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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가는 오르고 엔화·국채는 흔들린다, ‘다카이치 트레이드’ 재점화 신호

日 주가는 오르고 엔화·국채는 흔들린다, ‘다카이치 트레이드’ 재점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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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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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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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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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국채 매도 압력 동시 확대
엔캐리 자금 회수 가능성에 시장 촉각
출구 전략 or 시장 안정, 금리 판단 난항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집권 연립 세력이 승리를 거두면서 시장에서는 소위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성장 중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난 반면, 엔화 가치와 일본 국채에는 약세 압력이 동시에 가해지는 흐름이 포착됐다. 이러한 정치 변수는 장기금리 상승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판단 부담까지 함께 자극하며 금융시장 전반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장기국채 금리 상승 조짐에 시장 경계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과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압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와 일본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다카이치 트레이드가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닛케이는 KCM트레이드의 애널리스트 팀 워터러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 부양책 추진을 위한 정책이 제시된 만큼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면서도 “자민당의 재정 부양책이 확정적으로 추진될 공산이 큰 만큼 외환시장에서 엔화 평가 절하는 한층 거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이전부터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다카이치 노선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정권 틀 유지와 재정·통화 정책 지속 전망이 부각되면서 일본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유입된 반면, 엔화와 일본 국채에는 약세 압력이 가해졌다. 지난 6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도쿄증시주가지수(TOPIX)는 연초 대비 8%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약 2% 오른 MSCI 월드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대로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에만 1.6% 하락해 달러당 157엔대 초반을 기록하며 금융당국이 환율 개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160엔 선에 다시 근접했다. 

국채 시장에서도 선거 결과를 계기로 매도 압력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 자민당의 압승 소식이 전해진 직후 슈뢰더와 JP모건 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 운용사는 초장기채를 중심으로 일본 국채 비중을 기준보다 낮춰 잡았다. 통상 재정 확대 가능성이 주목받는 국면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국채 가격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보유 비중을 낮추는 움직임을 보인다. 자민당이 내세운 기간 한정 식품 소비세 감면 등 재정 확대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국채 발행 부담 증가와 함께 일본의 재정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판단의 배경으로 작용한 셈이다. 

국채 금리의 향방을 둘러싼 관측은 다소 엇갈린다. 먼저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이나즈미 가쓰토시 수석 전략가는 소비세 감면 시행 가능성을 전제로 장기금리가 이달 중 1월에 기록한 1999년 이후 최고치인 2.38%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SMBC닛코증권의 오쿠무라 닌 수석 금리전략가는 “재정 정책이 현실 노선으로 조정될 경우,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트레이드의 전개 양상은 자민당이 제시한 재정 정책이 향후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엔캐리 청산 흐름,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권 

일본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세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저금리 엔화를 차입해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일본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특징을 갖는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면서 재정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장기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 엔캐리 포지션을 유지하던 자금도 청산 국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환경 변화가 누적될 때 나타날 자금 이동의 방향성을 예의주시하는 양상이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엔화 약세와 저변동성 환경이 맞물린 시장 여건이 자리한다. 그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한때 155엔 선을 오가는 엔저 흐름이 이어지면서 엔캐리 거래가 확산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엔·달러 1개월물 내재 변동성은 지난해 11월 초 일시적으로 7%대를 기록한 뒤 곧바로 8%대 초반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지난 2024년 일본 정부가 엔화 매입 개입에 나섰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일본은행의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까지 한 달여 남짓한 시간이 남은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변수도 존재한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국제통화시장(IMM) 통화선물 포지션 공표가 지연되면서 투기 세력의 엔캐리 포지션 규모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관련 데이터가 없어 많은 투자자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IMM 포지션 발표가 재개될 경우, 엔 숏 포지션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순간 청산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미 정부 셧다운 직전 엔 매수 포지션은 7만9,500계약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본은행 통화정책 운신 폭 제약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갈수록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기존 0.5% 수준에서 0.75% 수준으로 인상하며 장기간 유지해 온 양적 완화 정책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섰다. 이는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정책금리 수준이다. 다만 이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잇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추가 인상 시점과 속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표면적으로는 정책 정상화의 방향성이 확인됐지만, 운용 단계에서는 금리 인상이 가져올 금융시장 파장을 면밀히 계산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본은행이 처한 시장 환경은 매우 복잡하다. 먼저 일본 내에서는 여전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본은행도 공식적으로 “실질금리는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을 유지 중이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임금 인상 흐름이 이어진다는 점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앞서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에서 가격 전가로, 다시 추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될 경우, 통화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예정”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은 일본은행의 운신 폭을 제약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엔화 가치와 자본 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일본 국채 시장에서 이미 10년물 금리가 2%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선 만큼 일본은행으로선 금리 정상화를 미루기만 할 수도, 그렇다고 속도를 높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금리 인상이 엔화 가치 급등이나 글로벌 자금 흐름의 급격한 변화로 연결될 경우,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기본 책무와 충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치적 환경 역시 일본은행의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다카이치 총리가 내세운 ‘책임감 있으면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 기조는 재정 확대 기대와 함께 엔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는 동시에 다카이치 총리는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에는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엔저를 견제하기 위해선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이 경우 장기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목표 간 균열이 발생한다. 당장 오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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