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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녹색·저탄소 정책에 미세먼지 감소, 올가을 한국 하늘도 맑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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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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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미세·미세먼지, 역대 최저치 기록
中 정부,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 시행
석탄 화력발전 축소·전기차 보급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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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감소하면서 한국에 맑은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미세먼지의 발원지인 중국이 2014년 대기오염과의 전쟁 이후 추진해 온 강력한 녹색·저탄소 정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대기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특히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 석탄의 비중을 줄이고 석탄 화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 확대, 대중교통 전동화, 농촌·산간 지역 전기 보급 등의 정책도 미세먼지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中 베이징시 미세먼지, 10년 새 60% 감소

9일 서울시 대기환경 정보에 따르면 10월 서울의 평균 미세먼지 수치는 17μg/㎥로 미세먼지 통계가 공개된 1995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세먼지가 가장 심했던 1995년 10월(78μg/㎥)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초미세먼지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달 서울시 초미세먼지 농도 평균치는 8μg/㎥로 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μg/㎥ 이하로 내려갔다.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2019년 26μg/㎥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1μg/㎥로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미세먼지 감소로 한국의 대기질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 미세먼지의 발원지로, 주변국의 하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김순태 아주대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6~2021년 6년간 국내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1월 기준)가 33%가량 줄었는데 이 기간 국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2%만 감소한 반면 중국 등 국외로부터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55% 감소했다. 사실상 중국발 초미세먼지 유입이 줄어들어 전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셈이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국의 산업활동과 관련이 깊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제조업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영향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엔데믹 이후에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반등하면서 대기오염이 다시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중국 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시행하며 대기질 악화에 대응했다.

당시 중국은 철강 생산량을 2억 톤(t)으로 줄이고 낙후된 석탄 설비를 대거 폐쇄했다. 더불어 노후 차량 3,000만 대 폐기, 농촌 지역 볏짚 소각 관리, 경유 화물차 규제 강화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22년 석탄 소비 비중이 56%까지 떨어졌고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도 감소했다.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에 따르면 2023년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대비 64.2% 감소한 32μg/㎥를 기록했고 톈진과 허베이성은 41μg/㎥, 38.6μg/㎥로 같은 기간 각각 57.3%, 64.3% 낮아졌다. 연중 초미세먼지에 심하게 오염된 일수도 10년 전보다 37~69일 정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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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위해 그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 추진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특히 적극적인 녹색·저탄소 개발 정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한다. 2014년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실시간 대기질 모니터링과 대기오염 개선을 이루지 못한 공장과 지자체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해 왔다. 그리고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대기질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PM 2.5 농도를 2020년 대비 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이 기간 석탄 소비를 엄격히 통제해 베이징·허베이·톈진 등 수도권의 석탄 소비량을 10% 줄이기로 했다.

이어 올해 1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발표한 '아름다운 중국 건설 추진에 관한 의견'에서는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2027년, 2035년까지 각각 평균 28㎍/㎥, 25㎍/㎥로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계획에는 강력한 탈석탄 기조가 깔려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석탄 채굴량과 사용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의 몫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태양광 등 그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 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 발전소 증설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산업 전반의 경기 침체로 석탄 사용량도 줄어들면서 석탄 수요가 정점에 도달하는 것이 멀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면서 전력 부문에서 석탄이 대체되고 있으며, 부동산 위기가 건설업과 중공업의 수요를 낮추고 있다"며 "2026년부터 중국의 석탄 사용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언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중국의 화석 연료 사용량이 2024년에 정점을 찍고 202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수 경기 부진으로 철강과 시멘트 생산을 위한 석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근거다.

태양광·풍력 등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헬싱키 소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청정에너지에 약 6조3,000억 위안(약 1,171조원)을 투자했다. 이는 2022년(4조6,000억 위안)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같은 해 세계 화석연료 투자액과 맞먹는 규모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철도, 원자력 등은 전반적인 투자 성장을 주도했다. 

그 결과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고 있다. 현재 중국은 40GW 이상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20여 기를 건설 중이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C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은 1,300GW를 넘어 전체 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석탄 화력 발전 설비용량 비중 37%를 넘어서는 규모로 포브스는 이 비중이 2035년 55%를 넘어서고 2050년에는 8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교통 전동화 등도 대기질 개선에 영향

대중교통의 전동화도 대기질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베이징 도시철도 총이용객은 전년 대비 무려 52.6%나 증가했다. 팬데믹으로 줄었던 수요를 감안해도 엄청난 증가율이다. 선전시의 경우 도시 버스와 택시의 전면 전동화를 이뤘고 청소차, 공항용 차량의 전동화율은 각각 85%, 70%를 넘어섰다. 오는 2025년에는 중국 내 대중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자동차를 전동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녹색 교통수단인 공유자전거도 이용객이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전기차의 보급도 미세먼지 감소에 주효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7월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172만9,000대 중 전기차 비중은 50.8%(87만9,000대)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경유차 등 내연기관차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저감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기계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1차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2차 미세먼지를 고려할 때 전기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내연기관차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전기차의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어 전기차와 미세먼지 간의 인과관계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워 타이어 마모도가 심하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분진 발생률 역시 높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기차에서 타이어 마모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전기차가 오히려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에 더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전기차는 차량의 안전성과 항속거리 향상을 위해 차체가 더 커지고 더 많은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가장 가벼운 모델의 무게가 2,995kg으로 동급의 내연기관 트럭보다 최소 30% 이상 무겁다. 중국 니오의 ET7도 동급 내연기관 차종의 2배에 가까운 2,600kg에 달한다. 이에 유럽, 일본 등 각국의 규제당국은 전기차의 타이어 분진 발생 위험에 대해 주목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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