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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위축·운영 부실 '이중고'에 얼어붙은 VC 생태계, '손상차손 손질'이 자구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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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업계 마중물 된 모태펀드, 정작 정부 '운영 실태'는
고금리·경제 불확실성 심화, 투자심리 위축에 흔들리는 업계
혹한기에 얼어붙은 시장, 출자 예산 삭감에 '속수무책'
모태펀드-자조합-손상차손-가이드라인

중소벤처기업부가 모태펀드 자펀드의 감액(이하 손상차손) 규정을 대폭 손질한다. 최근 벤처투자 혹한기로 벤처펀드에서 손상차손 처리된 피투자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운용사(GP)인 벤처캐피탈(VC)들의 부담을 줄이고 후속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모하겠단 방침이다.

모태펀드 운영 부실 가시화, 정부 책임론 '부상'

모태펀드 제도는 우리나라의 주요 스타트업 지원 정책 중 하나다. 모태펀드는 민간의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VC 등에 출자하면 VC는 이를 종잣돈 삼아 벤처 펀드를 만들어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다. 모태펀드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등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정부가 그간 모태펀드 운영을 제대로 해왔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정부의 모태펀드 운영 부실 문제가 국내 벤처 투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단 비판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22년에는 모태펀드의 자펀드 결성 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자펀드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서 자펀드는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펀드를 뜻하는 말로, 통상 정부는 모태펀드를 투입해 민간이 벤처에 투자할 펀드의 조성(자펀드)을 돕는다. 모태펀드는 정부의 '벤처투자모태조합 운용지침'에 따라 자펀드의 결성 시한을 운용사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하는데, 모태펀드 업무를 맡는 공공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운용사의 부득이한 사유로 시한 연장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3개월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운용사가 추가로 부득이한 사유가 생기면 중기부 장관 및 해당 계정 소관기관과 협의해 추가로 유예기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20~2022년 3년간 운용사 선정 후 자펀드 결성까지 소요 기간을 보면 2차 결성 시한 지키지 못한 자펀드 비중이 2020년 9.5%에서 2022년 21.2%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벤처투자는 "2022년 고금리 기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회수시장 침체 등으로 민간 출자자 모집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펀드 결성이 지연되면 민간 자금 공급이 늦어져 모태펀드 사업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부 자펀드의 투자 집행률이 떨어진 것도 주요 지적 대상이다. 모태펀드 사업의 목적인 창업·벤처기업 등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달성하기 위해선 자펀드의 투자가 활발해야 하지만, 최근 3년간 조성된 자펀드의 투자집행 실적을 보면 자펀드의 투자 소진율은 2020년 결성 규모의 73.0%, 2021년 결성 규모의 47.6%, 2022년 결성 규모의 8.0% 정도에 불과했다. 미투자금액(결성액 기준)으로 보면 2020년 1조1,844억원, 2021년 2조2,917억원, 2022년 2조8,720억원에 달한다. 한국벤처투자는 국회에 "2022년의 경우 고금리 및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벤처 업계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전반적으로 투자집행이 보수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 손상차손 가이드라인 개정 시행

운영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부는 '모태펀드 자조합 손상차손 가이드라인' 개정을 띄웠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손상차손 환입이다. 여기서 손상차손이란 당해 자산의 가치감소가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 당해 자산가액을 감액해 당기손실로 인식하는 것이며, 손상차손 환입은 완전 자본잠식 등을 이유로 회계장부상 손상차손 처리된 피투자기업의 가치를 재산정해 반영하는 걸 뜻한다. 손상차손 환입이 중요한 이유는 벤처펀드 GP들의 관리보수 산정 기준 때문이다.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는 GP가 펀드를 운영하면서 가져가는 관리보수를 투자잔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예컨대 펀드 결성액 200억원, 투자잔액 100억원, 관리보수율 2%를 가정했을 때 GP는 연간 2억원을 관리보수로 수취한다. 투자잔액이란 펀드를 통해 투자 집행된 금액을 의미한다.

문제는 피투자기업이 △영업정지 △완전 자본잠식 △3개월 이상 임금체불 등 손상사건이 발생했을 경우다. 이때 GP는 투자잔액에서 해당 피투자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손상차손해야 한다. 그만큼 투자잔액은 줄어들고 GP가 가져갈 수 있는 관리보수도 줄어든다. 이후 손상사건이 해결되면 GP는 해당 피투자사에 대한 투자금을 다시 투자잔액으로 환입할 수 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경우 후속투자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면 환입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환입금액 산정기준으로는 이전과 같은 투자잔액을 회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존 환입금액 산정기준은 순자산가치에 지분율을 곱한 금액이다. 반면 이번 개정안에서는 후속투자 단가를 반영했다. 후속투자 단가에 주식 수를 곱한 금액을 환입금액으로 할 수 있단 것이다.

