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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상호관세의 역설, 불균형은 그대로 비용만 키운다

[딥파이낸셜] 상호관세의 역설, 불균형은 그대로 비용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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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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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상호관세, 무역 불균형 해소보다 물가 상승·성장 둔화
교역 감소 아닌 제3국 이동, 비용 경제 전반 확산
관세 의존 대신 정밀 조정 정책·전환 지원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호관세는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대응 수단으로 제시돼 왔다. 그러나 실제로 시행될 경우 나타나는 효과는 기대와 다르다. 교역 상대국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그 부담은 국내 물가와 기업 비용으로 전이된다. 주요 경제권 사이에서 상호관세가 반복될 경우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면서 국내총생산은 감소하고, 관세로 보호하려던 산업보다 제3국 공급업체나 국내 이해집단이 상대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형성된다.

전망치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상호관세가 재도입되거나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글로벌 교역 증가율은 단기간에 둔화되고, 불확실성이 누적될수록 세계 경제 전체의 생산 수준도 함께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상호관세는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보다 시장 규모를 축소하고 공급망 재편을 촉발하며, 그 비용을 소비자와 노동자, 그리고 성장 둔화로 재정 기반이 약화되는 공공부문에 전가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책 대응의 초점은 관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성장을 압박하는 세 가지 경로

상호관세가 성장에 부담을 주는 첫 번째 경로는 비용 상승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중간재와 소비재 가격이 오른다. 여기에 상대국의 맞대응 관세가 더해질 경우 가격 상승은 양국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된다.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생산비 증가를 피하기 어렵고, 이는 제품 가격 인상이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은 감소하고, 무역재 투입 비중이 높은 서비스 부문 역시 비용 압박을 받는다. 2018~2019년 미·중 관세 국면에서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이 해외 공급자가 아니라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에게 귀속됐다는 실증 결과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실질소득 감소가 누적되면서 성장세가 약화됐고, 이는 교육과 직업훈련 등 공공 지출 여력에도 제약으로 작용했다.

두 번째 경로는 투자 위축이다. 기업은 생산비 수준과 시장 접근 조건을 바탕으로 투자와 생산 입지를 결정한다. 상호관세가 확대되면 이러한 판단의 전제가 불안정해진다. 비용 구조와 시장 조건이 단기간에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은 장기적인 설비 투자와 생산성 개선보다 투자 연기나 단기 대응을 선택하게 된다. 여러 연구는 관세 인상 이후 나타난 생산 감소와 생산성 저하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상당 기간 지속됐음을 보여준다. 최근의 주요 보호조치를 철회할 경우 중기적으로 경제 활동 수준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은 관세 충격이 일회성이 아닌 누적 비용임을 시사한다.

세 번째 경로는 정책 불확실성이다. 상호관세는 시행 여부가 논의되는 단계만으로도 교역과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계무역기구의 2025년 수정 전망에 따르면 상호관세가 도입되거나 본격적으로 검토될 경우 세계 상품 교역 증가세는 해당 연도에 뚜렷하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교역 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기업과 가계는 지출과 투자를 보수적으로 조정하게 되고, 이는 안정적인 국제 시장을 전제로 성장해 온 서비스 산업과 인력 양성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역의 이동, 누적되는 비용

상호관세의 효과가 과대평가되는 이유는 교역이 감소하기보다 이동하기 때문이다. 두 나라가 상호 관세를 높이면 양자 교역은 줄어들지만, 감소한 물량이 그대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제3국 공급자가 대체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에는 단기적인 수출 증가가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관세 체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만 가능한 제한적인 변화다. 미·중 분쟁을 포함한 과거 관세 사례를 보면 단순 제품은 비교적 빠르게 제3국으로 이전된 반면, 부품과 중간재처럼 공급망이 복잡한 품목은 기존 거래 관계가 일정 기간 유지됐다. 다만 상호관세가 반복되고 범위가 확대될수록 공급망 이동 규모는 커지고, 이후 되돌리기 어려운 비용이 누적된다.

이러한 간접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제시된 개념이 ‘보호의 진짜 비용(TCP, True Cost of Protection)’이다. 기존 지표가 관세가 부과된 수입 규모만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이 접근은 교역 상대의 변화와 경쟁 공급자 간 점유율 이동을 함께 고려한다. 그 결과 무역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연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드러나며, 관세의 실제 부담은 통상적인 계산보다 크게 나타난다.

미국 산업별 TCP 지수와 수입 가중 관세 비교
주: 미국 산업 전반에서 TCP 지수는 수입 가중 관세보다 훨씬 빠르게 높아지며, 무역 전환과 공급망 파급으로 누적된 관세 부담을 드러낸다.

정책 평가에서 이 관점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특정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줄어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소비자 가격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제3국 수출국이 줄어든 교역을 대체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4년 분석에 따르면 2018~2019년 미국의 대중 관세 이후 베트남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수출과 고용이 증가했다. 반면 다수의 연구와 시뮬레이션은 상호관세가 확산될수록 글로벌 교역량과 세계 총산출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즉, 양자 통계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전체 경제 기준에서는 비용이 더 크게 발생한다.

국가별 TCP 지수와 수입 가중 관세 비교
주: 국가별로 TCP 지수와 수입가중 관세를 비교한 결과, 두 지표 간 차이가 국가별로 상이하게 나타난다.

교육과 노동시장 대응 방향

이러한 변화는 교육과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세로 교역 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기업의 고용과 투자 판단이 달라지고, 이는 인력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교육기관과 정책당국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전제로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비용 추정과 시나리오 계획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교육기관과 직업훈련 체계는 비교적 안정적인 노동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관세가 확대될 경우 무역 연관 산업의 인력 수요는 단기간에 변할 수 있다. 이때 핵심 교육 역량은 유지하되, 단기 전환이 가능한 업스킬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전자부품 수입 비용이 상승할 경우 조립, 품질관리, 사후 서비스 등 지역 내에서 대응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재훈련을 설계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일자리가 일시적 대응에 그칠지, 중기적인 수요로 이어질지도 점검해야 한다.

정책 지원 역시 더 정밀하게 설계돼야 한다. 2018~2019년 관세 국면에서는 소득 감소와 고용 이동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고, 다른 지역은 수출 전환의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보조금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지역과 기간을 특정한 보상과 재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상호관세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는 사전 비용 평가가 필수적이다. 광범위한 관세는 단기간에도 교역 증가세를 낮추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누적된 생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략 산업 보호가 목적이라면 관세 외의 정책 수단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연구개발 지원과 인프라 투자, 인력 양성 정책은 보복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다.

상호관세는 단호해 보이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투자를 위축시키며, 교역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일부 제3국에는 단기적 이익이 생기지만, 세계 경제 전체로는 손실이 누적된다. 정책의 기준은 분명하다. 단기 정치 효과보다 증거에 기반한 조정 정책이 우선돼야 하며, 관세가 불가피할 경우에도 비용을 투명하게 평가하고 기한과 점검 장치를 갖춰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en Reciprocity Fails: Why Reciprocal Tariffs Are Mostly Economic Self-Harm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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