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부터 월가 대형 은행까지” 美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가속, 규제 정비·시장 참여 확대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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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OCC, 리플 국립 신탁은행 설립 최종 인가 지니어스법 시행 앞두고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정비 이어져 대형 은행들도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블록체인 인프라도 확충

미국 블록체인 기업 리플이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국립 신탁은행 설립을 승인받았다.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금융 규제 편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리플도 연방 감독 아래 준비금 관리·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미국 금융당국은 단순 민간 기업을 넘어 지역은행의 관련 시장 진입까지 독려 중이며, 미국 대형 은행들도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예금 토큰·블록체인 결제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플, 美 금융당국 감독 체계 편입
26일(이하 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블록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국 블록체인 기업 리플은 이날 OCC로부터 '리플 국립 신탁은행(Ripple National Trust Bank·RNTB)' 설립에 대한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리플은 지난해 7월 OCC에 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해 같은 해 12월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 있으며, 이후 약 10개월간의 설립 절차를 거쳐 최종 승인 단계에 도달했다. 다만 리플이 일반 상업은행과 동일한 영업 권한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RNTB는 신탁 업무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수 목적 은행으로 일반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거나 개인·기업에 대출을 제공할 수 없으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적용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RNTB의 주요 업무는 리플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리플 USD(RLUSD)'의 준비금 관리다. 구체적으로는 RLUSD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준비금을 다른 자산과 분리해 관리하고, RLUSD 보유자의 이익을 위해 해당 준비금의 담보 수탁자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RNTB는 은행 운영이 시작되면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신탁 기반 디지털 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RLUSD의 발행 업무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감독을 받는 리플 자회사 '스탠다드 커스터디 앤 트러스트 컴퍼니(SCTC)'가 담당한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정 속속 확립
이번 승인은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준비금 관리 등에 관한 기준을 담은 지니어스법에 서명한 바 있다. 법안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유통액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100% 확보하고, 준비금 구성과 규모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준비자산은 현금, 은행 예금, 단기 미국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제한되며, 발행사에는 이용자의 상환 요구에 대응할 의무도 부과된다. 은행 자회사와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비은행 금융회사 등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허용되나, 무허가 발행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운영에 연방 차원의 감독 체계를 적용해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편입하려는 정책 방향이 구체화한 셈이다.
금융당국도 관련 규정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OCC는 지난 21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관리, 상환 절차, 위험 관리, 회계감사, 자산 수탁 등에 관한 최종 규정을 확정했다. 해당 규정은 지니어스법과 함께 내년 1월 18일부터 시행되며, 향후 별도 공지를 통해 발행 인가 신청 접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지난달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와 감독 기준에 관한 규정안을 발표했으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재무부도 준비금·자본 요건, 발행·판매 제한 등에 관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표1. 미국 기관별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 현황
| 기관 | 진행 단계 | 주요 내용 |
|---|---|---|
| 미 의회·행정부 | 법률 제정, 시행 예정 | 지니어스법 제정으로 준비자산 100% 보유, 정기 공시, 상환 의무, 발행 인가 체계 등 기본 원칙 마련 |
| 통화감독청(OCC) | 최종 규정 확정, 시행 예정 | 관할 발행사의 준비금·상환·자본·위험관리·수탁 기준 마련 |
| 연방준비제도(Fed) | 규정안 발표 | 감독 대상 은행의 발행 인가 절차, 준비금·자본·위험관리·수탁 기준 제시 |
|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 규정안 마련·의견수렴 | 감독 대상 은행 자회사의 발행 인가 절차, 준비금·상환·자본·유동성 기준 마련 추진 |
| 재무부·FinCEN·OFAC | 규정안 마련·의견수렴 | 무허가 스테이블코인 발행·판매 및 해외 발행사 규율, 자금세탁 방지·고객 확인·제재 준수 기준 마련 |
지역은행 대상 발행도 독려
정부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 독려도 본격화하는 추세다. 26일 OOC는 성명을 통해 "지역은행들이 미래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내년 1월 18일 시행되는 지니어스법에 따라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인가받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될 수 있도록 신청해 달라"고 권고했다. 지역은행들에 스테이블코인 사업 참여를 촉구하며 디지털 결제 시장의 기반 확대를 도모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OCC는 이러한 기회가 OCC의 '커뮤니티 은행 컴백(Community Bank Comeback)' 이니셔티브를 보완한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 은행 컴백 이니셔티브는 지역은행의 규모, 사업 특성, 위험 수준 등을 고려해 규제 부담을 조정하고, 감독 체계를 차등 적용함으로써 중소형 은행의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실제 OCC는 올해 들어 지역은행에 대한 인가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복적인 자료 제출 의무를 줄였다. 지난달에는 은행 현장 검사 주기를 기존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할 수 있는 자산 규모 기준을 30억 달러(약 3조9,810억원)에서 60억 달러(약 7조9,625억원)로 상향하기도 했다.
美 대형 은행, 시장 진출 박차
미국 대형 은행들 역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 중이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씨티그룹·골드만삭스·웰스파고·캐피털원·PNC파이낸셜서비스 등 미국 주요 금융기관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하기 위한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대형 은행 10곳이 공동으로 디지털 결제 수단 발행을 검토하면서 시작됐으며, 올해 참여 기관이 21곳으로 증가하며 구체적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들 은행은 공동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제 송금, 기업 간 결제, 디지털 자산 거래의 대금 결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 은행권이 보유한 고객 기반과 지급결제 인프라, 자금세탁 방지 체계 등을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신뢰성과 거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법인 설립 절차는 올해 하반기 중 진행될 예정이며, 첫 스테이블코인은 2027년 상반기에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달러 연동 상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향후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7개국(G7) 통화로 발행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블록체인 결제망 확충 움직임
개별 은행 차원에서는 JP모건체이스가 자체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베이스(Base)'에서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달러 기반 예금 토큰 'JPMD'를 출시했다. JPMD는 은행에 예치된 달러를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해 기관 간 자금 이전과 결제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은행 예금에 대한 청구권을 나타낸다. JP모건은 올해 해당 서비스를 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캔톤 네트워크로 확대하는 작업도 추진했다.
씨티그룹도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씨티그룹은 지난 2023년 기업·기관 고객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씨티 토큰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지난달에는 서비스 제공 범위를 기존 미국·영국·싱가포르·홍콩 등을 넘어 일본과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넓혔다. 같은 달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기업 고객의 기존 은행 계좌와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을 연결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코인베이스 고객에게 달러와 스테이블코인 간 자동 전환 기능을 제공하고, 씨티그룹의 기업용 결제 플랫폼 '스프링 바이 씨티'를 통해 가맹점이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받은 대금을 법정화폐로 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