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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연체율 사상 최고, 부채·폐업·공실까지 맞물린 내수 붕괴 신호

자영업 연체율 사상 최고, 부채·폐업·공실까지 맞물린 내수 붕괴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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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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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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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대출액 감소, 연체율은 전 연령서 상승
매출 변동성 큰 '나 홀로 사장님' 연체율 높아
폐업자 수 사상 최대치, 폐업률도 9% 넘어서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 연령대로 확산됐다. 폐업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서며 내수 밀착 업종을 중심으로 폐업률이 급증했고, 상가 수익률 악화와 공실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상권 붕괴도 확산되고 있다. 자영업 비중이 구조적으로 높은 한국의 시장 환경 속에서 성장 둔화·고금리·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제약에 더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대규모 은퇴까지 맞물리면서 자영업의 위기는 단기간에 수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세 이하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가장 높아

2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4년 개인사업자 부채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7,892만원으로 전년 대비 0.2%(30만원)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2022년 1억7,946억원, 2023년 1억7,922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감소 폭 역시 2023년(0.1%)과 비교해 0.1%포인트 확대됐다. 성별의 경우, 남성 개인사업자 평균 대출이 2억486만원으로 여성(1억4,431만원)보다 높았다.

빚의 규모는 줄었지만, 질은 악화했다.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0.98%로 전년 대비 0.33%포인트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 상승은 전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29세 이하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1.29%로 가장 높았고, 50대(1.04%) 40대(1.03%)가 뒤를 이었다. 50대 연체율은 전년 대비 0.38%포인트 오르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성별로도 남성이 1.00%, 여성은 0.95%로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나 홀로 사장님'의 부담도 두드러졌다. 종사자 없는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1.00%로 종사자 있는 사업자(0.32%)보다 3배가량 높았다. 전년 대비 상승폭 역시 종사자 없는 사업자가 더 컸다. 인건비 부담이 없는 대신 매출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가 연체 위험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매출 규모별로 보면 연 매출 3,000만원 미만 사업자의 연체율(2.03%)이 가장 높았고, 10억원 이상(0.28%)이 가장 낮았다. 사업 기간별로는 3~10년 미만이 1.31%로 가장 높았고, 10년 이상은 0.64%에 그쳤다. 

대출 경로별로는 비은행 연체율이 2.10%로 1년 새 0.72%포인트 급등하며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19%로 전년 대비 0.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국가데이터처는 "비은행 대출이 감소하는 동시에 연체율이 오르는 흐름은 1금융권에서 밀려난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고금리와 불경기로 대출 접근이 어려워진 데다 상환 여력이 있는 차주들이 먼저 대출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부터 인구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

자영업자의 위기는 폐업자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전년 대비 2만1,795명 증가했다. 폐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건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그간의 추이를 보면 폐업자 수는 2019년 92만2,159명에서 3년 연속 감소해 2022년 86만7,292명까지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하며 100만 명 대에 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누적된 사업 부진과 고금리로 인한 연체율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업률은 전년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9.04%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 밀접 업종의 상황이 심각했다. 전체 52개 업종 중 소매업 폐업자는 29만9,642명으로 전체 29.7% 비중을 차지했고,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상품중개업(7.1%)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생활 밀착 업종을 중심으로 폐업이 늘고 있다. 1분기 커피음료점은 9만5,337개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고 편의점 역시 창업보다 휴폐업이 늘면서 같은 기간 0.8% 감소했다. 팬데믹 당시 규모를 키운 업종들이 내수 부진 속에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부진에는 경기 침체뿐 아니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운영비 부담 확대, 실질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은퇴 연령층의 일자리 부족, 업권의 출혈 경쟁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자영업은 빠르게 생존 공간을 잃어가고 있다. 사회문화적 변화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혼밥, 혼술, 워라밸 문화 등이 일상화되며 외식 빈도와 야간 매출이 줄면서 전통적인 자영업 모델이 더는 소비자의 삶과 맞물리지 않는 구조가 된 것이다.

제도적 환경 역시 부담을 키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제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 등은 업주에게 추가 비용과 인력 관리 부담을 안겼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자영업자 상당수는 창업 전 준비 부족과 재무 관리 미숙으로 위기에 대응하지 못했다. 수익 구조와 시장 환경에 대한 분석 없이 이뤄진 창업이 결국 폐업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긴급 수혈에 나섰지만,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공실률 증가에 경매 낙찰률 10%대 머물러

문제는 자영업의 부실이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7위에 올랐다. 일본(9.2%)과 미국(6.1%)이 각각 28위와 최하위권에 머문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10년간 매년 100만 명 안팎의 은퇴자가 자영업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가 2024년 214만 명에서 2032년 248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상권의 몰락도 자영업 위기의 후폭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가 거래량은 1만3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만608건)와 비교해 49.7% 감소했다. 상가 거래량은 저금리 시절인 △2019년 7만2,432건 △2020년 9만1,860건 △2021년 11만2,423건으로 상승했지만,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24년 3만4,812건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지만, 상가 거래량은 반등 없이 2024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실률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분기 13.2% △2분기 13.4% △3분기 13.6%로 상승했고,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같은 기간 7.3%에서 8.0%로 높아졌다. 공실 증가는 상가 주인의 임대 수익률도 빠르게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상가 임대 가격 지수를 보면 중대형 상가는 99.8로 전년 대비 0.16% 줄었고, 소규모 상가와 집합 상가는 각각 0.50%, 0.44% 하락했다. 임대 수익을 나타내는 소득 수익률 역시 중대형 상가 0.81%, 소규모 상가 0.74%, 집합 상가 0.99%에 그쳤다.

공실 장기화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다가 경매로 내몰리는 상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임차 수요가 확연히 줄어든 상황에 경매로 나온 상가는 헐값에도 팔리지 않는 실정이다. 경·공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경매로 나온 상가 2,585건 가운데 낙찰된 상가는 465건에 그쳤다. 낙찰률은 18%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10% 선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에서 경매로 나온 상가 213건 가운데 39건만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 낙찰률은 18.3%로,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10%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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