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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트럼프가 “용납 불가”했던 모즈타바 최고지도자로, 이란 ‘항전 체제’ 선택

[미국·이란 전쟁] 트럼프가 “용납 불가”했던 모즈타바 최고지도자로, 이란 ‘항전 체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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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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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 노선 강화로 ‘항전 의지’ 표출
중동 내 시아파-수니파 갈등 재점화 조짐
장기전 기류에 양국 전쟁 지속 능력 시험대

이란 헌법 기구가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며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숨진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이자,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지도자로 나서면서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보다는 충돌을 감수하겠다는 정치적 신호를 발신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은 군사 공격 범위를 걸프 지역 국가들로 확대하며 중동 전역의 긴장을 끌어올렸고, 미국 역시 군사 인력 증원과 추가 예산 논의를 진행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란 권력 승계가 중동 전쟁의 방향과 지속 기간에 가져올 변화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체제 공백 최소화 시도

8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국영 매체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선출됐다. 매체는 “1989년 이맘 호메이니 서거 이후 37년간 이란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순교한 후, 전문가 회의는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슬람 혁명의 세 번째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지 불과 열흘 만의 일로, 이란이 전시 상황에서 체제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이 “이란의 강경파가 테헤란에서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임명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강경파들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는 메시지며, 당분간 변화가 거의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보다는 기존의 강경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모즈타바는 부친 생전에도 이란 권력 핵심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IRGC 산하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지도자로 활동하며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동시에 비밀 국영기업 세타드(Setad), 국영방송 IRIB 등 주요 권력 자산의 운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칼’과 ‘돈’, ‘언론’을 모두 움켜쥔 인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화려한 경력 역시 이란 체제 엘리트 코스와 연결된다. 모즈타바는 테헤란의 정치·종교 엘리트 양성기관 ‘알라비’와 쿰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1987∼1988년에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이란의 이번 선택은 미국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을 강하게 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모즈타바의 승계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하메네이의 아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Khamenei's son is unacceptable to me)”고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고, 자국 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하메네이의 아들은 경량급”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선택한 것은 미국에 대한 굴복 의사가 없다는 일종의 선언에 가깝다는 게 외교계 중론이다. 

걸프 국가 군사 대응 가능성

현재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대응 과정에서 공격 범위를 주변 중동 국가들로 확대하며 전선을 넓히고 있다.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국가에 있는 미국 군사시설과 자산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식이다. 이란은 공격 대상이 걸프 국가 자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담수 시설과 공항, 대학 건물 등 민간 인프라까지 피해가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분쟁의 성격도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을 넘어 지역 전체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란 지도부는 이러한 확전 흐름 속에서 한 차례 진정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7일 국영 TV 연설에서 걸프 국가들을 향해 사과 의사를 밝히며 공격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임시 지도자위원회가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린 역내 국가들에 적대감이 없다”고 강조하며 갈등 확산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불과 하루만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의 적들이 어떤 국가를 이용해 우리 영토를 공격하거나 침공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 공격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입장을 바꿨다. 

이후 이란의 공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됐다. 쿠웨이트 내 미군 헬리콥터 기지는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아 훈련·정비 시설과 연료탱크가 타격을 입었고, 쿠웨이트 국제공항도 공격을 받아 국경 경비병 2명이 사망했다. 또 UAE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란 IRGC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상대로 수 시간 동안 공습을 감행했다고 인정했으며, 차세대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내 여러 도시와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까지 공격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충돌이 종파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걸프 국가 대부분은 수니파 체제고 이란은 시아파 신정 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걸프 국가들이 군사 대응에 나서며 충돌이 시아파와 수니파 진영 간 종교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 마제드 알 안사리는 8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이미 모든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말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이러한 발언은 지금까지 외교적 중재에 집중했던 걸프 국가들이 군사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 둔 신호로 읽힌다. 

미국, 비용 문제·유가 상승 이중과제

미국 역시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 작전을 이어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5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 관련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 100일 동안 근무할 군사정보 장교 증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 역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탄도미사일 산업 기반을 무력화하라는 추가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향후 재건 능력까지 완전히 파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 군사 역량 자체를 장기간 약화시키는 전략적 목표가 설정됐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장기전이 현실화할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연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8일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한 이후 100시간 동안 사용한 군사 비용은 37억 달러(약 5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쟁이 이어질 경우, 일평균 8억9,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투입될 것이란 관측도 뒤따랐다. 여기에 탄약 보충 비용 31억 달러(약 4조5,000억원)와 장비 손실 및 시설 복구 비용 3억5,000만 달러(약 5,100억원)도 고려해야 한다. CSIS는 “현재와 같은 요격은 몇 주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며 “특히 저가 드론을 막기 위해 고가의 미사일을 사용하는 구조는 부담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관세 수입을 전쟁 재원으로 활용할 구상을 밝혔지만, 미 연방 대법원이 상호 관세를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재정 확보에 차질이 생긴 상태다. 여기에 상호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10% 글로벌 관세 역시 위헌 논란에 휘말리며 미국 50개 주 가운데 24개 주가 참여한 소송이 시작됐다. 동시에 미 연방 국제무역법원은 상호 관세 환급 절차를 개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전에 관세 환급 재원 확보라는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 군사 작전을 유지하려면 의회의 추가 예산 승인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 전쟁부는 소진된 무기를 보충하기 위해 최대 500억 달러(약 73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안을 준비하고 나섰지만, 민주당은 군사 지출 사용 계획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과 연계된다는 전제 아래 의회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백악관은 전쟁 장기화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식해 에너지 가격 안정 대책 마련을 검토하는 등 경제 파장 관리에도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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