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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충까지 7분? 中 지리자동차가 선포한 ‘전기차 충전 속도 경쟁’의 서막

완충까지 7분? 中 지리자동차가 선포한 ‘전기차 충전 속도 경쟁’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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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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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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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속도 중심 기술 전략 전면화
中 업체 간 고속 충전 기록 경쟁 확산
저가 이미지의 벽, 신뢰도 확보 과제
지커의 중형 SUV ‘7X’/사진=지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지리자동차가 가격 인하 경쟁에서 벗어나 초고속 충전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략 전환을 시사했다. 지난 수년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간’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리자동차 외에도 중국 전기차업계 전반에서 5분 충전, 2분대 배터리 교체 등 기록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품질 신뢰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럭셔리 전동화 브랜드 포지셔닝

26일 전기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초급속 충전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리 간(Jerry Gan) 지리자동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한 행사에 참석해 “원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출혈 경쟁에 반대한다”면서 “기술과 품질, 브랜드, 서비스, 그리고 기업 윤리를 토대로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리자동차는 이에 앞선 지난 2024년 12월에도 저장성 닝보에 20억 위안(약 4,1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한 안전 시험 시설을 개설하며 품질 강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리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의 중형 SUV ‘7X’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구체화했다. 지리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기반으로 탄생한 7X는 800볼트(V) 체계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9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채택함으로써 충전 효율의 임계치를 끌어올렸다. 해당 모델은 단 7분 만에 배터리 잔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중국 인증(CLTC) 기준 700km에 달한다. 특히 AWD 퍼포먼스 트림의 경우, 475킬로와트(kW)의 최고 프리미엄 차종인 제네시스 GV70 및 테슬라 모델 Y와 경쟁 가능한 토대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다년간 축적된 초고속 충전 기술은 다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합 최적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말 공개된 2026년형 ‘지커 001’ 모델은 배터리 잔량 4%에서 80% 구간의 충전 시간을 7분 미만으로 단축했다. 95kWh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결합된 메가와트급 인프라가 충전 내내 출력을 500kW 이상으로 유지한 결과다. 4%에서 10% 도달까지 단 1초가 소요되는 초기 응답성과 완충 시 CLTC 기준 71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는 충전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브랜드의 정체성 확립 전략을 뒷받침한다. 

지커는 한국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외연 확장의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당장 오는 6월 정식 판매가 개시되고, 연간 판매량 목표로는 5,000대가 제시됐다. 한국 시장에 투입되는 7X 모델은 국내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반영해 티맵 내비게이션 및 음성인식 시스템 등 고도화된 편의 사양을 탑재하고, 삼성 디스플레이 등 한국산 부품 채택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제고한 게 특징이다. 제프 차우 지커 동아시아 지역장(총괄)은 “향후 한국 내 소비자 반응과 시장 점유율 추이에 따라 현지 생산 공장 건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주유소 급유 수준에 근접

중국발 충전 기술 굴기는 산업 전반의 표준 경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5분 충전으로 최대 520km 주행이 가능한 2세대 션싱 배터리를 공개하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의 18분 충전(388km 주행)이나 테슬라 슈퍼차저의 15분 충전(320km 주행)과 비교해 충전 속도 면에서 3배가량 앞선 수치다. 비슷한 시기 비야디(BYD) 역시 1,000V 고전압과 1,000kW 출력의 충전 시스템을 선보이며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을 실현했다.

충전 시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니오(Nio)가 안착시킨 배터리 교체 시스템(Battery Swap)이 주목받는다. 니오의 4세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은 팩 교체에 단 2분 24초를 소요하는데, 이는 내연기관차의 평균 주유 시간과 비슷하거나 짧은 수준이다. 니오는 과거 테슬라나 르노가 상용화에 실패했던 교환 방식을 구독형 서비스(BaaS)와 결합해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켰고, 현재 중국 내 550개 이상 도시에서 8,600여 개의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중국 정부도 민간의 기술 혁신을 인프라 경쟁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4개 부처는 2027년까지 전국에 고속 충전소 10만 기 이상을 보급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시설 가용률 목표로는 98%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 편의성을 주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지방정부 역시 충전소 용지를 10년 이상 장기 임대하고 특별채 발행을 통해 재정을 투입하는 등 기업의 인프라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며 지능형 전력망 연계 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러한 중국의 기술 진보는 과거 전통 배터리 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에 기술 고도화와 비용 최적화라는 이중의 과제를 던진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기업들은 화재 위험이 낮고 고출력 구현이 용이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도성 소재의 증량에 따른 배터리 단가 상승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등 추가적인 인프라 비용 부담은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승부처가 충전 기술로 이동함에 따라 중국의 물량 공세와 기술 굴기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재정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10명 중 4명 “관심 있지만 신뢰도 낮아” 

중국으로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데다,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모빌리티 컨시어지 플랫폼 차봇모빌리티가 올해 신차 구매 예정자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5.1%는 전기차 구매에 긍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은 중국 브랜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관심은 있으나 신뢰도가 낮다’는 응답이 38.6%로 가장 높았고, ‘품질이나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응답도 18.1%를 차지했다. 반면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는 5.8%에 그쳤다.

그럼에도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차의 매력 요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선택한 비율은 64.3%(복수 응답 가능)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배터리 기술 및 주행거리(14.1%), 세련된 디자인(11.9%), 최신 기술 사양(9.0%) 등 순을 보였다. 그러나 ‘매력적인 점이 없다’는 응답도 26.4%에 달해 가격 외 요소에서 차별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우려 요인으로는 품질 및 내구성(63.2%), 사후관리 및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60.6%), 안전성과 배터리 화재 위험(54.2%)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업계가 직면한 품질 신뢰의 벽은 대규모 리콜과 결함 사례를 통해 한층 구체화된다. BYD는 작년 하반기 배터리 팩 출력 저하와 모터 제어 장치 이상 등 핵심 전동화 부품에서 발생한 결함으로 20만 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리콜 대상에는 중형 세단 ‘친 플러스(Qin Plus)’와 SUV 모델인 ‘탕(Tang)’, ‘위안 프로(Yuan Pro)’ 등 주력 차종이 대거 포함돼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9월 출시된 ‘씨라이언7’ 차주들을 중심으로 급속 충전기 사용 시 충전 오류가 빈발한다는 불만이 속출하며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짙어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가격 경쟁력을 상회하는 품질 신뢰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 혁신이 곧바로 브랜드 신뢰로 직결되지 않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충전 속도만을 강조한 공격적 마케팅보다 사후 서비스 체계와 부품 수급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가 배터리 화재 위험과 개인정보 보안 우려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시장 검증 기간이 걸릴 전망”이라면서 “관건은 지금과 같은 ‘스펙 나열’을 중단하고, 품질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실질적인 우위를 입증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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