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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무한하고 기묘한 '오토모픽'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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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의 제곱은 5로 끝난다?
이 패턴을 따르는 숫자를 오토모픽 숫자라고 불러
무한히 큰 수를 제곱하면 마지막 숫자가 …918,212,890,625로 고정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Simple_Math_creates_automorphic_number_ScientificAmerican_20240112
사진=Scientific American

수학은 종종 패턴을 발견하는 학문이다. 수천 년 전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인식했던 숫자 5와 6에서도 재밌는 패턴을 관찰할 수 있는데, 5의 제곱은 5로 끝나는 25, 25의 제곱은 25로 끝나는 625, 625의 제곱은 625로 끝나는 390,625가 그것이다. 1942년 수학자 모리스 크라이칙(Maurice Kraitchik)이 만든 재밌는 속임수처럼 보이는 이 패턴은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수 체계 중 하나이자 가장 이상한 수 체계 중 하나로 여겨진다.

숫자 6은 5만큼 인상적이지 않지만, 여기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6을 제곱하면 6으로 끝나는 36이 되지만, 36을 제곱하면 1,296이 나오면서 36은 더 이상 시퀀스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6으로 끝난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제곱이 숫자 자체와 같은 자리로 끝나는 숫자를 오토모픽(automorphic)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숫자는 무한히 많으며 0, 1, 5, 6, 25, 76, 376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0과 1을 제외한 모든 오토모픽 숫자는 5 또는 6으로 끝난다.

숫자 5로 이뤄진 오토모픽 숫자 시퀀스

그 중 숫자 5는 특히 흥미롭다. 5는 오토모픽일 뿐만 아니라 그 제곱과 제곱의 제곱도 오토모픽이다. 그렇다면 5의 오토모픽 시퀀스는 무한히 계속될까. 다시 말해, 5의 제곱을 반복하면 항상 오토모픽 수가 나올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adicNumbers_graphic_ScientificAmerican_20240112
사진=Scientific American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세 번째 제곱 이후에는 패턴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인다. 390,6252는 152,587,890,625가 되는데, 390,625가 제곱한 숫자에 완전히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토모픽이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적어도 마지막 다섯 자리가 제곱 숫자, 즉 90,625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숫자를 제곱하면 8,212,890,625이며 제곱한 숫자에 자기 자신이 완전히 포함되기 때문에 90,625는 오토모픽 숫자다!

이어서 8,212,890,625의 제곱을 계산하면 67,451,572,418,212,890,625가 나오는데, 마지막 10자리 숫자가 같으므로 8,212,890,625도 오토모픽이다.

따라서 모든 숫자를 연속적으로 제곱한 다음, 오토모픽이 아닌 경우 반복되는 마지막 숫자로 계산을 계속하면 아래와 같은 숫자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5
25
625
90,625
8,212,890,625
18,212,890,625
918,212,890,625

위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면 완전히 오토모픽한 무한히 큰 수, 즉 제곱이 자기 자신에 해당하는 무한히 큰 수 n2 = n이라는 수식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이 무한히 큰 숫자를 다 적을 수는 없더라도 마지막 숫자는 …918,212,890,625로 알려져 있다.

무한히 큰 수에서 이런 고정된 숫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특히 마지막 자리까지 정확하게 지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하지만 무한대로 큰 수의 마지막 자릿수들이 다를 때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67,451,572,418,212,890,625와 …11111111111 두 숫자 모두 무한대지만 다른 숫자일까?

새로운 숫자 체계의 탄생

19세기 후반에 수학자 커트 헨셀(Kurt Hensel)은 소위 p-진수라는 개념을 개발했다. 이는 π = 3.14159… 와 같이 소수점 이후 무한대로 이어지는 일반 실수와 달리 소수점 앞에 정수가 무한대로 이어지는 숫자다.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일반 실수와 같은 방식으로 p-진수를 사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실수의 다소 특이한 표현을 떠올려야 봐야 한다. 모든 실수는 합으로도 표현할 수도 있는데, π = 3 x 100 + 1 x 10-1 + 4 x 10-2 + 1 x 10-3 + 5 x 10-4 + 9 x 10-5 + …과 같은 식이다. p-진수도 양의 지수를 사용한 무한급수로 표현할 수 있어서 …890625 = 5 x 100 + 2 x 101 + 6 x 102 + 0 x 103 + 9 x 104 + 8 x 105 + …로 바꿔서, …111111 + …22222 = …33333과 같이 p-진수의 숫자들로도 사칙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언급했듯이 오토모픽 숫자는 그 제곱에 해당하므로 n2 = n 공식이 적용된다. 이 이차 방정식을 변환하면 n2 - n = n x (n - 1) = 0, 즉 두 요인(여기서는 n과 n - 1)의 곱이 0이 되려면 요인 중 적어도 하나는 0이어야 한다. 이는 n = 0 또는 n = 1일의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p-진수의 경우 n은 예를 들어 …890,625와 같이 0 또는 1 이외의 값을 가질 수도 있지만 여전히 위의 방정식을 충족한다. 다시 말해 p-진수에서는 둘 다 0이 아닌 두 숫자의 곱이 여전히 0이 될 수 있는 것이다.

