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vs 저비용" 시동 걸린 현대차·테슬라 휴머노이드 경쟁,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몸값 가른다
"고성능 vs 저비용" 시동 걸린 현대차·테슬라 휴머노이드 경쟁,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몸값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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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 나선 현대차·테슬라 현대차, 가격 격차 뒤집을 기술 우위 확보해야 "옵티머스 이겨야 몸값 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향방은

오는 2028년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으로 지목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자사 공장에 본격 투입하며 시장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의 핵심 경쟁사인 테슬라가 저가 판매 전략을 앞세워 로봇 대중화에 힘을 싣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경쟁에서 승기를 쥐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아틀라스, 2028년부터 현장 투입
3일 중국 IT 전문 매체 기커파크는 “로봇이 실제로 공장에 들어와 나사를 조이기 시작할 때 진정한 경주가 시작된다”며 2028년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8년은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시점이다.
아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20년 인수한 미국 로봇 제조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13년부터 개발해 온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최대 50킬로그램(㎏)의 물건을 들고 옮기거나 2.3미터(m) 높이까지 손을 뻗을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때는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을 재개하며, 영하 20도부터 영상 40도의 환경에서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는 내구성을 갖췄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 2028년부터 부품 분류·운반 작업 등 안전성과 효과가 명확히 검증된 공정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하고, 2030년부터 부품 조립까지 도입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는 자동차 생산 자동화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의장 공정 자동화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의장 공정은 문, 시트, 내장재, 전장부품, 배선 등 3만여 개의 차량 부품을 조립하는 단계다. 의장 공정에서 장착해야 하는 부품의 경우의 수는 차종과 옵션에 따라 수만 가지 이상으로 늘어나며, 부품의 크기나 형태, 조립의 순서 등도 제각각 달라 작업자의 고도화된 판단 능력 및 섬세한 조립 능력이 요구된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작은 부품을 집어 올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장점을 활용하기에 적절한 공정인 셈이다.
현대차·테슬라의 로보틱스 전략 차이
이 같은 현대차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로보틱스 분야 경쟁에는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핵심 경쟁 상대로 꼽히는 기업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앞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1년 이상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과 훈련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부터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옵티머스를 단계적으로 도입 중이다. 로봇을 실제 공장에 배치해 일종의 '견습 훈련'을 실시하는 양상이다.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기가팩토리의 단순 반복 공정에 옵티머스 수천 대를 투입해 인건비를 극단적으로 절감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더해 테슬라는 최근 자사 전기차 모델인 모델 S와 모델 X의 다음 분기 생산을 중단하고, 프리몬트 공장을 옵티머스 양산 기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생산 목표는 연간 100만 대이며, 예상 가격은 대당 2만 달러(약 2,960만원) 수준이다. 이는 일반 가정 및 중소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로봇 사용을 대중화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하에 도출된 수치로 풀이된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옵티머스의 일반 판매 시점을 2027년 말로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는 파격적인 가격 전략 및 대량 배치를 통한 비용 절감에 힘을 싣는 테슬라와는 정반대 노선을 택했다. 아틀라스는 대당 130만 달러(약 19억원)에 육박하는 고가 장비로, 고난도 정밀 작업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며 기업용(B2B)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테슬라는 향후 로보틱스 시장 내 가격 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틀라스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 열세를 상쇄할 만큼의 명백한 기술 우위를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상장 앞둔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덕 볼까
업계는 현대차가 현시점 한계가 명확한 이족보행 로봇 기술의 '고도화'에 베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족보행 로봇은 바퀴 구동 로봇이나 사족보행 로봇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무게 중심이 높아 외부 충격이나 지면의 경사를 맞닥뜨렸을 때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두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면적이 좁은 탓에 정지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미세한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센서가 지면 상태를 감지해 즉각적으로 움직임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제어 기술 개발 난도 역시 상당히 높다.
투입되는 각종 비용 역시 문제로 꼽힌다. 이족보행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보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최소 20~30개의 액추에이터(모터)가 필요하며, 각 모터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막대한 연산을 수행해야 한다. 이 같은 복잡한 구조는 생산 단가 및 유지보수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로봇이 균형을 잃고 넘어질 경우 하드웨어 파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고성능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현대차의 계획은 상당히 과감한 승부수인 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는 현대차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엔지니어 중심 조직에서 재무 및 수익 중심 회사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로버트 플레이터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어맨다 맥매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직무 대행을 맡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그룹은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로보틱스 및 AI 전략을 전담하는 사업 기획 TFT(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유력 상장 시기를 내년 초로 점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 및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모 절차 진행 후 내년 초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 성공 시 기업 가치로는 최소 100조원이 거론된다. 향후 아틀라스가 로보틱스 시장 내에서 경쟁 제품인 옵티머스 등보다 뚜렷한 기술 우위를 확보할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