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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돼서' 외면받는 공공 SW 사업, 정부 손질로 제자리 찾을까

'돈 안 돼서' 외면받는 공공 SW 사업, 정부 손질로 제자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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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SW에 '변동형 계약' 도입, 유연한 사업 대가 정산 가능해
매년 1조원 들여도 삐걱이는 공공 SW, 차후 품질 제고 기대 실려
정부 사업의 고질적 장벽은 '수익성', 이번 방안으로 처우 개선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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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품질 저하 요인으로 지목돼 온 확정형 계약 체계를 변동형 계약 체계로 전환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지난 8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논의해 온 '정보화 사업 혁신 방안(혁신안)'을 이르면 다음 주 확정한다. 저품질 공공 SW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업 구조를 유연화해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유연한 개발, 유연한 대가' 끌어낸다

혁신안 초안에는 △유연한 계약 제도를 위한 변동형 계약 도입 △개발 단가 인상 △유지관리요율 현실화 △수익형 민간 투자 사업(BTO)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변동형 계약은 사업 완료 후 사업 대가 정산 시 과업, 일정 변경 등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계약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개발 기간 동안 변동 사항이 많은 SW 사업의 특징을 강조, 변동형 계약 도입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일각에서는 '애자일 개발'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애자일 개발은 일정 주기를 갖고 반복 개발을 진행하며 하나씩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그때그때 변화하는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자일 개발과 변동형 개발을 동시에 활용할 경우, 과업이 자주 변경되는 경우에도 제대로 된 사업 대가를 정산할 수 있다. 유연한 사업 전개를 통해 공공 SW 품질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공 SW 품질 제고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사안이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됨에도 불구, 공공 분야 정보 시스템에서 꾸준히 오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우정사업본부 시스템 오류, 교육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오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공공 분야의 잦은 오류는 국민 불편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정부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 자체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개발 역량이 문제인가, 수익성이 문제인가

이에 업계에서는 공공 SW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변동형 계약이 실제 공공 SW 시장에서 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량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연한 대응을 통해 사업 대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발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공공 SW 사업 품질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수익성'에 있는 만큼, 기업의 충분한 수익을 먼저 보장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업 대가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공공 SW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기업은 사실상 없다는 비판이다.

정부 사업의 수익성 문제는 최근 디지털 전환의 중심축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올해 공공 시장 SaaS 계약 전체 건수는 135건, 계약 금액은 약 37억원에 그쳤다. 2022년(153건)과 비교하면 20건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계약 체결에 성공한 19개 SaaS 솔루션 중 CSAP(클라우드 보안 인증제도) 인증 비용 이상의 수익을 거둔 기업, 즉 흑자를 낸 기업은 절반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계약 체결에 실패한 기업은 물론, 체결에 성공한 기업까지도 고가의 CSAP 인증 비용만 지불한 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번 혁신안에 개발 단가 인상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매년 물가 및 인건비 상승분을 정보화 사업 예산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유지관리요율 현실화를 위해 통합 유지보수료에서 일부를 적정 SW 유지보수 대가로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공공 SW의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삐걱거리는 시장은 과연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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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90% "올해 이직 또는 퇴사 계획 있다", 경력직 채용 경쟁 심화하나

근로자 90% "올해 이직 또는 퇴사 계획 있다", 경력직 채용 경쟁 심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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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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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64.1% ‘올해 이직 계획’, 20%는 ‘무조건 퇴사’
이직하기 적절한 근속 연수론 ‘3년~5년 이내’ 가장 선호
반면 美 이직률은 33개월 만에 최저 수준, 국내와 온도차 ‘뚜렷’
이직희망_잡플래닛_20240105
잡플래닛 '2024년 채용 트렌드' 조사/출처=잡플래닛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올해 이직이나 퇴사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직하기에 좋은 시기로는 3년~5년차를 가장 선호했으며, 이직을 원하는 직장으로는 대기업을 희망하는 직장인이 가장 많았다. 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에 따라 헤드헌터 등 채용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경력직 채용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잡플래닛, ‘2024년 채용 트렌드’ 발표

4일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 운영사 브레인커머스가 헤드헌터와 채용 담당자, 직장인 등 잡플래닛 이용자 2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채용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약 90%가 올해 이직이나 퇴사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직 및 퇴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64.1%가 ‘이직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20%는 이직과 무관하게 ‘무조건 퇴사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직하기 좋은 시기로는 3년~5년차(49.7%)가 가장 좋은 근속 연수로 꼽혔다. 이어 '1년 이상~3년 미만'을 선택한 응답자는 37.9%로 나타났으며 '5년 이상'을 선택한 응답자는 9.7%에 그쳤다. 다만 채용 담당자들이 느끼는 직장인들의 근속 연수는 더 짧았다. 채용 담당자의 74.4%는 ‘요즘 직장인들은 1년~3년 정도 일하면 이직한다’고 답했다.

이직하고 싶은 회사에 대한 질문에선 헤드헌터의 89.6%가 ‘대기업’을 1순위로 꼽았다. 직장인도 대기업(48.3%)을 1순위로 꼽았으며, 이어 △외국계(20.7%) △스타트업(14.5%) △공기업(10.3%) 순으로 이직을 희망했다. 기타 응답으로 ‘구내식당 있는 곳’,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 ‘워라밸이 지켜질 수 있는 곳’ 등이 나왔다.