후속투자 기대하는 정부, 현장선 "글쎄"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가 어려워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의 후속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감액규정 개선만으로 벤처 생태계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애초 국내 VC 혹한기의 핵심 요인은 '출자 감소-재원 부족-시장 침체'의 삼중고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VC 업계에선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가 재확산하고 있다. 시장에 풀리는 돈이 적은 가운데 수확해야 할 과실조차 제대로 영글지 못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등장한 케케묵은 슬로건이 오늘날 사회를 관통하는 단어로 재탄생한 것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VC가 신규 투자한 금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32% 감소한 3조6,952억원에 그쳤다. 불과 2~3년 전 경쟁하듯 앞다퉈 투자 재원을 소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셈이다. 이렇듯 최근 들어 VC 생태계 내 투자금 부족 문제가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해 신규 결성된 VC 펀드는 총 184개로 전년 동기(278개) 대비 33.8% 줄었고, 금액으로는 7조2,275억원에서 4조1,129억원으로 43.1% 급감했다.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크게 줄인 게 원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출자 예산을 전년 대비 40%, 2021년 대비 70% 삭감했다. 그나마 한국벤처투자가 뒤늦게 관리보수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투자 촉진책을 제시했지만 그것만으론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기엔 역부족이었다. 단순 가이드라인 개정 외 다양한 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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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중계, 이제는 '티빙'에서 본다? OTT 스포츠 중계 시장 침투 가속화

KBO 중계, 이제는 '티빙'에서 본다? OTT 스포츠 중계 시장 침투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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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사무국, 티빙 모회사 CJ ENM 중계권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티빙 통한 KBO 유료 중계 가능성 점치는 업계, 티빙은 '침묵'
OTT가 몰고 온 또 다른 지각변동, 기존 사업자·시청자 혼란 이어져
티빙_KBO_20240110

토종 OTT의 '스포츠 중계' 공략에 불이 붙었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8일 2024~2026 시즌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CJ ENM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세부 협상은 차후 진행 예정이며,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CJ ENM의 자회사인 OTT 티빙은 앞으로 3년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할 권리를 얻게 된다.

KBO 중계권 '티빙'으로, 곳곳에서는 유료화 우려

KBO 사무국은 지난달 4일부터 유무선 중계권 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입찰에는 △통신·포털 연합(SK텔레콤, LG유플러스, 네이버, 아프리카TV) △CJ ENM △TV 중계권 전문 사업자 에이클라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KBO 사무국은 입찰 액수 및 미디어 플랫폼의 확장성 부분에서 CJ ENM을 고평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해진다.

CJ ENM과 사무국 사이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향후 스포츠 중계 시장에는 무시할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프로야구 중계는 TV의 경우 방송 3사의 스포츠 채널 및 에이클라 산하 매체인 SPOTV에서, 온라인의 경우 네이버를 비롯한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시청 가능했다. 하지만 CJ ENM이 자체 OTT인 티빙(TVING)을 독점 온라인 중계 플랫폼으로 앞세우게 되면 KBO 중계 자체가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CJ ENM 측이 제시한 중계권 액수를 고려할 때 무료 서비스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 ENM이 유무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제시한 금액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빙은 아직 중계 유료화와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티빙이 차후 광고를 포함한 일반화질 중계만 무료로 제공하거나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티빙의 KBO 중계가 몰고 올 변화

△네이버 △LG유플러스 스포키 △SK텔레콤 에이닷(A.) △아프리카TV 등 기존 KBO 경기 중계 플랫폼 사업자들은 상황 변화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CJ ENM과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무산될 경우, 그대로 중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료로 KBO 중계를 시청하던 스포츠 팬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BO 중계 시청 장벽이 높아지면 차후 스포츠 중계에 특화된 '제2의 누누티비'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 무료였던 콘텐츠를 유료로 시청하는 것에 불만을 느낀 시청자들이 편법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누누티비는 국내외 주요 OTT 서비스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던 '불법 사이트'의 대명사다. OTT 업계의 막대한 저작권 손실을 유발하다 덜미를 잡히며 한 차례 폐쇄된 바 있다.

한편 OTT를 통한 유료 중계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스포츠 경기 중계의 트렌드가 TV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미식축구 경기인 NFL 등 다수의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애플TV는 지난해부터 미국 프로축구 전 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국내 OTT 업계에서도 스포츠 중계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쿠팡플레이를 중심으로 '중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OTT 사업자가 스포츠 중계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CJ ENM은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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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인공지능 일기예보, "아직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어"

[해외 DS] 인공지능 일기예보, "아직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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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상 모델 '그래프캐스트', 허리케인 '리'의 상륙을 슈퍼컴퓨터보다 더 빨리 예측해
그래프캐스트는 기존 모델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예측을 생성할 수 있어
하지만 해석이 어렵고 드문 사건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점 분명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_weather_forecasting_ScientificAmerican_20240110
사진=Scientific American

작년 9월 중순 허리케인 '리'가 버뮤다 서쪽으로 북상하고 있을 때, 예보관들은 폭풍이 상륙할 가능성이 있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기상 모델과 '허리케인 헌터' 항공기의 데이터를 분주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예상 착륙 지점은 뉴잉글랜드 또는 캐나다였다. 기상학자들이 위치를 빨리 파악할수록, 해일, 폭우로 인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더 빨리 경고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상륙 6일 전에는 리가 동쪽 경로를 따를 것이 분명해졌고, 그에 따라 경고가 발령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래프캐스트'(GraphCast)라는 AI 기상 모델은 예보관들의 기존 모델보다 3일 전에 이를 정확하게 예측해 냈다.

그래프캐스트의 예측은 일기 예보를 개선할 수 있는 AI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적은 컴퓨팅 파워로 더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그래프캐스트는 최근 몇 년간 출시된 여러 AI 기상 모델 중 가장 최신 모델이다. 2020년에 처음 소개된 구글의 'MetNet'은 이미 구글의 날씨 앱 '나우캐스트'(Nowcast)와 같은 제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화웨이도 자체 AI 날씨 모델을 개발했다. 모두 AI가 탑재되지 않은 기존의 예측 컴퓨터 모델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며 기상학 분야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그중에서도 그래프캐스트는 지금까지 가장 큰 파장을 일으켰다. 35개국의 일기 예보를 발표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최고의 일기 예보 모델 중 하나로 꼽는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에서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과학자 마리아나 클레어(Mariana Clare)도 "정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강조했다.