0으로 나누기

p는 소수(prime number)를 의미하는데, 위의 예제와 같이 10-진수로 계산하면 10은 소수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신 이외의 숫자로도 나눠질 수 있으므로 0의 제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접근으로 방정식을 풀 수가 없다. 예를 들어 a와 b가 0과 같지 않은 p-진수고 a x b = 0이라고 가정할 때, x에 대한 방정식 2⁄a = b x (1 + x)를 풀려면 일반적으로 방정식의 양변을 먼저 b로 나눈다. 그러나 a와 b의 곱은 0이고 0의 제수 문제가 발생하므로 방정식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풀 수 없다.

결과적으로 0의 제수 문제를 피하려면 소수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x0 · 30 + x1 · 31 + x2 · 32 + x3 · 33 + x4 · 34 + x5 · 35 + … (여기서 계수 xi = 0, 1 또는 2)의 합으로 표현되는 3진수를 살펴보면 0의 제수는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p가 실제 소수인 p-진수에는 …00000과 …00001(0과 1)을 제외하고는 n2 = n을 충족하는 완전 오토모픽한 값이 포함되지 않는다.

p-진수는 언뜻 보기에는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언급한 특징들 덕분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수 이론가들은 대부분의 작업에 이 이상한 값을 사용한다. 수학자 피터 숄제(Peter Scholze)는 콴타매거진(Quanta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p-진수는 우리의 일상적인 직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제 저는 실수가 p-진수보다 훨씬 더 혼란스럽다.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는 실수가 이상하게 느껴진다"라고 언급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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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조기 매진 전망, 인기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

애플 '비전 프로' 조기 매진 전망, 인기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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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제품 '비전 프로', 초기 물량 제한으로 매진 예상
초기 팬덤 수요는 한정적, 기기 보편화 가능성은 '글쎄'
콘텐츠 부족·VR 시장 트렌드 등 수요 한계 명확해
비전프로_애플_20240112
사진=애플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조기 매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CNBC 등 외신은 11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의 보고서를 인용, 비전 프로 출시 직후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비전 프로의 최초 생산 물량을 8만 대 이하, 연간 총생산량을 40만 대 미만으로 추산하고 있다.

9년 만의 신제품, 혁신인가 그저 사치인가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애플의 주요 신제품으로, 4K급 2개 디스플레이를 합쳐 2,300만 픽셀을 밀집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무선 통신, 애플 실리콘 칩셋, visionOS(비전OS) 등으로 SW 구동을 최적화했으며, 시선 추적 시스템과 공간 음향 시스템 등을 탑재해 고성능 MR 기기 하드웨어를 구현했다.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는 입력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실감 나는 공간 체험을 돕는다.

핵심 기능으로는 AirPlay2(에어플레이2)를 사용한 가상 디스플레이가 꼽힌다.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는 어디서든 가상의 Mac(맥) 디스플레이를 띄우고 비전OS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맥으로 작업을 하는 동시에 사진, 메모, 파일 등 비전OS앱을 별도의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이 비전 프로를 통해 보고 있는 화면을 맥에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시장에서는 수천 달러에 달하는 가격에 비해 '모호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애플 분석가 밍치 궈는 "애플이 비전 프로의 제품 포지셔닝과 주요 앱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장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비전 프로는 이달 19일 오전 5시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다. 주문 가능 지역은 미국으로 제한되며, 판매가는 3,500달러(약 461만원)로 책정됐다.

관건은 '애플 팬덤' 외 일반 소비자 수요

IT 업계에서는 비전 프로의 조기 물량 소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애플 브랜드 팬층의 수요, 얼리어답터(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서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테스트 수요 등이 몰리며 제한된 물량이 금세 동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기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브랜드 팬 외 수요를 끌어들일 만한 비전 프로만의 매력이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전 프로가 차후 본격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기기'로 발돋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시빅사이언스(CivicScience)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3%는 '2024년에 비전 프로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비전 프로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는 가격(67%)이 지목됐다. 영화 시청, 문서 작업을 위해 다른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도 29%에 달했다. 대다수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감수하며 비전 프로를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전 프로가 콘텐츠 시청과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역시 시장 우려를 사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비전 프로를 ‘개인 극장(a personal movie theater)'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VR(가상현실) 시장의 주요 상품은 영상 시청이 아닌 게임이다. '비트 세이버', '하프라이프 알릭스' 등 VR 환경 기반으로 제작된 대형 게임 IP(지식재산권)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중심 상품이 아닌 비전 프로는 비교적 설 자리가 좁다는 의미다.

