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對中 견제’ 4대 전략 가동, 안보 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장되는 美 인태 전략
쿼드 ‘對中 견제’ 4대 전략 가동, 안보 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장되는 美 인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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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에너지·해양안보 결속 강화 오커스·쿼드 병렬 운용 통한 對中 압박망 확대 美 중심 인태 협력체, 전략 질서 재편 움직임 가속

미국이 중국 견제 전략의 중심축을 군사 영역에서 경제·기술·공급망 질서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협의체)가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실시간 해양 감시 체계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국 핵잠수함 동맹)가 핵잠수함과 첨단 군사기술 협력을 강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 또한 다층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견제 수위가 높아질수록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연합 구조 역시 더욱 복합적이고 거대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쿼드, 에너지 안보 구상 및 핵심광물 협력 체계 추진
26일(현지시각)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개최된 쿼드 외교장관 회의 및 공동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토시미쓰 일본 외무상,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위한 4대 핵심 전략 이니셔티브를 공동 발표했다. 쿼드 장관들이 이번 회의에서 도출해 낸 가장 전략적인 성과는 ‘쿼드 중요 광물 이니셔티브(Quad Critical Minerals Initiative)’의 전격 출범이다. 인도 당국이 발표한 계획 성명을 보면, 4개국은 배터리와 첨단기술 무기에 필수적인 중요 광물의 광산 개발, 가공, 재활용 가치사슬을 중국 의존도에서 완전히 떼어내기 위해 정부 및 민간 부문의 최대 20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동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전쟁 위기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 안보 역시 쿼드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했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우리는 세계가 더 예측 불가능해졌고 경제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에 미칠 치명적 영향을 이미 알고 있다”며 4개국 공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올해 말 쿼드 파트너들을 초청해 ‘연료 보안 포럼(Fuel Security Forum)’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일본은 자국이 추진하는 원유 및 석유 제품 조달 협력 프레임워크인 ‘파워아시아(Power Asia)’와 쿼드 에너지 이니셔티브의 전격적인 연대를 제안했다.
해양 영역 인식(MDA) 체계 강화와 실시간 감시 정보 공유 확대 방안도 핵심 안건으로 떠올랐다. 쿼드 4개국은 공동 해양 감시를 위해 인도·태평양에 접한 국가들에 상업용 해양영역 인식 데이터를 제공하는 쿼드의 ‘인·태 해양영역 인식 구상’도 인도양으로 확대하고 포괄적인 공통작전상황(Common Operating Picture)도 만들기로 했다. 이는 태평양 제도 지역의 부족한 항만 수용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4개국 간 최초의 파트너십으로, 이 지역에 대규모 차관을 제공하며 해군 기지 건설을 시도하는 중국의 영향력 확장 전략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커스·쿼드 병렬 전선 본격화
이 같은 움직임은 쿼드가 기존의 외교·안보 협의체 수준에서 벗어나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경제안보 축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현재 중국 견제 전략을 오커스와 쿼드, 두 개의 병렬 구조로 운용하고 있다. 오커스가 핵추진 잠수함과 첨단 군사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는 봉쇄 체계라면, 쿼드는 공급망·핵심광물·항만·에너지·해양 감시를 결속시키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구조다.
특히 두 체제는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오커스는 잠수함 전력과 첨단 무기 체계로 중국 해군의 외양 진출을 차단하는 ‘군사 억지축’으로, 쿼드는 공급망 재편과 전략 자산 통제를 통해 중국 중심 경제 질서를 압박하는 ‘경제 안보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 쿼드가 희토류·에너지·항만·실시간 해양 감시 체계까지 의제를 확장한 배경에도 단순 외교 협의체 수준을 벗어나 중국의 산업·물류·자원 네트워크를 전방위적으로 견제하려는 미국의 장기 전략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원 구성에도 미국의 지정학적 계산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일본은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의 직접 당사자며, 인도는 중국과 국경 갈등을 겪고 있는 핵심 견제국이다. 호주는 인도양과 남태평양을 연결하는 해양 거점 역할을 맡는다. 미국은 이들을 연결해 중국 주변부를 따라 다층 압박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 견제 전략을 인도·태평양 전역을 연결하는 다층 연합 구조로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군사 안보와 공급망·에너지·해양 물류를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결속시키려는 움직임도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중국 역시 쿼드와 오커스를 단순 안보 협력체 수준으로 보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은 최근 쿼드의 해양 감시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대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구축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미국이 공급망과 자원 안보를 안보 의제로 결합시키는 흐름에 대해 중국은 자국 산업망과 해상 물류망을 겨냥한 장기 압박 전략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실제 중국은 희토류 정제와 배터리 소재, 태양광 공급망에서 압도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잠재적 병목 위험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쿼드의 전략 범위 역시 군사 협력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4개국이 공동 추진에 나선 핵심광물 이니셔티브와 에너지 안보 프레임워크, 해양 감시 데이터 공유 체계는 모두 중국 중심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특히 MDA 체계 구축은 남중국해와 인도양 일대의 선박 이동과 물류 흐름을 상시 추적 가능한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정보 협력을 넘어선 전략 자산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해양 안보와 공급망 통제를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묶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美, 스쿼드 통해 中 압박 강화
나아가 최근에는 미국·일본·호주·필리핀 중심의 비공식 안보 협력체인 스쿼드(S-QUAD)도 본격적인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쿼드는 공식 군사동맹이나 조약기구가 아닌, 2024년 5월부터 미국·일본·호주·필리핀 국방장관 회동과 공동 해상활동을 통해 구체화된 해양 안보 협력망이다. 외신과 주요 싱크탱크들은 이를 중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비공식 협력체’ 또는 ‘소다자 안보 그룹’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쿼드의 핵심 무대는 남중국해다. 필리핀은 중국 해경과 해상민병대의 물대포 발사, 충돌 위협, 보급선 차단 압박을 반복적으로 받아 왔고, 미국은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적용 가능성을 거듭 확인해 왔다. 여기에 일본과 호주가 연합훈련과 방위협력으로 가세하면서, 스쿼드는 필리핀 전선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양 압박을 억제하는 실질 협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4개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5월 싱가포르에서 별도 회동을 갖고 해양·공중 영역에서의 협력 심화, 억지력과 대응 능력 강화, 인도·태평양 평화와 안정 유지를 공동으로 강조했다. 일본 방위성도 이후 4개국 국방장관회의의 정례화 논의를 확인하며 해양·공중 활동 확대 의지를 밝혔다. 스쿼드가 쿼드와 구분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쿼드가 핵심광물·에너지·공급망·항만·해양 감시를 아우르는 경제안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면, 스쿼드는 남중국해 현장에서 군사·해양 억지 기능을 수행하는 실전형 협력체다. 미국이 쿼드를 통해 중국 중심 공급망과 전략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스쿼드를 통해 필리핀 주변 해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는 이중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연합체의 조직 규모와 기능 범위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해양 팽창과 핵심광물 통제, 첨단산업 공급망 장악력이 지속되는 한 미국 역시 동맹·우방국들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협력 구조를 더욱 촘촘히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 안보전략 보고서와 주요 싱크탱크들은 중국 견제를 위해 군사 억지와 경제안보, 기술 협력 체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무게중심 역시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최근 공급망과 항만, 원자재, 에너지, 해양 데이터를 하나의 전략 자산으로 결속시키는 방향으로 협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쿼드와 오커스, 스쿼드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병렬적으로 움직이는 배경에도 중국 견제 범위를 군사 영역에 한정하지 않고 산업·기술·물류 질서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장기 구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