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낮아진 임금·높아진 생산성, 재택근무가 만든 기업의 구조 변화
[딥테크] 낮아진 임금·높아진 생산성, 재택근무가 만든 기업의 구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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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확산 속 임금·생산성 관계 재조명 근로자는 유연성 선택,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 교육·기업 운영·정책 전반 대응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직장 내 주요 근무 방식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그 효과는 업무 설계와 관리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사무실 근무와 비교한 생산성 격차 역시 당초 우려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체계적으로 설계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는 업무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조직 성과가 흔들리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노동시장 흐름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상당수 근로자는 유연한 근무 방식을 선호하며 때로는 높은 연봉보다 이를 더 중요한 조건으로 여겼다. 실제로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 선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임금 감소까지 받아들일 의향을 보였다. 미국 기술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완전 재택근무를 위해 급여의 약 25%까지 포기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흐름은 재택근무를 단순한 복지나 편의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게 만든다. 직장 환경과 업무 조건, 직원의 필요가 맞물리며 형성되는 ‘재택근무 프리미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임금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과 제도 환경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재택근무 논의는 기업 운영과 교육, 정책 차원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재택근무 프리미엄의 구조
재택근무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양극단에 머물러 있다. 한쪽에서는 직원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여 이직을 줄이는 해법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협업과 조직 문화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만으로는 문제의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근로자의 선호와 조직이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운영 조건을 같은 문제로 묶어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의 혼선은 재택근무 프리미엄을 하나의 숫자로 환산하려는 접근에서도 나타난다. 특정 금액이나 임금 차이 비율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현실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실제 프리미엄은 근무 유연성이 지닌 가치와 이를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임금 수준, 여기에 재택근무 성과를 좌우하는 기업의 운영 방식이 함께 작용하며 형성된다.

임금과 생산성 지표의 변화
경제적 관점에서 재택근무의 가치는 임금과 생산성이라는 두 지표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임금 데이터를 보면 근로자들이 유연한 근무 환경을 확보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임금 감소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인된다.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평균 임금은 사무실 근무자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근무 유연성이 일정 부분 보상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숙련된 기술직일수록 재택근무를 중요한 유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생산성 지표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산업일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 폭도 크게 나타났다. 사무실 임대료와 에너지 사용 등 노동 외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기업 내부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주 2회 재택근무를 병행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에서는 업무 품질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직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이는 재택근무가 기업 입장에서 고정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인력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육·기업·정책의 대응 과제
재택근무가 생산성과 임금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하면서 교육과 기업 운영, 정책 영역에서도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먼저 교육 현장의 변화가 요구된다.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도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해졌다. 서면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젝트 설계, 온라인 멘토링 능력 역시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명확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공유할 수 있는 인재일수록 유연한 근무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평가다.
기업 역시 하이브리드 근무를 조직 운영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업무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신규 인력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업무 특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성과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운영 체계가 갖춰질수록 직원이 기대하는 보상 성격의 프리미엄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정책 당국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재택근무를 도시와 사회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일관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재택근무 비중과 형태를 어떻게 집계할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세제 설계와 교통 지원, 주거 수요 전망의 근거도 확보된다. 이러한 데이터가 축적될 때 지역 교통 계획과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재교육 정책도 정교하게 설계될 수 있다.
재택근무의 현실적 해법
물론 대면 근무가 지닌 장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비공식적 멘토링과 우연한 협업처럼 같은 공간에서 형성되는 상호작용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실제 연구에서도 전면 재택근무보다 혼합형 근무 체계가 더 안정적인 성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많다. 따라서 현실적인 해법은 중간 지점에 있다. 즉각적인 소통과 협업이 필요한 업무는 대면 근무로 유지하고, 집중이 필요한 개인 업무는 재택 방식으로 운영하는 식의 유연한 근무 체계를 구축하는 접근이다.
결국 재택근무 프리미엄은 기업의 관리 역량과 근로자의 선호가 맞물리며 형성되는 결과다. 이제는 재택근무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어떤 직무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에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 전환이 교육과 기업 운영, 정책 전반에 자리 잡을 때 시장도 합리적인 보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유연성은 근로자에게 실질 임금 하락을, 조직에는 성장 동력 약화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Real Value of the Remote Work Premium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