애플은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체적인 콘텐츠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6월 비전OS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키트(SDK)를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차후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유니티스튜디오, 디즈니플러스 등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시장의 기대와 의구심이 뒤섞이는 가운데, 비전 프로는 과연 '애플식 혁신'의 영향력을 입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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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해킹범이 초래한 '비트코인 ETF 가짜뉴스' 사태, 엑스 또 뚫렸다

SEC 해킹범이 초래한 '비트코인 ETF 가짜뉴스' 사태, 엑스 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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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한다"던 SEC, 알고 보니 해킹이었다
시스템 허점 아니라는 엑스, SEC에 은근슬쩍 '책임 전가'
오바마부터 이더리움 창시자까지, 차곡차곡 쌓이는 피해 사례 
X_해킹_20240112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논란의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의 느슨한 사이버 보안이 지목됐다. 수년 전부터 문제시되던 엑스의 허술한 보안이 결국 시장 전반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SEC 발표를 인용, 미연방수사국(FBI)이 SEC 엑스 계정 해킹 의심 사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ETF 승인' 발표, 알고 보니 해킹범 소행

지난 9일 CNBC·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SEC가 승인 예상일(10일)보다 하루 일찍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의 ETF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SEC는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지 약 30분 만에 이를 삭제하고, 이후 "엑스 계정의 해킹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자들이 허위 정보 글을 올렸다"며 사실을 정정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자, 엑스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해킹은 X 시스템 내 허점으로 일어난 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는 신원 미상의 개인이 SEC 계정과 연결된 전화번호의 제어 권한을 획득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킹 당시 SEC 계정에 '2단계 인증'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엑스는 현재 유료 구독 상품 '블루' 이용자에게만 SMS(문자메시지) 기반 2단계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엑스의 해명에도 불구,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FBI 뉴욕 지부의 전 사이버 보안 관리자인 오스틴 버글라스는 "X 플랫폼에서 보안 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SEC 계정을 장악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같은 사건은 허위 정보 제공의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EC는 해킹 사태 하루 뒤인 10일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 11개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오바마도 당했다, 수년간 이어진 해킹 피해

엑스의 허술한 보안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로 지목돼 왔다. 지난 2020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창업자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대거 해킹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을 포함한 다수의 유명인 계정에는 "자신의 비트코인 지갑(비트코인을 저장하는 소프트웨어)에 가상화폐를 입금하면 2배로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사기 게시글이 게재됐다. 실제로 해당 비트코인 지갑에는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 이상의 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피해는 유명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2년 7월에는 540만 명의 트위터 사용자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유출돼 논란이 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수억 명의 트위터 사용자 데이터가 다크웹을 통해 유통됐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초에는 2억 명 트위터 사용자의 데이터가 다크웹 해킹 포럼에 무료로 공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계정 이름, 계정 생성일, 팔로워 수 등 트위터 계정과 관련된 63GB 규모의 정보들이 암암리에 나돈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엑스 계정도 뚫렸다. 해킹범은 부테린의 계정을 이용해 소프트웨어 개발사 컨센시스의 대체불가토큰(NFT)의 출시를 알리는 글을 게재, 악성 해킹 링크를 첨부했다. 해당 링크에 접속한 피해자의 지갑에 접근해 가상자산을 빼돌리는 사기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후 해당 게시물 삭제 전까지 총 69만1,000달러(약 9억3,000만원) 규모의 가상자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SEC의 '비트코인 ETF' 사태로 엑스의 해킹 피해 사례가 재차 누적된 가운데, 이용자들의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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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속도전'에도 예산은 '뚝뚝', 건전재정 기조 아래 우주 산업은 '고사' 수순

우주항공청 '속도전'에도 예산은 '뚝뚝', 건전재정 기조 아래 우주 산업은 '고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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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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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5월 말 개청, 인재 영입에도 '속도'
기관별 업무 조정 문제 '여전', 개청 후 알력 다툼 여지 있어
예산 삭감 못 면한 우주 산업, 우주항공청 제 역할 할 수 있을까

국가 우주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이 이르면 5월 말 경남 사천시에 문을 연다. 정부는 우주항공청 개청과 동시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과 조직·사업 이관, 전문인력 확보, 청사 마련 등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우주항공청장을 비롯해 연구 인력 200명, 행정인력 100명을 확보하기 위해 남은 4개월 동안 국내외 우수인력을 전방위 채용·영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적절한 인력 확보 역량 및 이를 유지하기 위한 예산안이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탓에 그나마 책정돼 있던 예산마저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우주항공청, 스카우트 방식으로 인재 영입"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관련 브리핑을 열고 "내부 주요 보직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스카우트(영입) 방식으로 모실 것"이라며 "연구원 레벨이나 행정업무 인력은 전입·공채 등을 통해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도 우주항공청 밑으로 이관한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를 위해 이사회 구성, 정관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며 "우주항공청 내 전문성이 필요한 주요 보직은 항우연·천문연을 비롯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 등 해외 인재도 적극 등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나 JAXA 등 해외에 한인 과학자를 비롯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며 "러시아나 인도 등에도 훌륭한 외국인들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나 이중국적자를 뽑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항우연·천문연에 계신 분들이나 국내 산업체 분들도 우주항공청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우수 인재를 선발할 것"이라며 "청장은 4개월 안에 모셔 올 예정이고, 4개월 안에 영입하지 못한 인력은 앞으로 또 청장을 통해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맞춰 시행령안과 조직 운영을 위한 인사·조직·사업관리 등 관련 규정 30여 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범부처에 산재돼 있는 우주항공청 소관 사무는 우선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부 업무와 사업만 이관하는데, 외교부·국방부 등의 업무는 차차 우주항공청과 협의해 이원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우주항공청 개청을 통한 목표로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을 꼽았다. 5대 강국 기준은 우주산업이다.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청을 기반으로 현재 1%에 불과한 우주항공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10%까지 올리고 약 50만 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장관은 "5대 강국이란 산업적 측면에서 우위를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통해 우주항공기업 2,000개 이상 육성, 50만 개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세계 시장 점유율 10%까지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주항공청 설립은 2032년 달 착륙,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 탐사를 통해 글로벌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위대한 발걸음의 시작"이라며 "우주항공 산업 활성화는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개청 전부터 '우려', "좁은 인재풀 뚫을 수 있을까"

