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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감시하는 스마트TV” 삼성·소니 등 글로벌 제조사, 텍사스서 불법 감시 피소

“사용자 감시하는 스마트TV” 삼성·소니 등 글로벌 제조사, 텍사스서 불법 감시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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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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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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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실시간 녹화·개인정보 무단 수집 논란 
중요 문항을 숨겨둔 소비자 동의 절차 등도 비판
빅테크 사용자 정보 수집 두고 법적 판단 이어져

주요 글로벌 기업의 스마트TV가 시청 내용을 실시간으로 녹화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텍사스주가 이들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특정 기업의 일탈이 아닌, 스마트TV 산업 전반에 걸친 개인정보 수집 관행이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전자기기 제조사들의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 방식이 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텍사스주, 가전기업 개인정보 보호 책임 강화

1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텍사스 주정부는 지난 15일 전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을 상대로 소비자 프라이버시 침해 및 무단 감시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에는 한국의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그룹,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 등 글로벌 가전기업들이 포함됐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에서 전자기기 제조사를 상대로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텍사스주는 2022년 이후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다수의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스마트TV에 내장된 자동 콘텐츠 인식(ACR) 기술이다. ACR은 TV 화면에 표시되는 영상을 0.5초 단위로 캡처해 시청 내용을 실시간으로 녹화한다. 이를 통해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은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 콘솔이나 노트북을 연결해 사용하는 화면까지 식별·추적해 제조사 서버로 전송한다. 텍사스 주정부 측은 "수집된 데이터가 이용자의 취향과 행동을 분석한 소비자 프로파일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며 "시청 패턴을 분석하면 정치적 성향, 종교, 인종, 성별 등 민감한 정보까지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텍사스 주민들이 TV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빅테크나 외국 적대 세력에게 넘겨야 할 이유는 없다"며 "이러한 행위는 매우 침해적이고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텍사스 당국은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계 기업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의 국가보안법에 따라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의 요청으로 유출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핵심 인프라 종사자나 주요 공직자를 겨냥한 첩보 활동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동의 절차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TV 초기 설정 과정에서 ACR 기능은 사실상 기본값으로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있지만, 이를 비활성화하려면 복잡한 메뉴를 여러 단계 거쳐야 한다. 또한 방대한 분량의 약관과 법률 용어 속에 개인정보 수집 내용을 숨겨둔 방식은 '텍사스 기만적 무역 관행법(Deceptive Trade Practices-Consumer Protection Act, DTPA)'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면, 형식적인 동의만으로는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개인정보 수집으로 논란이 된 텔리(Telly)의 스마트TV/사진=텔리

업계,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한 소송으로 주목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스마트TV 산업 전반에 자리 잡은 데이터 수집 관행이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TV 제조사와 유통사들은 ACR을 추천 서비스나 광고 효율 개선을 위한 표준 기능으로 도입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TV 관련 스타트업 텔리다. 2023년 텔리는 55인치 4K TV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이용자의 시청 기록, 연락처, IP 주소 등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도록 설계된 제품을 출시했다. TV 하단 사운드바에는 상시 광고 화면을 부착해 수익을 창출했고,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기기를 반납해야 하는 구조로 ‘자발적 동의’의 실질성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왔다.

이후 이 같은 모델은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됐다. 2024~2025년 사이 급성장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FAST)가 대표적이다. 플루토TV, 투비 등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은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TV에 기본 탑재되거나 TV 제조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그 결과 무료 콘텐츠 제공과 데이터 수집을 결합한 모델이 TV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제조사 차원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이어졌다. 지난해 월마트가 인수한 비지오는 저가형 스마트TV에 광고 슬롯과 ACR을 결합한 모델을 통해 시청자 데이터를 광고·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 비지오는 이미 2017년 시청 기록 무단 수집 문제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220만 달러(약 32억원)에 합의한 전례가 있음에도 현재까지 데이터 기반 광고 모델을 핵심 수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무료 제공 방식은 아니지만, 초기 설정 과정에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 사용자 데이터 무단 수집해 '법적 책임'

그동안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해 광고에 활용하는 행위는 오랜 기간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하루에도 수차례 웹과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많은 타깃 광고와 추천 콘텐츠에 노출된다. 검색 기록, 앱 이용 시간, 관심사, 위치 정보 등 사용자 행동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감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기기는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는 시간에도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정보 활용이 구조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 같은 관행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진 사례가 바로 구글이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법원은 구글이 스마트폰이 유휴 상태일 때도 맞춤형 광고 등을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셀룰러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3억1,400만 달러(약 4,300억원)가 넘는 배상 판결을 내렸다. 지난 5월 이용자의 얼굴 등 생체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혐의로 제기된 별도의 소송에서는 14억 달러(약 2조원)에 합의했다. 당시 텍사스 주법원은 해당 데이터가 광고 성과 개선에 활용된 이상, 일상적인 서비스 운영이 아니라 상업적 이용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련의 법적 공방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이 사용자 데이터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성별, 연령, 거주 지역, 관심 분야, 앱 이용 패턴 등 가능한 많은 정보를 확보할수록 광고를 정교하게 타깃팅할 수 있고, 이는 곧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각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규제 강화와 함께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ATT) 등으로 정보 수집에 일부 제한이 생기긴 했지만, 빅테크들은 DMP(Data Management Platform)나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 같은 고도화된 분석 기법을 활용해 개인정보 없이도 사용자의 행동 유형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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