허리케인 리가 발생하기 전, 딥마인드 연구팀은 과거 기상 데이터를 그래프캐스트에 입력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테스트했다. 작년 11월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는 테스트 사례의 90%에서 최고 표준인 ECMWF의 통합예보시스템(IFS)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또한 허리케인 리의 예측 경로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것을 보고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AI 기상 예측 모델의 원리와 한계

AI는 기존의 예측 모델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 예측 모델은 대기 역학을 포착하기 위한 복잡한 물리 방정식으로 표현돼 있다. 이 모델은 전 세계의 기상 관측용 풍선과 기상관측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단과 기타 대기 특징이 상호작용하면서 날씨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예보관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모델을 여러 개 실행한 다음 지역 지리에 대한 자신의 전문 지식과 각 모델의 장단점을 통해 필터링된 결과 정보를 통합하여 최종 예측 결과를 결정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래프캐스트와 다른 대부분의 새로운 AI 모델은 실제 대기 역학을 이해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복제하려는 노력을 포기한다(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은 예외). 대신 AI 도구는 통계적 모델로서, 수십 년간의 기상 관측 기록과 물리적 예측에서 수집한 정보로 구성된 학습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한다. 따라서 AI 모델은 특정 날짜의 날씨 설정이 과거의 유사한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패턴을 기반으로 예보를 내리는 방식을 취한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대기과학 및 수문학 부교수인 킴 우드(Kim Wood)는 과거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AI 모델은 드물게 일어나거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텍사스 일부 지역에 전례 없는 60인치의 폭우를 쏟아부은 허리케인 '하비', 지난해 멕시코 태평양 연안을 강타하기 직전에 5등급으로 급격히 강화된 허리케인 '오티스' 등이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학습 데이터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이벤트를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예측을 잘하는 것이다"라고 우드는 설명했다. 우드는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희귀한' 사건들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예측하는 것이 점점 중요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프캐스트는 폭풍과 강우 강도를 예측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ECMWF의 클레어와 구글 딥마인드의 과학자 레미 램은 언급했다. 이는 이 모델의 공간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일 수 있다. 그래프캐스트의 모델은 전 세계를 28km2 단위로 보지만, 돌풍과 폭우는 도시 블록과 동네 단위로 발생한다. 램은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다"라고 말하지만, 더 높은 해상도의 AI 모델을 얻으려면 그와 그의 동료들은 훨씬 더 많은 고해상도 훈련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이는 어려운 일이지만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라고 램은 덧붙였다.

슈퍼컴퓨터 없이 예측 가능하지만, 설명력은 떨어지는 AI 모델

물리학 기반 모델이 슈퍼컴퓨터로 실행하는 데 2~3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AI 모델은 몇 분 만에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I가 어떻게 예측에 도달하는지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물리 기반 모델과 달리 그래프캐스트 및 기타 유사한 AI 예측 도구는 '해석 가능'하지 않다. AI 모델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매개변수를 통해 결과를 쉽게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의 대기과학 부교수인 아론 케네디(Aaron Kennedy)는 "모델에 문제가 발생하면 세부 사항을 살펴보고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에너지 회사인 세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의 기상학자이자 휴스턴에 본사를 둔 극한 날씨 웹사이트 'The Eyewall'의 공동 설립자인 맷 란자(Matt Lanza)는 오류를 이해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AI의 [블랙박스] 특성은 현장의 사람들이 AI를 유용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그는 내다봤다.

AI 모델의 낮은 설명력은 고질적인 문제다. 그래프캐스트가 현재 직면한 구체적인 과제 중 하나는 결정론적 예보, 즉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확률 없이 제시되는 단일 예보만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 일련의 매개변수가 주어지면 그래프캐스트를 실행할 때마다 비슷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예측 가능성을 생성하기가 어렵다. 이는 대기에 내재된 무작위성을 수용하는 기존의 물리적 앙상블 예보에서 벗어난 예측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미국 국립기상청(NWS) 기상예보센터의 예보운영책임자인 그렉 카빈(Greg Carbin)은 기존 기상 모델 예보의 궤적을 강 위에 떠 있는 코르크에 비유했다. 매번 같은 출발점에 똑같은 코르크를 조심스럽게 놓아도 하류로 내려가는 길은 달라지는데, 코르크의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기존의 궤적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치다. 현재 그래프캐스트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계산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그래프캐스트가 확률적으로 변하더라도, 그리고 모델의 해상도가 향상되고 AI가 비와 폭풍의 강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더라도, 모델링은 기상 예측 파이프라인의 한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고 NWS의 고급모델링시스템 수석 고문인 헨드릭 톨만(Hendrik Tolman)은 지적했다. 예보의 첫 번째 단계는 센서를 통해 전 세계의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이러한 모든 관측 데이터를 매개변수로 통합하여 모델에 입력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모델링이 이루어지며, 마지막으로 대중을 위해 예보를 번역하는 과정이 있다. 톨먼은 예측 단계에서 지름길을 개발했다고 해서 정보를 수집, 전달, 해석하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AI가 정확한 예측을 빠르고 저렴하게 생성할 수 있다면 기존 방법과 함께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울러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기업이나 기관이 날씨 모델링에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그래프캐스트가 가져온 커다란 변화다. 하지만 향후 5년 또는 10년 이내에 AI 모델이 물리학 기반 모델과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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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의 AI, 명확한 지침 아래 활용돼야”, 에듀테크 활성화 논의 급물살