다만 일각에선 우주항공청 개청 이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 특유의 좁은 인재풀을 뚫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 만한 역량이 우리 정부에 있느냐는 본질적인 의문이 떠오르기 시작한 탓이다. 정부는 우선 국내외를 막론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민간 전문가 채용을 적극 추진한단 방침이나, 차후 우주항공청이 그만한 인재 영입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정부가 구상한 만큼의 인력을 당장 채용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은 만큼 개청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야 할 텐데, 이 과정에서 결국 '시간 끌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직 우주항공청과 여타 정부기관 사이의 업무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이 장관은 이날 '과기정통부 산하 우주청이 외교부·국방부 등 상위부처 업무를 조정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협의를 통해 외교부·국방부 등과 업무를 구분한 상태"라면서도 "우주안보 관련해서 외교부·국방부 등과 협의되지 않으면 업무에 중복이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조직법 특성상 과기정통부 산하 우주청이 상위 부처인 외교부·국방부 등의 정책을 조정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하고 부위원장으로 민간 전문가를 선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단 방침이나, 개청 이후로도 정부기관 사이의 알력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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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도 '발목', 건전재정 기조 아래 말라가는 '예산 줄'

턱없이 부족한 예산도 발목을 잡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올해 우주항공청 예산은 과기정통부·산업부 업무 이관 예산까지 합해 총 8,0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스페인 우주청(Spanish Space Agency, AEE)의 경우 직원 수가 75명 남짓임에도 첫해 예산이 7억 유로(약 1조원)에 달했다. 각국의 인재 영입을 목표로 두고 있는 국내 우주항공청의 청사진에 비하면 8,000억원가량의 예산은 말 그대로 겨우 기관을 '유지'만 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상황이 어려워진 건 윤석열 정부가 내걸고 나선 긴축 재정의 영향이 크다. 이 같은 경향은 우주 산업 분야 R&D 예산 삭감 기조를 보면 확연하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2024년도 우주분야 국제협력 R&D로 26억8,700만원을 요구했으나 실제론 36%(9억6,700만원) 삭감된 예산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NASA와 R&D를 추진하는 일본·캐나다 등이 매년 국제협력 예산으로 4,000억원 이상을 할애하는 흐름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 장관이 공언한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지원' R&D 예산도 당초 요구한 예산의 절반만 반영됐다. 과기정통부는 총 28억원을 요구했지만, 실제 반영된 건 14억원 남짓이다.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지원 R&D는 국산 전기·전자 소자·부품의 우주검증, 반도체 기술개발 성과물의 우주용 부품 활용과 우주검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장관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래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 중 하나임에도 절반만 반영된 건 우리나라의 현황을 잘 설명해 준다.

미래 우주분야 인재육성 예산도 삭감됐다. 과기정통부는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 지원' 사업으로 9억2,700만원을 요구했으나 실제 반영된 건 6억5,500만원 선이었다. 각 분야에서 난도질당하다 보니 과학계는 정부의 의중에 물음표를 던지는 모양새다. 관련 예산을 전부 삭감해 역량 저하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우주항공청 개청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애초 우주항공청 개청에 필요한 예산마저 부족한 상황이니만큼 과학계의 볼멘소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R&D 예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건 사실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항공청이 단순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과감한 투자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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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투자' 타고 날아오른 국산 배터리 장비, 중국산 '맹추격' 따돌릴 수 있을까

'IRA 투자' 타고 날아오른 국산 배터리 장비, 중국산 '맹추격' 따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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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에 북미 투자 늘린 배터리 업체들, 장비 업계 '활짝'
대다수 업체 실적 '초록불', 올해 실적에도 기대 실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장비, 차별화 실패하면 밀린다
전기차_배터리_달러_20240112

경기 침체로 산업계 전반에 '혹한기'가 들이닥친 지난해, 국내 배터리 장비사들이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 대다수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 실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의 북미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배터리 장비 업체 역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도 배터리 장비 업체 실적, 줄줄이 개선세

국내 배터리 전극·조립 분야 기업들은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극 공정 업체 피엔티의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5,57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자 피엔티의 연간 최대 매출이다. 조립공정 업체인 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한 3,000억원 선으로 추산됐다. 또 다른 조립공정 업체 하나기술의 매출은 2022년 대비 63.7% 증가한 1,864억원으로 전망됐다.

이외 장비 분야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활성화 공정 업체인 에이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1,81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22년 대비 129%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물류 장비 생산 업체인 코윈테크의 지난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69.5% 급성장한 것으로 전망된다(컨센서스 3,409억원). 이차전지 물류 장비, 전극공정 장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에프에이는 지난해 1조7,47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장비 업체 대다수가 최대 수주 잔고를 줄줄이 경신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올해 실적에도 기대를 싣고 있다. 아직 미반영된 잔고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던 전극공정 업체 씨아이에스의 경우 8,000억원 이상 수주잔고가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해외 시장 공략으로 성장세 박차

이들 기업의 실적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미국 IRA에 따른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투자 확대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 수혜를 위해 앞다퉈 미국 시장 투자를 확대해 왔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55억 달러(약 7조2,000억원)를 들여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HMGMA, 현대차·기아 등 미국 현지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현대차와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입, 합작 공장을 신설 중이다.

