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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값싼 태양광, 중소득국 전력 전략 바꾼다

[딥폴리시] 값싼 태양광, 중소득국 전력 전략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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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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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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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단가 급락, 전력 전략 기준 이동
원전보다 빠른 구축, 중소득국 전력 공백 완화
공급망 확산 속 태양광 우선 선택 현실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력 비용의 구조적 하락이 에너지 정책과 성장 전략의 전제를 바꾸고 있다. 2024년 기준 대규모 태양광 발전의 글로벌 평균 발전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0.043달러(약 63원)로, 신규 발전원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태양광이 단기간에 구축 가능한 저비용 전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간의 건설과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을 전제로 한 원자력 중심의 기존 전력 인프라 구도는 재검토 국면에 들어섰다.

남아공 사례로 확인된 태양광 우선 전략

세계원자력산업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원자력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정책의 초점도 변화하고 있다. 쟁점은 전력 수급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에 있다. 제한된 재정과 시간 안에서 산업 활동과 의료·교육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중소득 국가들에서 태양광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남아공은 최근 5년간 7기가와트(GW)의 태양광 설비를 추가하며 전력 공급 구조를 빠르게 전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보면 아프리카는 풍부한 일사량과 기술 비용 하락을 바탕으로 대규모와 분산형 태양광 설비 모두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광산, 옥상 태양광 등 민간 부문의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일례로 전력 공급 불안이 반복되던 남아공에서는 정전 횟수가 줄고 비상용 디젤 발전기 사용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의 운영 불확실성도 완화됐다.

신규 원전은 막대한 초기 자본과 장기간의 건설 기간을 요구하며, 외화 조달과 장기 재정 리스크를 동반한다. 반면 태양광 설비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구축이 가능하고, 조달과 설치 과정에서 지역 기업과 고용을 동시에 창출한다. 당장의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저비용 전원이 확보되면서, 장기 수요를 전제로 한 고비용 설비 투자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 사례는 발전 방식 간 구조적 차이도 드러낸다. 원자력은 엄격한 품질 관리와 고도로 통합된 공급망, 장기간에 걸친 전문 인력 축적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조건은 재정 여력과 제도적 기반이 충분한 국가에서 주로 충족된다. 그러나 태양광은 패널과 인버터, 배터리 중심의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기존 시장에 빠르게 흡수된다. 도입 속도가 빠르고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며, 송전망 확충 이전에도 전력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이로 인해 다수 국가에서 태양광 우선 전략은 현실적인 전력 확충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태양광·원자력 발전의 비용과 구축 기간 비교
주: 태양광은 원자력보다 훨씬 빠르게 전력을 공급하고 비용도 약 3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중소득 국가의 성장 경로를 재편하고 있다.

태양광 단가 하락이 바꾼 성장 조건

친환경 정책이 비용 상승으로 성장을 제약한다는 인식은 청정 기술의 비용이 높던 시기에 형성된 전제다. 대규모 보급이 진행되면서 태양광 발전 단가는 화석연료와 다수의 저탄소 전원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앞서 언급한 2024년 기준 단가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력 비용 하락은 산업 활동 전반의 제약을 완화한다. 전력 확보 부담이 줄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가동 안정성이 개선되고, 설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낮아진다. 디젤 발전기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면서 기업 운영은 상시 전력 공급을 전제로 한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가계와 소규모 사업자 역시 전력 접근성이 개선되며 시설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책 설계에서는 전력 단가 외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태양광 확대 과정에서는 계통 연계와 저장, 공급 안정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배터리 가격 하락과 시스템 통합 비용 감소로 태양광과 저장 설비를 결합한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구조는 발전과 저장을 분산 배치할 수 있어, 대규모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선투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은 변동성이 큰 전원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의 공급 안정성을 갖춘 전원으로 평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물론 원자력은 대규모 산업 단지처럼 상시적이고 고밀도의 전력이 요구되는 경우 여전히 활용 가치가 남아 있다. 다만 일사량이 풍부하고 단기적인 전력 부족 해소가 우선 과제로 작용하는 지역에서는 태양광이 더 빠른 수급 개선 수단으로 작동한다. 대형 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는 장기 수요와 재정·제도적 준비가 분명해진 이후 검토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공급망이 만든 태양광 가격 하락

태양광 우선 개발을 가능하게 한 가격 하락은 제조와 유통 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대규모 제조 기반을 구축하고, 물류와 금융을 결합해 저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 지역은 이전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전력 설비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아프리카의 태양광 패널 수입은 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 설비 의존도 확대에 따른 무역 불균형과 제조 역량 집중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지만, 전력 부족이 당면 과제로 작용하는 국가에 자국 제조 역량 구축 시점까지 설비 도입을 미루는 선택지는 현실성이 낮다. 현재로서는 저렴한 설비를 활용해 전력 공급을 개선하는 한편, 관세 정책과 산업 클러스터 조성, 기술 교육,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설치·유지·재활용 분야에서 지역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태양광 단가 하락과 아프리카 설치 확대 추이
주: 태양광 가격이 하락하면서 아프리카의 태양광 보급은 점진적 확산 단계에서 급속한 확대 국면으로 전환됐다.

전력 부족 해소를 위한 정책 순서

전력 정책은 해결 순서를 분명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병원과 산업 단지 등 정전 피해가 큰 시설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저장 설비를 배치해 전력 공백을 신속히 줄이는 것이 첫 단계다. 동시에 설치와 계통 운영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술 기준과 인허가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후 전력 수요 증가가 확인되고 재정 여건이 뒷받침될 경우에 한해 대규모 발전 설비를 검토하는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과 마이크로그리드의 신속한 승인 체계가 필요하다. 수입 설비는 설치와 유지, 운영 과정에서 지역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국제 공여 기관 역시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단일 대형 발전소보다, 단기간에 전력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산형 프로젝트에 지원 비중을 옮기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학교 운영 비용을 낮추고, 교육 예산을 시설 유지가 아닌 교육 인력과 교육 과정으로 재배분할 여지를 넓힌다.

저비용 태양광이 보편화된 환경에서는 친환경 정책이 성장을 제약한다는 전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IEA는 2040년까지 태양광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전력 설비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을 우선 도입해 단기적인 전력 부족을 해소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을 포함한 다른 전원을 선택지로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현재의 수요 수준과 행정·재정 역량에 맞는 전원 구성을 선택해야 한다. 전력 공급 속도가 빠른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준을 조정하고, 설치 인력 양성과 학교·보건시설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구조를 정비할 경우, 전력 비용 하락은 정책 목표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un-First Strategy: How “solar-first development” is changing growth math for middle-income countrie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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