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중국 무역흑자의 배경, 교육과 산업정책의 결합 구조
[딥폴리시] 중국 무역흑자의 배경, 교육과 산업정책의 결합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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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흑자, 구조적 경쟁력 결과 인력·기술 축적이 격차 확대 관세 대응 한계, 산업 기반 재편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1조1,900억 달러(약 179조7,5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 중국 신차 판매의 절반 가까이는 전기차로, 이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생산 비용은 선진국보다 30% 이상 낮다.
이 때문에 중국의 무역흑자를 가격 경쟁력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비용 경쟁력은 기업이 생산과 설계 전반에서 축적해 온 기술과 운영 능력, 이를 뒷받침하는 응용 지식이 결합된 결과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국가 간 격차가 벌어지며, 무역 불균형 역시 그 연장선에서 나타난다. 교육 체계와 산업 현장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정책의 출발점
통상 마찰은 대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잠식한 이후에야 본격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쟁력의 방향은 산업 현장에 드러나기 이전에 교육과 연구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현장 중심 교육과 공학 기반 연구, 직업교육 체계가 산업과 맞물리며 숙련 인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이 과정에서 국가 간 격차는 고착화되는 양상을 띤다.
이렇게 축적된 인력과 경험은 곧 생산 현장의 효율과 기술 전환 속도로 나타난다. 배터리와 첨단 부품 산업에서 확인되는 공정 효율과 수율, 빠른 기술 전환도 이 같은 기반에서 비롯된다. 결국 생산 역량의 차이는 경쟁력 격차로 이어지고, 교육과 산업정책이 분리된 상태에서 관세 중심 대응에 머물 경우 이미 벌어진 간극은 더 확대되는 흐름으로 굳어진다.
중국은 동아시아식 성장 모델을 대규모로 구현하며 이러한 격차를 확대해 왔다. 유네스코(UNESCO) ‘세계 교육 통계 2024’에 따르면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고등교육 취학률은 62% 수준이다. 중국 교육부 역시 2022년 기준 고등교육 재학생이 4,655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양적 확대와 함께 인력 구성에서도 특징이 드러난다. 연간 1,000만 명을 웃도는 졸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공계와 의학 분야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첨단 제조와 전략 산업 신규 인력의 70% 이상이 직업교육 체계를 통해 공급된다. 이 같은 구조는 중국 산업 경쟁력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보조금 넘어선 생산 학습 구조 격차
세계무역기구(WTO)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 정부의 제조업 지원과 관련해 보조금의 불투명성과 구조적 불균형을 지속적인 문제로 제기해 왔다. 이러한 지적은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다만 보조금만으로 현재의 경쟁력 격차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는 공정 효율과 비용 경쟁력은 생산 현장과 설계가 맞물리는 구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인력과 교육 체계에서 형성된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올해 3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는 중국 기반 플랫폼을 통해 개발 기간을 30% 단축하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24개월 만에 양산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독일의 대중국 자동차 수출은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산업 경쟁은 가격을 넘어 개발 속도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기술 기반과 인력 구조의 차이가 성과로 직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교육, 산업 경쟁력 기반으로 재편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은 2024년 3조6,130억 위안(약 792조7,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집계에서도 중국의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의 세 배를 웃돌며 전 세계의 절반에 달한다. 이런 기술 축적은 제조 기반과 결합되며 생산 현장과 공급망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다만 중국 모델을 그대로 따르는 접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중국은 산업 전략의 효율성과 별개로 국제 무역 질서와의 충돌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최근 대외무역법 개정은 무역을 국가안보와 발전 전략과 직접 연결하며 제도적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이 기존의 자유주의 질서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산업 역량을 법적 틀 안에서 강화하는 동시에 무역 규범 대응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교육 개혁이 복지 확대나 학위 중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산업 경쟁력과 직접 연결된 방향으로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첨단 소재와 로봇,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는 인력 부족이 이미 현실화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인력 부족을 녹색 전환과 인공지능 도입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한다.
교육 정책은 산업과 분리된 영역으로 남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응용 공학 중심 교육과 현대적 도제 제도, 산업 현장과 긴밀하게 연결된 직업교육 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이러한 구조가 장기간 축적된 결과다. 이에 따라 교육이 어떤 지식을 키우고 이를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무역 불균형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s Trade Surplus Is Also an Education Problem: Why Education and Industrial Policy Must Converg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