SK온은 현대차와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에 총 6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GM과의 합작 공장 설립에 약 12조원을 투자한다. 이들 배터리 기업은 IRA를 기회로 삼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현지 수요를 본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반드시 50% 이상의 부품을 북미에서 제조·조립해야 하고, 중국산 핵심 광물과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IRA의 보조금 지급 조건을 사업 확대의 기회로 이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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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배터리 장비는 일본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일본·중국 장비사를 압도, 일본 배터리 셀 제조사 납품에 줄줄이 성공한 것이다. △씨아이에스 △피엔티 △이노메트리 △엠플러스 △민테크 등 수많은 배터리 장비 기업이 일본 현지 배터리 기업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IRA 시행으로 인해 중국 장비 사용에 제약이 걸린 만큼, 업계에서는 차후 각국의 국산 배터리 장비 수요가 한층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성장 관건은 '중국 제품'과의 경쟁?

다만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가 관측됐음에도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미래 전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장비 시장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의 배터리 장비 제조사 항커커지(杭可科技)는 지난해 초 SK온-포드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와 1억4,600만 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후공정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1년 설립된 항커커지는 배터리 후공정인 활성화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CATL과 BYD, EVE에너지, 궈시안 등 중국 업체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글로벌 배터리 회사들에도 장비를 납품한 이력이 있다. 한국 업체 대비 60%가량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한 것이다. 항커커지는 현재 비츠로와 HK파워를 설립,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침투한 상태다. 깊어지는 미-중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일종의 '수출 우회로'로 점찍은 것이다. 한국 기업과 협력하면 장비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이 쉬워진다.

수많은 중국 장비 기업이 항커커지와 같은 '한국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극, 조립, 화성 등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장비 전반을 제작하는 중국 최대 배터리 장비 업체 '선도지능장비'는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 국내 장비사와 직접 경쟁하고 있다. 또 다른 중국 장비사인 잉허커지, 리릭로봇도 한국에 지사를 세우거나 국내 기업과 합작사를 만들었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경우, 한순간에 국내 장비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렇다 할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지금의 가파른 성장세가 순식간에 꺾일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 장비 업계의 아슬아슬한 '황금기'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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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안전 연구, 초지능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까

[해외 DS] AI 안전 연구, 초지능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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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위험성 증가
AI 안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아
ASI가 등장하기 전에 프론티어 AI 개발 잠정 중단 필요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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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수십 년 동안 미진했던 인공지능이 갑자기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구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위협이 단순한 공상 과학 소설이 아니라고 거듭 경고했다. "악의적으로 나쁜 일에 [AI]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백악관, 세계 지도자들, 많은 AI 기업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가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AI 안전에 대한 적절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AI 모델 개발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

인공 초지능,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잠재적 위험

하지만 과도해 보이는 AI에 관한 우려는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ChatGPT, Bard, Claude 2와 같은 챗봇과 괴리가 있어 보인다. 아직 '환각' 증세나 '탈옥' 유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챗봇이 인류에게 어떤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AI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이며, 머지않아 인간보다 더 나은 지능의 문턱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AI의 잠재력이다. 인공 일반지능(AGI)이 출현하면 언어·문제해결·수학·추론·창의성 등 인간의 인지적 작업 대부분 또는 전부를 동등하거나 더 잘하는 AI가 등장할 것이다. AGI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똑똑한 AI가 구축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아마도 AI를 인공 초지능(ASI)이라고 부르는 단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ASI는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았던 가장 똑똑한 인간의 IQ가 200 정도라면, ASI는 100만 이상의 IQ를 가질 수도 있다. 물론 인간이 만든 어떤 척도도 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존재에게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높은 지능으로 AGI와 ASI는 자기 몸이 될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로봇이 AI에 의해 제어되든 인간이 제어하든, 최소한 인간 사회의 모든 일을 변화시킬 것이며, 최악의 경우 부도덕한 정부와 기업(또는 부도덕한 AI)이 인류를 통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사실 단기적으로 위험성이 더 높은 것은 자율적인 AI의 폭주가 아니라 인간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AGI·ASI를 사용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과 이미 시작된 AI 군비 경쟁에서 자율 AI가 전략과 전쟁 수행의 거의 모든 측면을 장악하고 적군의 통제권 마비시키는 지점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AI 안전을 위한 '잠정 개발 중단'

앞서 언급한 바와같이 위험한 악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이미 진행 중이다. 백악관은 작년 11월에 연방 정부가 여러 분야에서 AI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광범위한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또한 세계 지도자들이 영국에서 모여 AI 안전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적인 규제를 시작하는 블레츨리 선언을 발표했다. OpenAI와 같은 업계 리더들은 슈퍼얼라인먼트 이니셔티브와 프런티어 모델 포럼을 시작했다. OpenAI와 OpenAI의 전직 직원이 설립한 경쟁사 Anthropic은 더 안전한 AI에 집중하기 위해 특별히 설립됐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만들 수 없다.