올해 경력직 채용 경쟁에 대해서는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경력직 채용 경쟁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헤드헌터 56.3% △채용 담당자 64.1% △직장인 59.3% 등이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2030 세대 사이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커리어 성장과 워라밸 추구 등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이직과 퇴사를 희망하는 직장인이 많아지고 있다”며 “설문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은 이직하고 싶은 회사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계나 스타트업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최근 경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美 고용시장

반면 경기 흐름에 따른 고용시장 여건이 한국과 비슷한 미국에선 구인과 이직 건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채용공고 건수는 879만 건으로, 2021년 3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수정치인 885만2천건보다 6만2천건 감소한 수준이다.

채용공고가 최저 수준을 기록함에 따라 실제 채용도 직전월보다 36만3천건 감소한 546만5천건으로 집계됐다. 고용에서 채용 수치를 나타내는 고용률도 직전월 3.7%보다 낮아진 3.5%를 기록했다. 자발적 퇴직인 이직 역시 전월보다 15만7천건 감소한 347만 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33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직 비율은 직전월 2.3%보다 소폭 줄어든 2.2%로 집계됐다.

구인과 이직 건수는 노동 시장 건전성 척도로 활용되는데, 두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국 노동시장이 수요 측면에서 크게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와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지속되면서 노동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력 수급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주목하는 구인·구직 비율이 1.4대 1로 하락했다”며 “한때 2대 1에 가까웠던 이 비율이 2022년 수준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노동시장의 수요 과열로 인한 수급 불일치가 해소되고, 전반적으로 과열됐던 경기가 다소 수그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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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수혜 끝났어도 여전히 건재한 K-만화, 세컨더리 IP 사업 기대↑

팬데믹 수혜 끝났어도 여전히 건재한 K-만화, 세컨더리 IP 사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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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전체 매출액 전년 대비 2.5% 증가
콘텐츠 간 경쟁 심화, 산업 정체기 불러올까
콘텐츠산업_벤처_20240105

국내 콘텐츠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권을 거의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과 수출액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다. 웹툰을 비롯한 만화산업이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며 K-콘텐츠의 해외 진출 선두에 섰다.

매출액 성장은 출판이 견인, 만화는 수출에서 두각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총 11개 분야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69조3,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7조5,882억원)과 비교해 약 2.5% 증가한 수준이다. 출판 분야 매출액이 12조1,36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17.5%)을 차지했고, 이어 방송(11조9,980억원·17.3%), 지식정보(9조9,720억원·14.4%), 광고(9조4,570억원·13.6%) 등이 뒤를 이었다. 음악은 6조1,380억원의 매출액과 함께 전체 매출 중 8.9%의 비중을 기록했고, 만화는 1조2,490억원으로 1.8%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액이 가장 크게 뛴 분야는 음악(15.2%)이며, 영화(12.3%), 애니메이션(8.6%), 지식정보(8.6%), 만화(6.0%) 등도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상향의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음악 산업의 경우 방대한 K-POP 팬덤을 타깃으로 한 음반과 화보, 포토카드 등 각종 굿즈 상품 판매가 늘며 대규모 엔터테인먼트사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그렸다. 다만 출판(-1.1%)과 캐릭터(-7.5), 게임(-10.9) 산업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53억8,597만 달러(약 7조664억원)으로 전년 동기(53억1,714만 달러·약 6조9,760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게임 수출이 34억4,600만 달러(약 4조 5,211억원·64%)로 가장 많았고, 만화는 약 8,990만 달러(약 1,180억원)를 기록했다. 만화는 전체 수출액 중 1.7%의 비중에 그쳤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 면에서는 71.3%의 압도적인 성장세를 그렸다.

이처럼 가파른 급성장을 기록한 탓에 만화 산업이 정체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팬데믹 특수로 만화 및 웹툰의 소비가 급증했고, 이 기간 매출을 비롯한 시장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하며 “다만 영상이나 게임, 웹소설 등 비슷한 시기에 함께 성장한 다양한 콘텐츠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정체기가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는 국내 콘텐츠 산업 11개 분야 사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 업종 상장 기업 159곳의 자료 분석을 통한 매출, 수출, 고용 등 주요 산업 동향을 담고 있다.

네이버웹툰 이용자 77%는 해외에서 K-웹툰 감상

업계에서는 K-만화 수출 성장세가 팬데믹 종료 후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체기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020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한 웹툰 산업이 코로나19 종식과 실외 활동 증가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 1조1,63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478억원) 대비 1.1% 감소하며 소위 ‘끝물’이라는 인식이 고개를 들었던 우리 만화 산업은 2023년 상반기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으며, 만화 분야 종사자 역시 2022년 하반기(23.6%)와 2023년 상반기(5.1%)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K-웹툰을 10개 언어로 지원해 전 세계에 수출하며 우리 만화 산업의 부흥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이 2013년 3월 첫선을 보인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 ‘PPS(Partners Profit Share)’ 프로그램은 2출시 첫 해 약 232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약 2조255억원으로 10년 만에 100배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웹툰의 전체 이용자 약 8,900만 명 중 77%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K-웹툰을 즐겼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국내 웹툰들이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면서 지식재산권(IP)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IP를 다각도로 활용하는 사업도 늘어날 전망이며, 국내 작가들의 수익도 더욱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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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쿠키 수집 중단에 불 떨어진 광고 업계, 진정한 '쿠키리스' 시대 도래하나

