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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반대 여론 들끓는데" 쿠르드족 앞세워 지상전 검토하는 트럼프, 전쟁 장기화 시 세계적 경제 충격 확대 전망

"전쟁 반대 여론 들끓는데" 쿠르드족 앞세워 지상전 검토하는 트럼프, 전쟁 장기화 시 세계적 경제 충격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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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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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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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습 반대' 여론 속에서도 쿠르드족 무장 지원 검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해상 운임 폭등, 세계 경제 '혼란'
쿠르드족 지상군 투입 기정사실화, 전쟁 길어질 가능성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르드 세력에 무장 지원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에 대한 반발 여론이 힘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군 투입 의지를 좀처럼 꺾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미국이 쿠르드족을 앞세워 이란과 지상전을 벌일 경우, 충돌이 장기화하며 전 세계 경제가 막대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美, 쿠르드족 지원 카드 '만지작'

4일(이하 현지시각) NBC뉴스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과 이라크 쿠르드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이라크 북부 및 이란 북서부의 쿠르드 지도자들과 접촉해 쿠르드 세력에 대한 무장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지역의 여러 파트너·지도자들과 접촉해 왔다"며 “(쿠르드 측과의 대화는) 북부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와 관련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쿠르드족은 이란 반군 세력 중 가장 조직화됐다는 평을 받는 이란계 소수 민족으로, 독립 국가를 세우지 못한 채 3,000만~4,00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 압박 수단 확보에 힘을 쏟는 가운데, 미국 내부에서는 이란 공습에 대한 반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법안은 미국 정부가 이란에 추가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시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의회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베네수엘라와 이란 공습을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견제책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미국 헌법이 전쟁 선포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시한과 목표 없이 미국을 불법적인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지적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이란 공습을 “불법적이고 위험한 전쟁”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사전 승인(War Powers Act) 없이 군사 작전을 진행한 것이 “헌법 위반이자 독재적인 처사”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러한 민주당의 강경한 규탄 속에서도 해당 법안은 4일 공화당 반대 속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부결됐다.

국민들 사이에서 형성된 여론도 부정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의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2%가 이번 공습에 반대하고 있으며, 지지율은 39% 수준에 그친다. 특히 무당층에서의 반대 목소리가 2대 1 비율로 높았다는 전언이다. CNN방송이 여론조사 업체 SSRS와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에 걸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가운데 59%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이란 현지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치솟는 해상 운임, 물류 대란 본격화

미국의 공습으로 인한 혼란은 미국 내부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중동 지역의 핵심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46년 만에 사실상 봉쇄되며 '물류 대란'이 발생한 탓이다. 앞서 이란 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모두 불태우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후 4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한 유조선 10여 척을 미사일로 공격해 불태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시 미 해군을 동원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송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쟁 이전 선박 가치의 0.25% 수준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전쟁 위험 보험료는 최근 최대 3% 수준까지 뛰었다. 미 보험 중개 업체 마시의 딜런 모티머는 FT에 현재 중동 고위험 해역에서의 선박 보험료가 선박 가치의 약 1~1.5%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미국·영국·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의 경우 이보다 최대 3배 높은 보험료가 제시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조선들도 걸프만을 지나는 항로에서 속속 발을 빼기 시작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에서 출항해 걸프만에서 원유를 실을 예정이었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들이 대서양 권역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중동의 항구로 이동하던 초대형 원유 운반선 플라타 글로리는 최근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했고, 또 다른 초대형 유조선 지호프도 중동 쪽 항로를 뒤로하고 미국으로 향하는 항로를 잡았다.

걸프만을 우회해 원유를 공급하고자 하는 일부 중동 국가들에 발맞춰 항로를 트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초대형 유조선인 아만티아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 아랍에미리트(UAE) 해안의 푸자이라를 목적지로 삼고 희망봉 방향으로 남하 중이다. 유조선 카란 역시 걸프만 내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해상 터미널로 향하던 중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항로를 변경했다.

보험료 인상과 항로 우회는 해상 운임 인상을 촉발하는 핵심 요소다. 실제 VLCC의 평균 스폿 운임(계약 후 짧은 기간 내 선적이 이루어지는 상황에 지불하는 운임) 추정가는 지난 3일 기준 하루 35만 달러(약 5억1,290만원)까지 뛰었고, 중동발 중국행 유조선 운임은 4일 기준 하루 약 42만 달러(약 6억1,800만원)로 연초(약 2만8,700달러) 대비 17배 이상 폭등했다. 이처럼 해상 운임이 치솟으면 각국 산업계의 대다수 업종이 원재료 수급 등에 난항을 겪으며 비용 상승 및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쿠르드족 참전 시 리스크는?

문제는 향후 지상군 투입으로 인해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4일 외신들은 잇따라 쿠르드족이 미국·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을 겨냥한 지상 공격 작전에 참여했거나 참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무기 지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쿠르드족이 참전한다는 점 자체는 기정사실화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앞세워 지상전을 벌이려 하는 것은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 능력을 제거하고 정권을 교체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란은 국토가 광활하고 산악 지형이 복잡한 데다, 혁명수비대와 촘촘한 민병대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지상군 투입 시 상당한 희생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쿠르드족이 군사 작전에 참여할 시 군사 충돌에 지역 분쟁의 성격이 더해질 위험도 크다. 바버라 리프 전 미국 국무부 근동 지역 담당 차관보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 정부가 쿠르드족에 개입하거나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쿠르드족이 상당수 거주하는 튀르키예, 이라크, 시리아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쿠르드족 외에 여타 분리주의 세력까지 전쟁에 가세한다면 이란 국민이 오히려 현 정권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충돌 양상이 복잡해지면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전 세계는 막대한 경제적 충격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짙어지며 물류 대란이 지속되고, 국제유가가 꾸준히 치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단기간 내 종결되지 않으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6,540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장기화하면 각국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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