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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흔드는 美 통화정책” 연준 12월 금리 결정 안갯속, 중동發 물가 압력에 종전 협상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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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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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기준금리 동결 택한 美 연준, 12월 추가 인상 전망 엇갈려
이란 전쟁發 인플레이션 지속, 종전 불확실성 속 통화정책 부담 가중
美·이란 휴전 협상 추진, 유럽도 우크라이나 종전 외교 본격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시장의 12월 금리 경로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 충격을 통화정책으로 직접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확산한 것이다. 향후 연준의 정책 경로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여부, 국제유가 안정 속도 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연준, 10월 FOMC서 금리 동결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지난 이틀간 FOMC 논의가 주로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에 집중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주 동안 에너지 및 관련 가격이 다시 상승했고, 우리의 임무는 일부 부문의 상대적 가격 변동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정책 결정을 미리 시사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으며, 회의 결과를 사전에 판단하지도 않는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워시 의장이 추가 긴축 의지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추세다. 우선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논평에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현명했다”면서도 “12월과 2027년 초에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 채권 및 유동성 솔루션 글로벌 총괄도 “연준이 12월에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으로 본다”며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게 나타난 것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며, 연준은 이에 대비해 추가적인 ‘보험’을 들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시장 일각선 '신중론' 확산

반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28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트루스테이지의 스티브 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길고 가변적인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난다”며 “연준은 추가 긴축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전에 이미 적용된 높은 금리 수준이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브린모어트러스트의 앤드루 데이비스 투자전략 책임자도 "고용 시장이 경기 침체기에 흔히 나타나는 전반적인 악화 양상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냉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관망 기조는 합리적"이라며 이어 “차입 비용이 높아진 것만으로도 연준이 의도한 긴축 효과의 일부가 달성될 수 있으며, 굳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도 향후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가 일부 약화하는 동시에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오는 12월 0.25%p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FOMC 회의 전 90.7%에서 종료 후 84.8%로 5.9%p 하락했으며, 2027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누적 인상 횟수도 0.25%p씩 2.8회에서 2.6회로 축소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8일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3.8bp(1bp=0.01%p) 내린 연 4.700%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5bp 상승한 5.042%, 30년물은 6bp 오른 5.367%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약 34.2bp까지 확대됐다.

전쟁發 인플레이션 리스크

이처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불확실한 것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은 사실상 차단됐고, 이 여파로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쟁 직전인 2월 말 배럴당 약 72달러(약 9만6,000원)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3월 평균 100달러(약 13만3,400원)를 넘어섰다. 이후 일부 수출 물량이 회복되기도 했지만,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횡단 송유관 파손으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유가 오름세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28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5.32달러(약 15만3,800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02.78달러(약 13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국제유가 상승세는 미국의 물가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14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8월(3.4%)보다 상승폭이 0.3%p 확대됐다. 특히 에너지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4%, 휘발유 가격은 34.2% 급등했다. 이로 인한 미국 가계의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전쟁 발발 이후 10월 중순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으로 추가 부담한 연료비가 1인당 평균 471달러(약 62만8,000원)로, 세계 평균인 약 60달러(약 8만원)의 7.9배에 달했다고 본다.

표1. 중동 전쟁발 공급 충격의 미국 경제 파급 경로

단계주요 상황파급 효과
에너지 공급 차질호르무즈 해협 운항 제한,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파손으로 원유 수송 위축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 심화
국제유가 급등국제유가가 100달러대 안팎에서 등락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
미국 물가 자극미국 에너지·휘발유 가격 급등인플레이션 재확산
식품 가격 전이농기계·가공·운송비, 비료 조달 비용 상승식료품·외식 물가 등으로 상승 압력 전이
자료: 세계은행, 미국 노동통계국,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

종전이 상황 좌우, 불확실성 커

식료품 가격의 추가 상승 위험도 커지는 추세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농기계 가동과 식품 가공·운송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이 증가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비료 원료 및 완제품 수송에도 차질이 발생해 농업 생산비 전반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미국의 식품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높아졌으며, 이 가운데 가정 내 소비용 식료품 가격은 1.8%, 외식 물가는 3.5% 올랐다. 품목별로는 과일·채소가 3.7%, 비알코올 음료가 3.8%, 곡물·제빵 제품이 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물가 상승 압력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이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에서 비롯된 만큼, 종전 자체가 물가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전쟁 종료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원유 공급 부족 등 물가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공급 측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성급하게 통화 긴축에 나서기보다는, 전쟁의 향방과 에너지 가격 안정 여부를 지켜보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협상 의지 드러내는 서방국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서방국들은 외교적 협상의 여지를 모색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중재진은 지난 25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로운 평화협정 초안을 이란 측에 전달했다. 중재안에는 양측이 7일에 걸쳐 단계적으로 신뢰 구축 조치를 이행하는 방안이 담겼으며,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견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정상화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이 주요 협상 쟁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란을 향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대화와 군사적 압박을 병행 중이며, 이란 역시 최근 카타르가 전달한 중재안에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에서는 이란 전쟁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심으로 종전 외교가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7일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약 1시간 30분간 통화하며 전쟁 종식과 군사적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특히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 등 실질적인 긴장 완화 조치를 요구했으며, 통화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도 협의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더해 유럽 주요국들은 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평화협상에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다만 러시아는 유럽 대표단의 참석 문제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며, 구체적인 일정과 참여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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