구글의 쿠키 수집 중단에 불 떨어진 광고 업계, 진정한 '쿠키리스' 시대 도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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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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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 사용자 일부 쿠키 수집 중단 발표, 광고 업계 반발↑
개인정보 보호 위한 선택, 타 웹브라우저들은 이미 시행 중
'포스트 쿠키'에 대비해야, 마케팅 전략 변화 불가피
구글-쿠키-수집-중단_20240105.001

구글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던 '쿠키' 수집을 올 연말까지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온라인 광고 업계의 지각 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광고 기업 전략의 대부분이 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쿠키 정보를 기반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기업은 이번 구글의 발표에 비판을 가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웹브라우저 시장서 퇴출되는 '쿠키'

4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부터 자사 웹브라우저인 크롬 사용자의 1%를 대상으로 크롬에서 서드파티(Third-party) 쿠키의 웹사이트 접근을 제한하는 테스트를 시작한다. 쿠키는 웹브라우저 사용자가 검색하거나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생성되는 데이터를 뜻한다. 그동안 구글은 해당 정보를 온라인 광고업체와 공유해 사용자 검색기록을 바탕으로 한 개인별 맞춤 광고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면서 소비자 보호 단체를 중심으로 쿠키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쿠키로 인해 사용자의 병력과 진단 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에서는 지난 2018년 5월 기업 및 조직이 EU 회원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와 관련하여 EU 시민의 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보호하도록 하는 데이터 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제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브라우저 개발사들은 몇년 전부터 서드파티 쿠키의 차단을 시도한 바 있다. 모질라는 지난 2019년 파이어폭스의 서드파티 쿠키를 전면 차단했고, 애플은 지난 2020년부터 사파리의 쿠키를 차단했다. 구글은 이번 테스트를 기점으로 올 연말까지 모든 크롬 사용자에 대한 쿠키 수집을 완전히 차단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파이어폭스, 사파리, 크롬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브라우저에서 쿠키 수집이 차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쿠키가 완전히 퇴출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광고의 핵심 요소 '서드파티 쿠키'

쿠키는 크게 퍼스트 파티(first-party) 쿠키와 서드파티 쿠키로 분류된다. 퍼스트파티 쿠키는 웹사이트 운영자가 사용하고, 서드파티 쿠키는 외부 업체가 사용한다. 서드파티 쿠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광고 업계다. 마케터들은 서드파티 데이터를 통해 개별 기기의 환경과 이용자 행동, 콘텐츠 소비 성향 등을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과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웹브라우저의 사용자가 ‘다이어트’와 관련된 내용을 검색한 이후에 다른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해당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보조제, 운동기구, 필라테스 광고 등이 노출되는 방식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리타게팅’이라고 부른다.

현재 광고 업계 마케팅은 대부분 리타게팅 방식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를 제한할 경우 광고 업계는 기존 리타게팅 기법을 사용할 수 없어 마케팅 전략의 전면적인 대수정이 불가피해진다. 광고 업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크롬은 사파리나 파이어폭스보다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비판이 거세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크롬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에서 65%를 차지해 2위인 사파리를 3배 이상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온라인 광고 업계 이익단체인 앤서니 캐트서 IAB테크랩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은 쿠키를 제거하기 전에 광고 업계가 대체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광고 업계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구글이 쿠키 제공 전면 금지를 예고한 4분기는 광고 업계에 잔인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구글의 결정은 ‘끔찍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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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용 데이터 분석 관련 이미지/사진=Unsplash

뜻 꺾을 생각 없는 구글, 대책 마련 나선 광고 업계

이 같은 논란에도 구글은 연말까지 쿠키 수집과 제공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차베스 구글 부사장은 쿠키 수집 중단 발표 이후 “온라인 광고 업계에는 수천 개의 회사가 있으며, 결국 이런 흐름에 적응하고 최적화될 것”이라며 “나는 온라인 광고 업계가 변화에 적응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쿠키 시대를 맞게 된 광고 업계에서는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일부 애드테크 기업들은 독자적인 식별자(ID) 정보를 만들어 퍼스트파티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할 방법 등 새로운 광고 기법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퍼스트파티 데이터란 고객 및 잠재고객과 기업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수집되는 가장 양질의 데이터를 뜻한다.

