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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갈등 속 원유운반선 운임 급등, 컨테이너 운임은 中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추락

美-이란 갈등 속 원유운반선 운임 급등, 컨테이너 운임은 中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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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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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갈등으로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원유 해상 운임 급등
삐걱대는 양국 협상, 군사적 충돌 여지 여전히 남아 있어
중국 경기 침체 '직격탄'에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 항로 하락세

원유 해상 운임이 매섭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정부 시위 등을 빌미로 이란을 압박하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최근 들어 양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눈에 띄게 확대되면서 전쟁 보험료를 비롯한 운송 비용이 치솟은 것이다. 반면 컨테이너선 운임의 경우 무역 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명백한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원유 운송 비용 '상승곡선'

3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영국 발틱해운거래소(Baltic Exchange)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일일 운임은 지난 2일 기준 최대 12만9,000달러(약 1억8,7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일 대비 5.1% 상승한 수치이자, 지난 202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VLCC 운임이 뛴 핵심 원인으로는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세 번째로 큰 원유 생산국(2025년 기준)인 이란의 갈등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에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한 대규모 살상을 중단하라고 수 주 동안 경고해 왔으며, 유혈 시위 진압으로 고통받는 이란 국민들에게 “도움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군사 개입 명분을 쌓았다. 이란 내 시위 관련 사망자는 당국 공식 집계상 3,000명 이상이며, 미국 인권운동가통신(HRANA) 등은 실제 사망자가 1만7,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한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재차 엄포를 놨다. 그는 “베네수엘라 때와 마찬가지로, 이 함대는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강력한 무력을 동원해 임무를 완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란이 조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모두에게 이로운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거래를 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 두드러져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이후 중동 현지에서는 미군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대거 감지됐다. 우선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됐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은 방향을 틀어 걸프 해역으로 진입했다. 해당 항모 전단은 적군의 레이더망을 뚫는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C를 포함해 함재기 약 70대를 운용하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3척과 핵추진 잠수함까지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 전력 증강 움직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F-1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편대가 중동에 속속 도착했다. 특히 이란 영공 인근에서는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RC-135, E-11A, E-3G 등 조기경보 및 정찰 자산들의 활동이 급증했다. 미군 병력 약 1만 명이 주둔 중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 기지 외곽에서는 방공망 확충 및 새로운 구조물 건설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란과 진지하게 대화 중"이라며 사태 진화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어렵게 성사된 협상은 양국이 테이블에 앉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란 측이 협상을 앞두고 갑자기 회담 장소와 의제 변경을 요구하고 무인기(드론)로 미군을 도발한 탓이다. 미국 정부는 예정대로 협상에 응할 것이나, 결렬 시 군사적 옵션이 시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군사 충돌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선주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 중이며, 치솟은 해상 운송 가격과 전쟁 보험료 역시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中 경제와 함께 가라앉은 컨테이너선 시장

원유 해상 운임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뛰어오른 반면, 컨테이너선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316.75포인트로 전주 대비 9.7% 하락했다. 이로써 4주 연속 내리막이다. 미주 동안(-10.4%)과 유럽(-11.1%)은 물론, 지중해와 중동 노선까지 전 항로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전통적인 대목인 ‘중국 춘절 효과’도 사실상 완전히 증발했다. 

컨테이너 수요 약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세계 최대 수출 공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꼽힌다. 현재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에 짓눌리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가 본격화한 지 4년가량이 지났지만, 미분양 또는 공실 주택은 여전히 8,000만 가구에 육박한다. 소화되지 못한 물량은 주택 가격, 거래량, 신규 착공, 완공 등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으며, 소비 심리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주택 가격이 크게 조정되며 보유 자산 가치가 하락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역(逆)자산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쌓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고용 축소 및 가격 인하를 앞세워 버티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원자재·중간재·소비재 수입이 줄었고,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며 수출 물량 역시 감소했다. 컨테이너선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가라앉으면 컨테이너 해운의 핵심인 아시아–미국·유럽 항로 화물이 대폭 줄어든다"며 "화물이 감소해도 선복량을 단기간 내 조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사들은 운임 인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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