컴퓨터 과학 교수인 로만 얌폴스키(Roman Yampolskiy)는 2022년 Journal of Cyber Security and Mobility 논문에서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AI가 아직 초지능에 훨씬 못 미치는데도 현재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거나 예측 과정을 추적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AI가 AGI·ASI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이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한편 인간이 개발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은 확률적일 뿐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AGI 시대에 확률론적인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너무 똑똑해져서 아무리 작은 시스템 결함이라도 이를 악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OpenAI의 AI 안전 책임자인 얀 라이크(Jan Leike)는 "현실 세계에는 '완벽한 것'은 없지만 '충분하다'와 '충분하지 않다'는 있다"며 "그 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한 해결책이라도 모색하고 마련하기 위해, AI 안전에 대한 집단적 토론을 하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프런티어 AI 개발, 즉 GPT-5와 같은 새로운 대규모 AI 언어 모델 개발을 잠시 멈춰야 한다. 뾰족한 대책 없이 AI 개발을 내버려두면 행정명령부터 업계 표준에 이르기까지 '더 안전한 AI'를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은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제때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아래 더욱 강력한 AI를 무책임하게 개발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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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는 가격 경쟁·일본과는 기술 경쟁, ‘첩첩산중’ K-배터리

중국과는 가격 경쟁·일본과는 기술 경쟁, ‘첩첩산중’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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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 1위 위협받는 LG에너지솔루션
韓 배터리 3사 성장률 모두 40% 미만
“차세대 배터리 개발로 과도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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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큰 폭의 성장률을 그리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특히 CATL은 세계 1위 LG에너지솔루션과 동률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추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배터리 업체에 추격 허용

11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부터 11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82.9GWh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90.1GWh)와 비교해 48.8% 증가한 수치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8.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9%에서 5.5%p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에 이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29.1%에서 27.7%로 소폭 하락하며 중국 CATL(22.1→27.7%)에 동률을 허락했다. CATL이 LG에너지솔루션(41.7%)의 2배가 넘는 성장률(86.5%)을 기록하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0.1GWh에 불과했다. CATL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성장률은 모두 시장 전체 평균(48.8%)에 미치지 못했다. 점유율 4위를 기록한 SK온은 13.7%의 성장에 그치며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14.2%→1.8%)했으며, 5위 삼성SDI 역시 39.8%의 성장률로 점유율 하락(10.6%→9.9%)을 맞았다.

이 기간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배터리 업체는 중국 BYD다. BYD는 불과 1년 사이 448.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전기차 수출에 주력한 BYD는 0.5%에 불과했던 중국 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9%까지 확대하며 세계 6위 배터리 업체로 급부상했다.

광저우자동차그룹, 지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한 중국 파라시스(Farasis)도 0.9%였던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며 7위에 안착했다. Farasis는 1년 사이 166.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일제히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 일부 모델에도 CATL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공급망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 내세운 中 기업들

이처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배경으로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수산화 리튬과 삼원계 전구체 등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광물 제련량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CATL의 경우 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 꾸준한 생산량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및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재희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우리 배터리 업체들이 광물 확보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민간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짚으며 “정부 차원의 ‘업스트림(Up-stream, 원자재 확보) 프로젝트’와 자원 보유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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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사진=토요타

시장 과도기 예상, 기술 패권 지키기 위해선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기술을 확보한 일본과의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배터리를 의미하는 말로, 현재 상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단시간 충전으로도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보유한 일본 토요타는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토요타의 전기차 대표 모델 비지포엑스(bZ4X)를 예로 들면, 현재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로는 30분 충전으로 약 600㎞를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하면 경우 10분가량 충전으로 최대 1,200㎞를 달릴 수 있게 된다. 전기차 운행의 가장 큰 불편함으로 지적되던 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요타 외에도 중국 CATL, 미국 솔리드파워 등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한창이며, 우리 기업 중에서는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상영 연세대 교수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통해 과도기에 대비해야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기술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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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업 벤처기업의 글로벌 투자 동향

여성 창업 벤처기업의 글로벌 투자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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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VC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혼성 기업' 
바이오·제약 등 남성 창립자 없는 기업에 투자 꺼리나
창립자 모두 여성인 기업은 도리어 '뒷걸음질'

2023년 미국 VC(벤처캐피탈) 투자 시장에서 '혼성기업', 즉 남녀가 공동 창립한 스타트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창업자가 모두 여성인 '여성기업'의 통계는 혼성기업과 정반대의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주를 이루고 있는 산업의 분야가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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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립자 보유 기업 대상 연간 VC 투자(2023.12.31. 기준), 주: 투자 금액(네이비), 투자 건수(민트)/출처=Pitchbook

'혼성기업', 사상 최고 연간 투자액 기록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발달한 VC 투자는 태생부터 여성 기업인들에게 배타적인 산업이다. 여성 사회 진출이 보편화 한 현대에 들어서도 VC 업계 문화는 쉽사리 변하지 않았는데, 팬데믹을 기점으로 그 판도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여성 창립자를 보유한 모든 스타트업, 즉 혼성기업과 여성기업은 도합 3,230건의 거래를 통해 사상 세 번째로 큰 금액인 약 327억 달러(약 43조2,457억원)의 VC 투자를 유치했다.