구글 역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이용자 데이터의 제3자 공유를 제한하고, 사이트 간 ID 교차 검증 등을 제한하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베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장 전문가들에 의해 광고 관련 API 검증이 진행 중이며, 정식 출시는 2024년 말로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구글은 AI로 광고주의 웹사이트를 스캔해 제품 키워드, 헤드라인, 설명, 이미지 등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퍼포먼스 맥스(PMax)’를 개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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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에 촉발된 ‘가상자산 과세 유예론’, 대통령 대선 공약대로 바뀌나

금투세 폐지에 촉발된 ‘가상자산 과세 유예론’, 대통령 대선 공약대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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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자 “금투세 폐지 시 코인 과세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정부 “조세정책 완화는 대통령실 주도, 기재부에선 검토하고 있지 않아”
가상자산 시장 안정화 위해 과세 도입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비트코인_게티이미지뱅크_2024010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하자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 역시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내걸었던 점도 제도 도입이 늦춰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소득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원칙을 강조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도입 유예에 대한 정부 입장

3일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가상자산 소득세’를 두고 현시점에서 유예 또는 완화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양도·대여 시 발생한 소득 중 25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세금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시행이 1년 미뤄졌고, 이후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및 가상자산 시장 여건 등의 사유로 시행 시기가 2025년으로 또 한 차례 연기됐다.

그간 시장에선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단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가상자산 과세 한도를 주식 투자 수익 과세 한도와 맞추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했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한 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폐지 또는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를 별도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가상자산 과세 도입을 한 차례 더 유예한 건 가상자산 관련 기본법 제정 등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갖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단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투세의 기준이 되는 금융투자소득과는 하나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며 “금투세 폐지 등 주식 관련 조세정책 완화는 대통령실에서 주도하는 부분이며, 현재 기재부에선 가상자산 과세 조정 여부와 관련해선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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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가상자산 과세 찬성론자 “소득 있는 곳에 과세는 당연”

가상자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과세 도입이 변경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가상자산 과세 도입 논의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1년 리얼미터가 진행한 ‘2022년 가상자산 과세 찬반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세에 대한 찬성(53.7%)이 반대(38.3%)보다 많았다.

현재 가상자산 과세 찬성론자들은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는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상자산업법을 발의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득이 생기는 모든 곳에는 세금이 붙게 돼 있다”면서 “주식시장보다 더 큰 변동성 때문에 투기적 행위 등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가상자산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과세를 통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어느 정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과세가 도입될 경우 제도권 내 포용되지 않았던 가상자산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금 부과 대상이 될 경우 가상자산이 더 이상 화폐가 아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다만 찬성론자들은 투자자 보호 조치와 공정 과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및 코인 과세를 시행하되, 가상화폐 거래 안전성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와 법안 등이 제대로 정비된 상태에서 시행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개념 정의나 거래소 플랫폼 투명화 등 투자자 보호 장치 역시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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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원전 르네상스' 불씨, SMR은 페이퍼 원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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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美 뉴스케일, SMR 6기 건립 프로젝트에서 손 뗐다
물가상승에 의한 사업비 급등 및 고객사 미확보가 주원인
30여 년간 자금 쏟아부었는데, 국내 SMR 업계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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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조감도/사진=뉴스케일파워

원자력 기술의 종주국이자, 세계 최대 원전 운용 국가인 미국의 주도하에 세계 원자력발전 열풍이 되살아났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는 원전 르네상스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예산을 대폭 삭감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실적이 전무한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美 최초의 SMR 사업 좌초 이후 원전 업계 난관 봉착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초의 SMR 사업이 좌초된 이후 원전 업계가 처한 난관들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원전 스타트업 뉴스케일파워는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부지에 SMR 6기를 짓기로 한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2년 만에 해당 SMR의 전력 판매단가를 53%가량 인상한 뒤로 충분한 고객사(전력 구매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같은 달 엑스에너지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미국 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TD코웬의 마크 비앙키 애널리스트 "(논란이 있는) 스팩 합병 방식에 대한 자본시장의 회의감은 차치하고 원전 설비 설치 자체에서 고금리, 물가상승에 의한 사업비 급등이 문제"라며 "뉴스케일 사업 취소, 엑스에너지 거래 무산 등 연이은 소식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년씩 누적된 사업 지연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초래한 주범으로 꼽힌다. 지난해 조지아주에 30년 만에 새로 들어선 대형 원전 보글(Vogtle)이 대표적이다. 보글의 가동은 당초 계획보다 7년 이상 지연됐고, 그 사이 사업예산 초과 규모만 170억 달러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신(新)원자로의 비용 불확실성'이란 보고서에서 "보글 사례는 미국 땅에 원전 건설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명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SMR 사업도 성과 전무

사실 핵발전 시설의 규모를 줄여 일체화(모듈화)하는 시도는 지난 30여년 간 국내외에서 계속 실패해 왔다.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2017년 미국의 원자력기업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이 대표적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1999년 중형모듈원전인 AP600(650MW)의 설계를 미국 핵규제위원회(NRC)로부터 인증 받았지만, 당시 가스복합발전 대비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 1기의 발주도 받지 못했다. 이에 웨스팅하우스는 용량을 확대한 AP1000(약 1,100MW)을 재개발, 2008년에 설계인증을 받았으나, 인증보다 더 까다로운 건설·운영 인허가 과정에서 전기사업자들로부터 세 차례나 설계 수정을 요구받으면서 인증 지연과 건설 비용 급증으로 파산했다.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스마트원전(100MW급 일체형모듈원전) 개발사업은 1997년부터 시작됐는데, 경제성을 이유로 한국전력이 반대 입장을 표한 데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2008년 공식 폐기됐다. 이후 2011년부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수출용으로 재추진을 꾀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21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 2022년 예타를 통과했으나 역시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소형화·모듈화가 어려운 데다 규모를 줄여도 안전비용은 대형 원전과 크게 차이가 없는 핵발전의 특성이 원인이다.

