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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속 3배 속도” 목표 내건 중국, 초고속 열차 ‘T-플라이트’ 기술 진전 주목

“음속 3배 속도” 목표 내건 중국, 초고속 열차 ‘T-플라이트’ 기술 진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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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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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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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념 단계→현실 검증 구간 진입한 중국
美 민간 중심 구조에선 투자 지속성 문제 부각
정부 주도 난제 돌파, 인프라 투자 모델 차이
중국의 초고속 열차 ‘T-플라이트’ 초기 모델/사진=중국 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

중국이 추진 중인 초고속 열차 프로젝트가 무인 시험에서 1차 목표에 도달하며 기술 개발 또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자기부상과 저압 진공 튜브를 결합한 해당 시스템은 장거리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최종 목표 아래 실증을 거듭 중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자금과 기술 문제로 관련 프로젝트가 줄줄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은 국가 주도 투자와 기술 결합을 통해 시험 성과를 축적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기 저항 줄이고 차량 무게 감소

16일(이하 현지시각) 폴란드 매체 오네트에 따르면 중국의 초고속 열차 프로젝트 ‘T-플라이트(T-Flight)’는 최근 진행된 무인 테스트에서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구간을 상정한 가상 주행 기준 시속 623km에 도달했다. 중국 항공우주과학공업그룹(CASIC)이 추진 중인 해당 프로젝트는 음속의 3배가 넘는 시속 4,000km를 목표로 한다. CASIC은 이를 위해 자기부상 기술로 마찰을 제거하고, 저압 진공 튜브로 공기 저항을 극소화했다. 이에 국가 간 거리를 분 단위로 좁혀 글로벌 경제 지형을 재편하겠다는 중국의 야심 또한 현실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고속 열차 구상은 수년간 기술 개발과 시험이 축적된 결과에 가깝다. 감압 튜브와 자기부상 방식을 결합한 교통 시스템은 2013년 ‘하이퍼루프’ 개념으로 처음 제시됐고, 이후 이론적 가능성과 기술적 한계를 둘러싼 논의로 이어졌다. 기존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는 시속 1,220km 수준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기술적 장벽과 안전성 문제를 넘지 못하며 대부분 개발 단계에서 정체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은 동일한 개념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목표 속도를 시속 4,000km까지 확장한 T-Flight를 통해 기술 범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술 진전은 기존 고속철도 체계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12월 공개된 ‘CR450AF’ 고속열차는 최대 시속 450km 운행에 성공하며 기존 ‘CR400푸싱’ 고속철도의 시속 350km와 비교해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공기 저항을 이전 대비 22% 줄이고, 차량 무게를 10% 감소시키는 설계를 적용해 효율성을 개선한 데 따른 진전이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약 4시간이 소요되던 구간은 2.5시간 수준으로 단축됐다. 이처럼 기존 철도 기술에서 동시 진행된 속도와 효율 개선은 고스란히 차세대 초고속 교통 체계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 

T-Flight 역시 이러한 기술 축적 위에서 단계별 시험을 이어가는 구조다. 초기 시험에서는 일부 구간에서 시속 800km 주행에 성공하며 감압 시스템과 자기부상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후 2단계 시험에서는 시속 1,000km 돌파를 목표로 했는데, 이를 위해 CASIC은 60km 이상의 장거리 시험 인프라 구축을 병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목표 속도와 실제 시험 단계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지만, 반복 시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채택된 만큼 기술 청사진의 현실화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민간 프로젝트 한계 노출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하이퍼루프를 중심으로 한 초고속 교통 기술 개발이 민간 스타트업 주도로 진행됐지만, 대규모 자본 부담과 기술 난제가 겹치며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감압 튜브와 자기부상 시스템을 결합한 구조는 이론적으로 시속 1,000km 이상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를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 개발 단계에서는 물론 실제 운송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순간 비용 규모가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민간 중심 개발 모델의 한계를 의미한다. 

일례로 2014년부터 투자를 받아 미국 네바다주에 시험 트랙을 구축하고 유인 테스트까지 진행했던 버진하이퍼루프원은 기술 성과 부족과 투자 유치 난항으로 2023년 운영을 종료했다. 또 네덜란드 하르트는 2024년 하반기 유럽하이퍼루프센터(EHC)에서 시험을 진행했으나, 직경 2.5m에 길이 420m 구간 중 90m를 시속 30km로 통과하는 수준에 머무르며 추가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하이퍼루프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일론 머스크의 보링컴퍼니 역시 현재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기술적 난제 역시 상용화 진입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이퍼루프는 튜브 내부를 대기압의 1,000분의 1 수준인 ‘아진공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 환경을 견디면서도 고속 주행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소재 확보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하이퍼루프가 항공기 평균 속도와 유사하면서도 도심 접근성이 높은 교통수단으로 평가되는 이면에는 비용과 기술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이중 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다. 한국 역시 2023년 말 2km 구간 시범 운행을 포함한 ‘하이퍼튜브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경제성 부족과 기술 검증 한계를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반려된 바 있다. 

물리적 한계 돌파 사례 속속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연구 결집을 통해 핵심 난제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개별 민간 기업의 기술 개발이 아닌 인프라 구축과 소재 혁신, 제어 시스템까지 통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서 기존 하이퍼루프 프로젝트가 멈췄던 구간을 넘어서는 시도가 이어졌다. 특히 국영 연구기관과 산업체가 동시에 참여하는 구조는 장기간 자금 투입과 대규모 실증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이는 투자부터 연구·개발(R&D)을 거쳐 실증에 이르는 전 영역을 민간에 맡긴 여타 국가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국가 주도 모델의 성과는 시험 결과로 드러난다. 중국 관영 CCTV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길이 400m 자기부상 시험 선로에서 1톤(t)급 차량을 2초 만에 시속 700km까지 가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CCTV는 “현재 상업 운행 중인 상하이 마그레브(최고 시속 430km)와 비교해도 한 단계 위의 속도 영역 진입에 해당한다”며 “중국이 동일 유형 플랫폼의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5년 일본 JR도카이가 세운 시속 603km다. 

기존 하이퍼루프의 제약을 우회하는 기술 고도화도 한창이다. 중국 연구진은 저진공 철강-콘크리트 튜브, 인공지능(AI) 기반 자기 댐퍼, 군용 수준 정밀 구조를 결합해 기존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됐던 압력 차이와 자기 저항, 정밀도 확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중국철도엔지니어링 컨설팅 그룹(CREC)의 주도로 실행된 검증에서는 해당 방식으로 내부 자속 설계를 재배치해 에너지 손실을 3분의 1 이상 감소시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처럼 기존 하이퍼루프가 직면했던 핵심 공학적 병목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한발 더 나아가 고속 주행 안정성 확보 단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설계 변화가 병행된다. 구체적으로는 조립식 튜브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건설 비용을 60% 절감하고, 분산형 진공 펌프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러한 설계는 추후 확장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을 염두에 둔 접근에 가깝다. 다만 여전히 시속 1,000km급 운송 시스템 구축에는 베이징~상하이 노선 기준 수천억 위안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자본, 인프라를 한데 묶은 개발 방식은 초고속 교통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의 축을 중국으로 이동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계와 학계 전반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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