거래 건수와 거래 가치 모두 2년 연속 내림세기는 하지만, 이는 산업 전반의 경향과 일치한다. 2021년 이례적으로 많은 자본 투입과 함께 VC 시장은 폭발적으로 팽창했고, 이후 고금리 시대를 지나오며 빠르게 수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창립자를 보유한 스타트업의 통계도 비슷한 노선을 밟았지만 팬데믹 직전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피치북은 이를 근거로 여성 창립자가 포함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이 VC 업계의 '뉴노멀', 즉 새로운 표준이 된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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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VC 투자액에서 여성 창립자 보유 기업 대상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2023.12.31. 기준), 주: 혼성기업(네이비), 여성기업(민트)/출처=Pitchbook

'여성기업', 거래량 늘었지만 투자금은 줄었다

그런데 창립자가 모두 여성이라면 어떨까. 지난해 여성기업은 867건의 거래를 통해 28억 달러(약 3조7,030억원)의 거래 가치를 기록했다. 혼성기업이 유치한 투자금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 전체 VC 거래에서 두 그룹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대비는 더욱 확연하다. 작년 혼성기업의 비중은 역대 최고인 20.7%를 차지했던 반면 여성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2%에 그쳤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수치가 오히려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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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립자 보유 기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3개 산업의 각 투자 기여 비율(2023.12.31. 기준), 주: 혼성기업(네이비), 여성기업(민트)/출처=Pitchbook

창립자 성별 따라 달라진 패턴의 이유는 '산업의 차이'

이처럼 남성 창업자의 유무에 따라 다른 패턴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은 산업군의 차이에 있다. 피치북의 조사에 따르면 두 그룹은 서로 다른 산업군에서 투자금의 대부분을 유치했다. 2023년 바이오·제약 산업은 혼성기업 대상 투자의 18%를 구성한 반면, 여성기업 대상 투자에서는 7% 비중에 그쳤다.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산업에서의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혼성기업 투자의 27%가 해당 산업에서 이뤄졌지만 여성기업 투자는 7%만이 B2B 서비스에서 비롯했다. 두 경우 모두에서 비등하게 20% 이상을 차지한 소프트웨어 산업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투자자들의 기준이 올라가며 우수한 소수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메가딜이 비교적 다수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 경향은 위와 같은 테크 산업군에서 더 두드러졌다.

이에 관해 다국적 정보 서비스 제공업체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산하 VC인 톰슨 로이터 벤처스(Thomson Reuters Ventures)의 타마라 스테펀스(Tamara Steffens) 디렉팅 매니저는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며 보던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보다 지금 투자하고 있는 부문인 법률과 세금 분야에서 여성 창립자들이 더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VC 펀드인 M12에서 매니징 다이렉터로 근무할 당시 프로젝트 스폰서로서 여성 창업자 경연 프로젝트를 지휘한 경험이 있는 타마라도 "요즘 들어 여성 창업자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며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펀드 운용사의 대부분이 남성인 현실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여성 전공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 등이 VC 업계에서 여성 창업자의 투자 유치율이 저조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영어 원문 기사는 3 takeaways from VC funding for female founders | PitchBook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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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허덕이는 소상공인,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경기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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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불황에 매출 감소 이어지자 '금융지원 정책' 요구↑
"소상공인 적극 지원할 것" 중기부, 올해 정책자금 3조7,000억원 발표
불경기 해소 위해 대책 마련 촉구하는 목소리도
2024년-소상공인이-기대하는-경제정책_20240111

불경기로 매출이 감소해 난관에 봉착한 소상공인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정책으로 '금융지원 정책 확대'를 꼽았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상권 개발 등 실질적 도움을 바라는 목소리도 컸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고용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불경기 해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 소상공인이 원하는 정책: 금융지원, 상권 활성화

10일 전국 130만 사업장에 도입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기대하는 경제정책’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상공인이 가장 기대하는 정책은 ‘금융지원 정책’으로 응답자의 36%가 꼽았다. 뒤이어 ▲상권 활성화 정책 24% ▲폐업과 재창업 지원 정책 16% ▲경영지원(세무·노무·법무) 프로그램 지원 정책 11% 순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원 정책을 선택한 소상공인 A씨는 “현실적이고 당장 힘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경기 불황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성장 금융지원 정책과 상생 금융지원 정책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정책의 성격으로 구분하면, 금융적 지원보다 비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이 2배 가까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저금리 대출·성장 촉진 자금 등의 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은 36%, 상권개발·전통시장 부흥·재도약 지원 등 비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은 64%다. 상권 활성화를 강조한 소상공인 B씨는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상권은 돈을 줘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상권 회복 운동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계 상황에 달한 소상공인의 목소리도 있었다. 불경기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점포철거비, 폐업지원금, 재도약 지원 등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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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이 4일 세종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24년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정책 강화됐지만, 경기 침체 해소할 방안도 필요해

한편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3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금별로는 ▲일반 소상공인의 경영애로 완화 지원 1조1,100억원 ▲저신용 등 취약 소상공인이나 재난 피해 소상공인의 경영안정 1조8,000억원 ▲유망 소상공인의 혁신성장 촉진 8,000억원을 공급한다. 대환대출, 일시적 경영애로자금 등 소상공인별로 지원 자금을 다양화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면서, 유망 소상공인은 성장 가능성에 따라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육성하겠단 계획이다.