이를 두고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한국원전 수출제약 문구’들은 핵발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로 읽힐 수 있으나, 그만큼 판매할 곳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저물어가는 세계 원전시장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그중에서도 SMR은 단 1기의 실험로조차 건설해본 적 없는 설계도면에서만 존재하는 페이퍼 원전일 뿐이라는 평이다. 그간 국내외 개발사들이 SMR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실적이 전무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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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D 예산 삭감에 '기업 R&D'도 위축, "연구비 줄이고 인력 채용에도 소극적"

정부 R&D 예산 삭감에 '기업 R&D'도 위축, "연구비 줄이고 인력 채용에도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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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지수 97.1, 채용 지수 93.3으로 전년보다 축소
기업들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향후 연구활동에 부정적 영향 미쳐”
정부, 올해 국방기술 R&D 등 관련 지원은 늘리기로
2024RD채용_자체제작_20240104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채용이 전년 대비 모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계, 정보통신, 소재, 건설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대내외 경영환경이 이전보다 악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최근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기업들의 연구활동 전망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R&D 비효율 개선을 위해 예산을 삭감한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500개 기업 R&D 투자 전망 조사 결과 발표

3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도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 지수(RSI·R&D Sentiment Index)'를 조사한 결과, R&D 투자 지수는 97.1, 채용 지수는 93.3으로 나타났다. RSI 지수는 투자 증액 여부와 연구원 채용 의사를 각각 작년 지수 100을 기준으로 비교 조사한 수치로, 100 이상이면 전년보다 증가, 100 미만이면 감소를 뜻한다.

그간 R&D 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으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감소했다가 2022년 반등 이후 지난해 재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R&D 투자를 줄이는 이유로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56.5%)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자금 확보 어려움, 사업 규모 축소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R&D 투자 증가를 전망한 기업들은 기존 사업 추진 확대(35.8%)와 경영자의 강력한 R&D 투자 의지(33.2%), R&D 자금 확보 기회 확대(11.7%) 등을 핵심 사유로 꼽았다.

연구 인력 채용 전망치의 경우 모든 산업에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93.6), 정보통신(90.9), 소재(90.2) 등 지난해 증가했던 분야에서 축소 전망이 두드러졌으며, 건설(87.0) 분야에서 R&D 투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또한 연구 인력 채용 전망과 관련해선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대·중견기업은 R&D 투자와 인력 채용 모두 줄일 계획인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 채용은 줄어들지만 R&D 투자는 전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정부 R&D 예산 삭감이 산업계에 미친 영향

기업들은 최근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기업 연구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52.2%)이라고 답했다. 기술 발전에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 꼽혀 온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확대 등의 지원책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되려 축소했다는 것이다.

기업들과 과학기술계의 아우성은 지난해 8월 정부가 2024년 예산안에서 R&D 총예산안을 전년(31조1,000억원)보다 16.6% 낮춘 25조9,000억원으로 책정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예산 사용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낡은 관행을 걷어내기 위해 R&D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5년간 R&D 예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R&D 관리 과정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경쟁력 없는 사업에 관행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비효율이 존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 삭감이 R&D 비효율 개선에 적절한 방안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R&D 사업 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사업 23개 가운데 21개의 예산이 최대 507억원 삭감됐기 때문이다. 평가가 저조한 사업군의 예산만 삭감된 것이 아니기에 예산 편성 기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일괄 삭감이라는 대응이 당초 정부가 밝힌 R&D 예산 계획과는 모순된다는 점도 업계가 반발하는 이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노조위원장은 “과기부가 당초 마련했던 2024년 국가 R&D 예산안은 약 5% 증액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 직후 불과 두 달 새 R&D 예산의 16.6%가 삭감됐다”며 “예산이 어떻게 깎였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뜬금없이 ‘이권 카르텔’이라는 모호한 말로 정책의 정당성을 부여하니 산업계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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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 연구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올해 기초연구 예산은 늘어, 모든 분야 예산 줄어든 것은 아니야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따라 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 비중은 약 3%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연구를 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주요 연구과제를 위한 비용에서 3,000억원의 예산이 삭감될 예정이며, 대학에 지원되는 연구비 역시 대폭 삭감이 예고된 상태다.

