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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쏠림에 제동 건 금융위 “PF 20%·자본비율 7%”, 상호금융 관리 기조가 달라졌다

부동산 쏠림에 제동 건 금융위 “PF 20%·자본비율 7%”, 상호금융 관리 기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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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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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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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대비 저금리, PF 쏠림 부추겨
자본 규제 저축은행 수준으로 상향
반복되는 PF 뇌관과 구조조정의 기억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하고, 충당금 적립률과 자본 규제를 동시에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지금까지 위험 대비 낮은 금리로 PF 쏠림이 누적된 결과, 업권 전반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정부가 상호금융을 고위험 자산에 노출된 업권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과거 PF 부실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던 전례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향후 정책 집행 강도 또한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충당금 적립률 상향은 3개월 유예

22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상호금융 정책협의회’를 열고 PF 대출과 공동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호금융권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권 부위원장은 “그동안 상호금융권은 수익성과 외형 성장만을 위해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을 짧은 기간 12배나 늘리는 등 비생산적 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면서 “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 각종 금융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논의의 배경을 밝혔다.

개선안의 핵심은 상호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에 명확한 상한선을 설정하고, 위험이 집중된 자산에 대해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상호금융사 총대출의 20% 이내에서만 PF를 취급할 수 있도록 했고, 공동대출 역시 중앙회의 사전 검토·참여 의무를 부과해 취급 요건을 엄격히 했다. 또 순자본비율 산정 시 부동산·건설업 대출에는 110%의 가중치를 적용해 동일한 대출이라도 자본 부담이 더 크게 반영되도록 의무화했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상호금융권 PF 대출 금리가 위험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다는 문제의식이 짙게 작용했다. 비과세 예탁금과 지역 기반 조합이라는 특성을 지닌 상호금융권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이용해 부동산 PF를 확대해 왔고, 그 결과 총자산은 2015년 533조3,000억원에서 2025년 9월 1,072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부동산·건설업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또한 14조8,000억원에서 182조9,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해 위험 축적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드러냈다. 

충당금 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계됐다. 금융위는 건설·부동산업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기존 120%에서 130%로 상향하되, 상호금융권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3개월의 유예 기간을 뒀다. 급격한 규제 적용으로 조합의 재무 여력이 한꺼번에 위축되는 상황을 피하면서도 기준 자체는 명확히 상향해 두겠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처는 현장에 만연한 부동산 중심 영업 관행 자체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며, 상호금융을 지역·서민 금융이라는 본래 역할로 되돌리기 위한 관리 강화의 첫 단추로 평가된다. 

리더십 부재로 정책 결정 지연되기도

이번 PF 대출 규제는 이미 지난 3월부터 물밑에서 논의돼 온 사안을 정책으로 구체화한 결과에 가깝다. 그간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익스포저가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을 고려해 PF 대출에 별도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주무 부처 및 관계 기관과 검토해 왔다. 당시 논의의 출발점은 저축은행과 달리 상호금융에는 PF 대출에 대한 명확한 비중 규제가 없다는 점이었다.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을 각각 총여신의 30% 이내, 합산 50% 이하로 관리하고는 있었지만, 분양 리스크가 집중되는 PF 대출을 따로 떼어 관리할 장치는 부재했다.

다만 논의가 곧바로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3월 이후 대통령 선거 국면과 금융당국 조직 개편 논의가 맞물리면서 규제 결정을 공식화할 정치적·행정적 동력이 약화된 탓이다. 상호금융 업권의 반발 가능성과 지역 금융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이를 주도적으로 밀어붙일 주체가 분명하지 않았던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 관리·감독권을 가진 기관들과 협의회 일정을 조율하며 안건을 논의해 왔다”며 절차적 준비는 꾸준히 진행돼 왔음을 밝혔다. 

정책이 다시 속도를 낸 것은 정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지표는 눈에 띄게 악화됐다. 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2022년 말 1.21~2%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농협 5.07%, 수협 8.11%, 산림조합 7.46%로 급등했다. 신협의 연체율 역시 2022년 2.47%에서 올해 상반기 8.36%로 5.89%p 뛰었고, 새마을금고도 2021년 2% 안팎에서 올해 상반기 8.37%까지 치솟았다. PF 부실이 더 이상 개별 조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업권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된 것이다. 

최종 개선안에서 이전 논의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는 상호금융 중앙회에 대한 자본 규제 강화가 꼽힌다. 금융위는 상호금융 중앙회의 최소 경영지도비율(자기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7%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농·수·산림조합은 2%, 신협·새마을금고는 5% 수준인 기준을 향후 10년에 걸쳐 상향해 신협·새마을금고는 2028년, 농협·수협은 2032년, 산림조합은 2034년까지 7%를 달성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기준은 저축은행(7%, 자산 1조원 이상은 8%)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러한 자본 규제 강화는 PF 대출 20% 제한, 충당금 적립률 130% 상향과 맞물려 작동한다. PF 대출 비중 규제로 자산 운용의 폭을 좁히고, 충당금 확대로 손실 흡수 압박을 높이는 동시에 중앙회 차원에서는 더 두터운 자기자본을 요구하는 구조다. 여기에 개별 조합의 순자본비율을 2030년까지 4%로 끌어올리고, 신협에 경영개선명령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까지 포함되면서 감독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 이는 상호금융을 고위험 자산에 노출된 업권으로 명확히 구분해 관리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조치로 평가된다.

자율 정리 미뤘던 ‘저축은행 사태’ 교훈

이처럼 규제 강도가 한꺼번에 높아진 이유는 부동산 PF가 위기 국면마다 금융 시스템의 취약 지점을 반복적으로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PF는 경기 상승기에 금융권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반대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연쇄 부실’이라는 공통된 경로를 보인다. 토지나 건물 등 담보 가치와 향후 분양 전망에 대한 낙관이 꺾이는 순간, PF 역시 개별 사업장이나 건설사의 리스크를 넘어 해당 사업장·건설사에 자금을 융통한 금융기관 전체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 사태다. 당시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을 우려해 부실 PF에 대한 자율적 정리와 인수·합병(M&A)을 유도했지만, 상당수 저축은행이 손실 인식과 자본 확충을 미루며 시간을 벌었다. 그 결과 PF 부실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2011년 1월 삼화상호저축은행 파산을 시작으로 부산저축은행 계열 등 연이은 영업정지로 이어졌다. 2010년 말 104개에 달하던 저축은행 수는 구조조정 후 79개로 줄었고, 총자산 역시 86조9,000억원에서 43조8,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최근 상호금융권 상황 역시 궤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부동산 PF와 브리지론 취급이 확대되면서 연체율과 적자 조합 수가 동시에 급증했고, 자율 정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위험 노출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의 적자 금고 수는 2021년 107곳에서 올해 상반기 867곳으로 늘었고, 신협 역시 같은 기간 적자 조합이 56곳에서 456곳으로 증가했다. PF를 중심으로 한 고위험 자산 쏠림이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상호금융권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가 동시에 노출되면서 정책 판단의 무게는 더욱 커졌다. 다수 조합과 금고에서 부당 대출 반복 사례와 내부 견제 장치 부재, 장기 재임 구조가 확인되면서 위험 관리 실패가 단순 경기 요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의 주요 여신 프로세스를 전산화하고, 예외 적용 시 최고책임자(조합장) 승인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절차 통제를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전반에 자리 잡힌 부실의 단초들을 자율 개선에 맡길 경우,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유사한 경로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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