“교육 현장의 AI, 명확한 지침 아래 활용돼야”, 에듀테크 활성화 논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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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갈수록 진화하는 생성형 AI 특성 수용해야”
‘에듀테크 진흥법’에 AI 활용 방안 포함 여부 검토
“에듀테크 교육효과 검증 안 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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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 분야가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해당 기술을 교육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여러 주요국이 생성형 AI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데 따른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AI의 진화 수준을 수용할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 포함 9개국, 생성형 AI 교육 활용 지침 마련 완료

10일 OECD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OECD 회원국 중 18개 국가에서 생성형 AI를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법안 또는 지침을 마련 중이다. 현재 한국은 구속력 없는 지침을 발표한 상태며, 승인을 요하는 별도의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OECD는 한국이 교육 단계별 AI 활용 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며 ‘모범적인 나라’로 평가했다. 한국을 비롯해 총 9개국에서 교육 현장 AI 활용 관련 구속력 없는 지침을 발표했으며, 별도의 법률 제정까지 마친 국가는 아직 없다. 한국은 2022년 8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공지능교육진흥법' 제정안이 논의된 바 있지만, 1년 넘게 국회에 계류하며 법률 제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생성형 AI의 교육 분야 적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데이터 및 개인정보 보호 관련 구체화한 정책 마련이 꼽혔다. OECD는 이 외에도 △생성형 AI 산출물의 공정성 제고와 정보 불균형 해소 △기술의 정확도 및 신뢰도 구축 △알고리즘의 투명성 등을 집중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및 개인정보 보호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며, 종국에는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각국이 마련 중인 관련 법안 또는 지침들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생성형 AI의 특성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교육 현장의 생성형 AI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AI 모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교사를 비롯한 교육계 종사자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측면은 물론 교육적·윤리적 고려 사항을 아우르는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OECD는 “각 국가는 생성형 AI의 교육 분야 활용과 관련해서 명료하고 구체화한 지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제 AI 사용 사례를 참고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침을 마련한다면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생성형 AI가 교육의 질을 높이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테크_벤처_20240110

교육 정보 기술 산업 육성에 팔 걷은 교육부

우리 교육부는 현재 추진 중인 '에듀테크 진흥법(가칭)' 마련에 생성형 AI 활용 관련 내용을 포함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논의된 에듀테크 진흥법은 공교육이 고도화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 아래 △학교 현장의 교육 정보 기술 활용 활성화 △공교육과 결합한 교육 정보 기술 산업 육성 △K-교육 정보 기술 수출 활성화 △국가 차원의 교육 정보 기술 지원 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단순히 교육과 기술이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 주체들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리나라 공교육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9월 해당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한 디지털 교육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교육 규범’을 마련해 국제사회의 확산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교육이 민간 기술 발전 시험대 됐다는 지적도

하지만 교육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민간 주도로 개발된 에듀테크의 교육 효과가 불분명하고 사회적 논의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독 교사 연합모임 좋은교사운동은 교육부의 에듀테크 활성화 방안 발표 직후 성명을 내 “아직 에듀테크와 AI 디지털 교재가 학생의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된 바 없다”고 짚으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관련 법부터 만드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공교육을 민간 기업의 기술 발전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민간 기술을 공교육에 공식 배포하는 망이 열리게 됐다”고 진단하며 “사기업의 기술 발전을 위해 공교육이 시험대로 쓰이는 것도 모자라 학생 지도를 비롯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 같은 또 다른 부담을 지우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과 외국의 교육 방향이 다른 탓에 국내에서 기술 고도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수출 증대로 인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어 읽기 프로그램 개발사 아이포트폴리오의 김성윤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해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은 교육 분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우리 교육은 읽기 위주의 교육인데, 해외의 경우 말하기 위주의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한국 내에서 기술을 고도화할수록 해외 진출은 더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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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조작으로 '과징금 철퇴' 맞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무작정 삭제?

확률 조작으로 '과징금 철퇴' 맞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무작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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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의 불꽃' 사태에 이어 '큐브'까지,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조작
역대급 과징금 부과 이후 자구책 마련, 문제 아이템 삭제한다
자율규제는 실패했나, 정부 '게임산업법 개정안' 결국 3월 시행
메이플_넥슨_큐브_20240110

넥슨이 자사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조작 논란 대응에 나섰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전날 저녁 온라인 방송을 진행,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만이 이용자들께 저희를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자 시작"이라며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유료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여론 전환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률형 아이템 '큐브' 확률 조작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의 중심축에 선 '큐브'는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에 사용하는 유료 아이템이다. 핵심 기능은 확률적으로 장비에 부여돼 있는 '잠재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수많은 유저가 자신의 장비를 보다 강하게 만들기 큐브를 구매·사용해 왔다. 큐브가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 모델로 올라선 이유다.

큐브 상품 도입 당시 넥슨은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으나, 2010년 9월 15일부터 큐브 사용 시 유저들의 선호 옵션 등장 확률을 낮췄다. 2011년 8월 4일에는 2021년 3월 4일까지 큐브 사용 시 선호도가 높은 특정 능력치 조합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하기도 했다. 문제는 상기 사실이 유저들에게 일절 고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2011년에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으며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거짓 공지를 내기도 했다.