다만 과학기술계의 우려처럼 모든 분야에서 예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과기부는 2일 혁신적 연구 활성화를 위해 올해 기초연구 사업에 2조1,17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7억원 늘어난 규모로, 소규모의 순수 이론 및 개념연구를 지원하는 ‘창의연구 유형’과 특정 해외 기관과 상호 지원을 통해 사전 합의된 분야의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글로벌 매칭형’ 사업을 통해 지원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올해 국방기술 R&D에 대한 평가체계를 개정하며 관련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방산기업들이 특정 연구개발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수행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향후 사업참여 제한과 사업비 환수 등 제재 처분을 면할 수 있게 됐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다음 주 공포하면 3개월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 위주로만 연구를 추진하게 했던 기존 결과 중심의 평가체계로 인해 도전적 연구개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보다 완화된 평가체계가 도입될 경우 국방 R&D 분야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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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새로운 열 트랜지스터 발명, "이제 전자제품 발열 문제 걱정 끝"

[해외 DS] 새로운 열 트랜지스터 발명, "이제 전자제품 발열 문제 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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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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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제품의 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열 트랜지스터 개발
원자의 화학적 결합 방식 이용하여 열 흐름 정밀 제어
컴퓨터 과열 방지, 낭비 열 재활용 등 다양한 응용 기대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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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스마트폰에서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에는 열이 문제다. 최신 컴퓨터 칩은 로켓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능가하고 심지어 태양 표면에 근접하는 수준의 전력 밀도를 가진다. 이에 따라 미국 데이터 센터에서 소비되는 총 전력의 절반 이상이 컴퓨팅이 아닌 냉각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3D 적층 칩과 재생 에너지 시스템과 같은 많은 유망한 신기술이 기기의 성능, 신뢰성, 수명을 저하하는 열로 인해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한다.

"열은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물리학자이자 기계 엔지니어인 용지에 후(Yongjie Hu)는 말했다. "열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은 오랫동안 물리학자와 엔지니어들의 꿈이었다."

열 트랜지스터, 원자의 화학적 결합 방식 이용하여 열 흐름 제어해

하지만 후와 그의 동료들은 해결책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1월 사이언스지에 보고된 바와 같이, 그의 연구팀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원자 결합의 기본 화학 구조를 활용하여 열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 '열 트랜지스터'는 미래 회로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이며 전기 트랜지스터와 함께 작동할 것이다. 후는 이 새로운 장치가 이미 저렴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현재의 산업 제조 관행과 호환되며 곧 리튬 이온 배터리, 연소 엔진, 반도체 시스템(예: 컴퓨터 칩) 등의 생산에 통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광범위한 실용적 응용이 가능한 혁신적인 돌파구다"라고 후는 언급했다. "간단히 말해, 이전에는 열을 정밀하게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1947년에 발명된 전기 트랜지스터는 엔지니어들이 전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켰다. 이제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은 전기 트랜지스터는 전기가 흐르는 두 개의 단자와 흐름을 제어하는 세 번째 단자로 구성되어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오늘날에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집적할 수 있게 됐으며, 이러한 소형화로 인해 컴퓨팅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됐지만 과도한 열을 처리하는 것도 훨씬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적절한 기술을 활용하면 낭비되는 열을 포착하여 칩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재사용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실험 물리학자 알렉스 제틀(Alex Zettl)은 "오늘날 전자 회로의 열은 대부분 성가신 것으로 간주되어 그냥 흘려보내려고만 하는데, 실제로는 열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미래에는 전자 회로와 열 회로가 함께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10년이 걸린 연구, "원자의 전자 분포를 이용해 열 차단"

지난 20년 동안 후 연구팀과 같은 연구진은 전기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는 것처럼 열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열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여 이러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이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전의 열 트랜지스터 설계는 처리 시간을 느리게 하는 다루기 힘든 움직임이 있는 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이러한 소자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후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과거의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후와 그의 동료들은 10년의 연구 끝에 열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새로운 원자 사이에 형성되는 결합을 활용한다. 결합한 원자는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붙잡고 있는데, 전자가 원자 사이에 분포하는 방식은 결합의 강도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원자를 통과할 수 있는 열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후와 그의 동료들은 열의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전기장을 가하는 나노 크기의 전극을 사용하여 이러한 변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전기 트랜지스터와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소자는 열이 흐르는 두 개의 단자와 이 흐름을 제어하는 세 번째 단자, 즉 전기장을 통해 소자 내의 전자와 원자 간의 상호 작용을 조정하는 세 번째 단자로 구성된다. 그 결과 열전도율이 변화하고 열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후는 이 장치의 발명으로 이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열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컴퓨터의 과열을 방지하고 한때 낭비되었던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것도 모두 포함된다.

이 새로운 장치는 원자 수준의 결합을 활용하지 않는 최근에 설계된 다른 열 트랜지스터와의 비교 실험에서 몇 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실험 물리학자 조셉 헤레만스(Joseph Heremans)는 "새롭고 우아한 설계가 특정 영역에 탁월한 속도로 냉각된 전력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장치가 열 스파이크를 1,300%까지 극적으로 완화하고 이 모든 제어를 높은 신뢰성으로 달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이스대학의 기계 공학자 제프 웨마이어(Geoff Wehmeyer)는 전기로 원자 간의 결합을 조작하여 열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술이 "향후 많은 기초 연구에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 트랜지스터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 기대돼

