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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트럼프 “보호해 줬는데 왜 안 돕나”, 호르무즈 긴장 속 동맹 시험대

[호르무즈 파병] 트럼프 “보호해 줬는데 왜 안 돕나”, 호르무즈 긴장 속 동맹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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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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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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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성의 보여야” 발언, 병력 지원 요구
카타르산 LNG 공급 공백→한국·일본 직격
군사 개입 명분에도 주요국 부정적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사 개입 문제를 두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직접 거론하며 연일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그는 미군 주둔 규모와 원유 수입 의존도를 근거로 동맹국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각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발언으로 사실상 ‘충성도’를 평가하는 의도까지 드러냈다. 다만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G) 생산 중단과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이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주요국들은 군사 개입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 중이다. 

노골적 불만·압박 메시지 반복

1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맹국들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에는 각 4만5,000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독일에도 4만~5만 명의 미군이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나라를 방어하는데, 그들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는 우리 질문에도 ‘글쎄, 우리는 관여하지 않고 싶다’고 말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더 현명하게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말로 동맹국에 대한 안보 지원을 재고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미군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존재한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명 수준에 불과하고, 주독미군은 3만5,000명 수준이다. 주일미군의 경우 최대 5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는 일부 과장된 수치를 제시하며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 줬지만, 그들은 열의가 없었다”며 동맹국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단순한 군사 협력 여부를 넘어 정치적 충성도와 기여 의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했고, 이후 요청 대상 국가를 7개국으로 확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협조하지 않을 경우 ‘매우 나쁜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집단적 대응을 요구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군함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 군사 동맹 논리를 넘어 경제적 이해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압박 방식으로, 일종의 경제 협상 구조에 가깝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으며 발언의 일관성을 흔들었다. 그는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진과의 행사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미국 단독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동맹국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일부러 요청해보는 이유는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이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라며 이번 요청이 일종의 ‘충성심 테스트’ 성격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처럼 필요성과 무관하게 참여 여부 자체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 접근은 동맹 관계를 실질적 군사 협력 대상에서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에너지 공급망 붕괴 시작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긴장감은 이미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실질적인 균열을 발생시키고 있다. 지난 4일 세계 최대 LNG 트레이더인 셸(Shell)은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조달해 전 세계 고객사에 공급하는 LNG 카고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여기에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일부 아시아 기업들까지 동일한 조치를 취하면서 글로벌 LNG 유통망의 위기를 알렸다. 셸과 토탈에너지스는 각각 연간 680만 톤, 520만 톤 규모의 카타르산 LNG를 구매해 재판매하는 핵심 사업자다. 

공급 차질의 직접적 원인은 카타르 핵심 생산 거점에 대한 공격이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라스라판과 메사이드 산업단지 시설이 피격되자, 카타르에너지는 LNG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선적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라스라판의 연간 생산량은 7,700만 톤에 달해 단일 LNG 생산 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곳이 멈추면 전 세계 LNG 선박 5대 중 1대가 항구를 떠나지 못하는 수준의 충격이 발생한다. 이전까지 해당 기지에서 가장 오래 선적이 끊겼던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8년으로, 그마저도 불과 닷새에 그쳤다. 

공급망 하류로 내려갈수록 충격은 커진다. 카타르에너지가 발송한 불가항력 통지에는 “3월 인도분은 정상 처리되지만, 4월 인도분부터 차질이 발생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해상 운송 중인 물량 이후부터 공급 공백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는 의미다. 사드 알-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역시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정상 가동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밝혀 공급 정상화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는 현실을 짚었다. 특히 아시아로서는 카타르 LNG 생산량의 약 90%를 흡수하는 만큼 수급 불안에 더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군사 대응 필요성에도 신중론 우세

하지만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요국들은 군함 파견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 중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의하면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최근 정례회의에서 중동 해군 임무 ‘아스피데스’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예멘 인근 홍해에서 전개 중인 해당 작전에는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 함정 3척이 참여했는데, 임무 확대를 위해서는 회원국 간 합의가 필요하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아무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히며 현 시점에서 아스피데스 작전 범위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그러면서도 “이 전쟁은 유럽의 전쟁은 아니지만, 유럽의 이해관계는 직접적으로 걸려 있다”고 언급하며 경제적 이해와 군사 개입을 분리하는 접근을 명확히 했다.

회의 과정에서도 각국의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현재 임무 범위가 적절하다”고 강조했고, 독일의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 역시 “전쟁 종료 시점과 목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보 구상 변경은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섣부른 군사 개입이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동일한 기조가 유지되는 추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동에서 “중동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군사적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보장하는 데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이 전쟁은 우리 전쟁이 아니며 우리가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는 나토 임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럽 각국이 군사적 개입 대신 외교적 해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전쟁 확전에 직접 연루되는 선택을 피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한국 또한 유사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전투 병력 파병 문제는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적 협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영국과 프랑스, 일본조차도 부정적 입장이 팽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국방 당국 역시 명확한 입장을 유보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파병 요청 여부에 대해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어떤 공식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며 청해부대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검토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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