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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이란 공습 5일 유예" 승부수 띄운 트럼프, 세계 경제 압박·걸프 국가 피해 고려했나

[미국-이란 전쟁] "이란 공습 5일 유예" 승부수 띄운 트럼프, 세계 경제 압박·걸프 국가 피해 고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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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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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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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 유예하며 협상 여지 확보
장기전 속 나날이 치솟는 국제유가, 세계 경제 '비명'
걸프 국가 민간·에너지 시설 직격탄, 확전 가능성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연기했다. 이란과의 충돌이 예상 이상으로 장기화하는 가운데, 출구 전략 모색을 위해 협의 여지를 확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 걸프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공격 등이 미국이 받는 사태 종결 압박을 가중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강경 대응 예고하던 美, 노선 선회

23일(이하 현지시각)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중동 지역의 적대 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했다”며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던 미국이 돌연 대응 기조를 전환한 것이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이 접촉을 시도한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실제 유의미한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공습 이후 미국과 어떠한 회담도 없었다"고 주장했고,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매체들도 "직접·간접 접촉 모두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했다. 이란 의회 지도부 역시 협상설이 '가짜 뉴스'라며 금융·석유 시장을 흔들기 위한 미국의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양국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분쟁의 향방은 향후 5일간 진행될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오만 등을 통해 자국의 요구를 이란에 전달한 상태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 가동 중단 △우라늄 농축 중단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 핵 시설 해체 △역내 친이란 무장 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핵무기 개발 관련 장비에 대한 외부 감시 허용 △미사일 보유량 100기 이하로 제한 등이다. 이란 메흐르통신도 이란이 △배상금 지급 △중동 내 미군 기지 폐쇄 △전쟁 재발 방지 보장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계 수립 △반(反)이란 활동에 가담한 미국 내 이란 언론인에 대한 기소 및 송환 등 6개 조건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제시된 조건이 상당히 강력한 만큼, 5일 이내에 양국이 실질적인 합의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후 내내 예측이 어려운 행보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측이 회담 진행 후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들을 공격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며 확전 양상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분쟁 장기화에 글로벌 경제 '휘청'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공격 유예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은 전쟁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초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이 단기간 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이 전쟁은 단기간의 작전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언제 항복할지는 모르겠지만 이틀 전에 항복해야 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미 이란의 미사일 전력 등을 대부분 제거했으며, 사실상 전쟁은 마무리됐다는 논지였다.

하지만 미국의 예상과 달리 이란은 항전 의지를 꺾지 않았고, 전쟁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눈에 띄게 커졌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지난 2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27% 오른 배럴당 98.32달러(약 14만8,100원), 브렌트유는 3.26% 뛴 112.19달러(약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3일에는 미국이 공격 유예를 발표하며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상황이 전개되는 방향에 따라 재차 가격이 급등할 여지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 속 국제 금융 시장에는 막대한 혼란이 닥쳤다. 비기축통화의 환율 변동성이 대폭 확대되고,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며 주요국들의 국채금리가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계에도 일제히 비상이 걸렸다. 걸프 인근 해상 운송에 차질이 생기며 다수 업종이 원재료 수급에 난항을 겪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운임 및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 역시 기업들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걸프 국가 피해도 나날이 확대

걸프 국가들도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입은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후, 이란 당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인 걸프 국가들에 수차례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공격 대상이 된 곳은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이었다. 이란은 이들 국가 내 미군 기지는 물론, 공항, 호텔, 주거 지역과 같은 민간 기반 시설과 에너지 시설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다만 걸프 국가들은 이란을 향해 자체적인 반격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CIP)의 시나 투시 선임 비상주 연구원은 "걸프 국가들의 입장에서 이는 자신들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보복에 나설 경우 취약한 방관자가 아닌 더 큰 표적이 될 위험이 뒤따른다"고 짚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국제안보학을 가르치는 롭 가이스트 핀폴드 교수는 "걸프 국가들 사이에는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의 역내 목표에 동조하는 데 거부감이 존재한다"며 "이스라엘이 미국을 이번 전쟁에 끌어들였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지속될 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에 더해 후티 반군을 비롯한 이란의 역내 대리 세력이 걸프 국가들을 직접 공격할 경우, 걸프 국가들이 이번 분쟁을 자국이 직접 연관된 문제로 인식하고 사태에 개입할 여지도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선임 연구원인 H. A. 헬리어 박사는 "걸프 국가들이 현재는 보복을 자제하고 있지만, 정치적 계산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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