한편 제틀은 열 트랜지스터에 관한 연구가 아직 더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결정적으로 완전한 하이브리드 전자-열 회로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열 제어 회로를 기존의 전기 회로와 통합해야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제틀은 이 새로운 장치가 "전자 장치와 열에너지 흐름을 우아하게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후와 그의 동료들은 이미 장치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장치의 구조와 소재를 실험하고 있다. 또한 3D 적층 칩을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3D 적층 칩은 2D 칩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확장 문제를 해결하지만, 냉각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어서 이에 관해 연구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소형 열 제어 트랜지스터는 의료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후의 연구팀은 종양학자와 협력하여 열 트랜지스터가 악성 세포에 치명적인 수준의 열을 전달하기 위해 자성 입자를 사용하는 온열요법이라는 암 치료법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후는 열 트랜지스터를 프로브나 나노 입자에 통합하여 종양학자들이 열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면 암세포는 소멸시키고 건강한 세포는 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 트랜지스터의 발명이 현재의 기술 시대를 여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킨 것처럼, 열 트랜지스터 역시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후는 기대했다. "이 발명은 열 관리, 열처리 및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에서 엄청난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라고 후는 말했다. "열 트랜지스터는 미래로 가는 관문이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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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예산 올해도 '증액', R&D 예산은 재정건전성 위한 '희생양'?

벤처 예산 올해도 '증액', R&D 예산은 재정건전성 위한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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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 나선 정부, 팁스(TIPS) 예산도 대폭 증액
비효율적 예산 책정 언제까지? R&D 예산 삭감 의미 퇴색 가능성
"중장기적 창업환경 조성 필요, 단순 증액으론 문제 해결 힘들다"
오영주_중소벤처기업부_20240104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일 세종 중기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총 3조7,121억원 규모의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유망한 창업가들을 지원한다. 민·관이 공동으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은 4,715억원, 시스템반도체나 바이오·헬스 등 10대 신산업 기업을 지원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는 1,031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이외에 창업기업의 해외진출과 해외인재의 국내 창업 활성화 지원, 재도전 관련 예산도 대폭 확대했다.

벤처 예산 확대, 벤처 생태계 회복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2024년 중앙부처 및 지자체 창업지원사업 통합공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총액은 지난해 3조6,668억원 대비 453억원(1.2%) 늘어난 규모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액수다. 지원 분야는 △융자·보증 △사업화 △R&D(연구개발) △글로벌 진출 등 8개 유형이며, 융자·보증 분야에 대한 지원이 총 2조546억원으로 전체의 55.3%다. 단일 사업으로는 팁스 예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팁스는 민간이 혁신 창업기업을 투자하면 정부가 R&D, 사업화 자금 등을 연계 지원하는 방식인데, 지난해 1,591개 기업 대상 3,782억원을 지원에서 올해 1,925개사 4,715억원까지 확대됐다. 총 지원 규모가 약 24.6% 증가한 셈이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예산 1,031억원은 505개사에 나눠 투입되며, 창업기업의 글로벌 협업을 지원하는 사업은 290개사에 430억원을 투입한다.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K-스타트업 센터 사업도 140개사 대상 154억4,000만원이 편성됐다. 이외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서 60명을 키우는 데 138억원, 해외실증 등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99억원(140개사)이 각각 배정됐다. 해외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ICT 혁신기술 기업을 돕는 K-Global 해외 진출 지원사업에 57억6,000만원(150개사),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사업에 74억9,000만원(30개사)이 편성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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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dobe Stock

규모 증액에 매몰된 정부, 예산 효율성은 어디로?

올해 예정된 창업지원사업은 총 397개에 달한다. 특히 중앙부처 중엔 중소벤처기업부가 2조원이 넘는 융자를 포함해 37개 사업에 3조4,03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자체 중에선 서울시가 385억원을 투입해 전체 지자체 지원액 1,500억원의 25.5%를 담당했다. 대규모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벤처 업계의 숨통을 틔우고 벤처 생태계를 회복하겠단 취지지만,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산 효율화를 위해 R&D 사업 예산도 대폭 삭감한 상황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벤처 예산만 늘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한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된 사태는 이미 이전에 가시화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된 지 5년 이상 지난 청년창업기업 3곳 중 2곳이 '매출 0원' 업체였다"고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5년 이상 된 사관학교 1기(2011년)부터 6기(2016년)까지 총 1,515곳의 업체 가운데 1,027곳(67.7%)의 매출이 0원이었다. 사업 실패로 폐업 상태이거나 명목상 법인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란 의미다. 고용 상황도 열악했다. 1~6기 중 5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업체가 873곳(57.6%)에 달했다. 고용인원 10명 미만도 496곳(32.7%)이었으며, 10명 이상의 두 자릿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곳은 146곳(9.6%)에 불과했다.

이에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창업 성공률이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적 창업환경 조성보다는 당장의 성과로 홍보할 수 있는 현금 지원 정책 등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작금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창업환경에 대한 개선 없이 현금 지원 규모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지원'에만 집중된 정책적 한계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초기 현금 지원은 청년 창업가들의 초기 문턱을 낮추는데 효과적이긴 하나, 더 중요한 건 7~1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전략적 접근과 창업환경"이라며 "중장기 생존율을 기하급수적으로 낮추는 '가시 못 규제' 완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처 예산의 효율적 분배를 이루지 못하다면 R&D 예산 대폭 삭감이란 정부의 자구책에 당위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예산의 절대 규모 증액에 매몰된 행태를 타파하고 적절한 사후관리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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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설계도 대만 유출, '헛발질' 이어가는 韓 보안 솔루션의 한계