이외에도 10일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고용보험 가입 촉진을 위해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사업’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사업주)에게 보험료의 일부를 최대 5년간 지원해 고용보험 가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골자다. 고용보험 가입을 1년 이상만이라도 유지할 경우 비자발적 폐업을 신청하더라도 구직급여 및 직업능력 개발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소식을 발표한 김봉덕 소상공인코로나19회복지원단장은 “폐업 이후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고용보험은 경영위기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올해는 고용보험료 지원 비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을 위한 한시적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인 ‘불경기 타파’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경영 실태 및 정책과제’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92.5%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전국 사업체의 95.1%에 달한다.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경제에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불경기 해소를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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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확정된 마이데이터 과금 산정체계, 핀테크 업계 ‘직격탄’ 예고

결국 확정된 마이데이터 과금 산정체계, 핀테크 업계 ‘직격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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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부터 마이데이터 트래픽 따라 사업자에 과금
단, 중소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에겐 50% 비용 감액
핀테크 업계 “적자폭 큰 중소업체에 부담 불 보듯 뻔해”
마이데이터과금_자체제작_20240114-1

정부가 마이데이터 전송료를 원가 수준으로 산정하겠다던 과금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빅테크는 약 200억원의 과금을 트레픽 기준으로 부담하게 됐으며, 은행은 약 107억원을 배분받게 됐다. 다만 마이데이터 사업자 가운데 직전 3년 매출액 80억원 미만인 중소형 업체들엔 비용 50%를 감액해 주기로 했다. 현재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흑자를 내는 업체는 거의 없는 핀테크 업계 상황으로 볼 때 마이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비중이 높은 중소 사업자들 위주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데이터 전송 원가 수준으로 과금, 중소형 업체는 50% 감면

10일 한국신용정보원(신정원)은 마이데이터 주요 업권을 대상으로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과금 설명회'를 진행하고, 마이데이터 과금 운영 방안과 과금 체계 등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은행, 상호금융,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여신전문금융, 보험, 통신, 전자금융 등 업계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재무현황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해주는 서비스로 2022년 초 본격 도입됐다. 이를 통해 금융사들은 소비자에게 금융·소비 패턴 등 정보를 제공해주고, 핀테크 기업은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간 데이터 제공 업체가 마이데이터 시행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과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지속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회계법인 용역을 통해 마련한 과금 산정 절차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에 전달했다. 이후 지난 4일 과금 산정 초안에 대한 업계 의견이 수렴되면서 최종안이 확정됐다.

마이데이터 정보 전송은 데이터의 최신성 및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정기적으로 직접 전송을 요구하는 '정기적 전송'과 고객이 직접 앱에 접속해 새로고침, 업데이트 등을 시행하는 '비정기적 전송'으로 나뉜다. 이때 전체 호출량 중 정기적 전송 비중은 22% 수준으로, 최종안에 포함된 마이데이터 과금액은 ‘정기적 전송' 데이터 비율과 투입된 비용 원가를 토대로 282억원이 책정됐다.

282억원에 대한 과금은 ‘전체 API 호출 성공건수 비중’을 기준으로 사업자에게 배분된다. 다시 말해 마이데이터 전체 과금은 정기적 전송으로 비용을 책정하되, 사업자는 정기적전송과 비정기적전송 전체 트래픽량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사업자가 과금을 피하기 위해 고객에게 정기적 전송 여부 동의 등을 고의로 변경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3사는 마이데이터 과금 금액을 트래픽에 비례해 부담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50% 이상으로 업계 내 가장 많은 트래픽량을 차지하는 토스는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14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외에도 카드캐피탈, 은행, 핀테크, 금융투자, 보험 등 업권별로 마이데이터 비용이 과금될 예정이다. 다만 중소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중소형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과금액의 50%를 감액해 주기로 했다. 중소형 사업자 기준은 직전 3년 매출액 80억원 미만이거나, 서비스 시행일 기준 1년 이내 사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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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핀테크 업계 마이데이터 과금에 ‘울상’

이번 마이데이터 과금안을 두고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기적전송에 투입된 비용 원가를 토대로 과금하겠다곤 하지만, 현재 핀테크 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토스·핀다’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총합은 1조580억원으로 전년 동기(769억원) 대비 37.51% 넘게 증가했다. 경비가 총 수입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의 초과금을 뜻하는 결손금이 확대됐다는 건 자본잠식 상태가 그만큼 더 심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각각 168억원, 1825억원에 달했다.

현재 핀테크 업계에서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흑자를 내는 업체는 거의 없다. 그나마 다른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업체의 부담은 덜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보고 뛰어든 중소업체는 기존 적자에 정보 이용료까지 부과되면 경영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내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체별로 정기적 전송의 비중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해당 비중이 큰 사업자들 위주로 출혈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대부분 마이데이터 전송에 따르는 비용을 납부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던 상황에서 납부 시기를 더 유예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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