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R&D] 中 화웨이 ESS 극한 발화 테스트 통과, 배터리업계 안전성 경쟁 가속화
[배터리 R&D] 中 화웨이 ESS 극한 발화 테스트 통과, 배터리업계 안전성 경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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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 출하 경쟁에서 안전성 중심으로 전환 화웨이 ESS, 업계 최신 기준으로 화재 안전성 검증 위라이온 등 中 기업들, 전고체 배터리 개발 나서

화웨이 디지털 파워(Huawei Digital Power)의 상업 및 산업용 하이브리드 냉각 그리드 포밍 에너지 저장 장치(Commercial and Industrial Hybrid Cooling Grid Forming Energy Storage System, C&I GFM ESS)가 업계 최초로 최신 평가 기준으로 진행된 고강도 극한 발화 테스트를 통과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출하 경쟁에서 벗어나 ESS를 중심으로 안전성과 운영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 경쟁도 한층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화웨이 ESS, 화재 전파 차단 등에 우수한 성능
21일(현지시간) 영국 배터리 분야 전문 매체인 에너지스토리지는 화웨이의 C&I GFM ESS가 독일의 글로벌 테스트 및 인증 기관 티유브이 라인란드(TÜV Rheinland) 입회하에 진행된 고강도 극한 발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스트는 국제 ESS 화재 안전 평가의 최신 기준인 UL 9540A 2025년 개정판을 충족한 업계 최초의 사례로, 국가 핵심 화재 안전 연구소에서 수행됐다.
테스트 설계 면에서는 60개 배터리 셀에서 동시에 열폭주를 유발하기 위해 팩 단위 과충전 방식을 적용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검증 환경을 조성해 극한의 발화 시나리오에서 안전 성능을 평가하도록 했다. 또한 최신 기준에 따라 개방형 점화 방식을 채택해 산소 유입을 극대화하는 대신, 모든 능동·수동 화재 진압 시스템을 비활성화해 오직 시스템의 완성도만으로 화재를 견디도록 구현했다.
테스트 결과, 화웨이의 ESS는 내부 온도 961°C 화염 속에서도 방어력을 유지했다. 인접한 ESS 유닛의 최고 셀 온도는 셀 방폭 밸브가 열리는 임곗값보다 훨씬 낮은 45.3°C로, 유닛 간 화재 전파가 전혀 없었다. 셀 간 열 격리, 1,500°C 고온을 견디는 전금속 팩 인클로저, 양압 산소 차단 및 방향성 배연 시스템, 화염 확산을 방지하는 방화 미로 설계, 강화된 내화 컨테이너가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다. 최대 열 방출률(HRR)은 3메가와트(MW) 수준에서 관리됐으며, 별도의 외부 진압 없이 3시간 미만 만에 자가 소화돼 우수한 열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팩 단위 열폭주 제어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려
이번 화웨이의 성과는 ESS 안전성이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최근의 흐름과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존 컨테이너 단위 제어를 넘어, 배터리팩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폭주를 직접 제어하는 팩 단위 열폭주 제어 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ESS 화재 확산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안전 설계가 국제 기준에 따라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로서 ESS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시장의 산업적 수요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이른바 캐즘 국면이 이어지면서 배터리업계는 완성차 수요와 연동한 출하 경쟁에서 벗어나 ESS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력 계통을 능동적으로 형성하는 그리드 포밍(Grid-forming) 기술은 기존의 계통 추종형 방식과 달리 대규모 정전이나 불안정 상황에서도 전력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어, 상업·산업용 에너지 시장을 중심으로 ESS 채택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ESS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저장 용량 확대보다 안정적인 운영과 정교한 제어 역량이 제품의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특히 ESS가 전력거래시장 참여, 가상발전소(VPP) 및 수요 반응(DR) 연계,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수요 대응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운영 효율성과 안전 관리 수준에 따라 수익성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설치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화재 리스크, 충·방전 효율, 장기 수명 관리 역량 등이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고체 배터리, 안전성과 효율성 면에서 주목
이러한 흐름 속에 중국 배터리업계에서는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차세대 기술로, 상용화 시점은 2027년 전후로 예상된다. 액체 누출과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고, 고온·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에너지 밀도와 수명 개선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ESS와 전기차 모두에 적용 가능한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전고체 배터리 유니콘 기업인 베이징 위라이온의 상장 추진 소식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위라이온의 기업공개(IPO)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중국 본토 증시 최초의 전고체 배터리 상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위라이온은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의 고체전지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과 생산에 특화돼 있다. 올해 발표된 '2025년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서는 기업가치 185억 위안(약 3조8,800억원)으로 평가됐다.
위라이온의 배터리 제품은 이미 양산 및 실사용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에너지 밀도 킬로그램당 360와트시(Wh/kg)의 고에너지 밀도 동력 셀은 2023년 양산을 시작해 같은 해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에 양산 공급됐다. 주행 테스트에서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km를 넘겼다. 280암페어(Ah)급 초고안전성 에너지 저장 셀 역시 2023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다수의 ESS 프로젝트에 공급되고 있으며, 에너지 밀도 320Wh/kg의 저공 경제용 동력 셀은 드론과 로봇, 휴대용 전원장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CATL(닝더스다이, 寧德時代), BYD, 궈쉬안하이테크(國軒高科·Gotion) 등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 대기업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ATL은 에너지 밀도 500Wh/kg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제작해 고객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BYD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2029년까지 전기차 전반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며, 이미 반고체 배터리를 일부 차량에 상용화한 상태다. 궈쉬안 역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하고 2027년 파일럿 생산을 목표로 상용화 경쟁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