잠수함 설계도 대만 유출, '헛발질' 이어가는 韓 보안 솔루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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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설계도면 통째로 유출, 국가핵심기술도 보안 '취약'
정보보안 인식 '저조', "돈 버는 직무 아니니 취급도 안 좋아"
퇴직자 기밀 유출 심각한 수준, "보안실태 점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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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의 모습/사진=대만 총통부 플리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통째로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도면은 대만 정부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술 유출을 감행한 이들에 대한 도덕적 비판이 오감과 동시에 기술 유출을 막을 만한 보안 시스템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한화오션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국가핵심기술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보안 논란을 거듭 해명했지만, 이미 실제 피해 사례가 확인된 이상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기술 유출, '보안 공백' 가시화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한화오션 전 직원 A씨 등 두 명을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한화오션 근무 당시 도면을 빼돌린 뒤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S사로 이직했고, 이후 도면을 대만 측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기술 유출을 막지 못한 S사도 입건했다. 대만으로 넘어간 2,000쪽 분량의 잠수함 설계 도면은 한화오션이 2019년 인도네시아에 1조1,600억원에 3척을 판매한 ‘DSME1400’ 모델이다. 이번 유출 사건에 대해 대만 정부의 잠수함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만 국영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에서 한화오션의 잠수함 설계 도면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꽤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만 정부 차원에서도 최소 6개월에서 수년 동안 대만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한국 전문가들에게 거액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함 컨설팅 업체 S사가 대만 정부와 함께 공정마다 한국인 전문가를 추천해 채용하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많은 한국 전문가가 일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도면 유출 사실은 대만 내 친중 성향의 국회의원이 제보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화오션의 설계 도면이 CSBC 등 주요 관계자 사이에서 돌아다니자 이를 한국의 대만대표부에 알린 것이다. 중국은 대만과의 갈등과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을 이유로 대만의 잠수함 개발 사업을 적극 견제하고 있다. 제보는 한국 방위사업청과 국가정보원 등에 전달됐고 경찰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S사 직원 상당수가 대만에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직접 수사가 쉽지 않은 데다 대만 정부의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해군 간부 출신인 S사 대표 역시 대만에 머물며 수사당국의 수사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S사 관련자들은 대만에 한화오션의 잠수함 도면을 넘기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사 측은 “인도네시아로 잠수함을 수출했을 당시 도면도 함께 넘어갔다”며 “이 과정에서 대만으로 불법 유통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기술 유출 예견된 일, 정보보안 인식 높여야"

기술 유출 피해를 입은 한화오션 측은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화오션은 "기술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을 포함해 범죄 관련자들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고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술 보안의 취약성이 기술 유출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국가핵심기술 보호에는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정보기관 등과 상시적인 공조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실제 피해 사례가 발생한 이상 기업의 기술 보호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보안 직종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은 이 같은 유출 사고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국내 기업 임직원들의 정보보안 직무 이해도가 지나치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정보보안 업무 관계자는 "정보보안 직무는 결국 현업에서 지원하는 부서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을일 수밖에 없다"며 "직접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부서도 아니고, 오히려 보안을 위해 돈을 쏟아야 하는 부서인 만큼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 정보보안을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용도로 보는 이들이 거의 없다"며 "대부분 정보 유출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보보안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이 정보 유출을 할 시 처하는 벌금형에 비하면 국내에서의 정보 유출은 항상 일어나는 일인 데다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정보보안의 중요도가 높지 않다"라고도 덧붙였다.

"Locked and Secure: Protecting Your Digital Assets" - A stock photo that showcases the importance of cybersecurity through the use of a lock as a symbol of protection for digital ass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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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기업들, "'두꺼비'조차 없다"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 자체가 결여돼 있는 경우도 많다. 애초 CEO나 임원이 관련 규정을 먼저 무시하거나 본인만큼은 보안에서 예외를 요구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직책이 높을수록 기업의 핵심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음에도 권력을 활용해 보안에서 프리패스를 자행하다 보니 기업 전반의 보안체계가 어그러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별도의 보안 솔루션이 마련돼 있지 않은 외부 인터넷망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보안 담당자가 제대로 지정돼 있지 않다는 점, 핵심 인력으로 분류돼 있던 임직원이 퇴직해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점 등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퇴직자의 기업비밀 침해는 가장 큰 구멍 중 하나다. 최근 고용 불안과 퇴직 연령이 하향 추세에 접어들면서 임직원이 장래 재취업의 불안에서 오는 대책으로 기업의 비밀을 사유화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 사회에 접어든 오늘, 이제는 국가 간 무력 전쟁보단 치열한 '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보활동엔 언제나 공격과 방어의 양면성이 내포돼 있겠지만, 아무리 경쟁사나 경쟁국의 주요 정보를 얻는다 한들 자사 또는 자국이 지니고 있던 핵심 정보를 지속적으로 유출한다면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국내 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자사의 보안환경에 대한 자기반성 없이 기밀 유출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IT 인프라 발전에 따라 정보전의 역할은 더욱 높아졌지만, 이에 당연히 따라와야 할 '방어'의 기술이 전무한 상태란 의미다. 잠수함 설계 도면 유출은 밑 빠진 독을 막아줄 '두꺼비' 하나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준다. 보안실태 점검 및 적절한 대책 강구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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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