2013년 7월 14일 출시된 프리미엄 상품 '블랙 큐브'와 관련해서도 확률 조작 문제가 불거졌다. 넥슨은 최초 블랙큐브의 잠재 옵션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으나, 이후 5개월에 걸쳐(2013년 7~12월)까지 그 확률을 1.4%까지 점진적으로 낮췄다. 2016년 1월에는 그 확률을 다시 1%까지 낮췄으나, 확률 감소 사실은 이용자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뒤늦게 '큐브' 삭제, 민심 되돌릴 수 있을까

메이플스토리는 이미 2021년 또 다른 확률형 아이템 '환생의 불꽃'의 확률 조작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후 수많은 시정 조치와 서비스 업데이트가 이어졌고, 운영진과 유저 사이 신뢰는 수년에 걸쳐 겨우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 3일 공정위가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고, '블랙 큐브'를 비롯한 유료 재화 관련 확률 조작 혐의가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끊이지 않는 논란에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섰다.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온라인 방송을 통해 "메이플스토리는 더는 확률형 강화 상품인 '큐브'를 판매하지 않겠다"며 "잠재 능력 재설정은 메소(게임 내 화폐)를 통해 이뤄지며 모든 용사의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만들고자 한다"고 발언했다. 유료로 사용할 수 있었던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 내 재화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사유로 언급한 인기 옵션의 중복 등장 제한 역시 차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_20240110

게임사 측이 파격적인 개선안을 내놨지만, 유저들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이플스토리가 BM(수익 모델)의 형태를 바꿨을 뿐,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과금 유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메이플스토리는 기존 큐브의 기능을 메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게임 내 재화의 유저당 일일 수급량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일일 수급량 이상의 메소를 얻기 위해서는 과금을 통해 메소를 구입할 수 있는 게임 내 '메소마켓'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결국 '큐브' 기능을 원하는 만큼 이용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 수급 가능한 재화를 넘어 현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 유저는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메소마켓을 비롯한 게임 내 경제 자체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정부까지 나섰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강제 공개'

넥슨 안팎으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번져가는 가운데, 업계는 이번 넥슨의 과징금 사태가 국내 게임 업계 '자율규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게임사는 지금까지 강제성 없는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공개해 왔다. 그 결과 넥슨을 비롯한 많은 게임사에서 줄줄이 확률 조작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게임에서는 사행성 도박 수준의 질 나쁜 확률형 아이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유저 피해가 속출하자, 결국 정부 차원의 규제가 시작됐다. 지난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령이 최종 의결됐다. 법안 시행일은 오는 3월 22일이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게임사는 실제 현금이 투입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정 명령에도 이를 발표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법률 개정을 넘어 한국 게임 업계의 의식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게임산업법 개정안에는 △확률 정보 정확성 검증 문제 △실질적 BM 운영 방식 검증 문제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편법을 통한 과금 유도 문제 등 명확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게임 업계가 적극적으로 상황 개선 의지를 드러내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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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엑시트 환경 속, '컨티뉴에이션 펀드' 부상

혹독한 엑시트 환경 속, '컨티뉴에이션 펀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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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거래 환경 속 컨티뉴에이션 펀드 선호 늘어
유동성 필요한 LP와 지속 투자 원하는 수요 모두 충족
다만 판매자-매수자 간 이견으로 실제 성사 건수는 미미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투자시장이 혹한기를 겪으면서 M&A(기업인수합병) 및 IPO(기업공개)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많은 VC(벤처 캐피털) 기업들이 LP(출자자) 자본 반환을 위해 스타트업 지분을 세컨더리 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가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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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2023년까지 VC거래건수(2023.12.6 기준), 주: 타이거 글로벌(네이비), 코아츄 매니지먼트(민트), D1 캐피털 파트너스(오렌지),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옐로우)/출처=Pitc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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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2023년까지 월별 IPO 추이(2023.9.30 기준), 주: 실제 IPO 건수(네이비), 예상 IPO 건수(민트)/출처=Pitchbook

'컨티뉴에이션 펀드', 실제 성사까진 시간 필요

컨티뉴에이션 펀드란 사모펀드(PE)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운용사(GP) 변경 없이 신규 펀드를 결성해 기존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옮겨 담는 전략으로, 세컨더리 거래의 일종이다. 국제법률회사 데비보이스 앤 플림턴(Debevoise & Plimpton)의 파트너인 조 바인더(Joe Binder)에 따르면 최근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거래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적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조성된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2건에 불과하다.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는 지난해 초 첫 번째 컨티뉴에이션 펀드 마감에 이어 같은 해 5월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출시했다. 이에 기존 LP들은 지분을 세컨더리 인수 회사인 하버 베스트 파트너스(HarbourVest Partners)와 렉싱턴 파트너스(Lexington Partners)에 판매하거나 새로운 펀드로의 이전을 허락한 상태다.

