 성격을 띤다. 영국·일본·이탈리아가 2022년 합의해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추진 중인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 GCAP는 이미 실증기 제작 단계에 착수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 최대 방산 수요국인 독일이 합류할 경우, 개발 비용 조달과 향후 공군 전력 교체 수요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독일은 스웨덴 사브(SAAB·그리펜 제조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프랑스 주도의 FCAS 체제에서 벗어나 복수의 선택지를 열어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사진=다쏘항공

추가 파트너 유치 움직임

프랑스는 기존 유럽 파트너 구도에서 벗어나 외부 자본 유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애초 FCAS는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역할과 비용을 분담하는 전제를 깔고 출발했지만, 독일이 이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프랑스가 부담해야 할 재정 몫이 급격히 커졌다. 전투기 기체 개발뿐 아니라 센서, 엔진, 지휘통제 체계까지 포함하는 장기 프로젝트 특성상 일정 지연은 곧바로 추가 비용으로 이어진다. 이는 프랑스 입장의 재정 압박을 의미하는 만큼 외부 파트너 유치는 사실상 필수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거론 중인 협력 대상은 아랍에미리트(UAE)다. UAE는 이미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를 대량 운용하고 있으며,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인 국가다. 아울러 UAE가 기술 이전과 현지 산업 육성을 동시에 요구한 전례를 보면, 프랑스가 재정 보완과 산업 협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업계는 프랑스가 기존 FCAS 구도에서 지분의 80%를 요구한 만큼 UAE에도 유사한 수준의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봤다. 이는 공동 개발이라는 외형과 달리 실질적 주도권을 프랑스가 쥐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때문에 UAE가 FCAS에 합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FCAS는 그 규모만 1,000억 유로(약 170조원)로 추산되는 만큼 향후 수십 년간 유럽 방위산업의 기술 표준과 수익 구조를 좌우할 사업으로 평가됐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제한된 지분만을 허용받는 참여국은 재정 부담을 떠안으면서도 핵심 기술 접근이나 의사결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UAE가 이미 라팔 운용 경험과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프랑스가 제시하는 협상 조건이 경직될 경우, 오히려 참여 의지를 꺾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프랑스의 접근은 FCAS가 생존을 위한 재정 재편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기존 파트너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프랑스는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지분 구조와 역할 배분을 둘러싼 조건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UAE 역시 쉽게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FCAS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 문제를 넘어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라는 재정 및 권한의 문제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유럽 안보 구도 영국·독일 중심 재편 가능성 

국제사회는 독일의 GCAP 합류 가능성과 그에 따른 GCAP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국·일본·이탈리아 3국으로 이뤄진 기존 구도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더해지면, 정치·군사적 무게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독일은 유럽 방산 시장에서 수요와 재정 양 측면 모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인 만큼 기존 프랑스 중심의 FCAS 구도에서 이탈하거나 비중을 낮출 경우, 유럽 내 차세대 전투기 개발의 축도 자연스럽게 GCAP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GCAP의 의미 역시 단순한 무기 개발 프로젝트 이상으로 확장된다. 일본과 영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견제를 핵심 배경으로 안보 협력을 강화했고, 이탈리아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 안에서 영국과 긴밀한 군사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 여기에 독일이 가세할 경우, GCAP는 유럽과 인도·태평양을 연결하는 안보 협력의 교차점 성격을 띠게 된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투기 개발 질서에 또 하나의 다국적 축이 형성되는 것을 의미하며, 국제 방산 시장에서도 구매국과 협력국의 선택지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유럽 안보 지형의 변화 가능성도 커진다. 프랑스를 주축으로 하는 FCAS가 사업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영국과 독일이 손을 맞잡으면, 유럽 내 방산 주도권의 균형도 달라질 공산이 크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유럽 안보에서 영향력을 지키려는 전략을 유지 중이며, 독일은 재정력과 산업 기반을 통해 실질적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다. 양국의 협력이 가시화할수록 프랑스는 유럽 전투기 개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특정 국가의 참여는 재정 분담과 산업 역할 배분, 기술 통제권 등 복잡한 협상을 전제로 한다. 더욱이 독일이 핵심 의사결정 주체를 자처할 경우, 기존 참여국들과의 조율 과정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의 합류 논의는 GCAP의 외연 확대 가능성과 함께 재정 및 산업 참여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동시에 내포한 사안으로 인식된다. 새로운 파트너의 등장이 GCAP의 내부 조율 능력과 협력 구도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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