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無고용, 성장] AI 확산 속 ‘구조적 노동 과잉’ 현실화
[AI, 無고용, 성장] AI 확산 속 ‘구조적 노동 과잉’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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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 속 구조적 노동 과잉 우려 생산·이익 집중, 기업·국가 격차 확대 교육 중심 대응 한계, 정책 전환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형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자동화 기술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글쓰기와 디자인, 코딩은 물론 고도의 자문 업무까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처리된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기업 현장에서 현실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 모두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동시에 자동화에 취약한 직무 가운데 약 25~33%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AI 도입이 일부 인력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전체 노동 수요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질문을 마주한다. '미래 노동시장에서 인간 노동의 역할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교육 중심 대응의 한계
일각에서는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만 익히면 기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런 가정은 AI가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 때에나 성립한다. 실제 기술의 발전 방향은 그보다 훨씬 급격하다. AI 시스템이 복합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업무 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다. 과거 여러 팀이 나눠 맡던 작업이 이제는 숙련된 한 사람이 관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노동 수요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진다. 기업이 AI 역량을 갖춘 소수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구성하면 노동자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더라도 시장이 그들을 모두 흡수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고객 지원, 콘텐츠 제작, 법률 문서 검토 같은 분야에서는 자동화가 이미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승자독식 구조와 국가 간 격차
AI는 생산성 이익의 편중을 더 강화한다. 기존 자동화가 특정 수작업을 대체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생성형 AI는 사무·관리 업무까지 대신하며 생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확산이 본격화될 경우 2030년까지 노동시간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자원을 확보한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승자독식 구조는 국가 경제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AI 산업은 자본과 인프라, 인재가 밀집한 거점으로 빠르게 모인다. 실제 주요 AI 행사에서 공개된 사례를 보면 중국에서만 1,000개가 넘는 모델이 발표됐다. 이는 기술과 기업, 인력이 모여 있는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대로 기반을 갖추지 못한 국가는 성장 정체를 넘어 임금 하락과 인력 유출까지 겪을 수 있다.

AI 시대 정책 과제
구조적 노동 과잉이 현실화되는 흐름이라면 정책의 방향 역시 달라져야 한다. 우선 복지 제도의 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AI 확산으로 고용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연금이나 보험 같은 혜택이 특정 직장에 묶이지 않도록 제도 정비가 요구된다. 개인을 기준으로 복지 체계를 설계해야 이직이나 재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역시 중요하다. 정부가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공공 조달 제도를 통해 특정 기업의 독점이 강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장치가 요구된다. 동시에 데이터 트러스트와 공공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기술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보건이나 기후 같은 공공 분야에서 정부가 핵심 모델 개발을 지원하면 국가 기반 기업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보다 분산된 형태의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
AI가 만들어낼 생산과 보상의 집중은 단순한 기술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책 대응 역시 달라져야 한다. 노동자 안전망 강화와 분배 정책, 시장 구조 관리라는 과제를 함께 묶어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결국 관건은 노동자 안전망 강화와 소득 격차 완화, 시장 구조 관리라는 과제를 어떻게 함께 풀어내느냐다. 기술 변화의 파급력을 직시하고 이익이 일부에 집중되는 구조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일자리 감소와 국가 경제 붕괴라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Unemployed Growth] Why the AI Readiness Narrative Misunderstands the Future of Work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