이렇듯 대부분의 VC나 크로스오버 펀드에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며, M&A 및 IPO 시장의 경우에도 매수자-판매자 간 이견으로 인해 거래가 불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세컨더리 시장 매수자들이 VC가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가격 할인을 요구한 점이 거론된다. 이에 업계에선 가격이 절충되기 전까지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펀드마다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평가가 다르다는 점도 거래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세컨더리 VC 회사 세인트 캐피털(Saints Capital)의 상무인 켄 소이어(Ken Sawyer)는 "현재 소프트웨어 기업의 후기 단계 VC 자산 보유 가치는 역사상 가장 큰 분산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대다수 펀드가 평가 가치를 낮춘 가운데, 업계에서는 VC의 2023년 재무 검토가 진행되면 추가 할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 다양한 LP 수요에 대한 대안

최근 세컨더리 펀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유동성이 필요한 LP들은 자산을 판매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LP들은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엑시트(투자금회수) 전까지 기업이 장기간 비공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세컨더리 펀드의 일종인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VC의 최고 자산을 포함하고 있어 투자 혹한기 환경에서 거래할 경우 자칫 더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자본기업 아호이 캐피털(Ahoy Capital)의 크리스 두보스(Chris Douvos) 상무는 "상승 잠재력이 상당한 자산을 팔아 상대적으로 적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자산 가치 상승을 기다려 더 큰 수익을 얻는 편이 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P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판매 여부는 유동성 수요와 해당 자산의 전망에 달려 있다. 현재는 판매자-매수자 간 가격 격차로 인해 아직 판매까진 이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한 논의는 아직 GP 수준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운용사 하이비스타 스트레이트지스(HighVista Strategies)의 VC 부문 공동 책임자인 커스틴 모린(Kirsten Morin)은 "아직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투자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조만간 일부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마감될 것"이라며 "민간 기업 및 운용사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세컨더리 시장에 대한 관심과 거래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어 원문 기사는 VCs love the idea of continuation funds. Here's why there aren't more of them. - PitchBook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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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승인' 가짜뉴스에 코인판 출렁, 비트코인 현물 ETF' 운명은?

‘ETF 승인' 가짜뉴스에 코인판 출렁, 비트코인 현물 ETF'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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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위 '비트코인 ETF 승인', 해킹에 의한 가짜뉴스였다
6천만원 초반까지 치솟았다가 5천만원 후반대까지 급락
한국시간 11일 승인 여부에 촉각, 불허 시 가격 폭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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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 X 캡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는 보도는 해킹에 의한 가짜뉴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킹당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이 근원지였는데, 유력 외신들도 속아 넘어갔다. 가짜뉴스 확산에 비트코인 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투자 업계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규제당국 승인을 받을 경우 상당한 규모의 자금 유입에 따른 랠리 현상을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트코인 ETP 승인은 ‘허위’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이 해킹되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비트코인 업계 최대 화두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들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멘트에 이어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그럴싸한 논평도 함께 달려있었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SEC 공식 트위터 계정이 해킹(compromise)됐으며, 승인받지 않은 트윗이 게시됐다”며 “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SEC도 엑스 공식 계정에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허위임을 재확인했다.

이는 로이터 통신·스푸트니크 통신 등 주요 언론사들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할 정도로 심각한 가짜뉴스였다. 미 금융당국이 중요한 결정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는 점, ETP 대신 ETF 용어를 썼다는 점 등이 이상했지만, SEC의 공식 계정이었기에 주요 매체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앞다퉈 보도했다. 실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 시한도 하루 앞인 1월 10일(한국시간 11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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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출처=코인마켓캡

가짜 뉴스에 비트코인 가격 ‘요동’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짧은 시간에 천당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가짜뉴스 게시 후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만8,000달러(약 6,333만원)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미 당국의 부인 이후 4만5,000달러선(약 5,930만원)으로 고꾸라졌다. 거래소마다 등락의 폭과 시간은 달랐지만, 대체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추격 매수에 나섰을 경우 짧은 시간에 적지 않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측정한 비트코인의 공포·탐욕단계도 61.91로 ‘탐욕’ 단계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과 거래량 또한 높아지면서 단기적 고점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승인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6천만원대를 돌파할 정도로 업계의 빅 이벤트라는 점에서 큰 폭의 급등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 상품으로, 지난해 블랙록 등 10여 개 자산운용사들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4개월 연속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1월 최저가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무려 200%가 넘는다. 펀드로 출시될 시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운 개인들에게 접근성이 높아지고 기관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면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현물 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운용사는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해 인베스코(Invesco),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위즈덤트리(WisdomTree), 발키리(Valkyrie), 피델리티(Fidelity),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Ark Investment Management), 비트와이즈(Bitwise) 등 11개사다. 이들 기업은 상장 심사를 요청하는 ‘19-b4’ 서류와 ETF 발행자 등록 신청서인 ‘S-1’ 서류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SEC가 이를 모두 승인하면 ETF는 다음 영업일 이내에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돈나무언니'로 잘 알려진 캐서린 우드(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와 21셰어스가 공동으로 신청한 건의 답변 시한이 10일(현지시간)로 임박해 있다. 그간 SEC는 여러 차례 승인을 연기해 왔으나 10일이 심사의 최종 시한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승인 불발 시 '펌프 앤 덤프' 리스크 우려도

