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반도체 재부흥 속도 내는 日, 파운드리·소부장에 공격적 투자 속속 단행

반도체 재부흥 속도 내는 日, 파운드리·소부장에 공격적 투자 속속 단행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수정

日, R&D 허브 조성하며 반도체 자립 총력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떠받치는 日 소부장, 시장 지배력 확대될까
TSMC·라피더스 등 파운드리 기업에도 대규모 자금 투입

일본 정부가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첨단 반도체 경쟁의 핵심 축인 파운드리 기업들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 허브를 조성하며 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성장까지 지원하는 양상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현지 소부장 업체들이 추가 성장을 도모할 경우, 일본의 자체 밸류체인 경쟁력은 대폭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日 정부, 첨단 장비 갖춘 R&D 허브 제공 예정

26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가의 설계 소프트웨어와 첨단 장비를 갖춘 반도체 R&D 허브를 조성해 기업과 대학에 저렴한 비용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1,306억 엔(약 1조2,050억원)을 투입해 기능별로 특화된 세 곳의 핵심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일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TSMC, 정부 주도하에 설립된 라피더스 등 파운드리 기업에 첨단 장비와 소재를 공급할 강력한 후방 산업군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가을 완공되는 도쿄 설계 허브는 수천만 달러 상당의 자동 설계 도구(EDA)와 컴퓨팅 서버, 기술 전문가를 갖춰 중소 팹리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2029년 완공 예정인 치토세 장비·소재 허브는 홋카이도 라피더스 공장 인근에 위치하며, 네덜란드 ASML의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확보해 현지 장비·소재 기업들의 시제품 테스트를 돕는다. 화합물 반도체 시험 센터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6G 통신 시장 등 첨단 산업을 겨냥해 질화갈륨(GaN)을 비롯한 차세대 소재 칩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반도체는 최첨단 분야일수록 R&D에 드는 비용이 많아져 기업 단독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며 "설계 지원 소프트웨어나 최신 노광장비는 대당 가격이 수백억 엔에 달하는 만큼, 정부가 이를 부담해 민간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닦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허브 조성 사업은 인프라 지원을 통해 일본 반도체 산업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자체 반도체 밸류체인을 굳건히 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日 소부장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떠받치고 있는 현지 소부장 기업들의 추가 도약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유의미한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 업체를 다수 보유 중이다. 일례로 MSG 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아지노모토그룹은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을 통해 반도체 패키징용 절연 필름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 그룹의 정밀화학 계열사 아지노모토 파인테크노가 소유한 ABF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기판에 쓰이는 절연 필름으로, 칩 다이 내에서 필수적인 버퍼 역할을 한다.

섬유 산업을 선도하는 니토보는 사실상 세계 유일의 T-glass 공급 기업이다. T-glass는 열팽창 계수(CTE)가 매우 낮은 초극세 유리섬유 직물로, 첨단 칩 패키징 시 발생하는 뒤틀림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기판 보강재로 사용된다. 반도체 산업용 시험 및 측정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레이저텍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시스템용 포토마스크 검사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이다.

JSR은 세계적인 포토레지스트 화학물질 제조 업체다. 포토레지스트 화학물질은 첨단 포토리소그래피 기술 구현에 필수적인 감광성 소재로, EUV와 같은 포토리소그래피 장비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새기기 전 웨이퍼 표면에 코팅된다. 핵심 반도체 장비 기업인 도쿄 일렉트론도 EUV 감광 코팅(코터/현상기)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SEMI)는 "도쿄일렉트론의 장비는 리소그래피 시스템과 통합될 때, 첨단 리소그래피 기술용 코팅 및 세척 장비 시장에서 거의 모든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불가분의 체인을 형성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실리콘 웨이퍼 제조 업체 숨코·신에츠화학 △웨이퍼 절단 분야 강자인 디스코 △자동 테스트 장비(ATE) 공급 업체 어드밴테스트 △클린룸 운송 솔루션 기업 다이후쿠 △화학기계연마(CMP) 기술 전문 기업 에바라 △웨이퍼 세척 장비 공급 업체 스크린 홀딩스 △반도체 제조 시설용 증착 장비 개발사 고쿠사이전기 △웨이퍼 검사용 광학 센서 및 측정 장치 개발사 하마마쓰 포토닉스 등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인프라 지원 속 이들 기업이 추가 성장할 경우, 일본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은 눈에 띄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관 자금 투자도 '불티'

일본은 소부장을 넘어 파운드리 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1~2024년 반도체·AI 지원 전략을 펼치며 약 4조 엔(약 36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0.7%에 육박하는 수치로, 미국 반도체 지원법(칩스법·Chips Act)의 지원 규모(GDP 대비 약 0.2%)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2024년 구마모토 공장 가동을 시작한 TSMC가 꼽힌다. TSMC는 구마모토 공장을 건설하며 일본 정부로부터 80억 달러(약 11조5,05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해당 공장은 자동차·가전제품용 12~28나노미터(nm)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3나노급 첨단 공정 구축을 목표로 2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뒤이어 지난해 11월 10조 엔(약 92조2,570억원) 규모의 추가 보조금 패키지를 발표했다. 해당 패키지의 핵심은 해외 공장 유치, 국내 선도 기업 육성, 장비 산업 경쟁력 제고 등 3대 전략이다. 이중 '국내 선도 기업'은 라피더스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재부흥을 위해 2022년 출범한 파운드리 기업으로,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6~2027 회계연도 중 라피더스에 추가로 1조 엔(약 9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한 총 국비 지원 규모는 2조9,000억 엔(약 27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는 민간 기업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진다. 일본 간판 기업 30곳은 조만간 라피더스에 총 1,600억 엔(약 1조4,23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2024년 말 메모리 반도체 R&D와 제조·판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이메모리(SAIMEMORY)를 설립했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착수했다. 소프트뱅크는 2027년까지 사이메모리에 총 30억 엔(약 276억7,7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인 이화학연구소(RIKEN)와 사이메모리에 참여 중인 후지쓰도 각각 10억 엔(약 92억2,570만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효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