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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결사항전’ 의지 속 걸프 동맹국까지 번진 전선, 트럼프 중동 전략 시험대

이란 ‘결사항전’ 의지 속 걸프 동맹국까지 번진 전선, 트럼프 중동 전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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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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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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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심 지도부 제거로 촉발된 전면 충돌
대량 드론·미사일 공개 통한 보복 의지 천명
이란-걸프국 확전 우려, 중재국 오만까지 공격
2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무기 터널 내부 모습/사진=이란 국영방송 캡처

미국이 이란 공습에 첨단무기를 연이어 투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반격에 나선 이란이 지하 터널에 대량 배치한 자폭 드론과 미사일 영상을 공개하며 무력 과시에 나섰다. 이란 수뇌부가 치명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비대칭 전력을 과시하며 장기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란의 보복 공세는 이스라엘을 넘어 걸프 인접국의 미군 기지와 핵심 민간 인프라로 급격히 확산되며 중동 전역을 유례없는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역내 국가들의 경제·안보 부담을 확대하는 압박 전술을 통해 미국의 군사·외교적 대응 여지를 좁히고, 분쟁의 파급 범위를 국제적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란 듯 드론·미사일 줄 세운 이란

3일(이하 현지시간) CNN과 이란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날 국영 매체를 통해 대규모 무기 터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터널 내부에 대량의 무기가 정렬된 모습이 담겼다. 터널 벽에는 이란 국기와 함께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도 걸려 있다.

영상을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에 수많은 드론이 늘어서 있다. 먼저 삼각형 모양의 드론이 한 방향으로 줄지어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는 이란이 개발한 자폭 드론 샤헤드136으로 추정된다.

드론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핵심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은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지역의 빌딩과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란 드론이 이스라엘 고층 빌딩에 날아가 폭발한 뒤 화염에 휩싸이는 영상이 여럿 올라온 상황이다.

터널 내부에는 대기 상태로 배치된 미사일도 포착됐다. 미사일은 발사대 차량 한 대당 4대씩 탑재돼 있다. 이란은 사거리 300km의 ‘샤하브-1’을 비롯해 최대 2,500km까지 타격할 수 있는 ‘수마르’ 등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 주둔한 미군 가운데 약 4만 명이 이란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미국이 공개한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 모습/사진=미 중부사령부(CENTCOM)

美-이란 충돌 확전일로

전쟁 중 무기고와 무기 비축량은 통상 기밀에 부쳐지지만 이란은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군사작전에 맞선 이란의 선전 노력으로 풀이된다. 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38분(미 동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통해 미군에 이란 공격을 지시했다. 미국과 이란은 전날인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협상 3차 회담을 진행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군사 행동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에 “맹렬한 분노 작전은 승인됐다(Operation Epic Fury is approved). 중단은 없다(No aborts). 행운을 빈다(Good luck)”는 짧은 메시지를 하달했다. 이후 육·해·공군과 우주사령부 등이 포함된 합동군은 철저한 보안 속에 준비를 마친 뒤 작전에 들어갔다. 공격은 미 동부시간 기준 지난달 28일 오전 1시 15분, 현지시간으로는 오전 9시 45분에 시작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맹렬한 분노’, ‘포효하는 사자(Roaring Lion)’라는 이름의 군사작전을 동시에 개시했다. 양국의 목표는 다소 달랐다. 이스라엘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핵심 인사 제거에 집중했고,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핵심 시설을 주요 타격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미군은 압도적인 전력을 투입해 이란 전역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는 한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이스라엘의 고위 지도부 제거 작전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습 개시 하루 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는 정보를 파악해 이스라엘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37년 동안 이란을 통치해 온 하메네이의 생존 여부였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이란 국영통신은 심리전이라며 생존에 무게를 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시작 15시간 여만에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은 최고지도자뿐만 아니라 수뇌부 다수를 잃었다. 미 정보당국은 50명에 달하는 이란 지도부 인사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군사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당장 백기를 들기보다는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 하메네이에 대한 추도사에서 보복을 경고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이 역사적 범죄의 가해자와 배후 세력에 대한 복수와 응징을 의무이자 정당한 권리로 간주한다”며 “이 중대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역시 사흘째 이어진 보복 공격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혁명수비대는 “적들은 이제 더 이상 평온한 날들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그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심지어 자신들의 집 안에서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변국에 미사일·드론 공격, 중동 전역 집어삼키는 불길

문제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역내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인접 걸프 국가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이라크·요르단 등으로 공격 범위를 넓히며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UAE는 이란 탄도미사일 공격의 집중 표적이 됐다. UAE 국방부는 자국 방공망이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174발 가운데 161발, 드론 689대 가운데 654대, 순항미사일 7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격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 낙하 등으로 3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중재국 역할을 맡아 온 카타르도 이란의 보복 공격에 노출됐다. 카타르 국방부는 자국 공군이 이란에서 접근하던 러시아제 수호이(Su)-24 전투기 두 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미사일이나 드론이 아닌 전투기를 동원해 공격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란이 중동 전역으로 군사 행동을 확대하고 있다는 새로운 신호로 해석됐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주 미국 대사관도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사우디 국방부는 "미 대사관이 드론 2대의 공격을 받아 소규모 화재와 경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군 기지 등 군사시설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피해는 민간 시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전역의 국제공항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피해를 입고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제선 여객 수 1위(약 9,200만 명)를 기록한 두바이 국제공항에선 직원 4명이 다쳤고, 아부다비 공항 인근에선 1명이 드론 파편에 맞아 숨졌다. 쿠웨이트·바레인의 공항도 드론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무차별 공격으로 1일 하루에만 중동 내 공항 7곳에서 3,400편 이상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는 사실상 이란이 중동 국가들의 경제적 생명선을 끊은 것이나 다름없다. 중동 국가는 식량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항공에 의존하고 외국인 노동력의 출퇴근도 항공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관광·상업 시설 역시 공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두바이의 부르즈알아랍 호텔을 비롯해 팜 주메이라의 페어몬트 팜 호텔, 바레인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카타르의 민간 주거 단지 등도 피해를 입었다. SNS에는 고층 호텔에 머물던 관광객들이 “하늘에서 미사일이 날아다닌다”고 외치며 공포에 빠진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기도 했다. 에너지 인프라도 집중 타격을 받았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라스타누라(Ras Tanura) 정유시설에서는 드론 파편이 떨어지며 화재가 발생해 일부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라스타누라는 페르시아만 연안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수출 거점 가운데 하나로, 하루 처리 능력만 55만 배럴에 달한다.

이란이 걸프 국가를 집중 공격하는 배경에는 상대의 비용 소모를 극대화하고 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철통 방공망을 정면으로 겨냥하기보단, 방어 역량이 분산된 주변국을 가랑비처럼 타격하면서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 전략에도 복잡한 압박을 형성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하산 알하산 선임연구원은 CNN에 “걸프 국가들의 고통을 점진적으로 키워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을 빨리 끝내도록 압박받게 하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야스민 파루크 걸프 지역 프로젝트 소장은 “걸프 국가 주민들에게 고립감을 심어주고 공황을 유발하려는 의도”라며 “분쟁을 지역화하는 것을 넘어, 걸프 국가들을 통해 이 사태를 국제화하려는 것이 이란의 전략”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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