현재 시장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설령 SEC가 10일까지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는다 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안에는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지난 4일 "SEC가 1월 중 신청된 현물 ETF 출시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비관론을 쏘아 올린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도 "최종 승인은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담은 바 있다. 특히 이날 과거 SEC 위원장을 지낸 제이 클레이턴마저 현지 언론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은 현물 ETF가 승인되면 최대 1,000억 달러의 자금이 해당 ETF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거로는 2004년에 출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실물 기반 금 ETF인 GLD를 들었다. 더블록은 “GLD가 출시됐을 당시 금의 총 재고는 약 2조2,000억 달러였고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8,600억 달러”라며 ”GLD로의 880억 달러 유입 사례를 현물 ETF에 적용하면, 이 ETF로 500억에서 1,000억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올해 말까지 현물 ETF에 43만7,000~132만 개의 비트코인이 보유될 것을 가정한 수치"라며 "GLD가 도입된 이후 금 상장지수상품(ETP) 만기까지 걸린 7~8년 동안 금 가격이 약 4배 상승한 점을 미뤄보면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상자산 현물 투자 상품에 대해 시세 조작 등 시장 위험을 근거로 ETF 출시를 SEC가 불허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승인이 불발될 경우 ‘펌프 앤 덤프(Pump-and-Dump, 가격 급등락)’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분석가 스콧 멜커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펌프 앤 덤프 리스크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험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당국의 입장을 기다려 온 투자자들에 의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코인루트의 공동 창업자 데이브 와이즈버거는 ETF 승인이 거부될 경우 신청자들이 SEC를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나올 때마다 요동치고 있다. SEC의 공식 발표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은 또 한 번 롤러코스터를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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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설립 수요 흡수하는 '기회의 땅' 인도, 이번엔 '베트남 테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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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테슬라' 베트남 빈패스트, 인도에 20억 달러 공장 신설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 공략한다, 생산 기지 확대에 박차
'반짝' 나스닥 상장 후 꺾인 주가, 생산 확대로 재도약하나
빈패스트_전기차_20240109
빈패스트의 전기차 VF e34/사진=빈패스트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을 확대, 인도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이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연간 1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차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판 테슬라'라는 별칭에 걸맞게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빈패스트 인도 투자, 미래 유망 시장에 걸었다?

빈패스트의 인도 투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 티투 투이(Le Thi Thu Thuy) 빈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내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며 동남아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인도 공장에 투입되는 자금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6,320억원)며, 초기 투자액은 5억 달러 수준이다. 인도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작업은 올해부터 시작될 예정이나, 공장 가동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장이 들어설 타밀나두주 정부는 빈패스트 공장 설립을 위해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전기 및 인프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빈패스트가 굳이 '인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인도 정부는 현재 2% 수준인 전기차 비중을 2030년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 적극적으로 전기차 제조업체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신생 전기차 기업 입장에서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한편 빈패스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도 2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제조 단지를 설립 중이다. 베트남에는 연간 2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전기차 공장이 위치해 있다.

전기차 시장 '게임 체인저' 될 수 있을까

빈패스트는 베트남 대기업 빈그룹이 2017년 9월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흔히 '반값 테슬라', '베트남판 테슬라'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 빈패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이동 수단인 이륜차를 통한 내수 시장보다 해외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각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빈패스트는 2021년 첫 전기차를 출시한 이후 단 4년 만에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엄청난 성장세에 일각에서는 차후 주요 전기차 제조국의 경쟁 상대가 중국이 아닌 베트남이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빈패스트가 살아남은 비결은 '가격'이다. 빈패스트는 동남아시아 특유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 전기차 시장 선두 주자 테슬라의 절반 수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자체적인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가격 부담을 한층 낮췄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주목한 것이다. 빈패스트는 고객이 배터리를 구입하는 대신 배터리를 월간 구독할 수 있도록 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덜었다.

남다른 행보를 보여온 빈패스트는 지난해 8월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시가총액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당시 빈패스트의 시총은 850억 달러(약 113조633억원)로 포드(480억 달러), GM(460억 달러) 등을 한참 웃돌았다. 하지만 상장 초기 주당 80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현재 7.02달러까지 미끄러졌다. 수많은 완성차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직 부족한 판매량 및 수익성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한 차례 쓴맛을 본 빈패스트는 세계 각지에 생산 기반을 다지며 도약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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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야 산다" 궁지 몰린 케이블TV, FOD 사업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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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사람도 없는데 가격만 오르네" 케이블TV, FOD 구매 중단
OTT의 편의성·신속성에 밀렸다, FOD 사실상 시장 경쟁력 잃어
쪼그라든 유료방송 수요, 생존 위해 불필요한 사업 과감히 쳐내야
케이블TV_코드커팅_20240109

침체기에 접어든 케이블TV 업계가 지상파 FOD(Free Video on Demand) 구매를 중단한다. FOD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주문형 비디오(VOD)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열풍 이후 시청자의 FOD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일종의 '생존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줄어도 비용은 뛴다" 케이블TV의 호소

케이블TV는 지상파 콘텐츠를 받아 재송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상파에 가입자당 월 재송신료(CPS)를 지급한다. 재송신료는 2012년 280원에서 출발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시점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TV에 채널당 500원 수준의 재송신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비 지상파 채널 콘텐츠 이용 대가가 약 두 배 뛴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재송신 매출은 2017년 3사 2,350억원(지상파 3사 합계)에서 2020년 3,999억까지 급증한 바 있다. 꾸준한 재송신료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반면 케이블TV 방송사업 매출은 2013년 정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4.7% 수준이다. 케이블TV업계는 OTT·유튜브 등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인기로 지상파 콘텐츠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 이용 대가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번에 구매 중단이 결정된 FOD는 2000년대 초 이후 폐지된 지상파 녹음녹화 채널의 대체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케이블TV가 구입해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TV 시청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현시점, 전체 FOD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지상파 콘텐츠는 전체 FOD 이용량의 약 60% 이상을 점유하는 핵심 상품이었지만, 2022년에는 그 점유율이 30% 선까지 미끄러졌다.

