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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 대출 내달라" 자금 지원 필요성 호소하는 홈플러스 노사, 메리츠·산은은 '난색'

"DIP 대출 내달라" 자금 지원 필요성 호소하는 홈플러스 노사, 메리츠·산은은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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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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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자금난 속 물품 대금·임금 체불 현실화
"영업 정상화 위한 지원 필요" 노사, DIP 대출 성사 촉구
DIP 대출 제공 주체 메리츠금융·산업은행, 추가 자금 투입 의지 약해

홈플러스 노사가 나란히 외부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자금 부족으로 물품 대금·임금 지급 등 홈플러스의 영업 활동 자체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회생을 위해서는 대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DIP 대출 제공 주체로 지목된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업은행은 이 같은 홈플러스의 구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홈플러스, 정부에 'SOS' 보내

3일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박상진 산업은행장을 상대로 자금 지원 촉구 청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운영 자금 부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기업의 존폐 문제를 넘어, 수많은 임직원의 생계와 협력업체의 줄도산 위기로 이어질 수 있고 지역 경제에 침체를 야기하는 매우 중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물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으며, 공과금마저 체납돼 정상적인 영업 활동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1월 임금, 2월 임금마저 체불되는 상황은 홈플러스 임직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소비 심리 위축과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가 적극 개입해 미지급 임금을 즉시 지급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에도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 연쇄적인 경영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운영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신속하게 DIP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 회생 절차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1월 임금 체불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물품 대금 지급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연쇄적인 경영 위기를 방지해야 한다"며 "만약 운영 자금이 지원된다면 일반노조와 직원들은 회생 과정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DIP 대출 성사 여부가 관건

홈플러스 사측 역시 동일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0일 입장문을 내고 "구조 혁신 회생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DIP를 통해 3,000억원의 자금이 지원되는 것이 중요하고 또 절실하다"며 "대출이 성사되면 운영상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회생계획 실행을 통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래처 납품률이 전년 대비 약 45%까지 급감하면서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통업 특성상 매장 운영이 중단된다면 회생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에 3,000억원 규모 DIP 대출을 포함한 바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그리고 국책금융기관 산업은행이 각 1,000억원씩을 내어주는 구조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DIP 대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에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더해 올해 경영 상황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21일 국회 긴급 좌담회에서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전 홈플러스의 1년 운영 자금은 7,000억원 규모였다"며 "예전보다 축소된 점포 규모를 고려하면 올해는 6,000억원 정도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DIP 3,000억원에 더해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3,000억원이 유입되면 (홈플러스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은 금융당국에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홈플러스 직원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DIP 대출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1월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 직원들은 생활비, 공과금, 자녀 학원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대출을 받으려 해도 건강보험료 미납으로 대출조차 되지 않아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의 이런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한시라도 빨리 회사 정상화를 위한 긴급운영자금대출 시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산은, 소극적 태도 견지

다만 이 같은 홈플러스 측의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메리츠금융그룹과 산은이 DIP 대출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채권자 협의회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율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해상보험·메리츠캐피탈은 지난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기타' 의견을 제출했다. 메리츠증권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큰 경우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으로 이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회생절차를 유지한 채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허용할 경우, 파산에 따른 청산보다 채권자에게 돌아갈 분배 재원이 줄어들 수 있어 경제적으로 불리하다"고 짚었다.

메리츠금융그룹 측은 애초부터 청산해야 했던 기업에 운영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2조5,059억원)보다 약 1조1,700억원 높게 평가됐다. 원칙적으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돌 경우 회생계획 인가가 어렵지만, 홈플러스는 자산 일부 매각 등을 전제로 한 청산형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홈플러스의 요청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이지만 신용평가와 담보, 회수 가능성 등을 따지는 상업은행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며 "이미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 홈플러스에 무작정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섣불리 홈플러스에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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