가라앉는 케이블TV 업계, 일단은 덩치 줄인다

FOD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OTT 열풍'이 지목된다. 지상파는 각종 OTT 플랫폼에 인기 프로그램들을 실시간 공급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IPTV(인터넷TV) 내 VOD 서비스와 FOD에는 지상파 방영 프로그램 공개까지 3주의 '홀드백(한 편의 작품이 정식 공개된 뒤 온라인 등의 부가 채널에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최소 기간)'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굳이 FOD를 이용할 만한 '메리트'가 사라진 셈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재전송 대가 산정 시 패키지 형식으로 구입하는 FOD 비용 지출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FOD가 이렇다 할 시청자 유치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투자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전반이 이처럼 극단적인 사업 축소를 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업계 전반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4만7,495명 수준이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가율은 0.27%에 그쳤다. 특히 IPTV와 OTT의 압박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직전 반기 대비 0.77% 감소하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지 않으면 사실상 생존부터가 어려운 '낭떠러지'에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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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자율주행 안전성, 기술 개발과 규제 강화의 균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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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 개발 위해 엄격한 안전 규제 필요
테슬라·크루즈 사고로 안전성 문제 부각, 실리콘밸리의 '빨리빨리' 문화 부작용
안전 전문가 및 규제 기관의 검증 거쳐 엄격한 안전 규제 프레임워크 도입 시급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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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머신러닝 기술이 자율주행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문장을 생성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공공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AI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는 문장을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하는데, 자율주행은 무인 차량의 탑승자뿐만 아니라 도로를 공유하는 모든 사람의 생명 안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성형 AI에서 자주 보는 '환각'과 '탈옥' 증상은 자율주행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인간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심각한 교통사고의 발생 빈도는 이미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교통 통계에 따르면 사망 사고는 360만 시간당 한 번, 부상을 유발하는 사고는 6만1천 시간당 한 번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411년 동안 한 번의 치명적인 충돌 사고가 발생하고 7년 동안 24시간 연속으로 운전할 때 한 번의 부상을 유발하는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복잡한 소프트웨어 기반 시스템, 특히 자율주행 시스템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 인간 운전자와 같은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운전자 오용 방지 장치 미비로 리콜

특히 무인 자동차 회사 크루즈(Cruise)가 캘리포니아 안전 규제 당국과 부딪힌 문제와 테슬라(Tesla)가 NHTSA와 충돌한 문제를 들여다보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직면한 몇 가지 안전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 두 사건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에 실리콘밸리의 '빨리빨리' 문화를 도입하려는 두 회사의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안전한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속도와는 양립할 수 없으며 인내심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테슬라의 경우, NHTSA는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독과 특정 제한된 도로 및 교통 상황에서 운전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레벨 2 자동화 시스템의 안전 문제를 조사해 왔다. 특히 테슬라 운전자의 자율주행 시스템 사용 중 발생한 일련의 충돌 사고에 대한 2년간의 조사 후, 작년 12월 12일 테슬라가 운전자의 오용 예방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토파일럿 기능이 탑재된 차량의 리콜 합의안을 발표했다. 포드나 제너럴 모터스도 비슷한 자동화 기능이 있으나, 이들의 시스템과는 완전히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운전자의 시선을 모니터링하여 운전자의 집중도를 평가하지 않았다. 또한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 고속도로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간단한 수정만으로도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안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로 조건이 적합한 장소로 시스템 사용을 제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를 거부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몇 가지 추가 경고 기능만 구현하는 것에 그쳤다. 시스템이 안전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입증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오펜스'(geofence)하고,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규제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크루즈의 무인 택시 운행 중단, 자율주행 안전 문제 부각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으나,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에 의해 취소됐다. 작년 10월 2일에 발생한 차량 충돌 사고로 차량 아래에 갇힌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크루즈는 납득 가능한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서다. DMV는 이번 운행 중단 명령은 해당 무인 차량의 안정성 및 기술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허위로 진술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크루즈 운영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이뤄졌고, 그 결과 조직의 안전 문화와 대중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과의 상호 작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크루즈는 안전보다 개발 및 확장 속도를 중시했고,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개발해 온 다른 주요 기업들과 달리 최고안전책임자나 효과적인 기업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크루즈는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크루즈의 사태를 통해 이들의 우선순위가 자율주행 시스템의 발전에 있지, 시스템의 안전성에는 무관심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은 안전 전문가와 안전 규제 기관의 적절한 검증을 거쳐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업계가 안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엄격한 안전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안전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신뢰성으로 작동해야 하므로 일반 대중과 안전 규제 당국 모두 입증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증거를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아야 하는 것이다. 즉 소프트웨어가 머신러닝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며 명시적인 알고리즘 안전 가드레일과 통합돼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성숙 단계에 있고 정확한 성능 기반 규정을 정의하기에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지만, 안전을 개선하고 안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주 또는 가급적 국가 차원에서 기본 안전 요건을 구현하는 데 먼저 집중해야 한다. 자율주행 시스템(ADS) 개발자와 차량 운영자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곳에서는 ADS가 작동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충돌 사고와 아차 사고(고속 기동과 사람의 조종권 탈취 포함)를 보고하며 △감사 및 규제하에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현해야 하는 일련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배포 전에 주 또는 연방 규제 기관의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하는 포괄적인 안전 사례를 개발해야 하는데, 안전 사례는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위험을 식별하고, 실제 조건에서 사람의 감독하에 테스트한 정량적 증거를 바탕으로 공공 안전의 위험을 어떻게 완화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보다 더 시급한 것은 똑똑한 무인 자동차 규제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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